이건 실물을 봐야 더 확실히 다가옵니다. 실물을 보면, 폭소하면서 이건 사야해!를 외치게 되니까요. 집에 넨도로이드와 쁘띠 넨도, 그리고 여러 피규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다이소는 이런 저런 이유로 방문을 꺼립니다. 아무래도 가격이 저렴하고, 저렴한 가격을 가진 여러 상품에서 겪었던 공통 경험 영향이 큽니다. 한 단어로 요약하면, '돈값하네.'쯤 되겠네요. 물건은 제 가격만큼의 값을 한다는 경험을 하다보니 같은 물건이라면 다이소보다는 무지 등에 비슷한 상품이 없나 찾습니다. 읍내에도 다이소는 있지만, 자취방이나 새집이나 둘 다 다이소에서 떨어져 있는 터라 마트에서 구하고 맙니다. 다이소에서만 파는 제품, 거기서 꼭 구해야 하는 상품이 있던가요? 웬만하면 가지 않아도 해결되니 일부러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충동구매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음.

다이소를 매우 좋아하는 L이 들으면 반박하겠지요. "난 다이소 좋아!" 응, 그래. 난 구경이라면 다이소보다는 백화점이 좋단다. 가격이 높아서 지갑 열 생각이 안 들 때가 많거든.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를 잠시 펼쳤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용산 놀러 나갔던 때의 사진입니다. 어제 올린 글에 이어지는 사진이지요. 무지가 마침 또 세일이라 하여 다녀왔습니다. G는 아베가 퇴진한 다음에 일본 불매는 치웠다고 합니다. 저야 뭐, 이미 대부분의 물건을 갈아치운 상태라 특별히 불매할 것도, 특별히 구입할 것도 없 ... ... .. 알라딘의 도서 구매가 그보다 빨랐던가요.

하여간 오랜만에 무지 가서 이것저것 둘러보고 있노라니 충동구매신이 등 뒤에서 얼쩡 거리더랍니다. 다만 유모차에서 뻗은 L을 제가 담당했던 터라 운신의 폭이 넓지 못했습니다. 그릇 종류 보면서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지금 있는 그릇을 버리지 않으면 둘 곳 없다는 생각에 조용히 내려 놓기를 반복했지요.

그 와중에 발견한 제품이 저 아크릴 스탠드입니다. 딱, 피규어, 피겨린, 미니어처 등을 올려 놓기 좋은 크기입니다.

 

이사하고 나서 제일 골치 아팠던 점이 바로 소품 전시 문제입니다. 해보면 알아요. 소품 따위, 먼지를 위한 찬장이랍니다. 먼지가 소복이 앉은 것을 목격하면 저걸 갖다 치워버리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 올라옵니다. 그와 동시에, 충동구매로 저런 물건을 들인 저를 마구 비난하게 됩니다. 그래서 넨도로이드를 꺼내 놓지 않았습니다. 전시하자면 둘 곳은 있지요. 책장이 있으니까요. 거기에 하나 둘 꺼내 놓으면 되지만, 그 위에 올라앉을 먼지는 감당이 안되더랍니다. 그래서 옛날 옛적, 모 사이트에서 봐뒀던 플레이모빌용 나무 전시상자도 떠오르던데, 이미 사라지고 없는 곳이니 직접 만드는 수밖에 없지요. 그리고 만드는 것보다는, 전시를 포기하는 쪽이 비용도 저렴합니다.(...)

 

어쨌건 무인양품에서 괜찮은 가격에 아크릴 스탠드 파는 것을 보았으니 사다가 시도해볼까라는 생각도 조금은 듭니다. 침실에 암막 커튼을 달면, 그 때는 침실에다 레고와 피규어를 잔뜩 펼쳐 놓고 놀 수 있겠지요. 아마도? 눈 앞에 걸리적 거리는 여러 물품들을 쓸어다 분리수거하고 싶은 마음과, 그래도 눈요기에 좋은 물건들을 보며 힐링하고 싶은 마음 양쪽이 오락가락 합니다. 그래요, 독립주거는 그런 갈등 속에서 성장하는 겁니다. (아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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