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강림하는 그 분들의 모습을 보면, 보통 지름신 파산신이 한 세트이고 통장잔고빈약신과 자제신이 한 세트입니다. 현재는 통장잔고빈약신과 자제신이 강림해계시나 그것은 바로 직전에 지름신과 파산신이 한번에 내려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그분이 도착하셨습니다.

마데지나의 이름을 달고 박스가 하나 도착했습니다.
메일에 의하면 도착 예정일은 14일-오늘인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습니다. 그것도 저녁 느지막히에 한진택배 직원분이 집으로 전화를 하셔서 "택배물품을 두러 갔는데 사람이 없어서 현관 건너편의 장독대에 두었다"고 해서 알았습니다. 하마터면 행방불명 되었을지도 모르는 그것. 하지만 집에 오는 모든 교보문고 책들은 한진택배를 통해서 오며, 배달하시는 분이 어떻게 할지 전화 주실 때마다 거기 넣어달라고 한 것도 저니까요. 잃어버리지 않았으니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하하하하하;

동생에게 자랑질을 할겸 기다렸는데 이 녀석이 12시되기 20분 전에야 들어왔습니다. 자다 깨서 화를 막 내고는 박스 개봉을 시작했지요. 열었을 때 동생의 반응이 참으로 멋졌습니다.

동생도 mini를 가지고 있지만 mini의 상자는 의외로 큽니다. iTunes 등의 프로그램 CD가 포함되어 있어서 그럴겁니다. 그러니 이 작은 박스에 뭐가 들어가 있을까 들여다보다 저게 덜렁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한 것도 당연한 일이지요.

크기 비교를 할 것이 없어서 옆에 연필을 놓아보았습니다.
나노가 담긴 것은 어찌보면 플라스틱 관같기도 하군요. 뭐랄까, 백설공주가 생각납니다.


...............!!!!
진짜 백설공주로군요! 사과를 한 입 베어물은 흔적도 있습니다!

엉뚱한 소리는 그만두고, 케이스의 위 아래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아마 저게 제품 번호가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저 회색 탭.
케이스를 여는 비법(?)이 저기 숨어 있었습니다.

뒷면에는 여러 언어로 케이스 안에 들어가 있는 물품과 제품 사양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적혀 있습니다. 한국어는 맨 아래에 있더군요. 그러나 지금 다시 살펴본 결과; 위에 적힌 언어들은 둘다 중국어로 보입니다. 하나는 간체자, 하나는 그냥 한자. 혹시 이게 북경어와 다른 (사투리?) 중국어의 차이일까요?

케이스를 들고 어떻게 여는지 고민을 해도, 남는 것은 저 탭밖에 없더군요. 정확하게 맞물려서 열기 난감하던 차에 탭을 떼어봤습니다. 으음.; 위 아래가 모두 투명 스티커로 고정되어 있었군요. 그러니 열 수 없었지. 탭을 떼고 뚜껑을 당기자 케이스가 열립니다.

백설공주가 잠에서 깨어날 시간입니다.

보니까 시신(퍽!)은 플라스틱 케이스를 통해 고정되어 있습니다. 또 한 번 이것을 어떻게 빼야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했지만 이번엔 뒷면에 나온 그림 대로 플라스틱 판의 위 아래를 잡고 힘을 주면 판이 휘면서 쉽게 분리가 됩니다. 하하하;

각인을 넣었지요.
그래서 지난 금요일에 주문한 것이 오늘 도착한 것인데, 백설공주답지 않게 이름은 조금 무시무시한 각인을 넣었습니다. Red Queen. 아시는 분만 아실 이야기로군요. 원전은 거울나라의 앨리스이지만 이미지는 생물학입니다. 그리고 밑에 제 닉을 넣었지요.

붉은여왕이 들어 있는 플라스틱 케이스를 들어내면 이처럼 안에 또 무엇인가가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에 놓인 것은 나노의 사용 설명서이며 그 안에는

이렇게 이어폰과 USB와 나노 받침대(충전할 때;)가 들어 있습니다.

제 첫 번째 MP3이자 첫 번째 사과. 두 번째 사과는 들어와주시지 않아도 좋아요.;
거기에 붉은 여왕임에도 굉장히 가녀린 몸매를 가지셔서 감탄했습니다. 케이스까지 포함해서 이런 멋진 디자인을 만들어낸 사과씨에게 감사를.

23일까지 도착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무사히 도착해주셨습니다.
그런 고로 이번 생협 번개 때 들고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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