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아침과 저녁 식생활이 하이라이스로 고정된 건 간단한 이유 때문입니다. 찬장에 있었던 소스가 카레가 아니라 하이라이스였거든요. 지금이야 본가 찬장에서 들고 온 크림수프 믹스랑 일본카레루 남은 것도 있지만 그 때는 남은 게 딱 이것이더군요. 그나마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면서 그날 사온 채소와 닭고기를 써서 한 솥 가득 끓였습니다.


게으른 이에게 최고의 반찬은 카레입니다. 한 솥 끌였다가 두고두고 데워 먹으면 며칠 간은 반찬 안해도 되니까요. 원래 한 그릇 음식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날은 그 주 월요일인가 사다 두었던 풀무원 냉면도 냉장고에 있었습니다. 메밀면을 사용했다는데 100% 메밀인지는 성분표 확인을 못했지만 다른 레토르트 냉면보다는 메밀 함량이 훨씬 높은 것 같더군요. 그래서 미묘한 맛이 납니다. 면이 잘 끊어지는 것은 좋지만 먹다보면 끝맛이 쓰거나 떫다에 가까운 맛이 느껴집니다. 냉면이랑 비빔냉면의 두 종류가 두 팩씩 들어 있어서 총 네 번을 먹었는데, 면은 동일한 것으로 네 팩이 있으니 그 때마다 같은 맛이 느껴지더군요. 조금 걸리더랍니다. 그래서 다음에 재구매할 것인가는 고민중.


이전에 D님이 CJ 평양냉면이 참 맛있어서 CJ 불매를 못한다 하셨는데 다행히 아주 팍 꽂히지는 않았습니다. 오뚜기와 크게 차이날 정도는 아니라고 우기고 싶지만 CJ가 맛있긴 하더군요. 그래도 그 맛의 차이는, 평소 안성탕면 먹던 것을 진라면 순한맛으로 교체해도 되는가의 고민과 비슷한 수준으로 다가오다보니 찾아먹지 않아도 문제 없습니다. 냉면을 아주 자주 먹는 건 아니니까요.


대신 올 여름에 레토르트 냉면을 이것저것 사다 놓고 평소보다 많이 먹은 덕에, 그 뒤에 모 고깃집에서 먹은 냉면이 '미원범벅'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전에 먹을 때는 눈치 못챘는데 이번에 먹어보니 알겠더군요. 이런 걸 두고 미원범벅이라 부르는구나..=ㅠ=; 혀에 거슬리는 단맛에 쓴맛이 얹힌 것 같은 그런 맛.


적다보니 오늘 저녁도 냉면 먹을까 싶습니다. 퇴근 길에 슈퍼 들러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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