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에서 소설을 찾아보다 보니 최근 완결 작에 아서왕 전설을 주제로한 BL이 있더군요. 히엘님의 『킹 아더, 그리고 아더』입니다. 완결편만 먼저 보았는데 랜슬롯×아서왕이네요. 뭐, 둘이 그렇고 그런 관계란건 ..(....)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아서왕 이야기는 토마스 말로리 경의 버전이랑 애니메이션의 여러 버전들을 주로 보았는데 10년 전에 어떤 소설을 읽고서는 접었습니다. 블로그에서도 몇 번 언급한 『아발론의 안개』. 저는 이걸 아서왕 전설 종결자로 명명합니다.-_-;

아서왕 전설은 토마스 말로리 경의 버전이 유명하지만 그건 중세 기사담이지, 켈트족 전설은 아니지요. 애초에 역사적으로 아서왕은 아르토리우스라고, 로마의 브리튼 침입에 대항한 켈트족 인물이라고들 합니다. 아무리 보아도 중세 기사갑옷을 입고 싸우는 인물들하고는 달라요. 그건 어디까지나 말롤 경의 창작, 소설이라고 봅니다. 멋있긴 하지요.
하여간 아발론의 안개는 아서왕 전설을 전통을 따르려는 켈트족-드루이드 및 여사제들과 기독교의 대립으로 봅니다. 기네비어-책속 이름은 다릅니다-와 모르간아 대립하는 주요 이유도 그거예요. 모르간은 드루이드와 여사제, 무녀, 샤먼을 대표하는 인물이고 아서는 그런 누나와 사이가 나쁘지는 않지만 왕으로서의 역할과 기독교를 따르는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 때문에 조심할 수 밖에 없지요. 게다가 기네비어와 모르간은 지독하게 사이가 나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일종의 연적이라는겁니다. 그러니까 란슬롯과 아서를 사이에 두고...-_-;

아래는 간단히 적은 대강의 이야기입니다. 내용폭로가 있으니 나중에 읽으실 분들은 접어두세요. 단, 이 책은 현재 절판이라 보시려면 도서관을 찾으셔야합니다.




인물들의 대립각은 그러하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여성 중심적이고 샤머니즘적인 청동기시대에서 강력하고 권력집중적이며 가부장적, 기독교적인 철기시대로 옮겨가는 과정을 그린 것에 가깝습니다. 그 와중에 여러 인물들 간의 관계가 그려지지지요.

기네비어, 아서, 란슬롯, 모르간을 두고 인물 관계도를 그리면 아서와 란슬롯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습니다. 모든에 강조점을 넣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안해도 되겠지요. 진짜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습니다. 그럼 란슬롯은 어떠한가? 음, 막판에 기네비어랑 부정을 저지르긴 하지요. 하지만 이 인간이 진짜 좋아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ㅅ= 막판에는 수도원에 들어갔다던가. 아니, 비비안의 아들인 사람이 기독교로 개종해 수도원에 들어갔다는 것이 참 미묘하네요.; 기네비어도 비슷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모르간은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해서 아발론에 숨어듭니다. 그리고 아서를 마지막으로 거둡니다. 나중에 늙어서 아발론에서 나와 그 간의 세상사를 보려 하자, 이미 세상은 옛 기억들을 잊고 기독교 세계로 넘어갔더라는 이야기지요.


모르간을 중심으로 한 여러 이야기는 드루이드의 이야기가 많다보니 자크 브로스가 쓴 『나무의 신화』나 조지 프레이저의 『황금가지』가 떠오릅니다. 그렇다보니 「에우레카 세븐」과도 자연스레 연결됩니다.-_- 에우레카 세븐의 어느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이 책을 손에 꼭 쥐고 있어 그랬지요. 하하하....;


쓰다보니 『나무의 신화』가 갑자기 읽고 싶습니다. 『황금가지』랑 같이 빌리면 과연 한 달 내에 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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