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펀드에는 가끔 이런 협력형(?) 펀딩이 올라옵니다. 이번에 올라온 것은 여러 농장의 포도를 한 번에 가격 지불하고 구독하듯 제철마다 배송이 오는 겁니다. 이 펀딩이 올라왔을 때 농장별 포도 판매도 하고 있떤 터라 각각 따로 구입할까 고민하다가, 잊을만 하면 날아오는 포도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신청했습니다. 농사펀드의 펀딩 링크는 이쪽입니다. 이미 마감되어 지금은 기록만 남아 있습니다.


'[2018포도] 그때그때 가장 맛있는 품종으로, 포도 모음전 https://farmingfund.co.kr/products/2813



농사펀드에 올라오는 과일은 나름의 사연이 다 있고 시중의 과일보다는 비쌉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입하기 전에 매번 망설이지만 그래도 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니까요.'ㅠ'a 일상적으로 먹는 과일이 아니라 특식인 셈입니다.


포도도 종에 따라 제철이 조금씩 차이납니다. 보통 캠벨은 9월이 되어야 나오기 시작하고 그 전은 맛이 덜 들었지요. 그래서인지 지난 금요일에 도착한 상자가 포도라고 하자 어머니가 '포도 아직 맛없을 때'라 하시는군요. 저보다는 어머니가 과일을 더 잘 아시니까요. 걱정하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첫 번째 포도상자.


받고서 웃었습니다. 그림도 귀엽지만 브랜드도 재미있네요. 여우가 반한 포도. 신포도가 아니라 저 단포도! 라고 외치는 듯합니다.






첫 번째 포도는 골드핑거랍니다. 포도 설명은 위의 펀딩 링크에 자세히 있으니 넘어갑니다.






하나하나 포장해서 고이 담겨왔습니다. 청포도지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깔아 모셨어야 했지만 둘 다 준비하지 못해 접시에 담아봅니다.






포도알이 손가락처럼 길죽해서 골드핑거라더니, 진짜 그렇습니다. 캠벨이나 거봉은 동그랗지요. 수입산 포도는 타원형이지만 이건 그것과도 또 다른 모양입니다. 슬쩍 굴곡도 있어요. 길쭉길쪽한 포도더군요.



자아. 맛은 어땠냐.


이날 꼬마는 저녁을 먹는 듯 마는 듯했습니다. 요 며칠 밥 안 먹고 투정했다더니 이 날 저녁도 그랬습니다. 밥을 몇 술 뜨다 말더군요. 그랬던 꼬마가, '포도 먹을까?' 하며 포도를 내려 놓으니 호기심에 집어 듭니다. 그리고는 할아버지랑 아버지가 떼어준 포도알을 열심히 집어 먹습니다. 껍질채 먹는 포도인데다 씨가 있어 괜찮을까 했는데 알아서 씨만 잘 뱉더군요. 와아. 대단한 생존 본능.

아무래도 신맛보다 단맛을 훨씬 좋아하는데, 다른 과일도 달지 않으면 안 먹습니다. 골드핑거도 샤인머스캣처럼 포도당을 외칠 정도는 아니지만 답니다. 껍질 때문에 살짝 떫지만 원래 껍질 먹으면 그러니까요. 살짝 새콤하면서도 단맛이 확 다가오니 맛있습니다.



그리하여 꼬마가 집에 돌아갈 때 먹던 포도와 새 포도 한 봉지를 싸들고 갔습니다. 다음에 올 포도는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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