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연치 않게 길가다가 재미있는 가게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일파운드, 1lb라고 적혀 뭐라 읽어야 할지 잠시 헷갈렸던 그 가게도 가로수길 주변을 다니다가 다른 가게를 찾기 위해 걷던 도중 발견했습니다. 원래는 닭이나 오리 먹으러 갈 예정이었던 것이 여기를 발견하고는 충동적으로 들어갔거든요. 정말로 우연이었습니다. 가로수길 뒤쪽, 주택가 한 가운데 크로크무슈를 판다는 작은 입간판을 보고는 홀렸던 겁니다.



위치는 이런데 가로수길 중심가에서 골목 하나 잡아 죽 걸어 내려오면 된다고만 기억합니다. 다시 찾아가라고 하면 그럭저럭 찾아갈 수 있지만 길 잘 못찾는 분들은 위치확인 걸어 놓고 가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골목 안에 숨어 있으니까요.



따끈한 샌드위치와 파운드케이크를 파는데, 파운드케이크도 신기한 것이 많습니다. 치즈파운드케이크도 신기하거니와, 그나마 무난한 것이 녹차케이크고요, 레드와인 무화과파운드케이크도 있더랍니다.




주문은 점심거리부터. 크로크무슈, 크로크마담에 살라미가 들어간 크로크무슈도 있습니다. 고민하다가 저는 크로크마담으로 주문했습니다. 달걀 들어간 것이 좋으니까요.


가장 먼저 나온 것이 아마 살라미 크로크마담. 하지만 이건 제 몫의 크로크마담일 겁니다.





이쪽이 아마도 살라미 크로크무슈.






여기가 그냥 크로크무슈.



빵도 그냥식빵이 아니라 호밀빵이나 다른 곡물이 들어간 거친빵을 쓰는 듯합니다. 빵의 입자가 꽤 치밀했다는 기억이 있거든요. 바게트처럼 부들부들한 빵은 아닙니다. 샌드위치인데다 저렇게 구워 내오니 빵이 폭신하면 눌려 무너지겠지요.





제 몫이었던 크로크마담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 배가 고픈 상태는 아니었지만 맛있게 잘 먹었고요. 평소 입맛에는 짰지만 치즈가 듬뿍 들어가고 햄이 들어간 샌드위치가, 아무리 달걀이 완충작용을 한다 한들 그것도 간이 되어 있으니 간간하지 않을리 있나요. 하여간 위가 작은 사람들이 오면 샌드위치류는 하나 시켜서 반 조각씩 나눠먹고 파운드케이크를 추가 주문해도 될 정도의 양입니다.





맛있게 먹고 있을 때 서비스로 맥주가 한 잔씩 나옵니다. 그렇죠. 짭짤한 치즈빵인 셈이니 맥주가 안 어울릴리 없죠. 맥주맛 구분은 잘 못하는 편이지만 이건 곡물맛이 나는 맥주였습니다. 과일향이나 과일맛의 맥주와는 다릅니다. 진한 맛이지만 그게 또 샌드위치에 지지않는 맛이라 좋았습니다.






그리고 후식으로는 레드와인무화가 파운드케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얼핏 봐서는 빵에는 레드와인만 들어간 것 같은데 먹어보면 압니다. 무화과씨가 톡톡 씹히는 맛이거든요. 그 재미있는 맛에 손이 계속 갑니다.





이쪽은 녹차 파운드 케이크.

이쪽은 녹차맛이 나긴 하는데, 아래쪽의 가루는 쓴 가루가 아니었던 것 같은게...'ㅠ' 슈거파우더 같은 걸 섞은 건가 싶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파운드케이크는 실망했습니다. 그도 그런게 제 기준의 파운드케이크는 베키아앤누보에서 판매하는 기름지고 말린과일과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그런 물건입니다. 이건 건강한 맛의 느낌이고요. 케이크보다는 빵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밀도는 높지만 가벼운 맛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고 덜 기름집니다. 블루베리 파운드케이크는 기본형에 가까울 테니 다음에는 그걸 먹어볼까 싶기도 한데...






커피는 솔직히 아쉬운 쪽입니다. 카페라떼의 우유 온도가 높았던 건지 살짝 분유향이 나더군요.'ㅠ'



어쨌건 전체적으로 마음에 드는 가게라 언제 시간나면 혼자서라도 홀랑홀랑 다녀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게 과연 언제일까요. 하하하하...

하지만 첫 사진은 상대적으로 상큼한 프렌치 토스트부터.




음료가 포함된 프렌치토스트 세트였다고 기억하는데, 프렌치 토스트 위에 치즈와 오렌지 등등이 들어간 샐러드를 올렸습니다. 이쪽에 대한 기억은 적은 편입니다. 왜냐하면 제게는 크로크무슈가 압도적이었거든요..-ㅠ-;




얼핏 보기에는 그냥 크로크무슈 아닌가 할 텐데 치즈가 듬뿍듬뿍 들어갔습니다. 아니, 그 전에, 크로크무슈에는 베샤멜 소스였나요? 하여간 하얀 소스가 들어가는 걸로 기억하는데, 치즈 아래에 깔린 짭짤한 햄도 그렇고 하얀 소스도 그렇고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떤 크로크무슈보다 진합니다. 스타벅스 것을 믹스커피로 놓는다면 이건 TOP.(...) 칼로 써는 사이 치즈와 소스가 사이로 줄줄 흘러내리면서 느끼함의 강을 만들어 내는데, 여기에 진한 아이스커피 한 잔을 곁들이면 칼로리가 폭발에 대한 죄악감을 커피로 씻어 내리면서 흡족하게 느끼함을 즐길 수 있습니다.
보통 느끼하다하면 비난하는 것으로 들리기 쉬운데 이 경우는 찬사입니다. 느끼한 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크로크무슈 꼭 드셔보세요.

슬프게도 저녁 시간이라 아이스커피를 곁들이지 못한 것이 아쉽네요. 다음에는 커피로 입안을 씻어 내리면서 크로크무슈를 만끽하겠습니다.>ㅠ<
지난번에 사진 하나를 빼먹은 것 같더니만, 크로크무슈 사진을 빼놓았습니다. 그게 씸플십에서 찍은 다른 사진과 섞여 있어 그랬습니다.



이게 크로크무슈. 사진 상으로는 치즈가 아주 많은 것 같아보이지만 눈의 착각입니다.;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얇은 치즈를 올려 데운 건지, 그게 녹아서 아래로 흘러 내려 저런 겁니다.'ㅂ' 그래도 맛은 무난무난.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어엄...; 저것도 12000원에서 15000원 사이일겁니다. 그러니 만만치 않지요. 사실 재료만 있다면 크로크무슈도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이 제일 좋지요. 그게 번거로워 그렇지.-ㅁ-;


평소처럼 이날도 간식 교환 행사(...)가 있었습니다.



M님이 들고오신 블루베리 치즈케이크 맛 킷캣. 케이크가 후지산 모양입니다. 참 귀엽지요. 맛은 배스킨라빈스의 블루베리치즈케이크와 비슷합니다. 치즈맛은 약하고 블루베리 맛은 그보다 약하지만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의 맛과 비슷하게 은은한(?) 느낌은 돕니다.
아래에 보이는 것은 '3년 전 패키지 아니냐!'고 D님을 경악하게 만든 감귤 초콜릿 크런치. 이거 올해 신상품입니다. 제주도에 자주 내려가는 G에게 부탁해서 신기한 것 있으면 사오라 했더니 지난번에 사들고 왔거든요. 패키지만 더 예쁘게 하면 될텐데 말입니다. 누가 저런 것 좀 재능기부든 뭐든 안할라나.-_-; 하네다 공항에서 파는 것 까지는 기대하지 않지만 그래도 더 예쁘게 해달란 말입니다.;ㅂ;




M님이 도쿄 여행 갔다 사오신 과자 중 제일 재미(?) 있었던 것이 이 과자입니다. 에쉬레의 사브레래요. 에쉬레하면 프랑스쪽의 유명한 버터로 알고 있는데, 도쿄 매장에서는 버터 아이스크림이나 버터 과자 같은 상품도 파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한 판 사오셨다는데,



크고 아름답습니다.
정말로요. 정말로 큽니다. 남자 손바닥보다 크게 느껴지는 정도? 아니, 물론 손바닥보다 큰 것이고, 손가락 포함하면 그보다는 직경이 짧겠지요. 하여간 상당히 큰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단단합니다. 쪼개는 것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망과 정이 필요해라는 생각이 들었을까요. 칼로는 안됩니다. 다칩니다.;


맛이야, 버터 듬뿍 소금 듬뿍 넣은 그런 맛입니다. 지이이인한 커피를 부르더군요. 자아. B님. 이걸 보고 땡기지 않으십니까? 그러니 거기서 버터 아이스크림을 드시고, 이 버터 듬뿍 사브레를 사시는 겁니다!(...)
오사카에도 매장이 있다는 말에 저도 귀가 솔깃하긴 합니다만; 버터 아이스크림은 용기가 나지 않네요. 치즈 아이스크림까지는 좋아하진 않지만 궁금하긴 한데, 버터 아이스크림이라면 ... 으으음.; 물론 버터도 크림에서 만드는 것임을 감안하면 아이스크림을 먹든 버터 아이스크림을 먹든 그게 그거이지 말입니다. 하여간 궁금하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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