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도 그렇고 일상생활에서도 가성비라는 단어를 종종 씁니다. 가격 대비 성능비를 줄인 단어지요. 언젠가도 이야기 했지만 가격과 성능(맛)을 비교하는 것이므로, 가격이 절대적으로 낮으면 같은 맛이라도 가성비가 높으며, 가격이 절대적으로 높으면 가성비가 낮습니다. 그야 당연한 이야기지요.

아버지 생신을 맞아 케이크를 할까 했는데 집에 케이크를 먹을 사람이 없습니다. 체중조절에 노심초사하는 사람 셋에, 케이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아버지까지. 아니, 빵은 좋아하시는데 케이크는 대체적으로 느끼하다는 반응을 보이십니다.-ㅅ-; 제일 좋아하시는 것은 빵 같은 케이크로, 시폰케이크를 가져가면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역시 체중 조절 문제로 자주 드시진 않지만 말입니다. 하하;

빵 외에 떡도 좋아하시는데, 찰떡보다는 메떡입니다. 그리고 특히 좋아하시는게 저 증편이고요. 그래서 이 날은 증편을 사왔습니다.
원래는 유명한 떡카페에서 증편을 예약했는데 정말 굉장히 작은 증편 하나에 2천원이랍니다. 그거라면 케이크를 대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더군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집 앞의 맛있는 떡집에 가서 증편 한 팩을 사왔습니다. 8개가 들어 있는데 크키는 저만하고요. 정확한 크기 비교는 어렵지만 직경 3-4cm쯤 되었을 겁니다. 아마도....;
그랬는데 그 한 팩이 2천원이랍니다. 으하;
저기 보이는 아무 작은 증편이 개당 2천원이고 네 개 사왔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증편이 모두 합쳐 2천원.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이리되면 가성비를 따질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개당 2천원짜리 증편과, 접시(팩)당 2천원짜리 증편은 쓰음이 다르겠지요. 개당 2천원짜리는 카페에서 곁들이는 点心과도 같은 디저트, 접시당 2천원의 증편은 그걸로 간편하게 끼니를 때우기 위한 식사용 떡. 그렇게 생각하려 해도 뭔가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합니다.

떡 하나에 2천원이라 놀란 것은 아닙니다. 사실 평소 사먹는 디저트를 생각하면 그정도는 지불할 수 있을 겁니다. 바꿔 생각해보면 일본 여행 가서 저만한 화과자에 200엔 붙어 있으면 호기심에라도 집어들겁니다. 하지만 아직은 두 증편 간의 가격차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나봅니다.-ㅁ-;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가렵니다.


물론 양쪽의 맛은 달랐습니다. 약간 쫄깃한 식감의 떡집 증편, 부드럽고 촉촉한 떡카페 증편.
음, 하지만 전 떡집 증편이 더 마음에 듭니다. 특히 가격이 그렇지요. 하하하.;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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