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릇: 도예가 15인의 삶과 작업풍경』이 한 권, 『타이니 하우스』가 한 권. 그렇게 두 권의 감상입니다. 후르륵 넘기듯 보고 넘어간 책들이라 함께 감상을 올립니다.

 

 

『그릇』은 사실 쓸 말이 많지 않습니다. 두 권 모두 알라딘 새 책 목록에서 확인하고 도서관에 주문을 넣었던 책이라, 받자마자 보고 바로 반납했거든요. 책을 읽을 마음적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 해둡니다. 흠흠. 『그릇』은 개정판으로, 이전판은 도예가 13명이었다가 두 명을 더 해 15명의 도예가를 소개합니다. 서울이 아니라 흙을 구하기 쉬운 지방에 지내며 원하는 흙으로 원하는 물건을 빚어내는 이들을, 직접 찾아가 공방을 보고 그 사람과 엮은 인연과 함께 소개하는 책입니다. 그러니까 각 도예가를 만난 계기와 그 사람의 작품 특징, 감상 등을 함께 소개하는 겁니다.

솔직히 제 취향하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저는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는지라, 여기 소개된 그릇들의 투박한 모양은 썩 마음에 들어오지 않더랍니다. 하지만, 이런 도자기들은 직접 손에 잡지 않으면 모릅니다. 손에 잡고 들어봐야 그 느낌이 다가옵니다.

옷은 인터넷 쇼핑으로 가능하지만, 신발은 인터넷 쇼핑으로 못삽니다. 반드시 직접 신어보고 사야하지요. 그릇은 옷과 비슷합니다. 꼭 만져보지 않아도 되지만, 가능하면 실물을 보고 직접 들어본 다음에 사야한다는 점에서 신발과 비슷합니다. 양쪽의 사이에 위치한 셈인데, 주문해서 실물이 느낌과 다르면 결국에는 방출하게 되더군요. 남는 그릇들은 손에 맞고 마음에 들고 마음이 가는 제품뿐입니다. 아니면 결국 방출을. 모양이 예쁘다고 지르면 그 다음에 꼭 방출하게 되지요. 아마 그래서 그릇들은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늘지 않을 겁니다. 책과는 달리 마음이 바뀌면 휙휙 보내니까요.

 

이 책에 소개된 그릇들도, 그래서 직접 만지고 들어보기 전까지는 모릅니다. 손에 잡아 보고 싶은 그런 그릇이 없는 건 아니니, 만나게 된다면 그것도 인연일 겁니다.+ㅅ+

 

 

 

『타이니 하우스』는 저 책보다는 더 취향이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있지요. 어릴적부터 작은집의 로망이 있었던 것은 모험본부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모험의 기반이 되는 작은 놀이집 말입니다. 작은 집에 뭔가 이것저것 잔뜩 가져다 놓고 즐기면 좋겠다는 망상을 자주 했습니다. 그걸 망상이라 부르는 건, 나무 위의 집은 높은 확률로 곤충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벌레 싫어요. 못 견딥니다. 에어컨이 없으면 안돼요. 물론 나무는 시원하겠지만 인터넷이 안되면 불편합니다. 없이도 살 수 있긴 하지만 불편하니까요. 그렇다보니 작은 집에 대한 꿈은 망상으로만 남았습니다.

그게 망상이라고 단정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게으르기 때문입니다. 별장이든 별채든, 별도 공간에서 뒹굴거릴 생각은 없습니다. 집이 최고입니다. 그렇다보니 집에 모든 것을 갖춰야 하는데, 타이니 하우스는 너무 작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타이니 하우스는 이동이 가능한 컨테이너 형의 주택입니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에는 이렇게 이동형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모양입니다. 사륜구동 차량에 물려서 이동시킬 수도 있지만, 법에 정하는 크기 이상일 경우에는 주택이동용차를 별도로 수배하여 이동시켜야 한답니다. 그리고 도로 위를 다니는 만큼 트레일러처럼 일정 규격을 넘으면 안된다는군요.

 

이 책은 타이니 하우스의 발생(?)부터 다루어, 어떻게 집을 짓고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실제 타이니 하우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소개하고요. 타이니 하우스는 나무로 짓는 모듈형 주택이기 때문에 컨테이너보다는 그래도 쾌적한 편이고, 또 확장이 용이합니다. 모듈형이니까, 부족하다면 옆에 타이니 하우스를 하나 더 갖다 놓으면 되는 겁니다.

크기는 컨테이너나 그보다 작을 수도 있고, 짓기에 따라 다른 모양입니다. 책이 소개하는 유럽-주로 프랑스-의 사례는 한국과는 실정이 달라 완전히 참고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사례 역시 함께 소개합니다.

 

아, 그래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지요. 타이니 하우스를 보고 꿈의 집이긴 하지만 이건 캠핑카에 가깝지 않나 생각했고, 그런 공간의 제약과 무게의 문제 때문에 책을 많이 들일 수 없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처럼 책을 소유하려는 인간에게는 무리입니다. 책을 지고 사는 사람은 미니멀라이프도, 이동하는 삶도 불가능합니다....(눈물)

 

 

홍지수. 『그릇: 도예가 15인의 삶과 작업실 풍경』. 미디어샘, 2019, 18000원.

엘리자베스 노디노. 『TinyHouses(타이니 하우스, 집 이상의 자유를 살다)』, 권순만 옮김. 가지, 2019, 1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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