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아침은 밀크티 아침으로 시작해야 제격입니다.
아마 일주일 전쯤의 티타임 같군요. 맞을겁니다. 비스코티와 호두과자와 팀탐이 같이 있는 것을 보면 그렇군요. 비스코티를 구운 것은 2주 전이지만 호두과자가 집에 온 것은 토요일쯤으로 기억하고 팀탐이 들어온 것도 금요일인가였으니 말입니다. ... 아니, 그럼 이 주 전인가?

호두과자와 호도과자 둘 중 어느 것이 맞냐고 물으신다면, 유명한 그 집은 호도과자, 다른 곳은 그냥 호두과자라 부르는게 맞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천안에 있는 할머니 호도과자집은 할머니의 남편이 처음 개발했다 합니다. 호두가 들어가서 호, 복숭아 씨앗 모양을 닮았다 해서 桃인겁니다. 그래서 호도. 하지만 이것이 호두의 사투리니 뭐니하는 이야기가 돌면서 호두과자가 맞다는 이야기가 대두되었지요. 아버지가 선물로 들고 오신 이것은 할머니네 과자가 아니니 그냥 호두과자로 부릅니다. 그래도 달지 않은 흰앙금에 호두도 커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팀탐 시식기야 지난번에 묘한 중독성을 가졌다고 올렸고.

중요한 것은 이겁니다.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 1천엔 남짓에 팔고 있던 프루츠 케이크. 캔이 예뻐 홀랑 질러서 G에게 선물로 건네주었는데 그 뒤에 짧은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어느 날 G가 말했습니다.

G: 그 선물로 준 케이크 열어봤어?
K: 응? 아니? 전혀.
G: 그거 엊그제 M이랑 같이 먹으려고 들고 나가서 뚜껑을 열었는데 술냄새가 확 나는거야.
K: 엥?
G: 그래도 둘이서 먹으려고 한 입 먹고는 도저히 안되겠어서 놔뒀지. 못 먹겠더라.
K: 나 줘.

그리하여 케이크는 몽창 제 차지가 되었다는 사실.


파먹은 흔적도 조금 보이는 과일 케이크입니다. 체리도 보이고 건포도도 보이는군요.
자아. 이 시점에서부터 슬슬 술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파먹고 있습니다. 맛은 술맛.(...)
영국의 웨딩케이크는 결혼식 때 쓰고 1년간 잘 보관해두었다가 결혼 1주년 때 부부가 나눠먹는다고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장기 보존을 위해 술에 절인 과일도 많이 들어가고 술도 많이 들어갑니다. 이 과일케이크도 그 연장선상인가봅니다. 정확히 어떤 술이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캔 바닥에 있는 성분표에는 "양주"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브랜디나 위스키?
술냄새가 풀풀 나지만 파운드 케이크류를 좋아하기 때문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러나 업무시간 중 티타임에 이걸 먹고 있자니 왠지 취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실제로도 조금 취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야금야근 먹다보니 어느 새 케이크가 다 사라지고 없었으니 말입니다.

다음에 갔을 때 캔 디자인이 바뀌어 있다면 들고 올 용의는 있지만 또 먹으라 하면 글세요.....;
(뒤에 남은 캔은 G에게 건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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