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전의 일입니다. 몇 주쯤 전이었나. 설보다는 한참 전의 일이었지요.

작년에 씨뿌려 키운 바질은 지나치게 웃자라 키가 멀대 같더랍니다. 원래는 중간에 끝부분을 끊어내 옆으로 퍼지도록 했어야 했는데,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끊기가 어려워 전전긍긍하다가 시기를 놓쳤습니다. 나중에 다 뜯어서 물에 담가두긴 했는데 아쉽게 그 중 두 개는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결국 작년에는 꽃을 못봤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어떻게든 해볼까 했는데, 작업실 동료가 그러는 절 보고는 싹둑 잘라서 옆에서 싹이 자라게 하면 된다고 하더니 그야말로 썩둑 잘랐습니다. 3cm도 안남기고 썩둑.


그러기를 며칠, 기다리던 사이에 싹이 나오더랍니다. 근데 이게 이미 설 전의 사진이라는게..=ㅁ= 다시 말해 내일쯤 들여다보면 아마 훤칠하게 자라 있을 겁니다. 얼마나 자랐을지 저도 기대되네요.






거의 모든 바질이 싹을 틔운 터라 ... .. ... 근데 저 없는 동안 물은 잘 얻어 마셨나 궁금하네요. 내일 가보면 얼마나 자랐는지 혹은 말랐는지 확인할 수 있겠지요. 하하하;ㅂ;


이미 한참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바질이 싹이 나면 같이 사진찍어 올리려 했는데 안 나더군요. 더 이상 미뤄둘 수도 없어서 일단 올려봅니다.
사진은 1월에 혜화동@마르셰에서 구입한 바질씨앗. 저렇게 바질 꽃 폈다가 씨가 맺혀 마른 것을 뜯어 놓은 것이더군요. 봉투로만 있어서 안에 어떻게 들어있는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저렇게 씨앗이 매달려 있길래, 이 중 한 줄기의 씨앗을 털어 심었습니다.
물을 주고 싹이 트기를 기다린지 어언 한 달도 넘었네요. 근데 싹이 안나.;ㅁ; 물 주는 것을 잊은 것도 아닌데 안 납니다. 으흑; 저는 역시 초록 손가락이 아니라 검은 손가락을 가졌나봅니다...;ㅂ;

그리하여 6월 중순에 업무가 일단락 되면 당장에 흙 더 사다가, 이거랑 몇 주 째 답보상태인 유자랑 화분 옮겨서 심어보려고요. 옮겨서 잘 크면 좋을텐데 어떨지 모르겠네요.;ㅁ; 부디 잘 자라기를...

원래는 꽃에 맞추려고 했는데 말입니다. 초점은 저 멀리 어드메로 날아가고...-_-;

작년부터 키우기 시작한 레몬 제라늄이 올해 꽃을 피웠습니다. 처음 보는 허브 꽃이라 신기하기도 하네요. 조만간 화분 갈이도 다시 해줘야 할테고 말입니다. 그 때 연꽃 씨앗도 다시 틔워봐야죠. 왜냐면 몇 주 전에 심은 씨앗이 둘다 죽었습니다. 어흑.;ㅂ; 곰팡이가 핀 것 같더군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이번에는 제대로 사포에 갈아서 싹이 나기 쉽게 만들어 줘야 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또 씨앗 주문을 해야겠다 싶으니..; 지난번엔 심폴에서, 이번에는 나만의 씨앗에서 했는데 다음엔 어디서 해야할까요.=_=

홍대 카페 거리에는 꽃집도 꽤 있습니다. 그 중 한 군데는 어쩌다보니 주인(이랄지 직원이랄지;)언니님과 아는 사이가 되어 지나갈 때마다 인사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버이날 꽃을 거기에 사러 가면서 취향의 화분이 은근히 많다는 걸 발견했지요. 제가 좋아하는 화분은 꽃보다 잎이 많은 것, 기르기 쉬운 것, 특수 목적(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말은 어렵지만 쉽게 말하면 기르기 쉽거나, 먹을 수 있거나, 벌레를 쫓는 용도로 쓰거나 하는 겁니다. 공기정화는 웬만한 풀들이라면 다 지원하는 것일테니 신경쓰지 않고요.

다음 로드뷰로 보니 바로 보이는군요.'ㅂ'

하여간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사러 갔을 때는 작은 꽃다발로 만들어 투명한 플라스틱 컵에 담아 들고 갔습니다. 작년에는 오아시스에 꽂은 카네이션을 했는데 길거리에서 파는 카네이션이 거의 그렇듯이 큰 코사지와 비슷한 느낌이었지요. 올해 꽃은 미처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흰 카네이션을 여러 모로 물들여서 만든 작은 꽃다발이라 상당히 예뻤습니다.>ㅆ<
이날 카네이션을 사면서 함께 충동구매한 것이 스칸딥서스입니다. 햇빛을 못봐도 잘 자라는 풀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수경재배로 해도 잘 큰다고 추천한 것이 이겁니다. 자라는 분위기는 담쟁이와 비슷해서 덩글을 뻗는데 잎 모양이나 줄기, 전체적인 생김새는 전혀 다릅니다. 나중에 잘 크면 사진 찍어 올려보지요.


그 다음 주에는 스승의 날 선물을 배달하기 위해 들렀습니다. 가는 김에, 혹시 벌레 쫓는 풀이 있으면 구입할까 했지요. 듣기로는 레몬그라스가 벌레 쫓는 효과가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생각한 레몬그라스는 동남아시아에서 자주 먹는 파초 같은 길다란 풀입니다. 이건 화초로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더군요. 몇 번 시도하다가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아서 포기했습니다. 그러다가 검색하는 과정에서 다시 알게 된게 제가 알고 있는 레몬그라스가 아니라 비슷한 이름의 다른 풀이 방충 효과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만 알고 갔는데, 꽃집에서 추천한 벌레 쫓는 풀은 또 다른 종류였습니다. 제목에도 적었지만 레몬 제라늄이라고요. 허브라는데 잎만 봐서는 왠지 당근 같습니다. 언뜻 보아서는 당근 잎사귀 같거든요.



뒤쪽에 보이는 바구니가 개인적으로 배달을 부탁받은 카네이션이고 앞쪽에 보이는 것이 레몬 제라늄입니다. 지금은 화분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손으로 마구 비벼 만지면 향이 확 올라오는데 어디선가 한 번쯤 맡아 본 것 같은 향입니다. 세제향이나 비누향과도 비슷하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모기잡는 스프레이입니다. 하하.;

당연히 공간의 크기에 따라 화분 몇 개를 놓아야 한다라는 것이 있겠지만 저는 제 옆에만 안 오면 된다 싶어서 하나만 샀습니다. 저 크기에 6천원이예요. 잘 키워보고 다른 번식 방법이 있으면 도전해볼까 합니다. 씨앗으로 키우는 것은 엊그제 연꽃 발아에 실패한 다음엔 의기소침해져서 한동안 피하려고 하고요.



사진을 찍은 곳은 이번에 새로 생긴 스타벅스 홍대 갤러리점입니다. 갤러리고 뭐고, 예전 커피빈 자리(273번 정류장 앞)에 카페 네스카페가 생긴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생긴 스타벅스이니 거참...;
자리도 넓고 편해서 종종 다니게 될겁니다. 이날 선물용 머그를 구입하면서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시켰는데 맛도 괜찮았고요.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한 달간은 확실히 맛이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그걸 믿고 갔던 거죠. 아니, 솔직히 말하면 머그를 사면 음료를 공짜로 준다니까 기왕 살 것 비싼 음료 시켜 먹으러 가자 싶어서 갔던 거랍니다. 하하.; 펠로우님이 가르쳐 주신 드립 카페는 여기 길 건너 지하가 아닐까 싶네요.

위에 놓인 머스킷티어 루주는 도서전 모임 때도 잠시 이야기 했지만 삽화가의 취향을 십분 반영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9권 사서 결말을 확인했으니 앞권도 사야하나 싶지만 이거 은근히 망설여지네요. 1권부터 차근차근 독파해나갈까...;


조은희, 오사다 사치코, <차 한 잔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이른아침, 2008, 18000원
박현신, <나는 허브에 탐닉한다>, 갤리온, 2008, 8800원


리뷰 쓰는 것을 더이상 미루면 아예 잊어버릴 것 같아 날림으로라도 쓰렵니다.-_-;

양 책 모두 괜찮았습니다. 차 한 잔~은 예전에 리뷰를 올렸던 <사치코의 일본차 이야기> 작가와 조은희씨가 함께 쓴 책입니다. 세계 각지의 차 마시는 풍경을 보여주고 있고, 상당수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곳이라 재미있었습니다. 터키나 인도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베트남, 라오스 등의 동남아시아 지역, 그리고 티벳을 비롯한 낯선 곳에서의 차 마사기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깊게 다룰 수 없으니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비판적인 태도로 책을 보게 되긴 합니다. 모르는 지역에 대한 정보니까 100% 신뢰는 하지 않는달까요.
용어의 통일 문제도 조금 걸렸습니다. 한국어 표기법으로는 짜이가 아니라 차이가 맞습니다. 각 지역마다 발음의 강도 차이가 있으니 차이라 실제 부르는 곳과 짜이라 부르는 곳이 다를텐데 말이죠. 뭐, 차를 부르는 이름은 비슷하니 읽을 때마다 조금 헷갈리기도 합니다.

허브 탐닉은 구입목록에 올려두었습니다. 쿠켄에 꽤 오랫동안 허브 기사를 연재했던 박현신씨가 작은 탐닉 시리즈로 책을 낸다는 것을 알고 나선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거든요. 과연 내용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러 허브 이야기와 그걸 재료로 한 다양한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몇몇 사진들은 눈에 익은 걸로 보아 쿠켄에서 썼던 사진을 다시 게재한 듯합니다.
조만간 구입할테니-마일즈와 같이 올렸습니다;-구입하면 생협 번개 때 들고 나가겠습니다.^ㅁ^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