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영(사진은 천혜정), <혼자놀기>, 비아북, 2008, 12000원


링크가 알라딘으로 걸려 있는 것은 이 책의 출처 때문입니다. 이번엔 책 사진도 따로 찍었는데 미처 옮길 틈이 없었군요.

지난달 말인가에 티스토리에서 메일을 받았습니다. 내용인즉슨 알라딘 서재 블로거 서평단의 상설 블로거 서평단 모집을 앞두고 맛보기로 참여할 생각이 있냐는 것입니다. 맛보기로 하는 것이라 실제 서평단 활동처럼 활동하진 않아도 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홀랑 하겠다고 손 들고는 책을 받았습니다.
마침 받아든 책이 교보쪽 화제의 신간에 올라 있어서 뭔가하고 궁금해하던 참입니다. 관심을 두고 있던 책이 도착했으니 마구 웃으며 읽었는데 나중에 지은이 상세 정보를 보고는 뿜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오프에서만.^^;


혼자놀기라는 단어보다 익숙한 것은 시체놀이입니다. 이건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쯤 나온 단어로 기억하는데 완전히 늘어져 있는 팬더캐릭터(팬시로 나온)의 모습에서 시체놀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기억합니다. 실제 이 캐릭터 자체가 팬더의 시체에서 연상해 나온 캐릭터라고 해서 화제가 되었을겁니다. 그 당시 저와 제 친구가 좋아하는 놀이가 시체놀이-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에서 굴러다니다가 일어나 컴퓨터를 하고, 혹은 책을 읽고-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놀이가 쉽게 받아들여졌습니다. 대개 이 시체놀이는 혼자 집에서 굴러다니며 하기 마련이니 혼자놀기의 발판은 이 때부터 다져져 있었습니다.
대학교 들어간 뒤에도 혼자놀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그야 연애를 한 적이 없으니 당연한 것이지요. 과 사람들이랑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돌아다니는 것을 더 좋아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때부터 동대문을 다니면서 만화책을 사모으고, 학교에서 교보까지 걸어간다든지, 교보에서 학교까지 걸어온다든지 하는 일도 자주 했으니 다른 사람들과 다닐 틈이 없었지요. 3-4학년 올라가면서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혼자 다녔습니다.
그래서 인지 저는 혼자 노는 것이 익숙합니다. 집에서 혼자 있으면 마비질을 하거나, 앞서의 글에 나오는 것처럼 상을 펴놓고 혼자서 이런 것 저런 것 많이 합니다. 아니면 스타벅스 같은 커피숍에 들어가 딴 짓을 한다거나 하고요. 몇 년 전에 시리즈로 올렸던 홍대카페기행도 혼자 나디면서 사진 찍고 쓴 글입니다. 여럿이 다니면 이렇게 다양하게 다니지는 못하지요.

혼자 놀기는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혼자서 탐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도 그런 연장선에서 혼자 놀기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혼자놀기, 일상의 소소함과 재발견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한 번 읽어서는 맛이 안 날 책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처음 책을 붙잡고 읽으면서는 진도가 나가질 않아 투덜댔습니다. 생각보다 재미없다라는 것이 감상이었는데, 아무래도 한 번 읽어서는 다 파악이 되지 않는 책이라 그런가봅니다. 한 번 읽고는 자신의 일상을 곰곰이 돌아보고, 또 한 번 읽고는 공감하며, 다시 읽으면서는 혼자 노는 방법들을 하나씩 정복하는 것이 이 책을 재미있게 보는 방법일겁니다. 세 번이나 읽을 시간이 없다면 한 번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혼자놀기법을 메모했다가 하나씩 따라해보면 됩니다. 그래서 저도 조만간 카페로 다시 놀러나가고 혼자 재봉틀을 돌리고 혼자 밥 먹으러 나가고 말입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혼자서 패밀리 레스토랑에 간 적이 있습니다. TGIF의 공짜 샌드위치 쿠폰이 생겼는데 안 쓸 수 없다 싶어서 샌드위치 쿠폰에 디저트 하나를 시켜 바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혼자 책을 읽으면서 즐긴적이 있습니다. 술 마시러 혼자 간 적이 없는 것은 제가 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보다는 다이어트 중이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술 마신 적은 있지만 나가서 먹은 적은 없습니다.(그러니 집에서는 도전했다는 이야기)

처음 접했을 때는 작은탐닉과 비슷하게 가벼운 글을 보는 느낌이 아닐까 했는데 그것보다는 좀더 진한 맛이 납니다. 곰곰이 일상을 뒤집어 볼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요. 예전에 올린 적 있는 스즈키 도모코의 <스마일 데이즈>는 일상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 하고 있다면 이쪽은 본인의 일상을 이야기 하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따라 해볼까 싶은 생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러니 의도가 있다 없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군요.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책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취향에 따라 내용은 갈릴 수 있으니, 그냥 가볍게 기분전환 겸 보시는 것이 좋을겁니다.

1. 가끔은 고독을 씹으며 조소를 날리고 싶은 때도 있는 겁니다. 조소의 대상이 바보짓을 한 자신이란 것을 감추고 싶기에 더더욱 그런 것이고요. 고독을 씹기 위해서는 주위의 사람을 물리치고 혼자 남을 필요성이 있습니다.
간단히 글로 풀어 쓰자면
 
푸르른 대숲, 그 한 가운데의 공터에 보름달은 휘영청 밝게 떠 있고.
청년은 한 손에 술병을 들고 한 손에 잔을 들어 자작하며 바보짓을 한 자신에게 비웃음을 날린다.

라는 겁니다. 다른 사람이 있으면 안되는 겁니다.-ㅅ-


2. 오늘도 덥군요.


3. 지름신은 오늘도 제 목줄을 잡고 흔들고 계십니다. 새로 추가된 항목은 Nikon Coolpix P5100. 지난번에 보고 홀딱 반했지요. 하지만 885가 건재한 고로 어디까지나 유혹일뿐입니다. 유혹은 물리치면 장땡이고 이번 것은 그런 돌부처 앞의 스트립쇼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충동구매도가 높아져서 눈에 들어온 것이죠.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나갈 금액을 생각하면 그쯤은 가비얍게 즈려밟고 먼산을 바라보며 연기를 뿜고 싶은 겁니다.
(담배 피워본 적도 없으면서 왜...-_-)


4. 잠수중인 r모님의 옆구리를 찌를 메일을 보낼까 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5. 밀가루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 그래서 내일은 아마 쿠키를 구울지도 모릅니다.'ㅅ'


6. 자아. 이제 그만 나이젤라의 <가정의 여신이 되는 법>을 읽으며 잠자리에 들렵니다.


권윤주, <스노우캣 인 뉴욕 SNOWCAT IN NEWYORK>, 열린책들, 2007

제가 사랑해마지않는 스노우캣. 신간이 나왔다는 소리에 G에게 구입해달라 부탁해서 제가 먼저 봤습니다.
그리고는 대 좌절.




그러니까아아아아아아................
여행과 카페를 좋아하지만 시간과 돈이 없다는 분에게는 절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제 블로그에 오시는 대부분의 분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되는데 말이죠, 절대로, 절대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카드신님을 부여잡고 파산신과 손을 잡아 지름신과 웨딩마치를 올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황 발생 가능성 80% 이상. 요주의 책입니다.

미국이란 나라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뉴욕도 관심 밖이었건만 왜이런답니까. 처음 몇 장은 졸면서 보다가 본격적으로 카페이야기가 나오면서는 좌절을 거듭하면서 주변에 어디 자리 좋은 카페가 없나 열심히 머릿 속으로 검색을 하고는 또 좌절했습니다. 흑흑. 뉴욕분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햇살 잘들고 맛있는 커피가 있으며 느긋하게 휴식공간과 재충전 공간의 기능을 하는 카페는 안 나옵니다. 그나마 테이크어반이 조금 비슷할까 싶었는데 여긴 2호점도 강남입니다. 강북에는 매장이 하나도 없어요!

이러니 당장에라도 뉴욕행 티켓을 끊어 카페 순례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흑흑흑..

SNOWCAT IN TOKYO가 나오는 것이 더더욱 두려워집니다. SNOWCAT IN NAGOYA, SNOWCAT IN KYOTO, SNOWCAT IN FUKUOKA, SNOWCAT IN SAPPORO, SNOWCAT IN LONDON, SNOWCAT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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