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의 일일겁니다. 푼돈의 경제학이란 책을 읽고 본격적으로 동전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G는 그 전부터 동전을 모으고 있었지만 그냥 1리터짜리 우유병에 모든 동전을 다 모으고 있었고, 저는 500원짜리 동전과 다른 동전을 나눠서 모았습니다. 그게 말이죠 '생수통에 500원짜리 동전을 모으면 4천만원이 된다'라는 근거없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랬습니다. 이전에 집에 500달러 운운한 누군가 때문에 적기도 했지만 60%가량 채웠을 때(0.6리터) 세어보았더니 대략 9만원이 나왔으니까요. 다 채워도 10만원이 안나오는데 생수통 하나에 10리터인가로 알고 있으니 아무리 모아도 4천만원이 안 나오겠더군요.

2-3년 가량 모았다고 기억하는데 90%가량 채운 것 같아 슬슬 동전교환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제 조퇴를 한 김에 은행에 다녀왔습니다. 집 앞 은행까지는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인데 들고 갔더니 팔이 뻐근하더군요. 나가기 전에 무게 달아보고 증명사진 찍고 그럴걸 그랬다고 후회했지만 이미 은행 안입니다. 어쩔 수 없지요.

동전 교환기 앞쪽의 구멍에 동전을 넣으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동전이 아래 들어갑니다. 떨어지는 동전은 자동 개수로 금액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뜨던걸요. 저야 500원짜리만 모았으니 마구마구 올라갔습니다. 입구가 좁다고는 생각 안했는데 하다보니 동전이 잘 안나옵니다. 그래도 열심히 통을 굴려서 빼내는데 도중에 기계가 멈춥니다? 당황해서 보고 있자니 지금까지 들어간 동전을 일단 수납하는 거랍니다. 그 때가 201개. 10만 500원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또 붓고 붓고 부어서 다시 기계가 멈추고 동전 수납을 합니다. 최종 금액은 207000원. 15만원 나오면 많이 나오겠거니 했는데 당황했습니다. 분명 지난번에 60% 가량 채우고 세어보았을 때는 9만원 가량이라 그리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예상보다 많이 나오니 좋긴 하지만 말이죠.

최근 몇 주간 동전통을 지긋이 바라보면서 저걸 어디에 쓸까 했는데 절반은 옷을 샀고 나머지 절반은 저축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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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를 재테크 잘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진 말아주세요. 지금 카드값 밀어넣어야 하는 것이 저거 보다 많을겁니다. 카드 값 계산 안 하고 있습니다. 흑흑흑;

(라고 쓰고 다음 글은 지름예정목록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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