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어느 거지는 구걸한 돈을 모으고 모아 작은 은전 한 닢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을 가지는 것이 소원이었더랍니다.

하지만 현대의 어느 인간은 다른 것을 모았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포인트로 배스킨라빈스 31의 하프갤런이 사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프갤런 한 통의 가격은 21600원. 그리고 포인트는 1천원 이상 구입금액의 5%를 적립해주는 것이니, 얼마나 사야할지는 계산기를 두드리면 바로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1만점 돌파 몇 달 후, 포인트 행사를 통해 18600원-아냐, 18300원이었나-의 포인트로 드디어 하프갤런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흘도 지나기 전에 통이 텅텅 비었다는 건 자랑이 아니죠.ㄱ-;
지난 겨울에는 초콜릿 무스에 폭 빠져서 내내 그것만 먹었는데 요즘은 아몬드봉봉으로 넘어갔습니다. 둘 다 '언제건 어느 지점에서건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지요. 지난 겨울에 나온 아이스크림 중에 카푸치노 크런치도 맛있던데 커피 아이스크림은 자모카 아몬드 퍼지만 고정이고 나머지는 무작위로 나옵니다. 여름에는 샤베트가 많이 나오다보니 여름보다는 겨울에 더 잘 나오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최근에 신문 기사를 보고는 SPC 하는 모습에 정나미가 떨어져 아이스크림도 끊기로 했습니다. 하하; 파리바게트도 뚜레주르랑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점포 개설에 등을 돌려서 안 간지 꽤 되었습니다. 동네빵집 빵이 더 마음에 들기도 하니까요.-ㅠ- 아이스크림은 대체재가 빈약하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안 먹고 버텨야죠. 가끔 마트에서 투게더 사러 갔다가 계산대에서 가격 확인하고는, 이 돈 주고 시판 아이스크림 먹느니 배스킨라빈스 간다며 투덜댔는데 이제는 그것도 안되는군요. 그래도 SPC 하는 짓이 싫으니 뭐, 이렇게라도 소소한 불매운동 들어갑니다.-ㅂ-/
짧지 않고 길지도 모릅니다.'ㅂ'

애초에 해피포인트 CF 이야기가 이글루스 이오공감에 뜨고 댓글이 줄줄 달리는 걸 보고는 그냥 그런가 싶고 살포시 무시했는데, 하도 난리라 궁금해서 한 번 봤습니다. 보고 난 뒹의 감상을 요약하면,


What the HEEEEEEEEEEEEEEEEEEEEEEELL!





CF 제작자는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만든걸까 싶습니다. 군필자도 아니지만 난감하고 어이없는 애용의 CF입니다.
안 보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입영통지서를 받은 대학생(으로 추정)에게 주변 친구들이 케이크를 놓고 축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거기에 깔리는 아주 경쾌 발랄한 노래.

국방의 의무 축하해
드디어 멋진 남자 되는거야
정신 좀 차리겠구나
면회는 자주 가줄게
해피포인트로 케이크 사갈게
좋아 너무 행복해

여자친구가 하는 말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말 개념이 없다는 말 밖에 안나오는군요?


애초에 이 CF의 컨셉은 군대간 남자친구를 둔 여자가 면회 자주 갈게,  해피포인트로 (네가 좋아하는 파리바게트) 케이크 사갈게라는 것에 중심을 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걸 발랄하게 꾸미려다보니 저런 엉뚱한 물건이 나온 것이겠지요. 발랄함을 컨셉으로 잡지 않고 약간은 슬픈 분위기로 잡았다면 어땠을까요?

입영통지서를 받은 남자와 그 여자친구가 함께 케이크를 먹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입영하는 남친을 배웅하는 모습. 그 다음에는 면회가기 전 남자친구에게 보내는 과자 박스 한 가운데 파리바게트의 케이크 상자가 들어 있습니다.

구시대적 발상이긴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더 낫지 않았을까요.

 사실 파리바게트의 라이벌이 뚜레주르-CJ가 아니었다면 저도 일찌감치 포인트 털어쓰고 포인트 카드 잘랐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뚜레주르는 파리바게트보다 훨씬 더 싫으니-브랜드 선호도의 문제-파리바게트를 이용할 뿐입니다. 잘못 만든 CF 하나가 전국 파리바게트를 공적으로 만든 셈이니.... 던킨이나 배스킨도 같이 해피포인트 적립 대상이지만 파리바게트가 공적이 된 것은 CF의 케이크가 파리바게트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맨 마지막 배경도 파리바게트.


SPC가 CJ에 밀린다면 이런 부분에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기야 CJ 광고팀은 상당히 유명하기도 하죠... ㄱ-



결론. 그 CF는 엉망이고 다시 보기도 싫고 혐오스럽지만 그래도 파리바게트는 이용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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