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흐흐흑. 드디어 업무가 일단락되었습니다! 만세!
중간점검 끝났고, 이번 주 해야 하는 업무 끝냈고. 그러니 내일은 무조건 집에서 쉴겁니다. 아. 이럴 때는 백수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휴가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재택근무가 가능하니까요.

물론 일하는 백수라는 것 자체가 문제지만.ㄱ-;


이제 노트북 싸들고 집에 가서 전체 메일 하나 보내면 됩니다. 후후후후훗
부제는 도시 농부의 씨앗을 찾는 여행인데, 원제는 Taste, Memory: Forgotten Foods, Lost Flavors, and Why They Matter입니다. 제목 참 길지요. 해석하면 '맛과 기억: 잊힌 음식, 잃어버린 향, 그들은 왜 중요한가'쯤 됩니다. 마지막 부분은 사실 구글 번역을 돌렸지요. 하하하; 저라면 그냥 그들은 왜 문제가 되는가 정도로 적었을 겁니다.


원제와 번역서 제목이 상당히 차이나지만 읽고 나면 번역 제목도 상당히 잘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원제는 학술서적 같지만 번역제목은 다르잖아요. 하지만 다 읽고 나면 도시 주변의 작은 땅들이 텃밭이 되고, 그 텃밭이 잃어버린 음식과 향과 과일과 채소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됩니다.
노아의 방주에는 모든 종류의 동식물을 담았다고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종자보존 프로젝트는 이름을 방주라고 합니다. 문제는 노아의 방주가 아닌 다른 방주들이 그랬던 것처럼 방주가 무너질 경우 그 속에 있던 동식물은 멸종한다는 겁니다. 생물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여기서 논할 것은 아니고, 하여간 방주가 무너지면 생물다양성 역시 무너집니다. 하지만 방주, 다시 말해 종자보존 프로젝트는 그리 돈되는 내용이 아니다보니 지원이 적다는 군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도 다양한 종류의 종자들이 살아 남기만을 바랄 뿐 그 이상의 어떤 것은 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더랍니다.

이런 때 중요한 것이 민간 지원이지요. 말이 민간지원이지, 실은 취미에 가깝습니다. 일 잘하는 사람도 좋아서 즐겁게 하는 사람들을 못 당한다고 하죠. 양덕이 괜히 양덕인가요. 좋아서 즐기며 하는 일이니 일로 하는 사람들이 당해낼 재간이 없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종자보존도 특이한 것 모으고 키우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참가를 한다면 방주가 분산됩니다. 여러 개의 방주가 있다면 하나가 무너진다고 해도 다른 곳의 방주에서 생물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저런 일을 하며 기웃거리다가 비교적 최근부터 이렇게 특이한 채소를 재배하고 희귀한 사과나무나 복숭아나무 등을 찾아 심었습니다. 땅은 빌렸고요. 본인의 땅은 없지만 다른 여러사람들에게 안 쓰는 농지나 공터 등을 빌립니다. 대도시에서는 옥상에서 재배하기도 한다는데, 여기는 포틀랜드 주변이라 그런지 그래도 작게 작게 남아 있는 땅들이 많답니다. 농부들 중에서도 휴경지를 빌려주는 사람이 있고요. 그렇게 땅과 사람을 연결하는 단체도 있는 모양입니다.
채소를 재배하고 과일나무를 키우다가 점점 사업은 확대되어 농부의 시장(farmers' market)에 출품하기도 하고, 거기에서 농작물을 가공해 사과주(cider)나 스무디를 팔기도 합니다. 이 모든 재료는 작은 텃밭에서 재배한 희귀한 혹은 멸종해가거나 더 이상 상업적으로 재배되지 않는 관목과 유실수에서 나옵니다. 결국은 행복한 열린 결말로 끝을 맺고요.


사과나무 키우는 법에 대해서도 여기서 처음 제대로 알았습니다. 사과나무 접목하는 방법이 아주 잘 나오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저도 접목을..-ㅁ-; 아니, 그보다 한국에 그렇게 접붙일만한 희귀 유실수가 있을지는 모릅니다. 뭐, 딱히 희귀하지 않더라도, '맛은 있지만 생산성이 낮아서 상업 재배에서 밀려난' 유실수면 충분합니다. 아니면 토종 유실수라거나요. 보고 있노라면 직접 재배하고 싶다는 망상(...)이 들더랍니다.


데이비드 뷰캐넌. 『텃밭의 기적』, 류한원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4, 15800원.


제목에도 적었지만 이 책은 구입예정입니다. 아무래도 이런 책이 취향이라..=ㅁ=;
8월 4일, 월요일에 찍은 사진인데 이제야 올리네요. 아, 이 게으름...-ㅁ-;;



사진이 거꾸로 찍혔네요. 그래도 바질들이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하는데는 충분합니다.




제일 작은 싹을 보였던 화분도 벌써 이렇게 컸으니, 8월 되면 잡아먹을 수 있다는 말도 진담이 되었네요. 하지만 자라고 있는 것을 보니 아까와서 못 먹습니다. 그보다는 바질 페스토든 뭐든, 향을 맡아보니 이거 묘하게 허브 특유의 향이 나는지라 입에 안 맞겠다 싶습니다. 일단 더 키워보고 그 다음에 생각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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