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는 영화 시작하기 전 약 10분간 CF를 틀어줍니다. 덕분에 상영시간이 길지요. 영상보는 걸 별로 즐기지 않는 제게는 별로 좋은 영화관이 아니지만 집 근처에서 가장 가깝게 갈 수 있는 곳이 여기다 보니 자주 이용합니다. 아래는 영화관에서 보았던 CF 때문에 떠오른 이런 저런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최근 보았던 CF 중에서 최악의 CF를 꼽자면 올레 KT의 광고. 입에 올리기도 싫은 그 광고입니다. 저도 스타트랙과 스타워즈를 가끔 헷갈렸지만-실은 그 때문에 예전에 실수도 저질렀습니다;-그 CF는 용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스타워즈의 팬은 아니지만, 好의 감정을 가지고 있던 저도 보고서 어이 없었는데, 실제 팬들이 광분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겠지요.
비슷하게 비교되는 CF들이 있으니, 미국에서 다스베이더를 써서 만들었던 광고, 그리고 일본에서 핸드폰 CF로 나왔던 것 두 가지 말입니다. 일본에서는 무려 갤스가 다스베이더였지요. 이건 관련 광고를 찾아보시면 아실테고.
캐릭터에 대한 진지한 이해없이 광고를 만들면 KT의 CF가 나옵니다. 이건 세종과 세조가 헷갈린다고 하며 세조가 한글 창제를 했다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적어도 스타워즈, 다스베이더 팬들에게는 같은 맥락인거라니까요. 항의에 대한 KT의 대답은 '그거나 그거나 같지 않아?'라는 거고요. 집에서 어머니의 핸드폰을 제외한 모든 통신이 KT지만 정말...-_-+ KT는 광고 담당자에 대한 문책을 해야할겁니다. 뭐, 입에 오르내리게는 했지만 역으로 SK가 까임방지권을 하나 획득한 꼴이 되었으니, 절대 좋은 건 아니죠.
하지만 놀랐던 것은 이 CF를 보면서 웃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허어; KT가 이걸 노렸다면 나름 성공한 거지만.


봤던 CF 중에서 또 최악이었던 건 대피 안내였습니다. 아래 금호타이어의 귀여운 캐릭터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거기에 시선을 빼앗겨서 대피로 안내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엉뚱한 곳에 시선을 빼앗겨 내용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은 다스베이더 광고와 비슷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대피 안내방송 쪽이 더 문제가 큽니다. 제대로 전달해야하고 아주 중요한 사항이니까요.


현대카드의 CF는 몇 년 째 아주 좋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대카드 CF는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군요. 비은행권 카드는 삼성카드만 쓰고 있지만 이미지는 현대카드가 단연 좋습니다. ... 하지만 삼성카드를 쓰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카드의 맹점이 드러나는건가요.; 뭐, 제가 쓰는 영역 안에서는 삼성카드가 더 유리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최근 G는 현대카드를 '질렀'습니다.


또 좋았던,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CF는 삼성 카메라 CF입니다. TV에서도 몇 번 보았는데 영화관에서 본 것은 그 뒷 이야기입니다. 지나가던 길에 강아지가 예뻐서 사진 찍다가 우연히 마음에 두고 있던 남자애를 만났다는게 시리즈 1편이라면, 이번 건 그 뒤 이야기입니다. 그 뒤쪽은 분량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아예 드라마를 찍었는데 남녀 양쪽으로 시선을 나누어 각자의 이야기를 번갈아 한다는 게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졸업식 장면. 같이 보고 있던 모든 커플-시즌이 시즌이라 그런지, 영화관 내에 커플들이 많았습니다;-들이 탄식을 흘리더군요. 하지만 그 탄식이 남자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더란.; 아마 삼성카메라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잘 만든 CF의 조건은 간단합니다.
CF는 광고이고 목적이 있습니다. 선전하는 상품이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도록 해야하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대피 안내 방송이나 올레의 KT 광고는 안 좋은 광고입니다. 시선이 엉뚱한데 가 있게 만드니까요. 유명한 캐릭터를 가져오면 시선은 끌 수 있지만 그 시선이 다른 곳에 가 있고 원래 목적하던 것은 기억에서 앗아갔습니다.
삼성 카메라 CF는 보고 있는 동안 카메라가 계속 소품으로 등장합니다.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어떻게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지 보여주는 군요. 하지만 이것도 목적에는 조금 미달일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남녀 주인공의 연애담에 관심을 두지 카메라에는 관심을 '덜' 주고 있으니까요.
현대카드는 성공했습니다. 카드 고급화 전략에는 현대카드를 따라올 곳이 없다고 봅니다. 기업 이미지도 상당히 좋고요. 하지만 실제 사용하는 영역에 대해서는..(먼산)


CF도 잘 만들기는 힘들군요. 말과 똑같이 듣는(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받아들이는 방향이 다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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