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그렇게 하지만 출발하기 전날-정확히는 공항 들어가던 그날인 10월 26일 금요일은 9년만에 가장 커다란 보름달을 본 날이었습니다. 그러니 일요일에 주워온 반달이 진짜 달일리는 없습니다. 하네다 공항에서 구입한 반달모양의 선물용 과자입니다. 본래 이름은 半月, 일본어로는 はんげつ입니다.

제가 구입한 것은 6개들이입니다. 세 개는 녹차맛, 세 개는 기본입니다.

포장을 풀면 이렇습니다. 여닫는 상자가 아니라 이렇게 풀리는 상자. 꽤 단단해서 안의 과자가 쉽게 부서지지 않겠더군요. 게다가 위 아래는 저렇게 완충제도 들어 있습니다.

열면 보이는 것은 가마쿠라. ... 응?

뒷면을 보니 아마도 가마쿠라 쪽에서 유명한 과자집이 하네다에 지점을 낸 모양입니다. 여기에 실린 여러가지 다양한(맛있어 보이는) 간식들이 사람을 유혹합니다. 그런 고로 펼친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진짜 반달모양이지요?
하지만 과자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달 속에 숨은 저 토끼입니다. 아우! 제가 늑대였다면 아마 군침을 삼키고 달려들어 귀를 잽싸게 잡아챘을겁니다.(...)

왼쪽이 녹차맛, 오른쪽이 플레인. 플레인이라고는 하지만 크림에서 팥으로 추정되는 맛이 살짝 납니다. 녹차맛은 확실히 녹차맛입니다. 크림색도 그렇고 과자도 녹차를 넣은 모양입니다. 기린에서 나오는 고프레보다는 과자가 두꺼워서 전병(센뻬)를 먹는 느낌이지만 크림과 같이 먹으니 맛있습니다. 역시 차와 곁들여 먹는게 좋겠지만 그럴 여유도 없이 후다닥 마파람에 게눈감추듯 먹었으니 조금 아쉽군요. 나중에는 느긋하게 즐겨보고 싶습니다.-ㅂ-

그런 고로 시간이 된다면 하네다 제1터미날에 들어가 간식 쇼핑을 잔뜩 하고 오는 것도 좋습니다. 도쿄시내의 유명한 간식들은 다 모아두지 않았나 싶던걸요. 치즈케이크도 있고 초콜릿 케이크도 있고, 피에르 마르콜리니는 못찾았지만 하여간 있다 하고. 파스텔도 있습니다. 일찍 문을 닫는다는게 아쉽지만 말입니다.

자, 이것으로 이번 일본여행 관련 포스팅은 끝! 관련 포스팅은 하나 더 있지만 그쪽은 맛 카테고리에 올리겠습니다.

도라에몽야키라 하면, 핫케이크를 반으로 접은 것 사이에 팥앙금을 넣은 것이죠. 일본에서 종종 여행선물로 사오는 간식거리로 알고 있지만 일본 가서 먹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이상하게, 도라야키도 그렇고 타이야키(붕어빵)도 그렇고 팥이 들어간 간식류를 굉장히 좋아하는데도 사먹게 되진 않더군요. 백화점에서는 사먹는 맛이 안나고, 노점에서 먹자니 파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고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도 나카노 브로드웨이 입구에 있는 모 야키를 먹어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주문 포기... 였거든요.;

G가 여행을 다녀오면서 하네다 공항에서만 판다는 대왕 도라야키를 사들고 왔습니다.

뭔가 수박 같아 보이는 그림. 하지만 진짜 저렇게 생겼습니다.;

케이스는 이렇습니다. 그림 디자인도 귀엽고 케이스도 튼튼해서 공항에서 사들고 간다한들 모양이 망가지거나 하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소라토부 데카도라. 음.. 이름이 참...;

뚜껑을 열면 도라야키를 설명하는 안내서가 있고 비닐 포장된 데카도라가 등장합니다.

사진상으로 희미하게 보이지만 그림에서 보는 대로 눈과 입이 있습니다. 귀엽더군요!
사진을 찍은게 사온 그날이니 이날 먹었으면 좋았겠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서 그대로 냉동실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는 몇 주 묵혔다가 엊그제 냉동실에서 케이스를 보고는 생각나서 꺼내 먹었습니다.

냉동실에 들어가 있던 것을 실온에서 조금 놔두었다가 잘랐습니다. 단단해서 자르기 쉽더군요.
데워 먹을까 하다가 그냥 약간 얼어 있는 상태로 먹었는데 이것도 은근히 괜찮더군요. 팥소가 그냥 팥만 넣은게 아니라 우유 종류를 섞은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조금이긴 하지만 비비빅 맛(...)이 났거든요. 한데 약간 우유가 들어가 부드러우면서도 달달한 것이 오히려 더 맛있었습니다. 굳어 있으니 먹기도 편하고 입에서 녹아내리는 것도 좋았고요. 오오~ 이것도 별미.

다음에 여행가면 하네다 공항 1청사의 간식 가게들은 필히 둘러 봐야겠습니다. 훗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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