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날잡고 베이킹을 했습니다. 평소라면 엄두도 못냈겠지만 석가탄신일에 미리 딸기 프리저브를 만들어 두어서 조금은 편했다고 할까요.
정확하게 말하면 베이킹은 아닙니다.빵은 굽지 않았고, 사용한 레이디 핑거는 5월 중순에 B에게 만들어 달라 부탁해서 받은 것이니까요. 레이디 핑거를 구하지 못해서 포기하고 있던 티라미수를 드디어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음하하하~
기니까 한 번 접을까요.
대강 준비된 모습입니다. 왼쪽 상단에 보이는 3개의 접시는 각각 말차, 에스프레소, 딸기우유입니다. 딸기 우유는 딸기 프리저브 만들 때 나온 잼 거품에 우유를 섞어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 보이는 하얀 것이 마스카포네 치즈, 오른쪽 하단의 락앤락 두 개가 레이디 핑거, 그 위에 보이는 유리 그릇과 작은 락앤락은 담을 그릇입니다.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생크림 500ml 한 팩과 설탕도 들어갔습니다.
주코토를 담을 유리그릇입니다. 나중에 빼기 쉬우라고 랩을 씌웠습니다.
티라미수 원래 레시피에는 크림 만들 때 달걀노른자가 들어가지만 이번엔 넣지 않았습니다. 집에 있는 달걀의 유통기한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달걀을 빼고 만들었지요. 나중에는 새로 사와서라도 넣을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만 말입니다.
정확한 과정샷은 나중에 찍기로 하고, 원 레시피에서는 달걀 노른자에 설탕을 넣고 5분간 휘젓지만 이번엔 마스카포네 치즈에 바로 설탕을 넣고 휘저었습니다. ... 분리되더군요. 하.하.하.
다른 볼에다가 생크림과 설탕을 넣고 휘핑합니다. 너무 많이 휘저으면 버터가 될 수 있고 흐물흐물하게 하면 그것도 맛이 없으니 적당히, 한 70% 정도만 올립니다.
대략 이정도?
그리고는 치즈크림과 생크림을 섞어줍니다. 이걸로 티라미수 크림만들기는 끝.
레이디 핑거를 각각 말차와 에스프레소에 담갔다가 그릇에 넣고, 그 위에 크림, 적신 레이디 핑거, 크림 순으로 쌓습니다. 냉장고에 넣었다가 가루는 먹기 전에 뿌립니다. 미리 뿌리면 가루가 젖어요.
위에 있는 것이 에스프레소 티라미수. 위에 코코아를 뿌리면 완성입니다.
아래의 본죽 테이크아웃용 통에는 말차버전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런. 지금보니 주코토는 과정샷이 없군요.
주코토는 차윤정님의 책(손녀딸의 테스트키친)에서 레시피를 보고 초콜릿 버전이 아닌 딸기버전으로 바꿔 도전했습니다. 레이디 핑거를 딸기 우유-원 레시피에서는 깔루아를 조금 넣은 우유-에 적시고, 그릇 모양을 유지하면서 틈이 생기지 않게 꾹꾹 붙여 줍니다. 그리고는 냉장고에서 40분간 놔둡니다.
그 사이에 생크림+생딸기, 딸기 무스를 만들어 놓고는, 먼저 생크림쪽을 반쯤 채우고 냉장고에 넣어 굳히고, 그 위에 다시 딸기 무스를 넣은 다음 딸기 우유에 적신 레이디 핑거로 윗부분을 막아줍니다. 원 레시피에서는 트윅스(혹은 초콜릿)를 섞은 생크림과 초콜릿 무스입니다.
금요일에 부랴부랴 만들고, 일요일에 홍대 루나파파에 가서 다 꺼내보았습니다. 은박지가 주코토, 그리고 티라미수 두 통입니다.
랩에 둘둘 말려 있는 주코토.
모양은 좀 아니군요.
하지만 속은 이렇게 딸기 무스와 딸기가 들어간 생크림이 들어 있습니다.
이쪽은 말차 티라미수. 말차가 조금 뿌려진데다 토요일 아침, 들고 나오기 전에 뿌렸음에도 이미 수분을 먹었습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요.
맛은 ...... 많이 아쉬웠습니다. 다음에 만들 때는 달걀 노른자도 들어가게, 제대로 만들고 싶습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올 여름안에는 만들겠지요. 거기에 딸기 주코토도 다시 만들고 싶지만 이쪽은 딸기 끝물인 지금이 아니면 도전하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은근히 재료가 많이 들어간다는 점, 그릇 타입이라 크기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로군요. 이렇게 되면 딸기 티라미수로 바꿔서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한 번 도전해볼까요.
(자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