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는 맛있는 케이크를 먹으러 갈만한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몇군데 있긴 하지만 대부분 한 번 방문하고는 고개를 젓게 되더군요. 리치몬드는 케이크보다는 빵이란 생각에 잘 안가고, 미카야는 서비스 문제로 안가고, 카페 소스는 시끄러워서 잘 안가고, 쇼콜라윰은 서비스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잘 안가고, 르쁘띠푸는 너무 달고, 스노브는 서비스도 엉망에 맛도 없었고, 르뺑은 모종의 이유가 있고.

...

적어 놓고 보니 원체 다 개인적인 이유이지만 원래 내 입맛에 맞는 케이크가 좋지 않습니까. 음하하.;



하여간 이런 연유로 이스투와루 당주에 대해 소식을 접했을 때 당장 가보겠다고 별렀습니다. 그리고 한 달 넘게 지나서야 시간 내서 다녀올 수 있었지요. 이 역시 게으름 때문입니다. 위치가 제가 자주 가는 방향이 아니라 그쪽은 잘 안가게 되더군요. 하지만 막상 가보니 제일은행에 볼일이 있을 때 들렀다가 가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이스투와루 당쥬인지 당주인지 헷갈리지만 일단 당주라 적었습니다. 영수증에 나온 그대로 적었다고 기억하니 아마 맞을겁니다.'ㅂ' (영수증은 이미 폐기하고 뒤늦게 글 쓸 때의 부작용)




자리는 열 자리 정도? 2인용 테이블도 있고 4인용 테이블도 있습니다. 저는 햇살 잘드는 자리로 잡았지요.
케이크는 열 종인가 그 전후로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뭘 먹을까 하다가 몽블랑을 골랐습니다. 거기에 아메리카노 한 잔. 커피 맛은 그냥 저냥입니다.



이 즈음 다시 안젤리나의 몽블랑이 떠올라서 애를 먹고 있었으니 일단 몽블랑을 시킵니다. 소면같은 반죽이 위에 올려진 것이 꽤 예쁩니다.
그러나 한 입 먹어본 다음에야 '이거 이전에 누군가가 먹고 나서 별로라고 포스팅하지 않았던가'라는 생각이 뒤늦게 떠올랐습니다. 하기야 먹고 나서 이 맛이 아니야라는 걸 깨달아서 예전에 읽었던 글이 떠오른 거였지만 이미 늦었지요.



달아요.
몽블랑의 주역은 밤-마론페이스트인데 그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윗부분의 밤 크림 짜낸 것을 먹으면 뚝뚝 끊어지는데 입에 넣으면 시원한 느낌으로 녹는 것이, 아주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아폴로가 떠올랐습니다.(먼산)
먹으면서 이것은 안젤리나 몽블랑이 아냐라며 눈물짓고, 안젤리나 몽블랑의 진하고 달달한 밤 맛이 안나라며 눈물짓고. 그럼에도 거의 다 먹었을걸요.-ㅁ-;

포크가 작아서 불편하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그리하여 2차를 갑니다. 홍차도 여러 종 있는데 스리랑카 브랜드였다고 기억합니다. 음, 딜마였던가요.
포트에 뜨거운 물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 망을 퐁당 담갔다가 적당히 우려졌다 싶을 때 꺼내면 됩니다. 다 마시고 나면 다시 뜨거운 물을 부탁해서 부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한 번만 받아 마셨습니다. 케이크 두 종에 음료 두 잔하면 배 부른 것이 당연하지요.



이름은 잊었지만 크림무스입니다.



속에는 이렇게 크랜베리 혹은 라즈베리 잼이 들어 있습니다.


맛은 어땠냐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난합니다. 하지만 강렬하게 딱 남을만한 그런 맛은 아니었어요.;ㅅ; 입 속에서 사르르 녹는 무스이긴 한데, 귀찮긴 하지만 집에서도 만들어 먹자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맛. 그러니까 제가 집에서 티라미수 만들 때 쓰는 크림과 비슷합니다. 생크림에 마스카포네 크림을 섞는거죠. 재료값을 생각하면 이쪽이 쌀지도 모르고 수고도 덜하지만 그래도 임팩트가 없어요.;


케이크가 먹고 싶을 때 무난하게 찾아갈만한 곳이긴 하지만 글세요. 너무 기대를 해서 실망했나 봅니다.


주차장 길에 있다는 케이크집은 아직 있을까요. 거기도 시간 날 때 가본다 하고 미루고 있는데 말입니다. 잊어버리지 말고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글이 상당히 많이 밀려 있어서 좀 달려야 하긴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하지만 글 하나 쓰는데 들어가는 시간이 상당하다보니..-ㅁ-;


1월 말쯤인가, 이글루스 밸리에 홍대에 있다는 어느 수프 가게에 대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수프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따로 시켜서 맛있는 수프를 먹었던 적은 드뭅니다. 아니, 정확히 쓰자면 한 번 더 방문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런 수프집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강남의 크루통도 그렇고 일본의 수프스톡도 그렇고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하다고 하기엔 그렇지요. 그래서 반신반의하며 두근두근하는 가슴으로 다녀왔습니다.




저 골목인지 그 아랫 골목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하여간 저기쯤입니다.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카카오붐과 비스윗온 같은 카페가 늘어선 카페골목을 들어서서, 언덕을 향해 올라가다 죽 올라가다보면 왼편으로 보입니다. 팜 카밀레 지나서, 카페 오븐 지나서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계단을 세 네단 정도 올라가야 하더군요.'ㅅ'

매장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4인 테이블로 6개? 2인석이 2개, 4인석이 2-3개, 6인석으로 쓸 수 있는 자리가 2개 정도였다고 기억합니다. 주문받고 준비하는데다 점원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그러니 아주 배고플 때 가게 되면 속도가 느려서 화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이미 시간이 지났다보니 뭘 시켰는지도 가물가물합니다. 아마 감자수프였을 겁니다. 치즈가 올라간 감자수프.
수프를 시키면 직접 구웠다는 치아바타가 두 조각 나오고, 치아바타는 더 받아 벅을 수 있답니다. 하지만 제게는 저것으로 충분했습니다.-ㅠ-



국수그릇으로 쓰지 않을까 싶은 커다란 사발에 크림수프가 담겨 있습니다. 먹어보니 감자가 살살 녹아서 걸죽해졌더군요. 거기에 위에는 치즈를 뿌렸습니다. 떠먹다보면 치즈가 죽 늘어지는 것이 재미있네요. 그리고 보시면 아시겠지만 후추는 통후추를 갈아 쓰나봅니다.




취향에 따라 간을 맞추라고 소금을 내왔는데 저는 심심하게 먹는 편이라 오히려 약간 짭짤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것도 먹다보니 금새 익숙해지더군요. 떠먹어도 맛있고 치아바타를 듬뿍 찍어도 맛있습니다.
치아바타는 사실 정통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빵이라면 가리지 않고 잘 먹습니다. 뭐, 치아바타라고 인식하고 빵을 먹어본 것은 이전에 제니스 카페에서 먹었떤 샌드위치가 전부인가봅니다. 조금 굵은 빵결에 퍽퍽한게 아닌가 싶지만 수프에 찍어먹기에는 이런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느낌의 수프에, 집에서 만들어 먹는 느낌의 빵이라 재미있더군요.


다만 가격이 조금 비쌉니다.-ㅁ-;
치아바타를 제공하는 수프 세트가 9900원이거든요. 파스타도 1만원 전후였다고 기억합니다. 샌드위치도 속 재료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지만 예산은 1만원 전후로 잡고 가셔야 할겁니다. 하지만 마음 흡족하게, 편하게 먹을 수 있으니 좋지요. 특히 날이 추워 마음까지 얼어붙는 날에는 수프 한 그릇 먹으러 가고 싶어집니다.

날이 스산하고 감기가 올락말락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수프는 신세계 강남점에 있는 에드워드 권 레스토랑에서 먹은 옥수수 수프이지만 이렇게 걸죽한 수프도 좋습니다. 먹고 나면 수프를 만들고 싶어진다는 것이 단점일까요. 하핫.

생각난김에 집에 가면 채소 수프를 만들어야겠습니다.-ㅠ-

올해 들어서 한 주에 한 번 정도 카페 루트에 갔습니다. 한 주 걸러 한 번 간 때도 있긴 하지만 꽤 자주 갔지요. 스타벅스는 그 사이 거의 가질 않았습니다.'ㅅ'
하지만 몇 번 가면서 느끼는건데, 커피 주변 음료보다는 커피가 낫습니다. 그리고 사이드 메뉴-간식류는 시키지 않는 것이 낫더군요. 코스트코의 향기가 아주 진합니다. 위 사진은 바나나에 얼음 넣고 에스프레소를 넣어 갈아 나온 음료인데 맛이 없었습니다. 바나나 풋내가 진하게 나는 것이 덜 익은 바나나를 썼나봅니다. 초코랑 바나나랑 커피 조합이면 웬만해서는 맛 없을리 없다 생각하며 시켰는데 그렇더군요. 허허허. 바나나는 갈색 반점이 생길 때까지 익힌 것이 좋은데 그러기엔 보관상의 문제가 많긴 하니..(먼산)



이건 그 뒤 언젠가의 방문 때 시킨 꿀레몬차와 크림치즈 베이글입니다. 크림치즈 베이글의 정확한 가격이 기억나지 않는데 3천원인지 5천원인지 하여간 그럽니다. 그냥 베이글만 내주어도 괜찮았을텐데 속에 발린 것을 보니 크림치즈를 발랐나봅니다. 하지만 오븐토스터나 프라이팬에 구운 것도 아니고 전자렌지에 돌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씹다보니 턱관절이 아픕니다. 질기고 질겨서 내가 씹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빵이 맞는 걸까요.; 게다가 미지근한 것이 따끈따끈한 베이글은 절대 아니고...(먼산) 크림치즈는 이미 녹아서 빵에 스며들고 있고...(먼산2)

크림치즈 베이글을 먹고 나서는 카페 루트에서는 커피만 시키고 다른 메뉴는 시키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ㅠ-
내키지 않지만 간식이 먹고 싶을 때는 루트에 가기 전에 살짝 간식을 사들고 갑니다. 저녁을 여기서 해결해야 할 때가 많아서 그런거라고 합리화를 시키고 있는데 말입니다. 미안한 건 어쩔 수 없네요. (훌쩍)
일본여행 전의 사진들도 몇 가지 있어서, 가능한 빨리 올려야 겠다 싶어 글을 잡았습니다. 길지 않게 쓰겠지만 카페 루트의 글은 가능하면 여행 전에 쓰는 것이 좋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전에도 한 번 소개했지만 카페 루트는 홍대 정문 근처에서 가장 찾기 쉬운 커피점입니다. 물론 스타벅스 같은 커피체인점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카페 소스도 본격적인 커피 전문점이라고 하기엔 음식 중심의 어중간한 분위기라 생각합니다. 커피를 중심으로 한 카페는 그 주변에서는 찾기 쉽지 않지요. 놀이터 근처 골목에 커피콩 볶는 곳이 또 있다 들었지만 가 본적은 없습니다.

여기는 펠로우님께 소개를 받고 가게 되었습니다. 찾기가 쉬워서 한 번 가긴 했지만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햇살을 좋아하는 때는 잘 가질 않게 되더군요. 그래도 이번만은 꼭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다고 생각해 다녀온 것이 1월 중순 쯤의 일입니다.




홍대 정문을 등지고 신촌방면으로 걸어갑니다. 스타벅스를 왼편에 두고 걸어가다보면 퍼플레코드라는 레코드 가게가 있고 그 지하로 내려가는 부분에 카페 루트의 간판이 있습니다. 파란색에 가까운 하늘색 간판이고 입간판도 있으니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이날은 맛있는 드립커피가 마시고 싶었던 것이고, 제 취향은 케냐나 만델린인데 이날은 만델린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르다보니 에티오피아로 낙찰.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모카라인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뭐, 제 입에는 만델린이 어디까지나 최고고 브라질 쪽도 그닥이긴 한데 말입니다. 신맛이 잘 어울리는 커피는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에티오피아는 괜찮았습니다. 위키 붙들고 딴짓하다가 커피가 식은 다음에 마시기도 했는데 그래도 괜찮더군요. 신맛이 돌긴 하지만 자극적이진 않아서 무난한 커피였다고 기억합니다.



사실 저녁까지 여기서 한 번에 해결보려 한거라, 그 다음에는 토스트를 시켰는데 말입니다. 토스트가 다 떨어졌다네요. 샌드위치도 한 종류만 남았다길래 고민하다가 카페인에 몸서리치더라도 달려보자 싶어서 카페라떼와 아포가토를 시켰습니다. 아, 물론 이건 여행가기 꽤 전의 일이기 때문에 이 때의 카페인이 몸 컨디션 조절에 영향을 끼치진 않았을 겁니다. 여행 전날의 불면에 가장 지대한 공을 세운 것은 스타벅스의 카페라떼였거든요.(...)

카페라떼의 맛은 좋았습니다. 뭐랄까, 왜 여기를 나두고 스타벅스를 가냐 싶은 정도로군요. 4천원에 이정도 맛이면 차라리 여기와서 마시겠습니다. 게다가 스타벅스의 커피값도 올랐으니 말입니다. 숏 사이즈 기준으로 300원 오르긴 했지만, 그리고 꽤 오랜만에 올리긴 했지만 올려놓고 슬쩍 입닦으려 했다는 것에 대한 괘씸죄가 적용되긴 했지만 뭐, 맛있는 카페라떼를 만드는 (직원이 있는) 스타벅스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고정적으로 맛있는 카페라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를 찾아가는 쪽이 편하지요. 가격도 크게 차이나지 않고, 와이브로를 쓰고 있는 저는 무선 인터넷은 딱히 필요 없습니다. 게다가 여긴 와이브로가 잘 잡히는걸요. 콘센트도 많아서 노트북 쓰는 것에도 어려움이 없고요. 이전에 카페 루트 방문을 망설였던 이유 중에 노트북 전원을 연결할 콘센트의 유무를 몰라서 그랬던 것도 있으니 이제는 망설임 없이 갈 수 있습니다. -ㅂ-



이쪽은 아포가토. 아이스크림에다가 에스프레소 한 샷을 부어 먹는 것인데, 카페라떼는 잠시 옆으로 치워두고 이쪽을 먼저 먹었습니다.




-ㅠ-

맛있더군요. 다만 이쯤되니 슬슬 카페인이 손끝까지 와닿는 느낌입니다. 에스프레소가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역시 에스프레소 맛이 직접적으로 와닿는 아포가토를 먹었더니 카페인에 대한 반응 속도가 빠른 것 같습니다. 물론 심리적인 요인도 있겠지요. 쓴 것을 먹으니 더 카페인에 취하는 듯한 느낌 말입니다.
다만 그 문제 때문에 다음에도 또 시켜 먹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아포가토는 맛있지만 제게는 카페인 반응속도가 광속으로 치닫는 느낌이라..-ㅁ-; 아마도 다음에 가면 카페라떼에 토스트를 시키지 않을까 합니다. 후후.

사람이 없어서 조용하기도 하고, 혼자서 놀기도 좋고. 햇빛이 없다는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종종 찾아갈겁니다. 이러다가 전메뉴 제패라는 글이 올라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걸요. 그리 되려면 카페인 농도는...;

이름만 보고 이디야와 칼디 커피가 손 잡고 만든 카페인가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별개로 만들어진 체인점인가 봅니다.'ㅂ' 홍대 푸르지오 길 건너편에 있지요. 길가에 있으니 찾기는 아주 쉽습니다.

공사하는 것을 보고 꽤 기대하다가 시간을 내어 들어갔더랍니다. 1층 들어가서는 좁다 싶었는데 2층이 훨씬 넓어 보이는군요. 길가에 있으니 길을 내려다 보며 느긋하게 즐길 수 있겠다 싶었는데 창가에 면한 대부분의 자리는 흡연석입니다. 유리로 둘러서 공간을 구분했으니 안쪽의 금연석과는 섞이지 않겠고, 그래도 창가자리가 한 군데는 남아 있으니 아쉽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창가자리에 대한 경쟁이 조금 치열할지도 모르지요.^^;

어쨌거나, 처음 1층 들어가서는 메뉴판 보고는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싼 편이라는 카페라떼가 4500원이던가요. 이 가격이면 차라리 스타벅스를 가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일단 들어왔고 점원들이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맛이라도 보자 싶어서 계산했습니다. 다행히 카페라떼가 오늘의 커피로 할인이 적용되어 3500원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맛 평가는 더 박했을텐데 말입니다.
맛은 그냥 무난합니다. 가격 문제로 심기가 불편하던 차에 올라가서 한 모금 마시는데 호, 이정도면 괜찮다 싶었으니까요. 까칠해 있었는데 의외로 괜찮아서 놀랐다는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단, 커피 가격을 그대로 4500원 내고 마셨더라도 그런 평가였을까에 대한 의문은 접어둡니다. 게다가 머그도 아니고 테이크아웃 커피잔에 준다는 것도 감점이지요.-ㅂ-

간식류도 이것 저것 있었지만-케이크는 빈약합니다;- 일단 뒤로 미뤄두었더랍니다. 그 이유는 다음 글에도 올라가겠지만 다른 곳에서 간식을 사왔거든요. 이날은 12월 31일. 연말 연시 기념 케이크를 구입했기 때문에 보기만해도 배가 불렀지요. 그러고 보니 몬스터 쿠키를 사러 직접 갔던 날도 이날이고 오늘은 11일이니까 무려 열흘도 더 전의 이야기네요.(먼산)

이어서 르 쁘띠 푸의 케이크가 올라갑니다.
어느 날 키르난은 너무도 간절히 케이크가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케이크의 불모지에서 서식하다보니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파리바게트의 케이크. 이미 두 번 먹고 질렸기 때문에 가능한 파리바게트는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홍대 포카치노의 케이크. 왜냐하면 스타벅스의 케이크는 가격 대 성능비에서 마이너스 무한대로 달려가는 탁월한 성능을 지녔거든요. 시킬 때마다 대부분 후회하게 만드는 것도 재능입니다. 후회하지 않는 경우는 피칸파이 정도지만 이것 역시 그럭저럭의 수준이고 차라리 파리바게트의 조각 호두파이를 두 개 사먹는 것이 낫겠다 싶을 때가 많더랍니다.



거두절미하고 그래서 포카치노의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티라미수를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신맛이 나는 케이크는 지양하자 싶어 초콜릿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가격이 비싸니 음료는 무리다 싶어 초콜릿 케이크와 포카치아를 시켰던 탄수화물충만한식단이었던 겝니다.



겉모습은 나쁘지 않아요. 그냥 초콜릿 스폰지가 들어간 초콜릿 무스케이크입니다.
그러나 먹어보면 그게 전부입니다. 겉모습이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먹다보면 '이제 그만'이라고 포크를 내려놓고 싶은 때가 옵니다. 나는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먹을 수 없지만 이 초콜릿 케이크라면 한 포크 더 먹을 수 있어라며 자기 최면을 걸게 되는 그런 맛은 아니었습니다. 상상하는 그대로의 맛인데 이게 역설적으로 맛의 부족함을 내보이는 겁니다. 게다가 가격이 4천원인가 4500원인가. 파리바게트의 초콜릿 조각 케이크와 비슷하니 그냥 그게 낫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스타벅스와 포카치노는 제과라인이 비슷하지 않나요? 그러니 맛을 기대하면 안되는 거였나..;
※ 스타벅스: 조선호텔 델리. 그러나 이마트에 들어가는 데이앤데이도 조선호텔 델리. 맛은 천양지차.
※ 포카치노: 신라명과.

날이 으슬으슬하니 춥네요. 요즘 허리가 조금씩 아파오던 데다 어제 저녁에 과일을 먹고 잤더니 몸이 부어 있어 상태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금전 관련한 모종의 사태가 ... (먼산)

어쨌건. 추운 날에는 따끈한 무언가가 먹고 싶어집니다. 그러니 묵히고 있던 양송이 수프 사진을 꺼내 드는거죠.-b-


이날도 비가 왔을겁니다. 주륵주륵 내리는 비에,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것 같아 따끈한 수프를 먹기로 했습니다. 가격이 3500원인가, 4천원 정도일겁니다.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이날은 평소보다 조금 많이 시켰지요.



수프는 보통 두 종 정도 준비하는가 봅니다. 이날 두 종류의 수프 중에서 어떤 걸 먹을까 고민하다가 양송이 수프를 택했습니다. 그냥 사발 같은 곳에 담겨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받아들고 보니 컵에 나왔습니다. 양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는데 먹고 나니 든든하군요. 레토르트인지 아닌지 가리기는 어렵지만 시판하는 수프보다는 훨씬 뻑뻑합니다. 만들 때 밀가루를 너무 넣었거나 아니면 육수를 덜 넣었거나 둘 중 하나지요. 예전에 어머니가 처음으로 오뚜기 수프를 끓였을 때, 지나치게 물을 적게 잡아 나온 몽글몽글한 괴식이 떠오르더랍니다. 물론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걸죽한 국물을 떠올린 제게는 그랬다는 겁니다.^^;
수프는 딱 수프 맛.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그릇 때문인지 양이 적어보여 아쉽더군요. 양만 두고 보면 파파로티의 수프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그쪽은 레토르트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거긴 컵이 아니라 입구가 넓은 사발을 쓰는데 그리 깊지 않으니 양만 두고 보면 많이 차이나진 않을겁니다.

이날은 치아바타를 수프에 찍어 먹었습니다. 수프를 다 먹은 다음에는 디저트 겸(?)해서 카페라떼에 찍어 먹고요.

그래도 역시 전 카페라떼에 치아바타가 좋습니다. 그야 가격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지요.-ㅠ- 카페라떼를 포기할 수는 없고, 수프까지 시키면 가격이 확 올라가거든요.

이날은 비가 내렸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사이,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더군요. 아니, 애초에 밖에 자리를 잡고 가방을 내려놓은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졌으니 일어날까 말까 망설이던 때는 비가 꽤 내리고 있었을겁니다. 글쓰기를 미뤄두면 이렇게 기억도 날듯말듯 한다니까요.

포카치노는 중정이 있는 구조라 입구에 가까운 자리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자니 꽤 재미있습니다. 문 앞에는 유리로 차양-아니, 비막이 창을 달았는데 거기에 빗방울 떨어지는 모양을 보고 있자니 신선하더군요. 수직으로 서 있는 창에 빗방울 스치는 것은 자주 보았지만 천창이나 그 비슷한 곳에 빗방울이 내리 꽂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니까요. 날도 어둑해지고 어두워지니 또 노란 불빛은 상대적으로 따뜻하게 느껴지고.

우아하게(?) 묘사하고는 있지만 사실 이날은 아주 귀여운 도깨비 두 마리가 정신을 산만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포카치노의 케이크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앞서 먹어본 것은 티라미수였지요. 하지만 티라미수도 그렇고 이 치즈타르트도 그렇고 제 입맛엔 맞지 않습니다. 크림치즈 특유의 신맛이 나는데 먹다보면 묘하게 입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킵니다. 진하기도 하지만 역시 디저트의 신맛은 저랑 잘 맞지 않아요. 디저트는 어디까지나 달거나 써야합니다. 쓴맛과 단맛의 조화가 잘 맞을 수록 제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더군요. 티라미수라든지 초콜릿 디저트라든지 말입니다.


워낙 자주 가다보니 쿠폰으로 따뜻한 음료 한 잔을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카페라떼를 마실 생각입니다. 날이 춥다보니 따뜻한 음료를 떠올리기만 해도 흐뭇하군요. 후후후.
소스가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홍대 스타벅스 옆에 자리잡고 있어서 저기가 뭐하는 집인가 종종 궁금해하며 들여다 보았더랬지요.



홍대 정문 근처에는 스타벅스가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놀이터 길건너 쪽에, 하나는 카페 네스카페와 마주보고 있는 자리에 있습니다. 네스카페와 마주보는 쪽의 지점 이름이 홍대갤러리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카페 루트도 그 근처에 있지요.
카페 소스는 스타벅스 홍대갤러리점과 카페 네스카페 사이 길로 아주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스타벅스 옆집이예요. 스타벅스의 흡연석이 뒤쪽으로 있는데 그 공간은 같이 공유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펠로우님이 여기에 일본쪽에서 건너온 카페가 있다고 가르쳐 주셔서 가게 되었습니다. 안쪽으로 아늑하게 자리잡긴 했는데 이상하게 끌리진 않더군요. 흡연석이 먼저 보여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하여간 케이크가 나쁘지 않다는 말에 홀랑 들어가보았더니, 여기가 언젠가 이글루스 밸리에서 본, 모플이라는 독특한 화플을 파는 가게로 소개된 곳이었던 겁니다.-ㅁ-; 뭐, 덕분에 폭주한 것도 있긴 하군요.....

자리는 1층과 2층 양쪽에 있습니다. 2층은 뭔가 시끄러워서 1층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아무도 없더군요. 조용하니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잠시, 아마 직원 교육이 있던 모양입니다. 신입 직원에게 주문 받는 법, 손님이 들어왔을 때의 대처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군요. 공간이 콘크리트를 그대로 내보이는 구조인데다 딱히 공간이 막혀 있던 것도 아니고, 소리가 울렸습니다. 그래서 저도 생생하게 직원 교육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실습 대상(?)이 되는 것도 느꼈지요. 하하하.

메뉴판을 들고 무엇을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엔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어보자 싶어 말차 파르페와 말차 모플을 시켰습니다. 모플은 모치(찹쌀떡)과 비슷한 느낌의 와플이랍니다. 겉 모양은 와플인데 속은 죽죽 늘어지는 찹쌀떡 같은 느낌이라네요. 신기하다 싶어 시켰습니다.



그리고 파르페(6500원) 먼저 등장!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파르페를 시켰던 것은 말차 아이스크림과 조청이 들어간다는 말에 그랬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조청은 없는 듯?; 끈적한 소스는 있지만 조청같지는 않았습니다. 집에서 흔히 보았던 조청과는 달라요.;ㅅ;
모플을 먹었을 때 뿌린 소스가 있어 이게 그건가 싶어 나중에 물어보니 그건 초코시럽이었다고 합니다.



위에 올려진 것은 깨 강정입니다. 달달하고 고소하니 괜찮던걸요.
속에는 아이스크림외에도 케이크가 들어 있습니다. 무슨 케이크인지는 잊었는데 냉동고에 들어가 있던 건지 조금 퍽퍽하고 단단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이랑 먹으면 잘 어울립니다. 말차 아이스크림을 듬뿍 듬뿍 발라 가며 함께 먹었습니다.
아이스크림도 듬뿍 올라가 있고 팥도 맛있어서 6500원에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을 하며 먹었습니다.-ㅠ- 괜찮은게 아니라 가격 대 성능비가 꽤 좋은거죠.



그리고 이게 모플입니다. 아래 깔려 있는 것이 모플. 그 위에 아이스크림과 깨강정이 올려져 있습니다. 그릇에 뿌린 가루는 가루설탕과 말차가루인가봅니다. 그런데 말차가루 색이 그리 예쁘진 않군요.-ㅁ-; 혹시 말차가루가 아니라 녹차가루인가?;



앗, 앞서는 팥도 올라가 있다는 걸 안 적었군요. 아이스크림은 뜨끈한 모플 위에서 노곤노곤 녹고 있습니다.-ㅠ-


모플이란 것, 꽤 특이하긴 하지만 제 입맛에는 안 맞습니다. 차라리 찹쌀떡이나 인절미를 따로 구워먹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찹쌀떡보다 반죽이 묽다보니 잘라서 먹고 있노라면 이건 왠지 풀빵같은 느낌입니다. 아하하; 반죽 자체가 강한 맛도 아니고요. 와플처럼 달달한 것도 아니고 씹는 맛이 좋은 것도 아니고. 게다가 위에 올려진 것들은 강렬한 맛을 자랑하고 있으니 이건 미묘하네요. 다양한 재료가 올라간 모플이 있던데 어떤 것을 먹든간에 위에 올라간 푸딩이나 크림 맛만 기억하고 모플은 어떤 맛인지 까맣게 잊어버릴 겁니다.


식사류도 여럿 있고 디저트도 여럿 있지만 워낙 다양하게 하다보니 약간 미심쩍어 보이기도 하네요. 음식들은 시켜먹어보지 않았지만 먹어보고 싶은 것도 있었거든요. 다음에 더 가게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ㅅ' 야외가 좋지만 이제 슬슬 추워지는데다 거기는 흡연석이고. 1층은 소리가 울리고. 2층도 소리가 울리다 못해 계단을 타고 1층에 앉아 있는 사람한테까지 들리고. 조용하고 느긋하게 있기에는 조금 부족하겠지요.
그래도 파르페가 생각나면 종종 들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 여름에는 팥빙수를 많이 먹지 못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가 있지만 크게 따지자면 맛있는 팥빙수를 위해서는 원정을 가야했다는 것, 단 것을 줄이고 있었다는 것, 찬 음식을 피하고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맨 마지막의 찬 음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긴 했지요. 별로 인정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 나이에 벌써 이가 시린다는 것을요.(먼산)

그래서 홍대 파파로티에 갔을 때, 팥빙수가 메뉴에 있는 것을 보고 조금 고민을 했습니다. 언젠가 이글루스 밸리에서 생각보다 맛이 괜찮더라는 말을 듣기도 했으니 마음이 동하기도 했지요. 어떻게 할까 하다가 먹고 싶은 것을 먹자 싶어서 팥빙수와 수프를 주문했습니다.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면서 재차 확인하더군요. 차가운 팥빙수에 뜨거운 수프라. 궁합이 묘하지 않습니까.


파파로티는 원래 제 수비범위 밖입니다. 번의 달달한 향을 좋아하지 않아서 멀리 돌아 피해가는데 이 때는 이 쿠키 쿠폰을 얻어서 겸사겸사 간 겁니다. 뭐, 쿠폰이 없었다면 애초에 팥빙수와 수프에 돈 쓸 일도 없었겠지만 다 그런거죠.
쿠키 사진은 미처 못 찍었는데 안에는 밀봉포장된 쿠키가 두 봉지 들어 있습니다. 버터가 듬뿍 들어갔는지 단단해 보이지만 베어 물면 파삭하고 흩어지듯 부드럽게 씹히는 쿠키입니다. 설명이 어렵지만 직접 먹어보시면 알겁니다. 3500원이라는데 이정도면 허용범위 안이네요. 가끔 홍차 마실 때 생각날 것 같습니다. 단, 견과류가 들어 있으니 싫어하는 분은 조심하셔야겠지요.



팥빙수가 2천원, 수프가 3500원이었을겁니다. 양은 적지 않네요.



얼음이 녹아내리는 것이 더 빠를테니 팥빙수부터 먼저 먹었습니다. 위에 올려진 것은 과일젤리인지 과일잼인지 싶었는데 꽤 답니다. 하지만 문제는 잼이 아닙니다. 팥이지요. 한 입 먹는 순간 아주아주 익숙한 그맛. 통조림 팥입니다. 하기야 가격 생각하면 당연한데, 입에는 지나치게 단데다가 '나 인스턴트라능~'이라는 포스를 먹는 내내 팍팍 풍깁니다. 비비빅도 아니고 빙빙바의 팥을 그냥 퍼먹는 느낌이라고 해야겠지요.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것도 아닌데 팥 아이스크림을 먹는 느낌이 납니다. 어허허. 가격이 싸고 팥빙수로서의 맛도 괜찮지만 제 입맛에는 안 맞습니다. 역시 올 여름에 아름다운 차박물관을 가야했나요.



팥빙수를 비운 다음에 먹어서 수프는 조금 식어 있었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빵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번을 여기에 찍어 먹을 생각은 안듭니다. 모닝롤이나 식빵이 있었다면 즐겁게 먹었을텐데 어쩔 수 없지요. 하지만 제 주머니 사정에서 수프에 3500원을 쓴다는 건 조금 미묘합니다. 한 끼 금액이긴 하지만 빵보다 포만감도 덜하고 속도 허전한 음식을 시키기는 그렇죠. 평소 식생활과 음식 쇼핑이 모두 빵에 촛점이 맞춰져 있으니 음식 가격 계산할 때도 이 금액이면 빵이 몇 개~ 이러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하;


홍대 파파로티는 놀이터 근처에 있습니다. 홍대 정문 근처에 있는, 벼룩시장 열리는 놀이터에서 럭셔리 수노래방쪽으로 걸어가다보면 놀이터 맞은편에 있지요.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번 종류 중에서는 파파로티가 제일 맛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얼핏 들었지만 먹지는 않을거예요. 달고 짠 것이 요즘이 제 입맛과는 안 맞는답니다. 입이 점점 짧아지는 것 같아 조금 걱정되네요.
지난주에 홍대 갔다가 다녀온 카페 세모입니다. 이름은 SEMO. 이 앞을 지나다닐 일이 많은데 다닐 때마다 꼭 안 쪽을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1-2층의 카페인데, 1층은 북카페 분위기인데 남의 집 거실에 살짝 놀러간 느낌으로 배치를 해두었더라고요. 엉덩이쪽이 낮게 디자인된 의자에다 작은 탁자라 거기 앉아 있으면 잠이 솔솔 올 것 같기도 하고요. 밖에서 보고 있자니 왠지 파파 톨드 미의 의자가 떠오릅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연극을 하는 어느 아가씨에 대한 에피소드에서, 대본을 읽을 때 쓰면 좋을만한 커다란 의자 이야기가 나오지요. 그런 분위기를 떠올렸습니다.
물론 실제는 조금 달랐습니다.(먼산)

잊기 전에 카페 위치부터 메모해야겠네요.



지도상으로는 꽤 이상하게 나옵니다.


다시 말해 카페 세모는 카페 클라우드로 내려가는 꽃집옆 골목길로 가서 왼쪽 길을 선택한 다음 돌담길을 따라 죽 걸어가서 유료주차장을 지나면 바로 보입니다.




어떤 것을 시킬까 꽤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가격이 홍대 카페 평균 가격 정도라 평소 제 홍대카페지출비보다는 높았습니다. 포카치노에서 치아바타와 카페라떼를 시키면 5500원인데 여기는 카페라떼 한 잔에 5천원, 치즈케이크를 비롯한 디저트류가 4천원입니다. 치즈케이크 외에 브라우니도 있고요. 팬케이크도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1층에 들어가면 창가쪽 자리가 여럿 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바닥에 앉을 수도 있는 자리. 이불도 있는 것 같더군요.'ㅂ' 1층 인테리어는 정말 남의 집 거실에서 뒹굴뒹굴하는 느낌을 줍니다. 어디에 앉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은 창가쪽 자리. 사진에 보이는 크지 않은 탁자가 있고 양쪽에 엉덩이가 깊숙이 들어가게 앉을 수 밖에 없는 의자가 있으며 사진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것처럼 등받이 없는 동그란 소파(스툴?)가 있습니다.



혼자 놀러왔다면 책을 가져와서 한참 동안 느긋하게 보아도 좋으련만, 그러기엔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테리어는 취향인데 음료 가격이 홍대 평균 가격인데다 맛은 그럭저럭이라는 점이지요. 하하.;
치즈케이크는 직접 만든건지 아니면 가져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필라델피아가 아닌가 했는데 먹어본지 하도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먹는 도중에 레몬필이 씹히는 것도 필라델피아가 아닌가 싶었고요. 맛은 그냥 저냥 괜찮았습니다. 생각보다는 양이 많더군요. 찐덕하게 구운 치즈케이크라 그렇겠지만 말입니다.
커피는 무난한 맛이었다 기억하지만 뇌리에 박힐 정도로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저거 두 개 해서 9천원. 그렇다면 오래오래 눌러 있어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고요. 뭐랄까, 우아하게 무릎덮개 덮고 수를 놓아도 좋을 듯한..?(..)

의자에 놓여 있는 쿠션도 수 놓은 쿠션이라 신기했더랍니다. 하핫.


마음 맞는 친구랑, 혹은 혼자서 놀 때 책 한 권 들고 가서 뒹굴거리면 좋겠다 싶은 카페였습니다. 2층은 또 어떻게 꾸며져 있을지 궁금하네요.'ㅅ'


이날은 조금 많이 시켰습니다. 치아바타와 포카치아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가 결국 두 손 들고 둘다 시켰습니다. 치아바타는 지난번에도 올렸고, 포카치아는 버섯 포카치아입니다. 윗부분의 토핑만 올라가 있지만 그것만 해도 충분합니다. 먹다보니 욕심이 과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어찌 어찌 다 먹긴 했는데 역시 빵 두 개를 먹는 것은 무리입니다.



이날은 주문하면서 보니 첫 번째 방문 때의 직원이 있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이번에도 맛있는 카페라떼가 나올까 기대했습니다. 일단 크레마도 괜찮고 우유거품도 굉장히 곱습니다. 게다가 라떼 아트까지.
하지만 한 모금 마셔보고는 좌절했습니다. 우유가 지나치게 많았습니다.; 거품층이 굉장히 얇군요. 우유거품 없이 찻잔에 넘실넘실하게 카페라떼가 담겨 있습니다. 양은 많아 좋지만 이전의 그 맛이 아니야라며 눈물을 삼켰습니다. 첫 번에 그렇게 맛있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더라면 미련이 남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그 첫 맛이 무섭군요.


그리하여 그 다음에 홍대 갔을 때는 근처의 다른 카페에 갔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지요.-ㅂ-;
카페는 아니지만 이것도 홍대 카페기행에 넣겠습니다.

홍대는 빵집이 많지 않았습니다. 과거형인 것은 최근 1년 사이에 디저트 카페뿐만 아니라 빵집도 굉장히 많이 늘어났거든요. 카페골목이라 제멋대로 부르는 골목에 미루카레가 생긴 것도 그 1년 사이고, 놀이터 앞 파리바게트도 생긴지 한 달 남짓이고, KFC 맞은편 파리바게트는 최근 카페 파리바게트로 리모델링해서 다시 나왔지요. 물론 리치몬드가 있긴 하지만 여기는 자주 가게 되진 않더라고요.'ㅂ'

하여간 언젠가 보고서는 들어갈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던 빵집이 하나 있습니다. 작지만 겉에서 보기에 '난 블랑제리'라고 써붙인 듯한, 전형적인 (프랑스?) 빵집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홍대 정문 근처입니다. 홍대 정문을 등지고 서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하나은행이 모퉁이에 있습니다. 그 옆, 카페 네스카페와 스타벅스 홍대갤러리점 사이의 골목으로 걸어가다보면 왼편에 있는 건물에, 한솥도시락 옆에 작은 빵집이 있습니다. 찾기는 굉장히 쉽습니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가게 된 것은 bluexmas님의 글을 읽고 나서 였습니다. 감동을 받았지요. 맛있는 치아바타와 맛있는 바게트라니 말입니다. 그리하여 그 날 바로 저녁 때 들러보았습니다.
빵 종류는 굉장히 적습니다. 단빵이나 조리빵에 식빵까지, 다양한 빵을 취급하는 빵집들과는 달리, 여기는 발효빵을 기본으로 해서 손에 꼽을 정도의 빵만 만들어냅니다. 다 기억은 못하지만 치아바타, 흰 바게트, 갈색 바게트, 깜파뉴, 스콘, 올리브빵 정도일겁니다. 아, 브렛첼도 있을겁니다.'ㅂ'
그래도 저를 유혹하기에는 충분한 수이니, 어떤 빵을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깜파뉴를 골랐습니다. 파리바게트에서도 본 적 있고, 언젠가 다른 빵집에서도 사다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근데 그게 어느 빵집인지는 기억나질 않네요. 확실히 먹어본 적은 있는데 말입니다.



적당히 찍은 사진이라 크기가늠이 안되지만 꽤 큽니다. 저거 한 덩이에 7천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캄파뉴는 바게트와도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큰 덩어리빵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바게트보다는 오히려 캄파뉴나 시골빵을 더 많이 먹는 것 같더군요. 언젠가 신이현의 알자스에서 그 비슷한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하루면 딱딱해지는 바게트보다는 오래 묵혀 먹어도 괜찮은 시골빵을 많이 먹는다고 말입니다.

근데 맛은....;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왜냐면, 구입한 날 바로 먹은 것이 아니라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그 며칠 뒤에 썰어 토스트 해먹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보니 진짜 맛을 보았다고 하긴 어렵지요. 제게는 좀 질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빵의 조직이 식빵정도로 치밀하거나 하진 않아서, 구워 먹으면 입안이 조금 쓸립니다. 이런 덩어리빵이라면 Passion 5의 발효빵(아마 이쪽은 독일식?)이 더 취향입니다.



그 며칠 뒤. 이번에는 치아바타(2300원)와 바게트(3300원)를 사보았습니다. 바게트는 길다란 봉투가 없기 때문에 아예 반으로 잘라드릴까요라고 묻더군요. 어떻게 할까 하다가 반으로 잘라서 들고 왔습니다. 바게트가 나온 직후였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저 유혹적인 빵냄새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바게트의 재료는 이스트에 밀가루, 물, 소금만 들어가고 그 외 다른 재료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아는데 그것만으로도 저렇게 유혹적일 수 있다니, 정말 두렵습니다. 갓 구워낸 빵냄새는 유혹에 넘어간 사람만이 압니다.(음?)



오븐토스트에 구웠습니다.
밀크티와 달걀프라이와 잼을 준비해놓고 바게트를 뜯었지요. 집에 빵칼이 없다는 것이 이럴 때는 참 슬픕니다. 하지만 먹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손으로 껍질부분을 찢듯이 잡아 당겨 달걀 노른자에 푹 찍어 먹거나 위에 딸기잼을 올려 발라 먹습니다. 후후후. 아주 행복하군요. 행복합니다.



나머지 반토막은 그 다음날 먹었습니다. G도 같이 먹었기 때문에 이번엔 잼이 두 그릇입니다. 제가 먹을 잼에는 모종의 장난을 쳤기 때문에..-ㅠ-



붉게 찍혔는데 갈색 바게트는 겉이 굉장히 단단합니다. 바삭하게 단단하니 단단하다 해도 맛있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바게트중 이것과 비슷한 타입이라면 패션파이브의 바게트가 생각나는데요, 그쪽보다는 더 쫄깃하고 더 바삭하고.. 하여간 더 취향에 맞습니다. 다음부터는 패션파이브의 독일빵과 폴앤폴리나의 바게트를 공략해야겠네요.-ㅠ-




G가 치아바타를 먹을 때 곁들인 드레싱입니다. G의 친구가 일본에 다녀오면서 선물로 사다주었답니다. 딘앤델루카의 바질 드레싱입니다. 발사믹 소스와 올리브유 드레싱인데 뚜껑을 여는 순간 바질향이 확 납니다. 작은 플라스틱병에 담았던데 지금은 흔들려서 섞여 있군요. 원래는 발사믹과 올리브유가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그 강렬한 바질향에 저는 먹을 생각을 못했지요. 하지만 귀엽기도 하고 선물용으로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하고 싶긴 한데, 저거 사려면 예의 '타운'들까지 가야할테니까요. 거긴 너무 멉니다. 고민은 조금 해야겠네요.

포카치노는 생길 때부터 가볼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던 곳입니다. 가볼까 싶긴 했는데 밖에서 보는 분위기가 범상치 않아(?) 발을 못 딛겠더군요. 유럽풍이라고 해야하나. 다른 홍대 카페들과는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게다가 그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다보니 갈까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스타벅스에 가서 3천원짜리 카페라떼 마시고 말지 싶어서 발길을 돌린 것도 여러 번입니다.
그러다 엊그제는 호기심이 이겨서 드디어 들어가보았습니다.



찾기는 굉장히 쉽습니다. 홍대 크리스피크림 길 건너편, 피낭(Penang. 전 페낭이라 읽었습니다;)바로 옆집이 포카치노입니다. 아니, 뭐, 찾아들어간 이유가 어느 분의 치아바타 빵 구입기에 혹해서 갑자기 포카치아가 끌렸다거나 한 것은 딱히 아니고, 평소에도 궁금했는데 체험이라도 해볼까 싶어 들어갔던 겁니다.-ㅁ-;;;

다음 로드뷰로도 조금은 확인하실 수 있지만 아마 직접 보시면 그 분위기를 아실겁니다. 포카치노 입구는 건물을 통해 들어가게 되어 있고 들어가보면 하늘이 뚫린 안뜰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쪽에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카페 본 건물이 있습니다. 안뜰 쪽에 앉아 있으면 밖이 보이긴 하지만 거리감이 있어서, 카페 테라스에 앉아 있을 때처럼 주변의 시선에 신경은 덜 쓰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도 입구에 가까운 안뜰만 그렇고, 반대편은 입구쪽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아늑한 분위기고요. 안뜰을 보고는 인형놀이 하면 좋겠다 싶었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습니다.;;
안뜰쪽은 햇살이 잘 들어오는 밝은 분위기고 건물 안쪽은 약간 어두운 조명의 아늑한 분위기입니다. 들어가 보고는 좀더 일찍 찾아올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에스프레소가 3천원, 카페라떼는 4천원 선. 음료는 커피를 중심으로 해서 이것 저것 있습니다. 이름만 보고는 포카치아를 중심 메뉴로 한 빵집이 아닌가 했는데 조금 다릅니다. 메인 메뉴는 파스타. 거기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食빵으로 포카치아가 있고 디저트 메뉴도 몇 가지 있습니다. 포카치아는 2천원부터 시작하니 2천원짜리 시키고 카페라떼 시키면 6천원. 스타벅스에서 카페라떼와 크로크무슈 먹는 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렇게 생각해 포카치아 하나에 카페라떼를 시키면 되겠다 싶었는데 디저트를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티라미수가 있었던 겁니다. 그것도 직사각형의, 커다란 유리그릇(아마도 파이렉스?)에 푹푹 퍼먹는 타입으로! 한 조각에 5500원이더군요.
그래서 그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티라미수를 선택했습니다.

잠시 기다리니 메뉴가 나옵니다.

안뜰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저렇게 가져다 주는군요. 카페라떼는 우유 거품을 붓고 휘저은 모양입니다. 크레마와 섞여 재미있는 무늬가 나옵니다. 커피는 스타벅스 톨 사이즈 정도 됩니다. 생각보다 양이 많았고요.



어, 근데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웬만한 스타벅스보다 맛있습니다. 처음 손에 들었을 때 쓰고 진하지만 달콤한 향이 납니다. 설탕을 토치로 그을린 듯한 냄새입니다. 커피 냄새가 맛있다 싶어 한 모금 마셨는데 진짜 괜찮습니다. 최근 마셨던 카페라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듭니다. 뭐, 저도 제 입맛을 못 믿긴 하지만 정말 괜찮더군요. 저 아래 깔린 종이에 커피는 일주일에 한 번씩 볶아 쓴다고 나와 있는데 믿을만 합니다. 후후후.



그리고 티라미수. 가장자리 조각을 떼어준 것 같은데, 저렇게 층이 나 있습니다. 시트와 크림 비율이 비슷하지요. 그리고 윗부분은 초콜릿을 긁어 올렸으니, 이전에 효자동 카페 고희에서 보았던 컵 티라미수와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크림에는 마스카포네 치즈를 썼다는군요.



하지만 한 입 먹어보고 좌절했습니다.
딱딱합니다. 얼어 있습니다. 아마 냉동 보관하던 것을 실온에 내놓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더군요. 어쩐지 한 판이 하나도 손 안 댄채 그대로 있더라니. 그릇 가장자리 부분에 해당하는 곳은 크림이 부드럽게 녹아 있지만 저기는 크림을 먹을 때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빵또아(...)를 좋아하니 그것도 나름 괜찮고, 커피 비율도 맞아서 먹으면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아직 굳어 있는 크림이니 100%의 티라미수를 맛 보았다고는 할 수 없지요. 게다가 크림에서 신맛이 납니다. 치즈의 신맛입니다. 마스카포네 치즈는 버터에 가까운 느낌이고 아무 맛 안나니 신맛은 아마도 크림치즈겠지요. 그러니 100% 마스카포네 치즈는 아닌 모양입니다. 마스카포네 치즈를 썼다고 되어 있지 그것만 썼다는 이야기는 없었고, 재료 가격 따져보면 저 크기에 다른 크림치즈가 아닌 마스카포네 치즈만 써서 만들었을리는 없겠지요.
그래도 나쁘진 않았으니 만족은 합니다. 초콜릿 부분이 제 입맛에는 달기도 하니 티라미수를 찾을 때 저 케이크를 먹지는 않을겁니다. 뭐, 초콜릿+치즈+커피가 동시에 부족할 땐 괜찮은 선택이 되겠지요. 홍대에 있으니 찾기도 좋고요.


다른 것보다 스타벅스보다 커피가 마음에 들었으니 홍대에서 시간 보낼 일이 있으면 종종 가볼겁니다. 치아바타도 있었지만 겉부분이 덜 바삭해보이는군요. 그래도 손바닥 만한 것이 1천원. 그정도면 커피와 함께 시켜서 간단히 저녁식사를 해결하기에도 좋습니다. 포카치아도 종류가 많았고요.

다음에 가면 뭘 먹을까요.-ㅠ-

(그러고 보니 생협 모임에도 괜찮겠네요. 식사부터 음료, 디저트까지 한 번에!;;)

홍대 카페 기행을 시작한 뒤부터의 습관이라고 해야할지, 블로거로서의 포스팅정신 때문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지만 보통 카페 한 곳을 가면 아주 마음에 들지 않는 이상 두 번 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스윗온은 다른 약속이 생겨서 방문기를 적고 얼마 되지 않아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아주 솔직히 말하면 이 방문기도 적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적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에도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하하...;

비스윗온은 오후 2시에 엽니다. 그 이전에 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시간에 딱 맞춰 오신 듀시스님이랑 같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번에는 창가쪽이 아니라 주방에 가까운 3인용 테이블이었습니다. 뒤에 오기로 한 일행이 더 있었거든요.
아이스 밀크티는 지난번에 맛보았으니 이번에는 아이스 코코아를 마셔보겠다 싶어 시켰습니다. 그리고 듀시스님은 AOC-프랑스 최고 등급을 받은 버터를 써서 만들었다는 타르트 타탕을 시킵니다. 일단 둘이서 먹고 뒤에 레이가 오면 더 시키길려고 일부러 간소하게(..) 시킨 겁니다. 듀시스님이 주문한 음료는 아마 카페라떼였을거고요.

아이스 코코아. 컵은 아이스 밀크티와 마찬가지로 보덤입니다. 위의 크림층을 찍어 맛보고는 조금 당황한게 우유 거품일거라 생각한 것이 생크림이었거든요. 우유거품을 굉장히 부드럽게 잘 냈다 싶었는데 우유가 아니라 크림. 어허허. 그래서인지 별 생각 없이 다 섞고 나니 코코아가 느끼합니다. 코코아랍시고 다른 곳에서 내놓는 짠 맛 코코아나 프림맛 코코아보다는 훨씬 낫지만 갈증해소에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하하하.
(이러다 생크림이 아니라 우유거품이었다는 반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제 입엔 조금 기름졌습니다)



듀시스님의 카페라떼. 맛이 어땠는지는 듣지 못했습니다.


음료가 나오고 조금 지나서 드디어 타르트 타탕이 나옵니다.


오오오. 이글루스 밸리에서 잠깐 보긴 했지만 이것은 웨지우드?
그 때 그 때 접시가 다른 모양인데 하여간 멋진 세트입니다. 그만큼 먹기도 힘듭니다. 원래 타르트 타탕이든 밀피유든 먹기 힘든건 마찬가지지요. 조각조각 분해해서 잘라 먹는 것이 제격입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포크 옆에는 나이프가 있습니다. 그러니 마음껏 분해해서 먹으면 됩니다.

약간 짭짤하면서도 사각사각 사르르 부서지는 파이결이 재미있습니다. 먹고 있자니 그 바로 위의 가또에 마미 타르트 타탕과도 비교하면 재미있겠다 싶습니다.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니 말이지요. 파이를 잘라서 커스터드 크림(크렘 앙글레즈?)을 바르고 구운 사과를 잘라 함께 먹으면 맛있지만 솔직히 말해 저는 구운 사과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 게다가 커스터드 크림이 제 입맛에는 달았습니다. 파이가 짭짤하다보니 커스터드 크림과 먹어서 그리 묻히는 맛은 아니지만 혼자서 하나를 다 먹는 건 무리겠다 싶더군요. 하기야 보통 그렇게 먹진 않지요.


얼마 뒤, 근처를 헤매고 있던 레이를 챙겨옵니다. 그 더운 날 홍대 골목을 돌아다녔으니 힘들었을테고, 그리하여 지난번에는 단품으로만 시켰던 티라미수와 아포가토 세트를 시킵니다.


이쪽 접시는 귀엽군요. 숫자 아래에는 시간이 아니라 각 달이 프랑스어로 적혀 있습니다. 시계처럼 보이지만 1년이라는 것이지요.

에스프레소의 크레마가 없어지기 전에 잽싸게 부어야 한다 싶어서 사진만 찍고 홀랑 아이스크림 위에 부었습니다. 아이스크림도 직접 만들었겠지요.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세트를 보자니 지난번에 단품으로 티라미수 시켰을 때가 더 예쁘지 않았나 생각도 합니다. 여백의 미. .. 그런거죠.;



검게 점점이 박힌 것은 바닐라빈으로 추정됩니다. 에스프레소 때문에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이 가련해보이지만 먹을 것 앞에서 그런 생각은 하면 안되죠.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 도리입니다. 하지만 역시 아이스크림도 단맛이 강합니다. 음, 에스프레소도 나름 쓴 맛이 강했고 아이스크림도 나쁘진 않았는데 무난한 맛이랄까요. 뇌리에 콱 박히는 맛은 아닙니다.

티라미수는 이전에 갔을 때와 맛이 조금 달라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시트가 조금 덜 달아졌고-시럽이 줄었나..-커피맛도 조금 진하게 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또 크림층이 느끼하단 생각에..-ㅁ-; 지난주 목요일에 다녀왔는데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으니 역시 제 입맛에 100%는 아니었겠지요.



역시 비스윗온은 제게 있어 100%는 아닙니다. 하기야 100% 만족하며 감탄하고 먹은 가게가 많았냐고 물으면 고개를 젓겠지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 가격과 성능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데 하도 다른 블로거들이 칭찬을 많이 해서 그럴까요. 여기가 진리의 티라미수를 팔고 음료가 맛있다고 해서 그럴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저는 마음이 가지 않습니다. 맛의 방향이 제가 추구하는 것과 달라서 그런가 봅니다.
그러니까 아이스 밀크티는 조금 묽었고, 아이스 코코아는 진한데다 기름졌고, 티라미수는 커피맛이 덜나고 시트부분이 취향보다 적었으며 타르트 타탕은 크림이 달았습니다. 조금씩 제게 안 맞는 부분이 있는 거지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다른 분들이 가면 어떨까 싶기도 하지만 그 판단은 다른 분들께 맡기고 싶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B나 G를 데리고 가서 평가를 듣고 싶어요.-ㅁ- 제멋대로인 제 입맛보다는 훨씬 믿을 수 있는 입맛이라 생각하니 말입니다. 그나저나 B는 갈 시간이 있으려나..;




덧붙임.
이 글의 분위기가 평소 제가 쓰는 글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는 분 ... 맞습니다. 아주 고심고심해서 말 골라가며 끙끙대며 썼습니다. -_-a

이글루스 밸리에 하도 많이 올라오고 티라미수가 맛있다고 극찬에 극찬을 받은 곳이라 정말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가기 전에는 모종의 이유로 상당히 감점을 받아 기대치가 꽤 낮아졌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맛있다고 극찬했으니 맛 없으면 안티!'라는 심정으로 다녀왔지요. -ㅁ-; 그 즈음 기분이 안 좋았나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애초에 생길 때부터 위치 파악은 하고 있었으니까요.



아마도 저 쯤일겁니다. 홍대 카페골목이라고 제멋대로 부르는 그 골목에서 카카오붐쪽으로 죽 올라가다보면 언덕길을 70%쯤 올랐을까, 반지하 느낌으로 들어 앉은 건물이 있습니다. 건물 왼쪽 편의 파란 차양에 be sweet on이라 이름이 써 있습니다. 앞에 입간판에는 티라미수와 아포가토 세트 광고가 붙어 있으니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테이블은 꽤 많습니다. 가게가 작은데 비해 테이블이 많고 안쪽 자리까지 있어서 놀라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놀랐던 것은 일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입니다. 확실히 보진 못했지만 남자만 네 분 있습니다. 그 중 한 분이 주문과 서빙을 맡고 두 분은 주방에 있고 하는 것 같더군요. 문에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확신은 못합니다.
(어, 그런데 레이. 말하는 걸 잊었는데 서빙 담당하는 분이 네 모에도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생각을...-_-a)


자리를 잡고 앉으니 메뉴판이 나옵니다. 요즘 카페에서는 자리를 잡고 앉아도 물이 안나와서 왜그런가 했더니 얼핏 듣기로는 관련 조례인지가 통과되었다고 합니다. 카페에서 물을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것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스타벅스에서 얼음물이 사라진 것도 그 즈음 같은걸요. 들리는 말에 의하면 생수는 제공할 수 없으며 제공하는 물은 무조건 수돗물만 가능하다던가요? 아리수를 보급하기 위한 억지 정책이란 이야기도 들은 것 같습니다. 혹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자세히, 정확하게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디저트 메뉴는 단촐합니다. 세 종류던가요. 크렘 브륄레-브휠레라고 메뉴판에 나와 있습니다. 프랑스어 발음으로는 그쪽이 더 정확한 표기일지도?-세트, 타르트 타탕 세트, 아포가토와 티라미수 세트입니다. 노리고 있던 것은 티라미수이고 단품 주문이 가능하다 했으니 일단 물어봅니다. 세트가 7800원인데 티라미수만 주문하면 4800원입니다. 아포가토에는 관심이 없고 양이 많기도 하니 그냥 티라미수만 주문하고, 거기에 역시 극찬 받았던 아이스 밀크티를 시킵니다.


만드는 시간 때문인지 아이스 밀크티가 먼저 나옵니다.


호오. 층이 뚜렷하게 나뉘는 군요. 윗부분은 아마도 우유거품. 아래쪽은 밀크티인가봅니다. 한 모금 마시니 은은한 단맛이 도는데 그렇다고 진하진 않습니다. 물론 제 입맛의 기준은 제가 만드는 차이에 맞춰져 있긴 합니다. 그게 기준이면 '밀크티'는 약간 맹맹한 맛이 날겁니다. 확신은 못하는게, 밖에 나가서 밀크티를 마시는 것은 최근 몇 개월간 거의 없었던데다 제가 만드는 차이는 저지방 우유(...)를 써서 만듭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다시 다룰 예정이니 이쯤에서 접고, 6천원 정도였다고 기억하는 아이스 밀크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애초에 기대치가 낮았으니까요.-ㅁ-;



위에는 가루가 뿌려져 있는데 시나몬가루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나몬 향은 거의 나지 않았으니 찻잎일 가능성도 있을까요?; 찻잎이라면 저렇게 갈색이 아니라 검은색에 가까울텐데. 그럼 아닐지도 모르고..
하여간 티라미수가 나올 때까지 홀짝 홀짝 마시고 있었습니다.

참. 묘한데서 자기도 모르게 분석에 들어가는 것이 제 이상한 버릇중 하나인데 카페에 들어갔을 때 그릇이나 컵이 어디 제품인지 따져보는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아이스 밀크티 컵은 카페 뮤제오에서 본 보덤의 크바드런트 같군요. 확신은 못합니다.'ㅂ'; 맥주잔이긴 한데 용량이 500ml이니 저정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 아니, 저 컵은 그것보다 조금 용량이 작으려나요?;



티라미수는 이렇게 커다란 접시에 나옵니다. 작은 접시보다는 큰 접시가 좋아요. 사각으로 잘리고 위에는 초콜릿을 사선으로 깎아 돌돌 말린 것이 장식으로 하나 얹혀 있습니다.
(사진 뒤쪽으로 보이는 것은 위키. 창가 자리에 앉았더니 와이브로가 잡힙니다. 오오!)



재료는 꽤 고급으로 쓰는 모양이니 코코아 파우더도 발로나겠지요. 여기서 파는 아이스 코코아도 발로나 코코아로 만든답니다. 최근 가격이 올라 1kg에 21000원 정도 합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살 때만 해도 15000원이었지요. 그리고 티라미수에 들어가는 치즈는 크림치즈가 아니라 마스카포네 치즈라고 합니다. 어, 사실 그런 걸 구분할 정도로 혀가 좋지는 않습니다. 크림치즈로 티라미수를 만들어 본 것이 한참 전 일이라 맛도 거의 기억 안나고 말이죠.-ㅂ-;



시트를 보니 시럽에 푹 젖은 것이 보입니다. 이쯤에서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티라미수의 요건은 이렇습니다.

- 크림부분과 시트 부분의 비율이 적절할 것
- 티라미수라는 이름 그대로 상승감을 줄 정도로 커피 맛이 진할 것
- 많이 달지 않을 것

위의 티라미수는 세 가지 요건을 다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물론 위의 기준을 적용할 정도로 괜찮은 티라미수였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다른 곳에서 파는 티라미수는 애초에 느끼하거나 맛 없어서 위의 기준을 적용하기도 전에 탈락하니까요. 크림이 맛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위의 티라미수는 맛있긴 했는데 위의 조건을 하나 하나 대입하면 다 안 맞습니다. 제가 만드는 티라미수보다는 시트부분이 적었습니다. 시트가 적으면 느끼함이 증가할 수 있지요. 크림이 많이 느끼하진 않아서 괜찮긴 했는데 두 번째 조건에서 확 걸립니다. 커피향이 생각만큼 많이 나질 않았습니다. 혹시라는 생각에 시트부분만 살짝 떼어 맛을 보았는데 커피시럽인가봅니다. 시트가 굉장히 단데, 시럽 단맛입니다. 시트 자체가 단 것은 아닙니다. 시트에 시럽을 바르고 위에 커피를 다시 발랐거나, 그게 아니면 커피 시럽을 만들어 발랐거나 했을 겁니다. 색을 보면 전자인데 맛은 후자 느낌이네요. 어쨌건 커피가 진하지 않았고 그래서 커피향이 죽어 있습니다. 티라미수 본연의 맛과는 거리가 있는건가요.
마지막 조건은 그럭저럭 통과이지만 제 입에는 여전히 답니다. 커피가 충분했다면 전체적으로 달아도 커피 쓴 맛 때문에 균형을 잡을텐데 그걸 놓쳤다는 느낌입니다. 많이 달아서 입맛을 망치는 맛은 아니고 적절한 단맛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쌉쌀한 맛이 없으니 아쉽습니다. 거기에 절대적인 기준으로도 달지 않았나 싶은 건 티라미수를 한 입 먹고 나서 아이스 밀크티를 마셨더니 아무런 맛이 안납니다. 그 전에 느꼈던 은은한 단맛도 안나더군요.


그런 고로 여전히 제게는 제가 만든 티라미수가 제일 잘 맞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요. 설탕도 팍팍 줄이고 커피도 아끼지 않고. 아, 물론 레이디 핑거는 자가제가 아니라 구입해다 쓰는 것이니 수입 + 공산품이지만 그래도 일반 시트로는 그 맛을 내기가 어렵더군요. 이전에 B에게 레이디 핑거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만들어 써보았는데 그 맛은 안나더랍니다.


기대를 하지 않고 간 것은 다행입니다. 가기 전에 일부러 기대를 팍팍 줄이고 갔으나, 사실 들어가면서는 그 기대를 뛰어 넘어 대단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맛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그정도는 아니지만 맛있다고 할만하네라는 생각은 들었고, 리뷰를 쓰고 있는 저는 거기서 티라미수를 먹을 일은 없을 겁니다. 다른 디저트는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안듭니다.
그래도 재방문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람이 없을 때 가서 안쪽의 넓은 테이블을 차지하고 뒹굴뒹굴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주방에 가까운 쪽은 뭔가 아기자기한게 재미있더군요. 어둡지만 그게 역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그리고 빈티지랄까, 그런 물건도 은근히 많았고요. 하지만 사람이 없을 때가 거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ㅁ-;




쓰고 있자니 티라미수가 만들고 싶어집니다. 이번에 사온 코스트코 커피를 들고 티라미수를 만들어볼까 살짝 고민됩니다. 음식조절 문제만 아니면 덥석 마스카포네 치즈를 사올텐데 말입니다. 하하하.


사진은 지난 주말의 홍대 어드메입니다. 청기와예식장 근처의 카페 네스카페인데 아메리카노를 시켜 놓고는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켜 놓고 일기장 펼쳐 놓고 앉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들의 뒷모습을 목격해서 커피를 느긋하게 마실 여유는 없었습니다. 대신 친구들과 이 커피 맛에 대해 논의할 시간은 있었지요.

네스카페는 그날 처음 가봤습니다. 들어가서야 파는 커피가 캡슐 커피라는 것을 알았고요. 예전에 H모 카페-지금은 없어졌습니다-에서 된통 당하고는 잊고 있었는데 같은 타입이라니 고민되던데요. 네스카페가 네슬레 카페다보니 네슬레에서 만드는 캡슐을 써서 커피를 만드나봅니다.
아메리카노...........
마셔보고는 뭔가 이상한데 뭐가 이상한지 알 수 없어서 고민했는데 S가 한 모금 마셔보고는 그럽니다.
"향은 맛있는데 커피는 맛이 없어."
어, 그러네요. 향은 꽤 좋은데-그래서 커피 식욕을 자극하는데 한 모금 마시면 맛이 없습니다. 무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절반 이상을 남기고 점심을 다 먹을 때까지 방치했습니다. 식사를 다 하고 나서 커피가 부족하다 생각해 맛없는 커피 마시는 셈치고 한 모금 마셨는데, 향은 없지만 더 맛있습니다. 이거 뭡니까.; 커피가 다 식고 향이 거의 다 날아간 상태가 오히려 더 맛있더군요. 아이스로 마시면 차라리 나았을까요. 하지만 웬만해서는 아이스보다 뜨거운 커피를 선호하니 뜨거운 음료를 마시고 싶을 때는 피해야겠습니다.


인테리어는 미국식이라는 느낌입니다. 아늑하기 보다는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것만 갖춘 느낌이예요. 그래서 미국식. 미국식이라기 보다는 어쩌면 월스트리트식? 제게는 비지니스로 무장한 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카페로 보였습니다. 홍대 분위기와는 조금 떠 있네요.
그래도 그 주변이 조용하기도 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작은 사이즈 아메리카노가 3300원-가볼만 합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커피 체인점이 드무니까요. 커피빈이나 스타벅스는 그 아래쪽에 없는 걸로 압니다.-ㅁ-
피곤하다고 투덜대는 사이 포스팅이 밀렸습니다. 이번 주말에도 포스팅 거리가 꽤 생길 것으로 추정하니 오늘은 마구 날리겠습니다?(...)


어느 날 G가 말했습니다.

"라멘이 먹고 싶어. 라면이 아니라 일본 라멘. 기왕이면 돈코츠처럼 진한 것이 좋아."

그리하여 그 주 주말에 점심 시간에 맞춰 홍대에 가기로 합니다. 가는 도중에 약간의 투닥거림이 있었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넘어가고-일상적인 일입니다;-홍대에 도착한 것이 오전 11시 45분 정도입니다. 하카다 분코는 많이 기다려야 하는데다 제가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없고, 제 오후 일정 때문에 빨리 먹고 일어나야 해서 홍대에서 가까운 멘야 도쿄에 갔습니다. 273번을 타고 갔으니 일부러 가까운 곳을 고른 것이죠. 하지만 푸르지오 상가에 갔더니 아직 열리지 않았습니다. 오픈 시간이 12시라네요. 10분 남짓만 기다리면 되니까 다른 곳에 다녀오자고 해서 호미화방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이렇게 나중에 다시 올려야 하는 포스팅 거리는 메모해둬야 하는데;;)


저희가 첫 손님이었습니다. G는 예정대로 돈코츠를 시켰지만 저는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아 고민했습니다. 게다가 제 평소 점심시간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지요. 그래서 면보다는 밥이 편하겠다 싶어 또 고민하다가 가츠동을 시킵니다. 가츠동이 정말 맛있어 보였거든요.
첫 주문이었으니 그리 시간은 걸리지 않았습니다. 잠시 수다를 떨고 있자 곧 라멘이 나옵니다.



한 때 이글루스 밸리에서 돈코츠 국물내기에 대해 말이 많았던 그 국물이지요. 저는 먹을 엄두를 못냈지만 G는 아주 즐겁게, 행복하게, 맛있게 먹었습니다. 밥이 한 그릇 있었다면 말아먹고 싶은 맛이었다라면서요. 별다른 장식이 없지만 그게 묘미 아닐까합니다.
저 파를 보고 있자니 S는 절대 못 먹을거란 생각이 듭니다.-ㅁ-;



덮밥. 덮밥은 조금 뒤에 나옵니다. 그야 돈가스를 튀기고 옆에서는 양파를 살짝 볶아 양념에 조리고 달걀을 풀고 하는 등의 과정이 더 복잡할테니까요. 한 그릇 받아 들고는 굉장히 뿌듯한 마음이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먹어보는 덮밥인데다 돈가스도 맛있어 보이고, 제가 좋아하는 양파도 듬뿍 들어 있습니다.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먹어보니 또 술술 들어갑니다. 양념도 딱 적당하고요. 요즘 제 입맛이 조금 괴이한 쪽으로 바뀌고 있어서 조금 달고 조금 짜게 느껴졌지만 보통사람의 입맛이라면 오히려 조금 싱거울 수도 있습니다.
적당히 도톰한 고기와 고슬고슬한 밥, 그리고 반숙으로 익힌 달걀. 반숙이라 생달걀 느낌도 남아 있어 그런 걸 질색하는 사람은 힘들지도 모르지만 저는 좋습니다. 그리고 아삭하지만 짭짤한 양파까지.

그 무엇보다 가격이 마음에 듭니다. 싸게 먹기 쉽지 않은 홍대에서 이 가격에 덮밥과 라멘을 먹기는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뭐, 자주 먹으러 다닌 적은 없지만 대강의 가격대가 7-8천원 선이라 보면 여기는 그보다 1천원 정도 쌉니다. 메뉴판을 보고도 즐거운 고민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어느 것을 선택해도 그리 부담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덮밥이 생각나면 종종 가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자와도 맛있다고 하던데 거긴 나중에 한 번 가봐야겠네요. 하지만 요즘 외식은 거의 빵이란게..-ㅁ-;

생스 네이처 카페는 보통 TNC나 네이처라고 제멋대로 줄여 부릅니다. 하지만 보통 부를 때는 편하게(짧게) 양카페라고 부릅니다. 겨울동안에는 양이 있었지만 지금은 건강을 위해 대관령으로 갔다는 듯합니다. 저는 동물 냄새에 약한 편이라 양이 없는 쪽이 좋습니다. 양은 들판에서 폴짝 폴짝 뛰어 다니다가 청년의 가슴팍에 가위를 찍어야 한다-닥터 스크루-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은 우리에 들어가 있는 양은 관심 밖입니다. 무리로 있는 것이 좋아요.'ㅁ'

이날은 시간이 넉넉해서 어디를 갈까 조금 고민을 하다가 양카페의 토스트가 크고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가보았습니다. 음료는 시키지 않고 그 직후에 루트에 가서 탄자니아를 마셨지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어디에 앉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중앙에 있는 가장 큰 테이블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3800원의 토스트를 시키고 기다리고 있자니 먼저 온 사람들의 음료가 나가고 제 차례가 돌아옵니다.



넓은 나무 쟁반에 도자기 그릇과 물컵이 함께 나옵니다. 먼저 저 토스트의 크기에 놀랍니다. 이야기는 들었지만 진짜 크군요. 떠올린 것은 탐앤탐스의 토스트였는데 그보다 1.5배는 큽니다. 혼자 먹을 수 있을까 살짝 고민이 되지만 시켰으니 적당히 알아서 잘 먹어야지요.



가까이서 찍어봅니다.
토스트는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졌고, 버터와 캐러멜 소스(혹은 꿀이었는지도 모릅니다)가 속까지 촉촉하게 파고 들어 있습니다. 캐러멜 소스가 아니라 꿀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나중에 먹은 빵이 약간 삭은 느낌이었거든요. 꿀을 뿌리면 빵결이 삭습니다. 몇 번 그런 경험을 한 적 있지요.
위에 올라간 동그란 노란색은 버터입니다. 옆의 크림에는 초콜릿 소스를 뿌렸고요.

1인용으로는 확실히 많습니다. 먹다 지쳐서 포기하려다가 여기서 질 순 없다는 생각에 다 먹었지만 한 동안은 배가 빵빵해서 다른 생각을 못할 정도였습니다. 튼튼한 포크로 마음 내키는 대로 찢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탐앤탐스보다 낫고요. 크림이 적지만 그만큼 칼로리는 적을테니 괜찮습니다. 그러나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바로 크림입니다. 생크림이 아니라 식물성크림이 같더라고요. 아니면 반반 섞었거나 말입니다. 우유맛이 안나요.;ㅅ; 크림이 맛있었다면 더 행복하게 즐겼을텐데 거기까진 무리겠지요. 38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저 크기의 토스터가 나오려면 말입니다. 다음엔 생크림을 싸가서 찍어먹을까요. 아니, 그보다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합니다만 아무래도 번거롭습니다. 하하하.

음료 가격은 거의 4-5천원, 그 이상입니다. 가격 상한선을 5천원으로 잠정 결정하고 있었으니 음료를 시키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마셨던 음료들이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는 희미한 기억이 남아서 그랬습니다.




요즘 갑자기 캐러멜 카페라떼가 땡깁니다. 이상하죠. 아이스 음료는 잘 마시지도 않는데 몇 주 사이에 커피음료를 찬 음료만 찾고, 그것도 달달한 캐러멜 소스가 들어간 카페라떼라니 말입니다. 가격 문제도 있고 시판 캐러멜 소스에 대한 불신도 조금 있어서 집에서 만들어 볼까 고민했는데 생크림을 사야합니다.-ㅁ-; 커피 음료에 뿌리는 황갈색 소스는 생크림을 넣어 만드는 캐러멜 소스입니다. 카스타드 푸딩에 들어가는 캐러멜 시럽과는 재료가 조금 다릅니다. 기본 재료는 설탕이지만 그걸 캐러멜화 해서 뜨거운 물을 붓느냐, 생크림을 붓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겁니다.(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엊그제 티라미수 만들고 나서 남은 생크림을 그냥 버린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남겨 두었더라면 버터를 만들든지 캐러멜 소스를 만들든지 했을텐데요. 다시 사기는 또 아깝고. 버터가 있으면 주말에 클램차우더도 만들어 볼텐데 말입니다. 그냥 다시 살까요...;

홍대 정문 근처에 직접 콩을 볶는* 카페가 있다는 정보를 펠로우님 이글루에서 보고는 벼르고 있다가 지난번에 다녀왔습니다.



퍼플레코드 지하 1층이라고 말로만 들어서 거기가 어딘가 했더니 제가 자주 가는 지역이었습니다. 퍼플레코드라고 했을 때 맨 처음 떠올랐던 곳은 삼거리 포차 근처의 레코드 가게였거든요. 퍼플레코드는 거기가 아니라 홍대정문 길 건너편 쪽입니다. 지도에서는 옛날 버전으로 나와 커피빈이 있지만 지금은 네스카페고, 그 옆의 연녹색 자리는 스타벅스가 들어와 있지요. 스타벅스를 지나 산울림 소극장 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됩니다. 거기 지하 1층에 루트가 있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에는 하늘색 간판이었던 것 같습니다. 바쁘게 들어갔다 나오느라 간판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카페는 상당히 넓습니다. 지하층 전체를 다 쓰는 것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넓더군요. 게다가 손님은 저 한 명. 음.. 아직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손님이 없나봅니다. 분위기 자체는 괜찮았거든요. 넓은 테이블도 많고 게다가 재미있는 것들도 몇 보였습니다.

핸드 드립 커피와 바리에이션 커피가 둘다 있었는데 살짝 실망했습니다. 생각보다 핸드드립 가능한 커피 종류가 많지 않았고 제가 마시고 싶었던 인도네시아 만델린이 없었습니다. 고민하다가 많이 볶은** 커피가 뭐가 있냐고 물었더니 탄자니아와 다른 한 종을 추천해주십니다. 다시 고민하다가 탄자니아로 시켜보았지요.



제가 앉았던 테이블에는 이런 것이 놓여 있습니다. 크래프트지로 된 작은 메모장, 그리고 유리컵에는 연필이 꽂혀 있습니다. 왼쪽은 색연필, 오른쪽은 그냥 연필입니다. 게다가 스태들러. 오오오~. 유리컵 뒤쪽으로 모나리자로 추정되는 그림이 붙은 캔에는 샤프가 꽂혀 있습니다. 그 오른쪽에는 작은 연필깎이가 있고요. 메모지도 있으니 재미있게 혼자 놀 수 있습니다. 스케치북을 들고 갔더라면 더 놀았을텐데 말입니다. 나무 테이블에 의자도 괜찮아서 지하만 아니라면 자주 갔을텐데 싶더군요. 하지만 지하라 아늑한 감도 있습니다.



(위의 구도에서 화이트밸런스만 조정해 다시 찍은 모습)



잠시 뒤 커피가 나왔습니다. 설탕이랑 작은 간식도 함께 나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앞에 보이는 테이블에 몇 가지 과자가 보이길래 그런 것도 파나 했더니 곁들이는 간식을 서비스로 주시는군요.



정체를 알 수 없는 과자인데 한 입 베어물었더니 예상대로 달걀 맛이 강하게 납니다. 비린내가 난다는 것이 아니라 옛날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달걀빵과 비슷한 맛입니다. 약간 쫄깃하면서 속에 다른 부재료가 들어간 것이 씹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옛 기억을 떠올리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쿠키보다 입안이 깔끔하니 더 좋더라고요.



(역시 윗 사진의 화이트 밸런스 조정 사진)


커피맛은 그냥 저냥. 탄자니아는 가격이 조금 높아서 한 잔에 7천원이었지만 대신 아메리카노로 리필이 가능하답니다. 다른 커피도 마찬가지로 아메리카노 리필이 가능하다 되어 있더군요. 그렇다면 직접 커피 원두를 볶아서 커피를 내려주는 값을 생각하면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분위기도 괜찮고요. 사실 테이블 큰 것이 여러 개 있고 아직까지는 손님이 없는 분위기라 생협 번개를 여기서 해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ㅂ-



* 이글루스에서 모 글을 보고 감동을 받아 로스팅이나 배전이란 단어를 쓰지 않고 볶는다라는 말을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 실제 물었을 때는 강배전 커피라고 물었지요. 역시 위와 같은 이유로 순화했습니다.

그래도 이건 비교적 최근 글입니다. 5월 첫 주-석가탄신일에 다녀온 곳에 대한 글이니 한달은 안 지났습니다. 보름은 넘었네요. 이런....; 언제 한 번 날잡고 남은 글들을 한 번에 다 올려볼까요. 그러기엔 글발이 안살아서 문제로군요. 글 하나 쓸 때 30분 가까이를 잡고 써야한다는 것도 그렇고요.

이날은 굉장히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는 날이었습니다. 제 상태가 올 봄부터 축축 늘어져 있었던데다 모종의 이유로 주말에 시간내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그러다보니 친구들 얼굴도 못보고 집에서 시체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더랍니다. 그러다 간만에 쉬는 토요일이라 친구들과 미리 약속을 잡고 홍대 카모메에서 점심을 먹고 그 아래 가또에마미에 가기로 한겁니다. 양쪽의 위치는 대강 이렇습니다.



위치가 조금 가려졌는데, 카모메 바로 옆의 횡단보도를 건너 가면 그 아래에 가또에마미가 있습니다. 수다떠는 도서관 맞은 편에 있고 카카오봄가기 직전입니다. 홍대카페거리라고 제멋대로 부르는 그 거리 가장 위쪽에 가또에마미가 있는 겁니다.


카모메는 생길 때부터 알고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름을 따온 곳으로 추정되는 일본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다보니 같은 이름을 쓴 가게라는 것이 용납되지 않아서 계속 안 가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가또에마미 가기 전에 가볍게 식사를 하고 움직이는 것이 낫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서 드디어 가봤습니다.
카모메는 일본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주력 음식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삼각김밥(오니기리)고요 우동이나 오뎅처럼 간단히 곁들일 수 있는 음식도 같이 팝니다.

여자 넷이 가서 각각 하나씩 시키고, 친구 한 명이 우동을 시켰습니다. 가격은 2천원 이하로, 비싼 재료가 들어갈 수록 주먹밥도 비쌉니다. 가장 비싼 것이 2천원이었을겁니다. 제가 먹은 날치알 치즈 김밥은 1500원, 구운 명란젓은 2천원이었던 걸로 기억하고요.


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싸들고 가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주문 받은 즉시 만들기 때문에 조금 기다려야 하지만 그정도는 감수할만 하더라고요. 일행들이 다 자리에 앉아 먹었는데 이렇게 접시에 하나 담겨 나옵니다. 크기는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의 두 배 부피라고 보시면 됩니다. 밥 양도 만만치 않을테니 하나 먹으면 한끼는 충분히 됩니다. 물론 양이 많다면 더 시켜도 되겠지요.
제 입에는 조금 짜다 싶었지만 대체적으로 간도 괜찮고 맛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하니 근처 미술학원 학생들이 간식이나 끼니로 많이 사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대 출신인 두 친구들은 '내가 학원 다닐 때도 이런 주먹밥집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고 해도 별다르진 않은게 삼각김밥을 만들어 파는 곳은 백화점 지하매장 외엔 거의 본 적이 없어요. 홍대 놀이터 앞에 한군데, 홍대 스타벅스 옆에 하나 정도? 대학가인 저희 집 근처에서도 삼각김밥을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가게는 보지 못했습니다.

주문받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든다고 했는데 김이나 부재료는 미리 다 준비를 해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밥을 그 자리에서 떠서 무게를 달아 만듭니다. 그러니 김밥마다 밥양이 크게 차이나진 않을테고 속도 그럴겁니다. 삼각 반듯해서 틀을 써서 만드는게 아닌가 했더니 손으로 직접 만들더군요. 집에서도 해보고 싶어집니다. 집에 일본 후리가케 몇 봉지가 있으니 집의 반찬을 뒤져서 만들어 볼까요.-ㅠ-
(조금 궁금한 것은 김밥을 다 만든 다음에 위에 뿌리는 하얀 가루의 정체입니다. 혹시 맛의 달인에도 등장했던 다시마 가루?)


카모메의 오픈 시간은 11시였으니, 아침에 잠시 북새통 들러 책을 사고 카모메에 오면 시간은 딱 맞습니다. 흡족하게 먹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또에마미에 갔는데 롤블라인드가 아직 내려져 있습니다. 안에 불은 켜졌길래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오픈이 1시부터랍니다. 어? 오픈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는 걸요. 어쩔까 고민하다가 다른 곳 가기도 어중간하니 잠시 다른 곳에 들러서 약간 소화좀 시키고 오기로 했습니다. 오픈시간까지 30분 남았으니 다녀오자고 해서 선택한 곳이 극동방송국 근처의 데코아 발림이었습니다. 그 며칠 전에 산 마시멜로 초콜릿을 더 사려고 했는데 문을 안 열었더라고요. 허탕치고는 그냥 산책 겸 다녀온거다라고 생각하며 다시 돌아왔습니다.

가또에마미는 빨강 차양이 눈에 확 들어오기 때문에 찾기 쉽습니다. 그 주변이 산을 깎아 만든 곳이라 그런지 경사가 상당한데요, 신촌에서 홍대정문쪽으로 들어오는 그 길이 가장 높고, 그 아래로 점차 경사가 낮아지는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길과 면한 건물에 자리잡은 가또에마미는 반지하입니다. 길에 면한 곳이 1층이니 여기는 지하1층인 셈인데 아래로 내려가는 골목이 경사가 져서 햇빛은 그럭저럭 들어옵니다. 조명은 약간 노란빛이 돌지만 따뜻한 느낌이라 아늑한 분위기를 반들고 있고요.

생각보다 가짓수는 많지 않았습니다. 다양하게 디저트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다른 블로그에 소개된 음식들이 거의 답니다.
테이블은 작아서 이런 저런 작업(?)을 하고 오래 앉아 있기는 편하지 않아보입니다. 워낙 사람들이 많이 오가다보니 오래 앉아 있기 쉽지 않기도 합니다. 몹시만큼은 아니겠지만 여기도 사람들이 몰리면 느긋하게 먹는 것은 무리겠다 싶습니다. 테이블의 세팅도 재미있는데 포크나 숟가락을 따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탁자에 올려 놓은 병에다가 인원 수 만큼 꽂아 놓았습니다. 2인 탁자에는 두 명 분을 가져다 놓았으니 탁자 두 개를 붙이면 자연스레 네 명이 쓸 분량이 됩니다. 물병은 와인병 비슷하게 생긴 투명 유리병입니다. 이것도 재미있고요.



B랑 K는 딸기에이드를 시켰습니다. 음료를 시키면 이렇게 병에 담겨 나옵니다. 포트나 주전자가 아니라 병에 담겨 나온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안에 보이는 진한 덩어리는 딸기 덩어리고요. 마셔본 친구 말에 의하면 그야말로 딸기맛이랍니다. 시킨 음식들이 거의 달고 기름진 맛이라 입안을 씻어내기에는 이런 새콤한 음료가 좋습니다. 저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진한 음료를 시켜 마셨습니다.



에스프레소 쇼콜라였나요. 시키면 저렇게 나옵니다. 원래는 홍차나 차 종류에 우유를 내갈 때 쓰지 않을까 생각하는 작은 포트에 음료를 담고, 데워 놓은 데미타스는 따로 내옵니다.



뭔가 시커먼 음료가 보이십니까. 녹인 초콜릿-아마 우유도 들어가긴 했을겁니다-에 에스프레소를 섞은 겁니다.



에스프레소의 크레마도 조금 남아 있지만 위에 엉겨 있는 것은 녹인 초콜릿의 막입니다. 색 자체는 조금 진한 쇼콜라 정도로군요.



호르륵 잔에 따르면 그 사이에 초콜릿과 에스프레소는 잘 섞이고 위에 초콜릿 막이 떠오릅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한데 마셔보면 참으로 흡족합니다. 달지만 진하고, 그러면서도 쌉쌀하고. 초콜릿의 쌉쌀함과는 다른, 커피 특유의 쓴 맛이 느껴지면서 느끼한 맛을 잡아줍니다. 초콜릿만 마시면 입이 확 달거나 한데 이쪽은 괜찮군요. 집에서도 한 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이쪽은 S가 시킨 가토쇼콜라입니다. 옆에는 아이스크림이 같이 있고요.
솔직히 말해 전 가토쇼콜라를 아주 좋아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러니 가토쇼콜라가 맛있는건지 어떤지 판단은 보류하겠습니다. 맛있지만 제가 썩 좋아하는 타입은 아닙니다. 진한데다 속은 또 사르르 녹아내리는 초콜릿(가나슈)가 있다지만 요 며칠간은 또 케이크보단 빵이나 쿠키가 땡겨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한 것은 이 허브빵이었거든요. 제가 시킨 메뉴입니다. 넓은 도마-라기보다는 일본의 다도에서 종종 쓰이는 개별 쟁반 같은 느낌의 자기 접시에 마늘빵이 올라 있습니다. 허브를 뿌린 마늘빵인데 빵 자체도 맛있고 폭신폭신한데다 짭짤한 마늘과 허브도 좋습니다. 쇼콜라를 시켰으니 달콤한 간식보다는 짠 것이 낫겠다 싶어 시켰는데 제 입맛엔 딱입니다. 하지만 가격 대 성능비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미묘하죠.



올리브 오일도 듬뿍! 그릇은 주문제작이었는지 저렇게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사진 정리할 때 회전시킬 걸 그랬군요. 알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게 타르트따땅일겁니다. 구운사과와 파이, 그리고 바닐라빈이 송송박힌 아이스크림. 으흐흐흐흐흐흐.



이쪽은 딸기입니다. 메뉴 이름은 잊었지만 새콤한 딸기에 딸기 소스, 그리고 파이가 함께 있습니다. 저는 제 앞에 놓인 마늘빵만 먹고 있느라 다른 친구들의 디저트는 거의 손을 못댔습니다. 그래도 파이가 결이 잘 살아 있으면서 바사삭 부서지는 것이, 지금까지 보았던 그 어떤 파이보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도 괜찮았지만 제 취향에 부합하는 메뉴는 아닙니다. 흠흠;;;

이날 S가 시킨 음료는 쇼콜라 라떼인가, 우유를 넣고 우유거품을 얹은 쇼콜라였습니다. 단 음료라 가토쇼콜라와 함께 먹으니 양쪽이 상충되더군요. 결국 S는 양쪽 모두 약간씩 남겼습니다.





한 번쯤은 가볼만한 디저트 카페입니다. 하지만 다시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디저트는 충분히 맛있고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들지만 제가 좋아하는 음식들은 아니었으니까요. 에스프레소가 들어간 쇼콜라는 좋았고, 인테리어도 좋았지만-물론 모 잡지들에서 그대로 가져온 느낌이라, 여기 사진을 찍어 그 잡지에 싣는다 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겠지만-저는 딱히 끌리지 않았습니다. 소꿉놀이 하는 기분도 조금 들어서...-ㅁ-;
추천은 하되 취향과는 맞지 않았다라는게 가장 적절한 표현이네요.

이글루스 밸리를 돌아다니다가 홍대의 데코아 발림에서는 핫초콜릿을 시키면 냄비에서 데우고 있던 녹은 초콜릿을 한 국자 부어준다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초콜릿이 부글부글 끓을리는 없지만-직화금지!-중탕냄비든 뭐든 간에 은근한 불에서 데워지고 있는 녹은 초콜릿 한 국자를 듬뿍 컵에 부어준다는 광경은 상상만 해도 흐뭇합니다. 그 상상의 원류가 조앤 해리스의 <초콜릿>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요. 그 책 때문에 초콜릿 공방에 대한 환상은 무럭무럭 자랐으니, 그 환상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당연히 가보아야지요.

데코아 발림은 한 주에 한 번 정도는 꼬박꼬박 돌아다니는 곳이라 가기 어렵지는 않은데, 거기서 음료를 살만한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더군요. 이전에 데코아 발림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긴 한데 그 전까지 단 한 번도 들어가 본적은 없었습니다. 하하.; 다른 것보다 간식류를 구워팔거나 간단한 제과제빵시연 및 강의를 중심으로 하는 곳이라 사서 먹을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보통은 사서 들고 나가는-일본의 집앞 과자점과 비슷한 느낌이라 더 그렇습니다.
어느 날, 평소보다 늦은 시각에 움직이다보니 중간에 어디 들러서 잠시 쉬었다 갈 시간도 없었습니다. 바로 이동해야하는 날인데 달달한 초콜릿 음료가 땡깁니다. 마침 잘 됐다 싶어 데코아 발림에 들러 드디어 핫초콜릿을 맛보기로 결정합니다. 기억이 맞다면 밸리에서 글을 보고 데코아 발림에 가기까지는 몇 주 걸렸습니다. 한 달까지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지요. 하지만 이 글을 쓰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렸으니 처음 글을 읽고 나서 한참 뒤에야 후기를 올리는 셈입니다.

메뉴판에는 핫초콜릿이 아니라 조금 더 긴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가격이 4천원이었을겁니다. 에스프레스 핫초콜릿인가, 아마 그 비슷한 이름이었을테고요. 주문을 하자 잠시 기다려 달라길래 저는 그 사이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재미있는 초콜릿을 발견했습니다. 마시멜로에 초콜릿을 입힌 것이더라고요. 핫초콜릿이나 따끈한 우유에 데워먹으면 좋다고 하길래 호기심에 구입해 G에게 주었습니다.

하여간 핫초콜릿을 만드는 방법은 생각한 그대로였습니다. 에스프레스 한 샷을 컵에 붓고, 거기에 데운우유(스팀우유)를 붓습니다. 그리고 냄비에서 녹인 초콜릿을 한 국자 듬뿍 떠서 컵에 담습니다. 아아. 이 장면이 보고 싶었던 겁니다!
물론 꿈꾸었던 것처럼 오래된 국자도 아니고, 마녀의 솥 같은 무쇠 솥에서 데워진 초콜릿도 아니지만 만족했습니다.

뜨거운 음료라 그런지 스티로폼 같은 재질로 종이컵을 한 번 쌌습니다. 그리고 앞쪽에 보이는 것은 초콜릿으로 코팅한 커다란 마시멜로입니다. 그리고 저 숟가락.;;


사진에 보이는 것은 초콜릿의 흔적입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 바닥에 깔려 있는 것은 다크 엘프 트릴로지.;)

음료를 주시면서 주인 아저씨가 '숟가락으로 가능한 많이 저으세요. 많이 저을 수록 맛이 좋습니다. 숟가락이 열 때문에 휘어질 수 있지만 신경쓰지 말고 계속 저으세요'라고 이야기 하시던데 진짜 그렇습니다. 플라스틱 숟가락을 넣는 순간 숟가락이 휘어서 당황했습니다. 흐물흐물 거리니 제대로 저어지지 않아서 일단 다 섞지 않은 상태로 한 모금 마셔보았는데 맛 없습니다. 맹탕 우유에 맹탕 에스프레소란 느낌이예요. 안되겠다 싶어 부지런히 계속 섞었습니다. 휘젓다보니 음료가 조금 식어서 그런지 숟가락이 휜 상태로 굳었더라고요. 그 때쯤에는 섞기가 훨씬 편합니다. 한참을 섞어서 달콤한 향이 올라오기 시작해 한 모금 마셨습니다.
우와!
아까하고는 맛이 전혀 다릅니다. 아까는 커피맛도 안나고 우유맛도 안나고 정말 아니다 싶었는데 잘 섞고 나니 초콜릿을 듬뿍 녹인 핫초콜릿에 쌉쌀한 에스프레소의 맛이 맛있게 조화를 이룹니다. 단지 섞기만 했을뿐인데 이런 맛이!

그리하여 스타벅스의 시그니처 핫초콜릿을 당당히 제쳐놓고 데코아 발림의 핫초콜릿이 마시고 싶은 핫초콜릿 순위에 올랐습니다. 도넛공장의 핫초콜릿과 며칠 차이를 두고 마셨는데 양쪽의 맛 방향은 다릅니다. 그러니 각각 마시고 싶을 때도 다르다라는 이야기지요.


추적추적 비 오는 날씨라 그런지 오늘은 따끈한 핫초콜릿이 마시고 싶습니다. 데코아 발림도 좋고 도넛 공장도 좋아요. 언젠가 날잡아 데코아 발림을 한 번 더 다녀와야겠습니다.



덧붙임. 데코아 발림의 위치를 빼먹었네요.

극동방송국 근처입니다. 하카다분코가 있는 골목을 몇 십미터 더 올라가면 됩니다. 오른쪽에는 커피콩 볶는 집인 '카페 더 블루스'가 있고 그 위쪽에는 '살롱 드 라 소시에르', 그리고 소시에르 맞은 편에는 '아르 데코'가 있습니다. 주택가고 골목도 좁아서 고즈넉한 분위기입니다.


덧붙임 두 번째.
오오. 티스토리의 지도 기능 좋은 걸요? 다음에 올리게 되는 카페 후기글도 지도 첨부해서 올려보겠습니다.+ㅁ+

제목은 흑밀(쿠로미쓰=黑蜜)인데 왜 첫 사진은 탐앤탐스냐 물으시면 그저 웃습니다. 따져보니 탐앤탐스 사진과 흑밀의 사진은 대략 일주일 정도의 시간차가 있습니다. 허허허.
(* 덧붙임. 이전까지는 つ의 표기가 츠였다고 기억하는데 최근에 쓰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뒤져보니 쓰가 맞나봅니다. 그리하여 앞으로는 다 쓰로 표기합니다.'ㅂ' )


하여간 아래의 사진은 어느 일요일 오전 9시경의 사진. 아침 잘 먹고 나와서는 갑자기 탐앤탐스의 토스트가 땡긴다는 이유로 홀랑 들어갔습니다. 시간 대가 그런데도 사람이 은근히 많더군요. 혼자 나와 토스트를 먹으며 열심히 책을 읽었습니다. 아마 <클럽 인디고-호스트 선수권 대회>를 읽고 있었을거예요.


우유크림이라 그런지 달달한 크림이 주르륵 녹아내리는데 캐러멜 시럽은 달콤 쌉쌀한-이라기보다는 달지만-ㅁ--맛을 자아내고 그리고 바삭하고 두꺼운 토스트. 그 자체만으로도 진리입니다. 하지만 토스트에도 불구하고 탐앤탐스에 정주하지 않는 것은 포크 때문입니다. 저런 메뉴에 플라스틱 포크다 보니 먹기가 불편합니다.
게다가 이날 브라우니를 같이 구입하면서 데워달라 했더니 비닐을 벗기지 않고 그냥 전자레인지에 돌렸나봅니다. 봉지 안에 습기가 가득 찼습니다. 그런 사소한 부분에서 걸리면 마음을 붙이지 못하죠. 뭐, 집에 오븐 토스터도 있겠다 저건 나중에 집에서 한 번 만들어볼 생각입니다.'ㅂ'


탐앤탐스 이야기는 여기까지. 그러면 슬슬 본 포스팅이 나갑니다.


어느 주말 아침. 간식으로 마켓오의 워터크래커를 꺼냅니다. G가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사왔는데요, 편의점에서 파는 것은 4천원이고 마트에서 파는 것은 2500원이더군요. 가격차이가 어디서 나나 했더니 흑임자 소스가 들어가냐 아니냐에서 갈립니다. 흑임자 워터크래커는 4천원이고 그냥 워터크래커는 그보다 쌉니다.



담백한데다 길쭉하니 우물우물 먹기도 적고 저는 이정도 양도 꽤 마음에 들었는데 정작 G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담백한 것이 좋다고 하더니만 왜 맛없다고 했나 생각해보니 참크래커 같은 짭짤한 맛이 없어서 그랬나봅니다. G의 취향은 카나페용 과자거든요. 약간의 짠 맛이 가미된 담백한 과자들. 그러니 워터크래커는 그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지요. 덕분에 저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냥 먹으면 심심하니 이렇게. 자아. 드디어 제목의 주인공인 검은꿀과 구운 찰떡의 등장입니다.
찰떡은 지난 일본여행 때 다카시마야 백화점에서 사온 찰떡입니다. 새해 음식으로 나온 떡인데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것을 하나 꺼내 프라이팬에 기름 바르지 않고 구웠습니다. 콩가루가 있다면 더 좋았을텐데 거기까지 바라는 것은 사치지요. 그래서 대신 검은 꿀을 듬뿍 쳐서 먹습니다. 쫀득쫀득하고 죽 늘어나는 것이 참 맛있습니다. 이렇게 찹쌀떡을 빼두었다가 냉동실에 넣어서 먹고 싶을 때 마다 먹으면 ... 체중감량에 전혀 도움이 안되니 어머니가 안 하시는 거죠. 잘 알고 있습니다. 하하;
워터 크래커에도 검은꿀을 쳐서 먹어보았는데 괜찮습니다. 특별한 맛이 없는 과자지만 식감은 바삭바삭 부서지는 것이 좋아요. 그러니 검은꿀과도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먹부림. 왜 맥주가 등장했는지는 저도 기억 못하지만, 초콜릿과 맥주와 냉동실을 뒤지다가 찾아낸 오징어의 조합. 스타벅스 카드가 저기 있는 것을 보니 그 사진을 찍은 일요일이로군요. 그럼 아마도 삼일절?; 그래도 국기 계양은 잊지 않고 했습니다. 걷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이번 주에는 비스코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밀가루와 설탕 값이 또 올랐답니다. 설탕은 그렇다 쳐도 밀가루 값이 오른 것은 뼈아프군요. 수입 유기농 밀가루들은 괜찮을까 싶기도 한데 방산시장에 가서 직접 확인해야 알 수 있겠지요.
물가는 계속 오르지만 월급은 내린다는 이야기만 나옵니다. 참 무서운 세상이군요.;ㅅ; 
탐앤탐스에 대한 정보는 이글루스의 영원한 14살 소녀(...) 아레스실버경의 글을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탐앤탐스 매장이 생긴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이드 메뉴 중에서 저를 유혹하는 것이 상당히 많았다지요. 그리하여 어느 날 낮인가, 홍대를 간김에 G와 함께 탐앤탐스에 들어가보았습니다.

24시간 영업이라 하더니 사람도 바글바글합니다.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실내 공기입니다. 순환이 되지 않아서인지 굉장히 답답하군요. 게다가 1층의 좋은 자리는 흡연구역으로 차단해두어서 아쉽더군요. 2층에도 흡연실이 따로 있는데 확실히 스타벅스보다 훨씬 더 많은 흡연석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커피빈과 비교해도 훨씬 많지요. 사실 커피빈도 흡연석에 대한 불만이 있습니다. 야외 테라스가 다 흡연석이라 반짝반짝한 햇살을 좋아하는 제게는 정말 아쉽더라고요.
(위의 글은 홍대 기준입니다. 대학로나 청계천만 해도 다르죠.)


메뉴판을 보고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고른 것은 플레인 프레즐과 체다치즈소스, 그리고 이름을 잊은 무슨 스무디와 아메리카노. 프레즐은 주문받은 즉시 굽기 때문에 15분 정도 소요된다합니다.



벨을 들고 올라가면 음식이 나올 때 진동과 함께 반짝반짝 빛납니다. 그리하여 들고온 프레즐. 이미 커피와 음료는 눈 밖에 났습니다.;
(쟁반에 깔린 저 종이는 내내 거슬렸습니다. 지금 보니 차라리 뒤집어 놓을걸 그랬습니다.)



그리고 갓 구워낸 따끈따끈한 프레즐. 과자같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폭신폭신하고 쫄깃한 속살을 가지고 있던걸요. 손으로 뜯어서 체다치즈 소스를 듬뿍 찍어 먹는 겁니다. 플레인 외에 다른 프레즐은 가격이 조금 더 비싼데 제 취향은 플레인입니다. 나중에 페퍼로니였나, 속에 치즈가 들어간 프레즐도 먹어보고 싶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여름 쯤... (체중감량 성공하면; )

앤트애니였나요? 홍대와 이대, 현대백화점 등에 매장이 있는 프레즐 전문점은 구워진 것을 데워주기 때문에 오히려 탐앤탐스보단 맛이 떨어집니다. 실은 이날 탐앤탐스 들렀다가 돌아다니는 와중에 그 프레즐 맛은 어떤가 궁금해서 사먹어봤거든요. 가격은 200원 더 비싸고 빨리 받아 먹을 수 있지만 저라면 탐앤탐스의 프레즐을 먹겠습니다. 갓 구운 프레즐을 한 번 먹어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지요. 물론 앤트애니의 갓 구운 프레즐을 먹을 수 있다면 또 생각은 확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여름 쯤... (2)



입으로는 체중감량을 논하고 있지만 그날은 상당히 폭주했습니다. 폭주 원인은 저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말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최근.. 수분 섭취가 원활하지 않으면 몸이 늘어지고 심각하게 음식 섭취를 요구하게 됩니다. 물이 아니라 음식을 원한다니 아이러니하지요. 하지만 원인을 따져보면 수분의 지속적인 섭취가 없었기 때문이더라고요. 대략 2-3시간 정도 수분 섭취를 하지 않으면 그렇지요. 어제도 오후에 물을 제대로 마시지 않았더니 몸이 확 늘어지는 바람에 고생했습니다. 짐이 많기도 했지만 평소 제 체력을 보아서는 수분섭취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체중감량을 하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도 사실 건강 때문입니다. 몸무게가 이렇게 확 늘어나면 체력이 반대급부로 확 떨어지는 것이 느껴지거든요. 움직이기 싫어지고, 늘어지고, 기력이 딸립니다. 나이탓만 할 건 아니지요.-_-a

어쨌건 본론으로 돌아와 사진 설명을 하지요. 탐앤탐스의 토스트 메뉴입니다. 가격은 5500원. 두껍게 썬 식빵에 칼집을 내고 오븐에 구워 바삭바삭해진 그 위에 크림을 올리고 캐러멜 소스를 마구 뿌립니다. 플라스틱 포크만 준다는 것이 굉장히 아쉽지만 할 수 없지요. 플라스틱 포크라 잘 잘리지도 않아서 그냥 한 입 베어물다 보면 크림이 입가에 묻고... 게다가 크림이 생크림인건지 굉장히 부드럽고 우유맛이 납니다.;ㅠ; 으흑흑. 죄악을 한 입 한 입 먹어가는 느낌이라니까요. 가능하면 집에서도 해먹고 싶은데 말입니다. 하지만 열량을 생각하면 죄 짓는 기분이라 그냥 스트레스로 폭주할 때만 가끔 갈겁니다. 그나마 탐앤탐스의 분위기가 제 취향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가서 먹을 일도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하하하...



돌아오는 길에 산울림 소극장 1층의 수카라 앞에서 본 자전거. 선생님이 열심히 밟아주신다면 저는 그저 뒷자리에 앉아 여기저기를 감상하겠습니다.(<안경> 참조)





G랑 같이 탐앤탐스를 다녀오면서 대학로에는 왜 탐앤탐스가 없을까 이상하게 여겼는데 요 며칠 전에 현수막이 하나 걸렸습니다. 미스터 피자 옆, 옛날 토다코사 자리에 생기는군요. 그리 큰 자리는 아니지만 생긴다는데 의의를 두겠습니다. 이제 멀리 나가지 않아도 갓 구운 프레즐을 먹을 수 있겠네요.>ㅅ<

이것도 아주 오래 전의 글입니다. 사진 올린 것이 1월 5일인데 아마 그 언제쯤 다녀온 것이 아닐까 추측만 할 따름입니다.^^; 언제 간 것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Cafe FLAT에 대해 안 것은 작년 말의 일입니다. 12월쯤인가, 이글루스 밸리에 합정 근처에 있는 저렴한 카페라면서 소개가 올라왔습니다. 어찌 찾아가나 약도를 보았더니 생각보다 찾기는 쉽더군요. 상수역에서 합정 방면으로 걸어가다보면 주차장 골목을 지나서 카페들이 줄지어 있는 카페 골목이 있습니다. 그 카페 골목에서 강쪽으로 이어지는 길에 카페 FLAT이 있습니다. 이름은 잊었는데 꽤 큰 슈퍼마켓이 있는 2차선 길입니다. 그쪽으로 죽 걸어가다보면 슬슬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불안해질 즈음에 나타납니다.

사진상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간판. 하지만 실제 보면 눈에 잘 들어옵니다.


가정집 1층을 개조한 듯합니다. 앞 쪽은 그냥 시멘트 마당이네요.



창은 바람을 막기 위해 비닐로 다 감싸 놓았습니다. 덕분에 창가 자리에 앉아도 외풍이 들어오지 않더군요.


입구 바로 옆 자리에 앉았습니다. 대부분의 테이블은 3인석입니다. 의자야 마음대로 갖다 놓으면 자리는 넓어지지만 올망졸망한 좌석배치라고 할까요. 그리고 의자도 조금씩 다 다릅니다. 여러 종류의 의자가 있어서 골라 앉는 재미도 있더군요. 훗훗.
사진에 보이는 것은 입구 쪽에 쌓여 있는 커피 관련 책과 잡지입니다. 살짝 들춰보고 웃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카페 만들기의 교과서라고 제멋대로 부르는 Cafe Sweets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mama's cafe는 안 보이더군요. 아래 깔려 있었는지도 모릅니다.'ㅂ';;

메뉴판을 보고는 먹어보고 싶은 것이 많아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고른 것은 더블토스트 세트와 ㅁ핀 하나입니다.



더블 토스트는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머핀과 커피가 먼저 나왔습니다. 드립 커피도 마셔보고 싶었지만 세트에는 아메리카노가 함께 나옵니다. 맛은 괜찮군요.-ㅠ-



이쪽은 더블 토스트. 식빵을 두껍게 썰어 버터를 발라 굽고 거기에 휘핑크림을 얹은 다음에 계피가루를 살살 뿌립니다. 이건 또 먹어보니 위에 꿀을 뿌렸더라고요. 거기에 미리 잘라 놓아서 먹기도 편합니다. 크림이야 크림맛이지만 달콤하게 꿀을 뿌린 토스트는 오랜만에 먹어보는 것입니다. 달콤한데다 바삭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고 말이죠.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더블 토스트 중 최고봉은 발코니에 커피향기에서 나온 아주 두꺼운 더블 토스트. 음, 그건 나중에 집에서 꼭 만들어 먹을겁니다.-ㅠ-



전체 모습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책은 <두나의 서울놀이>. 나왔을 때부터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여기서 보고는 사기로 결정하고 다음날 바로 구입했습니다. (라고 적고보니, <두나의 서울놀이> 구입 시기가 1월 초이므로 Cafe FLAT 다녀온 것은 그 전이로군요.;)

자, 이렇게 해서 점심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럼 총 계산은? 6500원입니다. 더블 토스트 세트가 5천원, 머핀이 1500원, 합해서 6500원입니다. 오오! 다른 홍대 카페에서는 나올 수 없는 가격! 아메리카노 한 잔에 3천원인가 하던 걸로 기억하고요. 가격 대가 굉장히 저렴합니다. 대신 코스트코의 향기가 팍팍 납니다.
저 당근 머핀은 확실하게 코스트코 머핀이거든요. 베이글도 있었으니 아마 그것도 코스트코. 가격이 저렴한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같은 코스트코 제품을 갖다쓰는 다른 카페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굉장히 높으니 근처에 볼 일이 있으면 자주 찾아갈겁니다.

그리고 추가로.. 오래 자리 잡고 있기엔 테이블 순환이 빨라서 조금 불안합니다. 주변 환경 신경쓰지 않고 일한다면 상관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있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지실지도 모르겠네요.


티스토리달력 응모 사진입니다.

사진을 찍고 나서 쿨픽스 885로 찍은 것이 맞냐고 묻고 싶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 맞고요; 앞서 다른 사진들은 살짝 붉은기가 도는 것이 니콘 사진 맞는데 이쪽은 화이트밸런스를 조정해서인지 느낌이 다른 사진이 나왔습니다.

극동방송국 맞은편, 요기 골목 저 안 쪽에 있는 다방의 카페모카입니다. 하지만 몇 년 전 사진이니 지금도 이렇게 나오는지는 모르겠네요.

홍대에 찰리 브라운 카페가 생겼다는 글은 찰리님 블로그에서 봤습니다. 마이밸리에서 먼저 보고는 홍콩다녀오시나~란 생각을 했다가 음식 밸리를 돌아보고서야 찰리 브라운 카페가 생겼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올 초였나, 홍콩 다녀올 때 찰리 브라운 카페를 들어가긴 했지만 둘러보기만 하고 돌아나왔던 기억이 있지요.'ㅂ' 그래도 홍대에 생겼다는 말에 한 번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홍대카페기행 태그도 오랫동안 안 썼으니 말입니다.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홍대 놀이터 근처에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Agio로 넘어가는 길로 조금만 올라가면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설명하자면 저기쯤입니다. 지도 설명이 더 빠르겠더라고요.




밤에 찍어서 사진이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입구에 서 있는 맨들머리 찰리 브라운은 알아보실 수 있을겁니다.

입구의 유리문에도 찰리의 마크가 있고 카페 오른쪽 편에는 야외 테이블과 스누피 미니어처 인형이 있습니다. 카페에 들어서면 오른편에 커다란 유리창이 있고 바형 테이블이 있더라고요. 창문으로 스누피들이 보이길래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여러나라의 민속의상을 입은 스누피가 유리장 안에 진열되어 있는데 날 좋은 때 찾아가서 들여다보고 싶더군요. 흑. 하지만 이젠 날이 너무 춥습니다.;ㅂ;


이쪽 유리창에 그려진 저 뒷모습. 찰리를 사모하는 어느 여학생의 등짝 아닙니까.(..)


16일로 오픈 행사가 끝났지만 사진을 찍은 것은 지난 금요일-13일입니다. 1만원 이상 구입하면 버스카드를 준다길래 머리를 굴려 구입금액을 맞췄습니다. 커피 가격이 딱 떨어지지 않아서 이모저모 많이 고민했는데요, 왼쪽 아래에 보이는 버스카드를 제외한 나머지가 딱 10100원입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 초콜릿 무스 케이크, 치즈 마들렌 하나. 마들렌이 1800원이었을테고 무스케이크가 4500원, 커피가 3800원이었나봅니다. 가격은 스타벅스보다 조금 비싼 정도로군요. 케이크 종류도 꽤 다양한데 맛은 그냥 저냥 괜찮습니다. 마들렌은 G에게 선물로 줘서 어떤지 모릅니다. 머핀도 여러 종류 있더군요.
사은품으로 주는 컵은 매장에서 쓰는 머그와는 다른 종류인데 매장에서 쓰는 머그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디자인이야 그 쪽이 더 귀엽지만 이 머그 손잡이를 잡는 순간 손에 착 감기더군요. 우오, 좋습니다. 이 머그도 파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네요. 다음에 가면 물어봐야겠습니다.

아침에는 10시부터 연답니다. 내부가 넓고 흡연석은 따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햇빛이 잘 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낮에는 환한 분위기가 날 것 같더군요. 혼자서 뒹굴뒹굴 놀러와도 좋겠다 싶습니다.

언젠가 합정에서 상수역까지 걸어갈 일이 있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코스트코 갔다가 공방가던 날, 합정에서 버스를 내려 그렇게 걸어갔나봅니다. 가방에는 토마토 통조림 한 박스를 밀어 넣고 걸어가는 도중 눈에 잡힌 빵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상수역에서 삭보다 더 아래로 내려간 곳에 있는 작은 빵집.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제니스 카페테리아 쪽에서 만든 빵집이라던가요?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그 뒤에 근처를 지날 일이 있어 잠시 들렀다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위치는 아까 설명한 그대로. 삭에서 합정 방면으로 더 걸어내려가면 됩니다. 주차장 골목 가기 전에 있으니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 빵집이 작은데다 나무 데크도 있고 해서 눈이 확 가더군요.

빵만드는 작업장이 오픈되어 있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동네 빵집 분위기이긴 한데 이름도 그렇지만 일본 잡지에서 본 듯한 분위기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빵집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책장에서 Cafe Sweet를 발견했습니다.(웃음) 최근 것까지 여러 권이 꽂혀 있더군요.
빵은 독특한 것도 꽤 여럿 보입니다. 크기는 크지 않지만 두근두근하며 둘러보는 재미가 있네요. 하지만 요즘 저는 빵이 별로 땡기지 않아서..............llOTL 같이 간 G가 샀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G가 구입한 빵. 치즈빵입니다. 가격이 1200원인가 1500원이었어요. 주먹크기 정도로군요. 맛은 무난하다는 평입니다.
다른 곳에서 못봤던 빵도 보이고 한 쪽에 테이블도 있고 해서 언제 슬렁슬렁 놀러갈까란 생각도 드네요. 근처에 갈 일 있으시면 한 번 들러보세요.

이번에도 정보 출처는 쿠켄. 홍대에 짜이를 전문으로 내는 카페가 생겼다기에 호기심이 동해 G를 끌고 다녀왔습니다. 아래의 국수를 먹고 나서 이동한 곳이지요.

홍대를 자주 다니신다면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쿠켄에서 위치 설명하기를, "홍대 놀이터에서 수 노래방으로 가는 길에 아디다스 건너편 골목"이라고 아주 간단하게 해두었는데 그 대로 찾으니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웃음)
홍대 놀이터를 끼고 수노래방 방향으로 죽 걸어내려갑니다. 엔젤리너스를 지나고 카오산을 지나 내려가다보면 오른쪽에 아디다스가 있습니다. 거기서 잠시 멈춰서서 왼편을 보면 작은 골목이 있습니다. 그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갈래길 있는 곳에 바로 묵타가 보입니다.


1층에 mukta라고 간판을 해놓은 가게가 보이지요.


텐시노 스미카를 아시는 분이라면 텐스미 뒷골목으로 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층의 Cafe Ann에서 뒷골목으로 빠지는 문이 있지요. 거기서 나와 왼쪽으로 걸어가다보면 위의 갈래길이 보일테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보입니다. 다시 말해 텐시노 스미카에서 멀지 않습니다. 걸어서 몇 분 내외로군요.

내부사진은 찍은 것이 없는데, 대체적으로 어둡습니다. 보통의 네모진 공간에, 앞쪽편에 주방을 만들어 앞쪽의 바와 안쪽의 좌석을 분리해두었습니다. 그리고 가게 문 들어가면서는 외부 테이블이 있어서 흡연석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는 밖에 나와서 차 마시는 것도 좋겠지요.

짜이 전문이라지만 메뉴는 꽤 다양합니다. 커피 쪽 메뉴도 상당히 있고요. 카페인을 싫어하신다면 라씨도 있습니다. 인도식 요거트 음료인데 요거트 스무디와 조금은 비슷하지만 얼음을 넣지 않고, 요거트 발효균이 좀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티벳 버섯 같은 걸로 하려나요? 그건 잘 모르겠씁니다.-ㅂ-



들어가면서 왼편에 벽을 바라보게끔 나무 테이블이 길게 놓여 있습니다. 면벽수행은 취향이 아니지만 안쪽은 조명이 너무 어두워서 여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노란색 다이어리처럼 보이는 것이 메뉴판입니다. 사진첩인데, 사진 대신 검은 종이에 은색 펜로 적은 메뉴가 꽂혀 있습니다.
위에 보이는 것은 서비스로 나온 과자입니다. G가 두 개를 홀랑 먹어서 제 몫만 남아 있습니다. 하나는 땅콩버터샌드, 다른 하나는 파인애플 롯데 샌드라고 추측합니다.(..)



짜이가 나왔습니다. 향신료를 조금 약하게 해달라 부탁했는데 진하기는 그대로입니다. 생강도 조금 들어갔을테고요.(향신료를 줄여달라 부탁드렸더니 생강은 어떻게할지 물어보시더군요.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단맛도 가미되어 있지만 강하진 않습니다. 더 달게 마시고 싶으면 저기 보이는 설탕을 넣으면 되겠지요.
색은 사진에 보이는 그대로입니다. 진한 인디언 핑크.(살색은 부적절한 단어입니다!) 외래어표기법에 맞춘다면 짜이가 아니라 차이가 맞지만, 왠지 인도식으로 끓여낸 차이는 짜이라고 강하게 부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앞에서도 다 짜이라고 적었습니다. 훗훗훗~

맛은 확실히 진합니다. 하지만 짜이라면 응당 기대하는 것이 있지요. 진한 맛, 강렬한 향, 혀가 얼얼해질 정도의 단 맛. 아마 제가 그렇게 요청하기도 했고 일부러 맞춰주신 것도 같지만 향은 상대적으로 약했고 단 맛도 제 입맛에 맞는 수준의 적절한 맛이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주문해놓고도 아쉽다는 건 뭔지..; 다음에 간다면 정통으로 만들어주세요!라고 해볼까요.
차이를 처음 마신 것은 티앙팡에서였고 거기의 차이는 순한 편입니다. 요즘 제가 집에서 만들어 마시는 정도의 수준이랄까요. 그 다음에 마셔본 곳은 에베레스트였는데 거기도 강렬한 맛은 아니었다고 기억합니다.-ㅂ- 뭐, 가장 맛있는 짜이를 마시려면 인도에 직접 가서 땀을 비오듯 쏟다가 현기증이 날 때쯤 길거리에서 만들어파는 아저씨에게 한 잔 만들어 달라 해서 물소젖과 소젖을 반반씩 섞어 차도 듬뿍, 설탕도 듬뿍 넣어 볶듯이 만들어 약탕기의 한약재 짜듯 비틀어 짜, 마지막 한 방울까지 꾹꾹 눌러 담은 양은 컵에 마셔야 하는 겁니다.
(위의 묘사 장면은 순전히 상상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저는 캄보디아와 홍콩과 도쿄를 제외한 외국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았지만 인도, 네팔, 부탄 음식점에 가지 않아도 진한 짜이를 마실 수 있는 곳을 홍대 근처에서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입니다. 차는 아마도 아마드를 쓰지 않을까 합니다. 주방 한 켠에서 아마드 캔을 봤거든요.



G가 시킨 코코넛 라씨. G는 잘못 시켰다고 내내 투덜거리더군요. 과일 라씨도 다양하게 있었는데 과일 라씨는 마시고 싶지 않다고 코코넛을 시켰습니다. 견과류나 뭔가 씹히는 것이 들어가는 과자를 질색하면서 이걸 시켰으니...; 아마 코코넛 밀크가 들어갔을텐데, 그것보다는 코코넛 필링의 씹히는 맛이 굉장히 강해서 말입니다.; 투덜대며 먹다가 절반쯤 남겼습니다. 이런....



자아. 이날의 주목 메뉴였던 초콜릿 머드 케이크입니다. 머드란 단어에서 짐작하실 수 있듯이, 찐득한 타입의 초콜릿 케이크입니다. 그래서 기대를 했는데.....


염장샷은 접사가 제격인겁니다.(...)

G는 안 먹겠다고 해서 저 혼자 저 케이크 하나를 홀랑 다 먹었습니다. 절대 이런 짓은 하지 마시고요, 가능하면 2명 이상이 나눠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 조각 잘라 입에 넣는데 맛이 초콜릿 그 자체입니다. 으허허허허허; 초콜릿을 녹여서 다시 굳혀먹는 맛? 생초콜릿의 맛? 하여간 진하고 찐득한 초콜릿 케이크를 원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 도전해보세요. 단, 제 입맛에는 달았습니다. 진하기는 했지만 쓴 맛은 좀 부족하달까요. 제가 초콜릿을 좋아하긴 하지만 저런 케이크를 혼자서 다 먹을 수 있었다는 것이 좀 아쉬움이 남는 겁니다.
당연히 보통의 케이크처럼 부드러운 시트 타입을 원하시는 분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바닥에 뿌려진 것은 초콜릿 소스, 동그란 것은 블루베리 소스입니다. 새콤한 블루베리 소스가 들어가니 그것도 좋습니다.-ㅠ-

짜이, 코코넛라씨, 초콜릿 머드 케이크를 모두 합해서 18000원이 나왔습니다. 각각의 가격이 기억나지 않는군요. 얼마더라. 라씨 가격이 조금 높았다고 기억하니 아마 6천원, 8천원, 4천원인듯합니다. 머드 케이크 가격이 4천원인지 5천원인지 가물가물하군요.
혼자 읽을 책 한 권 들고가 바깥의 테라스에 나가 뒹굴뒹굴하는 것도 언젠가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라지만 언제 다시 갈지 기약이 없군요...............;)

미즈모렌 다녀온 것이 추석 연휴 끝날 즈음이었을 겁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으니...

그날 수분 부족에 시달리며 허덕이다가, 갑자기 맛있는 아이스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가보겠다고 생각만 열심히 하고 있던 미즈모렌에 다녀왔습니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근방을 돌아다니다가 가게를 발견했지만 밖에 나가서 드립 커피를 마시는 일이 요즘엔 드물어서 갈 기회가 없었습니다. 뭐, 커피 카페인에 과민반응을 보여서 마시면 잠이 안 오는 일이 많았고, 스타벅스와 달리 이런 드립카페는 잠깐 커피 마시러 들린다기보다는 넉넉하게,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들어가 마시고 오는 쪽이 좋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카페는 스타벅스보다 방문 빈도가 낮습니다. 'ㅅ'

미즈모렌은 다방(d'avant)이 있는 골목길이 주차장길과 맞닿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삼거리 포차에서 극동방송국방면으로 가다가 요기와 세븐일레븐 사이의 V자 골목길에서 왼쪽을 택해 죽 내려가다보면 다방이 보이고, 다방을 지나쳐 더 아래로 내려가면 주차장길이 보이는 바로 앞에 있습니다.
위치가 그렇다보니 홍대입구보다는 상수역이 훨씬 가깝습니다. 상수역 1번출구에서, 차도를 따라 합정역방향으로 걸어내려가다가 주차장길이 나오면 바로 오른쪽으로 꺾습니다. 상상마당 방면으로 조금만 걸어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보입니다. 큰길에 면한 것이 아니라, 큰길에서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서 있으니 안쪽을 들여다 보셔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냥 콘크리트 외장에 Cafe Miz라고 흘림체로 썼습니다. 카페 앞면은 유리창이고, 그 안쪽에 독특하게 생긴 더치커피기구들이 나란히 나와 있기 때문에 찾기는 쉽습니다.



이런 기구들이지요. 왜그런지 몰라도 더치커피기구는 가격이 상당히 비쌉니다. 대강 기억하는 가격대로, 저기 보이는 기구들은 아마 한 대당 70-80만원 정도 할겁니다. 일본 도큐핸즈에서 2만엔에 파는 것도 보았지만 이건 그것보다 용량이 훨씬 큽니다.


아이스 더치 커피를 한 잔(6천원) 주문하고 기다리니 얼마 지나지 않아 커피가 나옵니다. 더치 커피는 찬물로 추출하는 것으로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됩니다. 그러니 계속 커피를 내리고, 내린 커피는 밀봉해서 냉장보관을 할터이니 준비하는 시간은 짧을 겁니다. 따뜻한 것으로 주문하면 데우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아이스 커피라면 잔에 얼음을 담고 바로 커피를 부으면 되니까요.



아이스 커피와 시럽.



시럽이 담긴 꼬마 저그가 굉장히 귀엽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럽을 넣지 않습니다. 사진만 찍어두고 말았지요.



더웠던 김에, 단숨에 커피를 빨아 올리자 커피향이 입안에 확 퍼지는군요. 근데 이거..............; 신맛이 상당히 강합니다. 커피콩이 신맛이 강한 것을 쓴 모양인지 진하기도 하지만 그 신맛이 확 퍼지는 통에 당황했습니다. 저는 커피에서 신맛이 도드라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취향탓입니다.
취향을 잠시 접어둔다면 더치커피는 꽤 괜찮았습니다. 그 근방의 모 카페에서 더치커피를 마시다가 커피에서 수돗물 맛이 나는 것을 느끼고는 좌절했던 적도 있는데 이쪽은 그런 맛은 안 납니다. 설명을 보면 더치커피는 찬물로 아주 천천히 내리는 커피라서 카페인도 덜하고 향도 풍부하다하는데, 입안에 퍼지는 향은 확실히 넓습니다. 이런 표현은 이상하지만 담배연기를 빨아들이는 기분이랄까요? 입안에 커피가 들어오면서 입 안 전체가 향으로 가득찹니다. 꽤 재미있습니다.

나중에 계산하면서 커피 종류를 물어보니 종업원도 잘 모른다고 대답하는군요. 카페주인이 직접 블렌딩한 커피랍니다. 세하도나 만델링이 들어갔을까요? 블렌드할 때는 만델링보다는 세하도를 많이 쓰지 않을까 싶은데 말입니다. 어떤지는 모르지요.

커피가 나오고 나서 서비스로 생초콜릿 두 개가 나왔습니다. 익숙한 모양인데, 양평 코슷코에서 파는 것을 보았던 기라델리인가 어디에서 대용량으로 나온 그 생초콜릿인듯합니다. 맛있게 커피를 다 마시고 초콜릿을 입에 넣는 순간 좌절했습니다. 깔끔하게 커피향으로 정리되었던 입 안을 초콜릿의 느끼한 기름기가 확 돌아가며 한 겹 씌운 듯한 느낌을 줍니다. 아이스 커피였기에 입안이 냉하고, 거기에 초콜릿을 넣었으니 제대로 녹지 못하고 겉도는겁니다. 게다가 초콜릿 자체도 고급은 아니니 그 묘한 뒷맛이라니. 하나만 먹고 하나는 고이 남겨두었습니다. 서비스로 나온 초콜릿 때문에 오히려 반감이 생긴거지요. 음..;

다음에도 또 갈거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군요. 더치 커피의 추출 방식에는 관심이 있고 더치 커피를 마실 의향도 있지만, 미즈 모렌의 커피콩 배합은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ㅂ';; 오히려 집에서 더치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데 관심이 가게되었고요. 주변에 화학실험 쪽으로 재능이 있는 분이 있다면 플라스크와 기타 도구들을 구입해 뚝딱거리며 만들고 싶어지는데요.(모님 .... +ㅅ+)
그리고 물이 내려오는 방식이 여러가지가 있던데 바로 똑똑 떨어지는 것과 워터 슬라이드처럼 빙글빙글 꼬인 유리관을 통해 물이 내려오는 방식 등 말입니다. 아마 차이가 있을건데 정확한 설명을 찾아봐야겠습니다. 혹시 펠로우님, 아신다면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더치 커피를 아직 마셔보지 않으신 분이 있다면 한 번 가보세요. 사람의 입맛은 다 다르니까, 어쩌면 미즈 모렌의 커피가 취향이실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카페인도 적다고 하니 커피 카페인에 약한 분이라면 드립커피 대신 더치 커피를 마셔보시는 것도 좋을겁니다.




한줄요약: <system> 키르난은 카페 미즈 모렌을 클리어 했습니다.




덧붙임.
미즈 모렌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더치 커피를 판다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ㅂ';; 혹시라도 오해가 있을지도 몰라서 말이죠. 제가 처음으로 더치 커피를 마신 것은 2002년 겨울입니다. 일본에 갔을 때, 어학연수중이던 KY가 신주쿠 지하-정확히는 서브나도 2 방면으로 지금 생각하면 신주쿠 프린스 호텔에 가까운 곳 지하-에 있던 카페에 신기한 커피가 있다면서 데려가줬습니다. 그 때 처음 마셨지요.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이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마신 것은 그 보다 더 뒤입니다. 언제더라. 2003-4년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원주 구곡지구인가에 커피콩 볶는 집이 있습니다. 자가배전 커피집인데 역시 KY와 함께 갔습니다. KY, KJ, JS 등의 친구들과 함께 가서 신나게 커피를 (퍼) 마셨던 기억이 있지요. 거기서 더치 커피를 마셨습니다.
쿠켄 등의 잡지에서 본 기억을 떠올리면 더치 커피를 파는 카페가 없던 것은 아닙니다. 여의도 쪽에서도 꽤 유명한 카페에서 더치 커피를 판다고, 쿠켄에 짤막한 소개가 실린 것을 보았고요. 하지만 더치커피를 주력 상품으로 내놓은 곳은 미즈 모렌이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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