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김영갑 사진전 입장권. 알았다 7 티켓은 이후에 사진 찍어 맨 뒤에 첨부하겠습니다.-ㅁ-)
미루고 미루었던 김영갑 사진전 리뷰입니다. 사진에도 날짜가 찍혀 있지만 7월 2일에 다녀온 것이니, 그래도 7월을 넘기지는 않고 글 올리게 되었네요. 낮에 갔기 때문에 관람료 50% 할인을 적용받아 1천원에 보았습니다. 시간이 오후 8시로 되어 있는데 아닙니다.-ㅂ-;
충무 아트홀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 즈음 날씨가 엉망이라 비가 오락가락했는데 이날도 비가 올려다 말려다 했지요. 어쨌건 1층 로비 안쪽에 있는 전시실에서 했고 제가 들어갈 때는 또 마침 사람이 없어서 느긋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감상기는 쓸 필요 없다 생각하고, 그저 필름카메라를 들고 다시금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제주도 여행도 가고 싶었지요. 드라마나 영화를 따라가는 도쿄 여행도 좋지만 이 사진을 찍은 곳을 찾아가는 여행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딱히 여름이나 가을, 봄이 아니어도 언제든 제주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용한 전시실에 서서 주변 360도를 돌며 사진을 보고 있자니 뭔가 뭉클했습니다.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 감동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봅니다.
바람이 찍힌 사진도 몇 보였습니다. 아우, 정말 제주도 여행 가고 싶다니까요.ㅠ_ㅠ 내년이나 후년 쯤엔 갈 수 있으려나...
그리고 제목에 적힌 알았다 7. 지난 토요일에 잘 보고 왔습니다. 예매부터 시작해 번거로운 일을 맡아 해주신 마스터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ㅆ< 원 제목은 교향시편 에우레카(유레카) 7인데 Eureka는 아르키메데스가 외쳤던 그 단어 아닙니까. 그래서 멋대로 알았다 7이라고 부르는 겁니다.-ㅁ-;
7의 극장판 이야기는 올 초부터 듣고 있었는데 등장인물은 같지만 내용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듣고는 마법기사 레이어스 같은 건가 싶었습니다. 마법기사 레이어스는 TV판과 OVA가 그랬지요. 등장인물은 같지만 얼굴만 같고 내용은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7은 조금 다릅니다. 본편인 TV판을 보지 않아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본편인 TV판을 보고 보았을 때와는 감상 포인트가 상당히 차이납니다. 본편에 대한 온갖 패러디가 넘쳐 나기 때문에, 그리고 본편의 등장인물이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본편에서 닭살 모드를 보고 싶다 생각한 몇몇 커플들의 등장 때문에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고로 아래는 그에 대한 자세한 언급입니다. 접어 두고 흰 폰트로 바꾸어 둘테니 궁금하신 분은 열고 나서 긁어보세요. 당연히 극장판과 TV판에 대한 내용폭로가 있습니다.
1. 가장 놀랐던 것은 도미니크의 존재. 도미니크 소렐이 랜턴과 에우레카의 선생님으로 등장하는데 기겁했습니다. 도미니크, 분위기 잡지마라. 너는 본편에서 개그 캐릭터이지 않았냐? 처음부터 끝까지 분위기를 잡다니, 게다가 맨 마지막에 아네모네와 염장짓 하는 것은 누가 한 것과 똑같잖아!
2. 랜턴과 에우레카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지냈다는 것은 뭐, 그렇다 칩니다. 하여간 이 둘 때문에 에우레카 7 극장판은 패러디 + 염장물로 급격히 부상합니다. 영화의 맥을 끊을 정도로 닭살짓을 해대니 거참. 그렇지 않아도 전체적인 흐름이 좋진 않습니다. 물이 졸졸 흐르다가 갑자기 막히는 듯한 부분이 몇 있습니다. 특히 에우레카와 랜턴의 재회에서 둘이 밀고 당기는 것은 연애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3. 월광호의 존재도 참 묘합니다. 월광호는 TV판에서는 군에 적대하는 테러리스트-게릴라 쯤으로 등장합니다. 말하자면 IRA?; 그보다는 온건할지 모르지만 일단 군에서 탈출한 KRF 에이스들이 주축이 되어 꾸려가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이게 순식간에 겉모습은 30대지만 알고 보니 17세라는 변칙 이야기로 흐릅니다. 아놔....... 그 얼굴에 17세?
게다가 호프는 에우레카의 존재를 의심하던 도중 맞아 죽습니다.(..) 애들이 실험(도하의 비극)의 여파로 그렇게 급속하게 늙게 되었다라는데 원래의 모습은 TV판의 날라리 고승과 그 애인 사쿠야입니다. 어허허. 게다가 얘들을 데리고 있었다는 듀이. 극장판의 최대 피해자라고 생각하는데 순식간에 변태로 돌변합니다. 두 번째 피해자는 극장판에서 홀랜드로 등장하는 그 아자씨. 본편에서의 이름은 잊었지만 원래는 마이너한 이론을 지지하는 유명 과학자입니다. 후반부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을 맡습니다.
4. 사건을 조사하는 고위 차관 아주머니는 본편에서는 듀이에게 발렸습니다. 아주머니의 부관인 마리아는 본편에서와 아주 다른 역을 맡고 있습니다. 본편에서는 초기에 등장하는 콧수염 정보부 유르겐스의 부관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유르겐스가 바르샤바에서의 내전으로 인해 딸과 아내를 잃었고, 후반부에서 그 부관은 유르겐스에게 존경이나 경애 이상의 감정을 살짝 비춥니다. 그걸 아예 극장판에서 확대했으니,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습니다. 경사났네 경사났어~. 개인적으로 그 커플을 상당히 좋아합니다.>ㅆ<
5. 아주머니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다 랜튼 혹은 니르바쉬와 관계가 있습니다. 바르샤바의 기지였나요. 컬트집단-이라 쓰고 사실 오타쿠 집단이라고 읽으라는 듯하지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코 크고 살짝 앞머리 까진 아저씨는 본편에서 니르바쉬의 세팅을 담당했습니다. 물리학 이론을 어렵게 설명하던 음침한 아가씨는 본편에서의 랜튼 누나입니다. 그런 식으로 얼굴을 한 번씩 다 비춥니다. 심지어 끝 부분에서 의미없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던 할아버지와 인종이 다른 세 꼬마는 누구냐. 본편에서의 랜튼 할아버지와 랜튼과 에우레카의 양자들입니다. 하하하. 장면은 동일하나 대사만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표식이 있던 달은 전편의 장소이니, 아는 사람만 알아보라고 집어 넣은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본편에서는 그 부분이 염장의 최고조에 달하는 곳이었으니까요.
6. 인류신화계획인가요? 표지는 동일하지만 본편에서 그 책은 '황금가지'입니다. 황금가지에 기반해 세계를 혁명하겠다던 매드사이언티스트 듀이의 계획이 여기서는 홀랑 바뀌는군요.
기억나는대로 주워 쓰고는 있는데 이정도입니다. 어쨌건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DVD가 나와준다면 좋겠는데, 과연 그럴까요. 아니, 특전 부록으로 니르바쉬와 디엔드 유생 세트를 준다면 가격이 얼마든 상관없이 예약들어갑니다. 다음 여행 때까지 부디 니르바쉬와 디엔드 인형이 아키하바라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흑. 그 뿌이뿌이하는 울음소리에 웃음이 피실피실 흘러나오곤 했으니까요.
아마 TV판을 본 사람들만 모아서 상영회를 한다면 다들 미친듯이 배를 잡고 굴러다닐텐데 그러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후후후. 그러니 듀시스님과 마스터님도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