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이런 일의 발단은 사진입니다. 트위터 등지에서 발견한 음식 사진은 사람을 붙잡고 놓질 않아 결국 찾아가게 만듭니다. 이날 발견했던 사진은 은색의 식판에 올라간 고기와 방과 산더미 같은 감자튀김이었지요. 거기가 어디냐 했더니 이태원이라, 압구정에서부터 일부러 발걸음하게 되었던 겁니다. 그러다가 중간의 휴식시간 때문에 근처의 다른 가게에서 또 다른 튀김을 맛보았던 것이고요.



5시가 되기 10분 전쯤 다시 도착했는데 대기 인원이 엄청나더랍니다. 일단 명단에 올려 놓고 기다리는데, 다행히 옾ㄴ하고 나서 들어갈 수는 있었습니다. 내부 공간이 넓어서 아주 인원이 많지 않은 이상은 한 번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해 보입니다. 물론 그 뒤에는 다른 사람들이 식사하고 나가기만을 기다려야 겠지요.





바베큐니까 술이 더 잘 어울리겠지만 이날의 컨디션은 바닥을 쳤습니다. 지금도 감기가 다 낫지 않았지만 이 때는 막 감기에 들어가던 때라, 목소리가 잠겨 있고 속 저 깊은 곳에서는 가래가 끓으며 살짝 열도 올랐더랬습니다. 하하하; 그래서 저는 자몽에이드로 대신했습니다. 생각보다 맛이 괜찮더군요. 달긴 하지만 과육도 들어있고, 쌉쌀한 맛도 납니다. 마지막의 주스 한 방울까지 털어 마셨더랬지요.





이것이 2인분입니다. 2만 9천원 하는 바베큐 플레이트. 아니, 정확한 음식 이름은 모릅니다. 바베큐를 주문하면 세 종류의 가니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감자튀김과 코울슬로-쟁반 한 가운데-, 그레이비를 뿌린 으깬 감자로 골랐습니다.

빵은 총 여섯 개가 나오는데 모닝롤을 버터 혹은 바베큐를 구웠거나 한 철판에 지진 것 같더군요. 반으로 잘라 놓은 거라 위의 사진에 보였던 개인 접시에 놓고 내키는 대로 코울슬로나 바베큐 고기를 넣어 먹으면 됩니다.

하지만 전 빵은 따로, 고기도 따로 먹었지요. 제 취향에는 그게 더 좋습니다.

튀긴감자는 색만 봐도 대강 짐작할 수 있지만 케이준 스타일로 짭짤한 양념을 뿌린 겁니다. 역시 맥주를 부르는 맛이더라고요.


사실 요즘 위장이 줄어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건강상태라 해도 시켰을지는 의문입니다. 아마 안 시키고 조금이라도 더 먹겠다고 별렀을 지도요...;






으깬감자와 그레이비. 더 말해 무엇합니까.-ㅠ-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술이 술술 넘어가는 맛있는 조합이지요.






다 먹고 나서도 부족하다며 추가로 주문한 것이 양파 튀김이랑 맥앤치즈볼. 아래쪽에 있는 것이 맥앤치즈볼인데, 백앤치즈를 만들어 그걸 동그랗게 뭉쳐 튀긴 겁니다. 당연히 튀김옷을 입힌 것이고 역시 겉에도 양념가루를 묻혔습니다. 마찬가지로 술을 술술 부르는 메뉴입니다.



다 먹고 나서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을 때 직원이 디저트는 안 필요하냐 묻더군요. 오늘의 디저트는 복숭아 코블러와 바나나푸딩이 있답니다. 제가 우겨서 바나나 푸딩으로 주문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런게 나옵니다.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은 컵이긴 한데 위에 보이는 크림은 크림이 아니라 머랭입니다. 거기에 아래 보이는 것은 바나나맛이 나는 커스터드 크림이고요. 더 정확히는 으깬 바나나를 섞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커스터드 크림입니다. 쿠키도 들어 있지만 바닥에는 파인애플도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푸딩을 먹으면서도 그리 지루하지 않습니다. 약간 달다 싶지만 그 달달함이 적절하게 짠맛을 씻어 내는군요. 먹으면서 아주 익숙한 맛이라 생각했는데, 어릴 적 먹었던 '가루 타서 얼려 먹는 샤베트'의 바나나맛과 비슷합니다. 단지 우유와도 비슷하겠지만 이쪽이 훨씬 농후한 맛입니다. 양은 적지만 바베큐의 짠맛을 마무리하기에는 아주 좋습니다.



디저트건 본식이건 간에 맛은 강한 편입니다. 미국식이라고 해도 맞겠네요.'ㅠ' 술이 술술 넘어가는 메뉴라 적은 인원이 가는 것보다는 3-4명이 가서 다양한 메뉴를 주문해 나눠 먹는 쪽이 좋습니다. 다만 음악도 그렇고 꽤 시끄러운 편인데다 느긋하게 먹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한 번 더 가보고 싶네요.=ㅠ=

푸딩이라고 하면 보통 커스터드 푸딩을 떠올리지요. 달걀과 우유와 설탕을 섞어 은근은근하게 익혀 찜처럼 매끈하게 만든 음식 말입니다. 하지만 이번 홋카이도 여행에서 가져온 것은 젤라틴을 넣어 굳힌 푸딩입니다.'ㅠ'


길게 길게 설명하면 손만 아프니까 일단 사진부터 가지요.-ㅠ-




구입처는 SA, 그러니까 홋카이도 가는 도중의 휴게소였습니다. 별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정말로 맛있는 홋카이도 한정 컵아이스크림이랑, 상당히 괜찮았던 치즈랑, 망고라씨, 거기에 저 푸딩을 구입했습니다.


다른 간식들은 금방 다 먹었는데, 푸딩은 먹는 방식이 꽤 복잡해서 결국 집에 와서야 먹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냉장고에 세 개가 남아 있는데, 이미 유통기한은 지났지요. 하하하하하하하... 있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글쓰면서야 저걸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고민하게 되네요.





하여간 크기는 달걀만합니다. 큰 달걀은 아니고, 중간 크기의 달걀쯤. 초란보다는 크고 특란보다는 작습니다. 들어보면 꽤 묵직한게, 어떻게 보면 달걀이 아니라 모짜렐라 치즈 같기도 합니다.




먹는 방식이 복잡한 것은 저것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매끈한 푸딩이 그냥 덜렁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풍선에 들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푸딩액(국물)을 고무풍선 안에 넣고 꼭 묶어 달걀 모양으로 굳혔다 생각하시면 얼추 맞습니다.




풍선입구 부분을 바늘로 푹 찌르면 홀라당 벗겨지고 매끈매끈한 푸딩 덩어리가 나옵니다. 아무리봐도 저거 모짜렐라 치즈 같아요...=ㅁ= 두부라기에는 조금 많이 매끈하니까.

그리고 저 두부, 아니 치즈, 아니, 매끈한 덩어리 위에 소스를 뿌리면 완성입니다.




간장소스를 뿌린 두부 같지만 넘어갑니다.-ㅅ-


맛은 상상하는 범위 내의 맛입니다. 매끈한 덩어리이기는 하나,치즈 같은 질긴 식감은 아니고, 그렇다고 푸딩이나 바바로아 같은 말캉한 식감도 아닙니다. 바바로아 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데, 거기에 쌉쌀한 캐러멜 소스를 뿌리니 이거 꽤 괜찮네요. 일부러는 아니지만 눈에 보인다면 한번쯤 도전할 만한 맛입니다.'ㅠ' 푸딩하고는 다르고, 우유푸딩하고도 또 다릅니다. 뭐, 어차피 젤라틴으로 굳힌 것일 테니..-ㅁ- 생각난 김에 이번 주말에 한 번 재료가 뭐 들어갔는지 확인해야겠네요.


포크로 찍어 먹어도 될 것 같아 보이지만 그러면 그대로 흩어질 겁니다. 숟가락으로 떠먹는 것이 제일 좋아요.


그러니까 체력이 슬슬 고갈되던 어느 날, G와 같이 마실 나갔다가 함께 스타벅스를 들렀습니다. 무슨 음료를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이번의 신작 메뉴에 대한 호불호가 떠올라서 궁금한 김에 시도해보자 싶었지요.

저는 만드는 장면을 못보았지만 보고 온 G가 이야기 해주더랍니다. 커다란 플라스틱통에서 큰 숟가락으로 퍽퍽 무언가를 떠서 컵에 넣고, 그 위에 프라푸치노 음료를 올린다고요. 실제 사진에서도 보이지만 바닥에 노란색의 몽글몽글한 무언가가 들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빨대를 꽂고 조신히 빨아 올려 보면 바닥의 그 젤리가 꿀렁꿀렁 올라옵니다.

그렇습니다.
저건 푸딩이 아니라 커스터드 푸딩맛 젤리입니다. 그러니까 초창기 쁘띠첼 푸딩 정도? 젤리 식감이 상당하더군요.'ㅠ' 하기야 진짜 커스터드 푸딩을 넣는다면 떠서 넣을 때 이미 으깨질 겁니다. 저런 형태를 유지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먹다보면 메가톤바 비슷하기도 하고, 스카치캔디 비슷하기도 한 그 익숙한 맛의 젤리가 올라옵니다.

문제는 그 젤리입니다. 그게 미지근한 온도로 있다보니 위의 음료가 급속도로 녹습니다. 빨리 먹지 않으면 흥건한 커피음료를 마시게 되겠더라고요. 저야 말랑한 젤리가 올라오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고 자바칩이 섞인 프라푸치노도 좋아하는 터라 저 뒤에도 한 번 더 사마셨습니다. 딱히 아주 맛있다 싶진 않은데 가끔 생각나더라고요? 문제는 저 음료의 tall 사이즈 가격이 6500원이라는 것. 상상 초월의 가격입니다.-_-;



그럴바엔 차라리 프라푸치노를 포장해 냉매로 보호해서 들고 온 다음 집에서 푸딩과 섞어먹겠습니다. 물론 저런 젤리식감 푸딩이어야 균형이 잘 맞겠지만 뭐..... 가끔 괴식으로 제조해 마셔보고 싶은 그런 마음 있잖아요? -ㅠ-;

그런 의미에서 가격이 높아 다행입니다. 비싸서 자주 마시질 못하니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되겠군요.(...)

앞서의 푸딩 포장 색은 파랑, 노랑, 주황이었지요. 그걸 주황이라 부를지 다홍이라 부를지 고민되지만 하여간 그런 색이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파랑이 우유 푸딩, 노랑이 커스터드 푸딩, 주황이 치즈푸딩이었을 겁니다.


그랬는데 엊그제 편의점에 갔다가 분홍색 푸딩포장을 보았습니다. 잠시 고민하면서 내가 먹은 것 중에 분홍 포장이 있었나, 아니면 이게 새로 나온 것인가 고민을 했는데 옆에 놓인 다른 푸딩을 보니 이게 새 제품이 맞더군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 사왔습니다. 처음 본 날 구입하지 않은 이유는 저게 Cream custard이기 때문입니다. 생크림이 들어갔다는군요. 느끼할 것 같아 그날은 피했고, 오늘은 당분이 조금 필요했기에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침 간식으로 잘 먹었지요.




앞서 버전에는 숟가락이 들어 있지 않았던가?;
포장을 뜯고 보니 숟가락이 없어서 당황했습니다. 어차피 제 책상에는 나무숟가락이 항상 놓여 있으니 문제 없지요.

그리고 시식.
음.
첫 숟갈을 넣고 나서 머릿속에서 한 CF 음악이 자동 재생됩니다.

"온 가족이 함께, 투*더, 투*~더~♬"

하하하하하. 왜 난 이걸 한 숟갈 물고서는 투*더의 맛을 느끼는 것인가.ㄱ-;

근데 정말로 처음에는 투*더 맛이 납니다. 그것도 어렸을 적 먹었던 그 그리운 맛으로요. 지금은 묽은 편이죠.
하여간 두 번째부터는 그런 생각이 덜하고, 굉장히 걸죽하고 크림 같은 푸딩이다 싶었습니다. 일본에서도 푸딩은 크게 크림형 푸딩과 약간 단단한 푸딩으로 나뉘는데, 이건 크림형입니다. 젤리처럼 모양을 유지하며 떠지는 것이 아니라 크림처럼 퍼먹는 형태더군요. 맛은 꽤 괜찮았습니다.

만...
어차피 이것도 푸딩 믹스로 만든 걸.ㄱ-; 재료를 보면서 한 번으로 족하다 생각했습니다. 가끔 생각나면 올레 할인을 곁들여 1700원에 먹을만은 하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만들기 번거롭고 대량생산을 해야한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귀찮으면 그냥 사먹겠지요.

국립국어원 표기대로 쓰자면 프티젤이나 프티첼이 맞을터인데, CJ에서는 쁘띠첼이라고 부르지요? 그래서 그냥 영문으로 표기했습니다.





지난번에 우유랑 커스터드 푸딩은 먹어보았는데, 치즈는 없어서 손 못댔던 차에 근처 세븐일레븐에서 치즈맛을 발견했습니다. 대체적으로 세 종 모두 먹어본 사람들은 치즈맛이 호불호가 조금 갈린다고 하더군요. 치즈맛이 강하게 난다고요. 저야 앞서 두 개도 그닥 취향은 아니었던 터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옆에 있는 것은 『빙과』. 숟가락이 두 개인 이유는 G랑 같이 먹었기 때문입니다.





주황색포장을 벗기고,




뚜껑을 뜯으면 저렇습니다. 이것도 소스는 없어요.


맛은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치즈맛 푸딩이 아니라 레어치즈케이크에 가까울 정도여서요. 그러니까 한 숟갈 입에 넣으면 딱, 레어치즈무스를 먹는 것 같습니다. 푸딩이라기 보다는 정말로 무스 같아요. 질감은 다르지만 맛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푸딩 맛과 질감에 약간의 괴리가 있다고 해도 틀리진 않지요.

치즈케이크 무스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꽤 좋아할 맛입니다. 그러니까 앙쥬 등의 크림치즈 무스맛이 나는 푸딩....; 저는 주로 진하고 뻑뻑한 치즈케이크를 먹기 때문에..-ㅠ-; 이번에도 결국 제 입에는 그냥 그랬습니다.


다만 이걸 얼려먹으면 상당히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다가 도전할까 말까 조금 고민됩니다. 그렇게 만들어 먹기 번거롭다(구입 + 냉동보관 = 시간 걸림)는 이유가 가장 크군요.;

이글루스에서 워낙 리뷰가 많이 올라와 있어서 궁금한 김에, GS에 들어온 것을 보고 집어 들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그렇게 이 푸딩이 대단한가, 싶더군요.(먼산)




푸딩 크기야 일본의 100엔 푸딩 크기보다 좀 작습니다. 홍대 등등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병푸딩이랑 용량을 비교하면 이쪽이 조금 작거나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확한 용량 비교를 못했군요.;

종류는 우유, 치즈, 캐러멜 커스터드의 세 종류가 있다는데, 치즈 말고 다른 두 종만 있어서 하나씩 집어왔습니다. 그리고 그날 G랑 같이 개봉했지요. 이게 제주여행 다녀온 날이었군요.-ㅂ-;




G가 위의 사진을 보더니 크기 비교가 안된다며 이렇게 설정샷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왼쪽이 캐러멜 커스터드, 오른쪽이 우유 푸딩. 겉을 둘러싼 종이가 큰데다가, 푸딩을 담은 플라스틱 그릇도 바닥이 높기 때문에 용량은 많지 않습니다. 일단 95g, 99g으로 적힌 걸 보니 100ml는 안 넘겠네요. 양쪽의 무게 차는 커스터드 푸딩에 들어간 캐러멜 소스 때문일 겁니다. 컵 용량은 같습니다.




꺼내면 이렇습니다. 일본 편의점 100엔 푸딩보다는 작아보이는군요.




바닥이 공중부양(..)한 것이 보이지요?




푸딩을 한 숟갈 뜨고 거기에 시럽을 붓습니다. 간장을 올린 순두부 같아 보이는 건 눈의 착각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맛은 어땠느냐.
나쁘지 않았습니다. 괜찮습니다.

일본에서 푸딩 분석하는 잡지 기사를 보면, 푸딩은 크게 부드러운 푸딩과 단단한 푸딩으로 나뉩니다. 그러니까 크림같이 부드러운 푸딩이랑,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연두부 혹은 순두부 질감의 푸딩인 겁니다. 양쪽은 만드는 법도 다릅니다. 참고로 이전에 만들었던 푸딩을 보면....


이쪽(링크)이 단단한 푸딩이고,




이쪽(링크)이 부드러운 푸딩입니다.



쁘띠첼 푸딩은 단단한 푸딩에 가깝습니다. 젤라틴이 성분에 있었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진짜 연두부나 순두부 식감하고 비슷하게 부드럽게 닿으며 부서집니다. 크림 같은 타입은 아닙니다. 저는 캐러멜보다는 우유 푸딩이 취향이었던게, 솔직히 캐러멜 소스가 맛 없었습니다.; 우유 푸딩은 우유맛이 나는 푸딩맛 그 자체더군요.


한데 미묘하게 땡기지가 않습니다. 이미 입맛이 고급화 된 것인지 아니면 좋아하지 않는 기업이라며(...) 외면하는 건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확실한 건 맛은 괜찮은데, 일부러 찾아가며 사먹을 정도는 아니고 한 번 경험한 것으로 충분하다는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한 줄로 간단히 말하면 제 취향의 맛은 아닌겁니다.-ㅂ-;



그래도 공장제푸딩에서 이정도 퀄리티가 나오다니. 이전의 쁘띠첼 푸딩을 떠올리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발단은 sandmeer님의 포스팅.(링크)

그 전에도 한 번 올리신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챠라는 단호박 디저트랑 수박 젤리를 보니 한 번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하지만 강남은 너무 멉니다. 그것도 한티역이라니. 몇 호선인지도 모르는 머나먼 고장에 혼자 찾아가기에는 제가 참 많이 게으릅니다.

그랬는데 마침 그 주 주말에 G가 예술의 전당 근처에 돌잔치가 있다며 가자고 꼬시더군요. 그리하여 돌잔치에 갔다가, 위의 글을 주고 G를 낚아서 그대로 한티역에 갑니다. 남부터미널 역에서 버스로 한 번에 갈 수 있더라고요.





한티역으로 가거나, 한티역에 있는 롯데백화점을 찾아가거나. 도곡초등학교를 찾아가거나. 그렇게 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옆집은 커피빈이고요.-ㅂ-


상당히 작은 동네 빵집입니다. 파는 빵이 일반 제과점과는 다르다는 것이 차이겠지요. 보통 동네빵집이라하면 떠오르는 빵보다는 케이크나 젤리, 푸딩, 슈크림 등이 많습니다. 빵은 거의 못 본 것 같고, 쿠키류도 많지 않았던 것 같군요.

G는 들어가서 쇼케이스를 보자마자 넋이 나가더니 딱딱 집어서 뭘 먹겠다 하더군요. 저는 그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바로 온 거라 배가 많이 고프진 않으니 먹을 수 있는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G는 옆에서 잔뜩 시켜 놓았고요. 어쩔까 하다가 커피 한 잔과 크렘브륄레를 주문합니다. 도합 6100. 커피가 25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렴하죠.-ㅠ-




포장 주문한 것은 냉장고에 들어가 있고, 먹고 갈 것만 먼저 나왔습니다. 이것이 G 몫. 곰돌이 슈크림이랑 푸딩이랑 수박젤리를 주문했지요.




곰보다는 케로가 먼저 떠오르는데. 하여간 그냥 크림이겠거니 생각하고 잘랐다가 바닥에 바나나가 있어서 놀랐습니다. 크림이랑 바나나가 의외로 잘 어울리더군요. 겉의 슈는 약간 질긴편. 하지만 크림과의 조합은 괜찮습니다.




푸딩과 수박젤리. G가 가장 마음에 들어한 것이 이 수박입니다. 저나 아버지는 수박을 굉장히 좋아해서 여름만 되면 집 냉장고에 수박이 떨어질 날이 없는데, G가 수박 먹는 것은 별로 못 보았네요. 먹긴 하는데 즐기진 않습니다. 그런 녀석이 모양을 보고 수박젤리를 주문했는데, 먹기 전까지는 의심스러운 눈길로 보았습니다. 과연 맛이 있을까 생각했거든요.
한데 의외로 맛이 괜찮습니다. 위의 동글동글한 것은 다 수박인데, 아래의 젤리는 탱글하기보다는 부드러운 쪽인데다 먹는 순간 수박맛이다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수박주스를 만들면 지나치게 달기만 하거나 풋내만 나는데 이건 그야말로 수박. 먹으면서 이게 수박이다, 수박이로구나 그러면서 먹게 되니까요. 여름이 가면 더 이상 안나올텐데 아쉽습니다.




푸딩은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커스터드 푸딩도 크게 단단하고 탱글한쪽과 부드러운 쪽으로 나뉘는데 이건 크림처럼 주르륵 흐를 것 같이 부드러운 쪽입니다. 바닥의 캐러멜 시럽과 섞어먹으면 맛있지요. 물론 디저트니까 답니다. 그러니 느끼하다 생각할 사람도 있을테고요.




제가 커피랑 같이 주문한 크렘브륄레는 조금 늦게 나왔습니다. 제가 주문을 늦게 했던 것도 있고, 윗부분에 설탕을 뿌리고 가열하는데도 시간이 걸렸을테니까요. 냉장고에는 병아리색의 푸딩(?)이 들어가 있고 주문하면 설탕을 뿌려 캐러멜화 시키나봅니다.
전 푸딩보다 이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갓 나온 크렘브륄레를 숟가락으로 톡 치면 쩌적 금이 가는데, 그걸 슬쩍 떠서 입에 넣으니, 아래는 차갑고 위는 따뜻합니다. 이야아...-ㅠ- 역시 크렘브륄레는 나온 걸 바로 먹어야 하는 거예요. 게다가 아랫부분은 제 취향대로 적당히 탱글한 푸딩이라, 같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쓰면서도 위가 염장당하는 것 같은 기분. 소금을 아주 듬뿍 뿌려서 위가 꼬이는 것 같은....;ㅠ;


그날 G는 도자기 냄비에 담긴 치즈케이크를 포장해왔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어 쓰지요.

따로 하나씩 떼어 올리자니 글이 왕창 늘어날 것이 뻔히 보여 한 번에 몰아 올립니다. 실은 지금도 이렇게 딴짓할 시간 없습니다.; 오늘은 여분으로 남겨 놓은 날이지만 사실 점검 해야하거든요.-ㅁ-; 점검 미룰 거면 내일 해야하는 일을 당겨서 해야합니다. 그런 고로 시간 없음.. 그러므로 몰아쓰기.;

오늘이 벌써 7월 15일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군요.(훌쩍) 올초에 계획했던 대로라면 지금쯤은 집에서 굴러다니며 신나게 소설 파야하는데, 그런 것 따위...;ㅂ;




코리아나호텔 1층의 폴바셋. 냉방 온도 설정을 낮게 했는지 추웠습니다. 감기 안 걸린 것이 다행이었지요.
이 때 시킨 것은 아마 햄치즈샌드위치일건데 가격 대비 만족도는 꽤 괜찮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른 샌드위치에 비해서 저렴했거든요. 하지만 폴바셋 가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요즘엔 카페 자체에 가는 일이 일주일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정도라.
...
그리 쓰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가겠네요. 주말에 약속 잡히면 주로 카페에 들어가니 말입니다.




신세계 지하에서 구입한 마카다미아 퍼지. 먹어보고 생각했습니다. 이거 옛날 옛적 문구점에서 팔던 10원짜리 초콜릿 맛이다! (...)

<SYSTEM> 키르난은 퍼지를 경험했습니다.




올렸는지 아닌지 기억이 가물가물.
여름의 교토에는 은어가 있습니다. 보고서 웃음을 참을 수 없어서 덥석 집어온 은어들. 종류도 가게마다 다양한데, 이건 상당히 독특합니다. 안에 달달한 찰떡이 들어 있거든요. 앙금일거라 생각하고 물었는데 찰떡이라 당황했지만 맛있습니다. 그야, 센타로(仙太郞)에서 만든 거니까요.-ㅠ-




어, 이건 어디서 받았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는데, 아마도 井筒八ッ橋本鋪에서 선물 사고 사은품으로 받은 걸겁니다.




잘 모셔온다고 했는데도 부서졌더군요. 맛은 딱 모나카 맛인데, 단팥 맛이 괜찮더군요.-ㅠ- 달지만 맛있습니다. 머리 깨우는데는 딱이더군요.




여행 때 사온 기린맥주는 아버지 오셨을 때 나누어 마셨습니다. 맛이 진하니 좋더군요.-ㅠ- 여행 다녀오면 매번 아버지 선물은 신기한 맥주로 들고 옵니다. 다음 여행 때는 또 뭘로 할까~.




FIKA에 갔다가 스웨디시 비스켓이 있더라고요. 궁금해서 시켜보았는데 짜고 뻑뻑합니다. 하하하.;ㅂ;




어느 날의 탕수육과 만두. 가끔 중국음식이 땡깁니다.-ㅠ-




G에게 선물 받은 쿠키. 베키아앤누보 쿠키라는데 한국에서 생각하는 일반적인 미국쿠키입니다.^^;




G가 만들어 들고 온 마카로니 앤 치즈. 집에서 만들기 어렵지 않아보입니다.




전자렌지에 돌렸더니 저렇게 기름기가...-ㅁ-;;;; 그래도 맛있습니다.




이건 지난 토요일의 간식. 패션파이브에 들른 김에 오랜만에 푸딩을 샀습니다.




오랜만에 먹으니 괜찮더군요. 하지만 하나로 족해..-ㅁ-;
다음에 내킬 때 또 집에서 푸딩 만들어 볼래요. 근데 그게 언제..?
교토여행, 이틀째 점심 이야기입니다.

나중에 글 하나로 몰아 정리하겠지만 첫날, 월요일 점심은 푸딩이었습니다. 아침은 마들렌과 우유, 점심은 푸딩. 하핫. 이러니 속이 망가져도 이상하지 않지요.
하지만 일정 내내 속이 편하지 않아서 짠 음식이나 뭔가 기름진 음식이 속에 안 들어왔습니다. 물론 입맛에 따라 다릅니다. 수요일 저녁에 먹은 닭튀김(가라아게)은 짜고 기름졌으니까요. 그나마도 제대로 먹지 않았지만.;

이날은 9시 10분발 대한항공을 탔습니다. 공항에는 일찌감치 도착해서, 올레 에그부터 받아들었지요.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에그 사진 찍은 것과 함께 따로 올리겠습니다.

출국수속 완료하고는 여기저기 돌아보는데 고디바 매장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그 중 한국 전용패키지가 보이는데, 그다지 안 땡기더랍니다.; 패키지만 다르지 내용물은 같아 보였거든요. 눈 구경만 하고 돌아나왔지요. 이날 게이트를 찾아 움직이는데, 돌아다니다보니 12번 게이트 바로 다음이 14번 게이트입니다. 13번 게이트는 안보이는데, 아무래도 속설 때문인가요. 4번 게이트도 없을 것 같더랍니다.;


착륙한 것이 10시 56분. 입국심사 줄 선 것이 11시 13분. 심사 완료가 35분이었습니다. 그나마 제가 탄 항공기 앞 항공기가 작았거나, 혹은 시간이 넉넉했거나 그랬던 모양인데 뒤로는 줄을 엄청나게 길게 서더군요.

아마존 주문물품은 공항 2층 로손, 츠타야 옆집에서 찾았습니다. 공항에서도 아마존 물품이 수령 가능하니 편하군요. 받아서 바로 캐리어에 밀어 넣고 이동했습니다. JR패스를 구입하고 나니 11시 50분이네요. 이 시간대에 교토로 가는 하루카는 한시간에 한 대 꼴로 있습니다. 예전에 찾아놓은 시간표를 보니 12시 16분 발차네요. 뭐, 어쩔 수 없지요. 목표는 텐노지, 거기서 나라로 가는 열차로 갈아탑니다.

12시 49분에 텐노지 하자. 13시에 출발하는 특급열차에 탑승합니다. 16번 홈에서 나라행 열차가 출발하니까 홈만 알아두면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중앙선을 탄듯 시골길을 들어가는 열차를 타고 한참을 갑니다. 나라가 종점이었던가. 기억이 가물하네요. 하여간 특이한 것이, 문 열림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문이 안 열립니다.; 왜 문이 안 열리나 한참을 고민했는데 뒤에서 어떤 학생이 손을 뻗어 눌러주더라고요. 미안해라.; 하여간 13시 33분에 도착해서는 개찰구를 나갑니다. 나가면 바로 보이는 것이 쇼핑몰이네요. 들어가서 나라 대불푸딩을 삽니다. 푸딩 외에 푸딩홍차와 벚꽃차도 같이 사고요. 푸딩은 350엔, 푸딩홍차가 700엔, 벚꽃차 1천엔입니다.

13시 54분에 교토행 특급을 탑니다. 그리고 14시 41분에 교토역 도착. 숙소에는 15시 9분에 도착했다고 적었네요. 교토역에서 조금 헤매 들어간 것도 있지만 교토역에서 안테룸까지는 충분히 멉니다.(먼산) 그래도 숙소는 꽤 마음에 들었는데 말이죠. 숙소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교토역 가는 열차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봉투가 두 개 보이는데, 푸딩과 홍차를 따로따로 쌌더군요.





망의 여행에도 올렸지만 왼쪽이 커스터드 푸딩, 오른쪽이 말차푸딩입니다. 취향은 커스터드 푸딩쪽.-ㅠ-




말차푸딩은 살짝 높은 온도에서 익혔는지 기포가 올라와 있습니다. 집에서 만들어 보니 크리미한 푸딩의 포인트는 달걀 노른자 많이, 찌는 시간은 짧게더군요.




그리고 이날의 커스터드 푸딩은 지난번에 먹었던 것보다도 더 크림 같았습니다.-ㅠ- 아... 푸딩 좋아라.


푸딩 두 개를 먹고 나서 속이 달아서 그 뒤에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는 것이 포인트라면 포인트지요. 그러고 저녁은 뭘 먹었더라...?




덧붙임.
시간을 굵게 처리한 것은 여행 시간표 짤 때 참고하시라고 한 겁니다. 대체적으로 9시 전후에 출발하는 항공기를 타고 간사이국제공항에 떨어지면 12시 16분 하루카를 타게 됩니다. 시간상 그 앞차는 어려워요. 간사이공항에 도착한 뒤 첫 목적지가 교토가 아니라 오사카라면 조금 다르겠지요.


세상에는 수 많은 한정과 함정이 있습니다. 한정은 함정이라, 종종 한정이라는 말을 듣고 지름이라는 함정에 빠집니다. 물론 저처럼 게으르면 한정을 챙길 생각 못하고 그냥 그런 게 있었구나 하고 넘어가게 되지요.


이날은 약속 시간에 늦게 오신 생협의 K님이 오는 길에 들른 P5의 푸딩을 꺼내놓고 좋아하는 맛으로 고르라 하셔서 한정 푸딩을 얻었습니다. 이날 정말로 많이 밀렸지요. 뭐였더라, 이유는 잊었는데 시청 근처에서 행사가 있어 그 주변이 완전히 막히고, 그 때문에 한남동까지 여파가 미쳤던 날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일요일도 그랬군요. 을지로에서 집회가 있어서 그 주변 교통이 거의 마비되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밤푸딩은 받은 다음 날 G랑 같이 나눠 먹었습니다. 사진 찍는 제 모습이 숟가락에 비쳤군요. 피하려고 노력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으니..;
하여간 밤푸딩은 꽤 괜찮았습니다. P5의 푸딩은 크게 세 층으로 나뉘는데, 맨 아래의 캐러멜 시럽, 그 위의 푸딩, 그 위의 크림층입니다. 그리고 밤맛이 확연하게 드러난 건 크림이었습니다. 몽블랑 크림과도 닮은 밤크림이 달달하니 가을 느낌을 물씬 내더군요. 저 같은 밤벌레는 먹는 순간 밤 사오고 싶다는 생각이 폴폴 들 정도로 말입니다.

몽블랑보다는 이쪽 가격이 저렴하니, 밤크림이 먹고 싶다면 밤푸딩을 먹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그런데 지금도 파려나..? 계절 한정이라 겨울 되기 전에 끝나지 않을까 하는데 언제 사라질지 모르겠네요.-ㅠ-


지난번 여행 뒤 남은 것들(링크)에 잠깐 소개했던 엽서입니다. 접히는 선이 살짝 보이지요? 접는 선을 따라 접어 놓으면 입체 카드처럼 세워 장식할 수 있습니다. 주제는 일본의 전통 가게더군요. 이자카야부터 아라레 등을 파는 군것질 가게, 욕탕도 있고 문구점도 있어 다양합니다. 4장 들이가 1200엔이었으니 개당 300엔인 셈이지요. 10배 환율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15배 환율로 생각하면 조금 아득합니다. 하하;
구입처는 간사이공항 출국장에 있는 여행선물 가게.




여행 선물로 들고 왔던 인스턴트 국물요리입니다. 레토르트라고 하기는 미묘한게 건조 식품이라서요. 컵라면처럼 뜨거운 물을 부으면 완성되는 국물요리인데, 거기에 소면 등을 말아 먹어도 괜찮겠더라고요. 삶은(데친?) 당면을 넣어 먹는 것도 잘 어울릴테고요. 가격이 만만치 않아 많이 사오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다음 여행 때 사오면 되니까요.



푸딩처럼 보이지만 실은 푸딩잼입니다. 먹어보면 압니다. 조금 더 진득해서 페이스트 같은 느낌을 주지만 이름은 푸딩잼이고 맛도 푸딩맛입니다. 밀크잼이나 차이잼과는 다릅니다. 달걀맛이 나니까요.-ㅠ-




구입한 것은 아니고, 둘다 사은품으로 받은 겁니다. 왼쪽은 교토 시조의 준쿠도에서 책을 샀더니 뽑기라면서 하나 뽑으라고 하더군요. 오른쪽은 편의점에서 구입한 녹차에 달려 있던 사은품입니다. 케이온은 좋아하지 않지만 덤이니 덥석 받았고요.




왼쪽은 금붕어에 올라타 책을 읽고 있는 강아지, 오른쪽은 컵에서 반신(전신?)욕을 즐기는 아즈사. .. 아즈사가 맞나요?;




일본여행에서 사온 것은 아니지만 지름목록에 들어가니 같이 올립니다. 『바티칸 기적조사관』사이에 끼어 있었다는 토레스 시바모토의 화집 공고입니다. 흑흑흑;ㅂ; 『바티칸 기적조사관』 일러스트 때문에라도 안 살 수 없어요!
하지만 교보에서는 예약 안 받는다니까 일단 다른 경로를 뚫어봐야지요.


0. 500ml 푸딩의 위엄. 저게 홀랑 제 뱃속으로 들어갔다는게.....;
대불푸딩은 뚜껑이 있어 푸딩이 샐 염려는 없지만 캐리어에서 굴러다니는 동안 다 깨진다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먹는데는 지장없습니다. 선물 하는데 지장이 있어 문제지만요.


1. 열대야 때문에 수면 부족입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P4 때문에 슬슬 가위 눌리고 있습니다. 젠장.T-T;


2. 게다가 어젯밤에는 늦게들어온 G랑 같이 연어를 먹고 있었으니. G가 연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코스트코에서 사왔거든요. 크기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어머니가 사오신 것은 제일 작은 3만원짜리였습니다. 그 40%를 저랑 G랑 같이 먹었으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생목(혹은 역류성 식도염) 증세가 가볍게 일어났다 해도 이상하지 않지요.(먼산)


3. 요즘에도 조아라에서 열심히 책 보고 있습니다. 8월이 되면-그러니까 내일이 되면 조아라에서 e-book도 잔뜩 구입해야지요. 구입하면 응24의 어플과 비교해서 올려보겠습니다. 물론 저작권에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요.


4. 최근에도 조아라에서 소설을 보고 있지만 완결 소설은 이미 한 번씩 다 거쳐서, 지금은 연재 소설이나 BL 소설쪽을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재 소설은 완결될 때까지는 완성도나 구성을 말하기 어렵지요.; 게다가 몇몇 완결 소설들을 보다보니 1년만에 돌아왔다, 2년만에 돌아왔다 그러시니 지금 보는 연재소설들이 무사히 끝날지도 알 수 없습니다. 연중만 되지 않아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하니까요.
분량이 많아 일단 접습니다. 완결 작품과 연재 작품, BL과 아닌 것이 마구 섞여 있습니다.


그러니 저도 슬슬 글쓰기를 시작해야할텐데 말입니다.ㄱ-; 왜이리 진도가 안나가냐.OTL


5. 위에 적은 소설 중 『라이온킹』도 그렇고 『어느 날 주위를 둘러보면』도 그렇고. 중간에 작가님이 솔로 몇년(혹은 며칠) 이상이면 마법사라는 이야기를 적으셨더군요. 그렇게 말하자면 전 라이트닝볼트는 완전수련했고 썬더도 그렇고, 이제 스파크를 익혀야하나 싶습니다? 마법사가 아니라 마녀가 될라나요.=ㅂ= 나이가 공개될테니 태어난지 며칠 째인지 구체적으로 적지는 않지만 다섯 자리는 가뿐히 넘었습니다.(...) 게다가 모태 솔로 상태.
혹시 모르니 어머니들에게 말씀드리지만, 아들이건 딸이건 조신해야한다면서 철벽방어 해두면 마녀(혹은 마법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나중에 왜 결혼 안하니라며 울부짖지 마시고 미리미리 적당히 풀어주시와요.-_-


6. JR PASS 가격을 검색하고 있습니다. 나 왜 이러니?;;;
첫날 코스가 꼬인 가장 큰 이유는 G입니다. 물론 저도 푸딩 좋아하고 대불푸딩은 한 번쯤 먹어보고 싶었지만 나라는 갈 일이 없었습니다. 교토에서 나라까지 멀다고 생각한 것도 있고, 사슴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사슴남자』의 괴악함도 그렇고, 온다 리쿠의 소설 때문에도 그리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니, 간단하게 말하면 가기 번거롭지요. 게다가 대불푸딩 매장은 JR 역에서는 상당히 멉니다. 그랬는데....
지난 3월에 JR 나라역에도 대불푸딩 매장이 생겼습니다.(링크) 그 이야기를 G에게 했더니 가자고 하더군요. 원래 첫날은 기요미즈데라에 가겠다 생각했는데 이리저리 생각해보니 그냥 간사이 공항에서 나라 찍고 올라오는게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G와 상의해 일정을 그리 바꿨습니다.

그랬는데, 최근에 올라온 C님의 여행기를 보고 있다가 후와후와 오무라이스랑 햄버거 스테이크 사진이 마음에 들어 G에게 링크를 줬더니 즉답, "이거 먹을래.". 그리하여 머리를 쥐어짜, 첫날 저녁 때 먹기로 했습니다. 라미(L'ami)의 저녁 시간은 오후 5시부터 시작이고, 간사이 공항에 내려 나라를 들렀다가 교토에서 체크인하고 고베에 가면 시간이 얼추 맞습니다. 미리 열차 시간표를 다 짜보았지요.

그리하여 첫날은 공항-나라-교토-고베-교토라는 멋진 코스가 나왔습니다.;




앞서도 적었지만 문제는 입국장에서 시간을 지체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11시 32분이나 11시 50분 공항특급을 타고 이동하는 건데, 32분차는 무리라고 해도 50분차까지 놓칠 줄은 몰랐습니다. 저보다 40분 가량 일찍 도착한 G는 캐리어를 먼저 찾아놓고 점심거리로 551 호라이만두를 사놓았지요. 그래서 그나마 시간을 벌었는데, JR 패스 구입에도 시간이 걸려 플랫폼으로 내려오니 11시 50분이 넘었습니다. 그 대신 눈 앞에는 12시 16분 출발하는 하루카가 있더군요.
G에게 테더링을 부탁해 열차 시각을 다시 맞춰보니, 11시 50분 공항특급을 타나 12시 16분 하루카를 타나 텐노지에서 내려 나라행 열차를 갈아타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하루카가 빠르더군요. 괜히 신칸센이 아닙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몇 년 전에 갔을 때에 비하면 편의점의 상품 종류가 상당히 줄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물건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요. 기업들이 종류를 줄이는 건가 싶더랍니다.
이런데서 장기불황의 엿본다고 하면 과장일까요.ㄱ-;




텐노지 도착! 그리고 나라로 가는 야마토 급행을 타러 왔습니다. 1시 출발이로군요.




서로 마주보는 좌석에 앉았는데 저렇게 음료수 올려 놓는 선반이 있습니다. 태공을 올려 놓았더니 아저씨 포스가 풍기는군요.ㄱ-; 하기야 나이로 치면 아저씨를 넘어서 할아버지입니다. 환생했느니 어쨌느니 해도 일단 모델이 은주혁명의 그 태공망이니 할아버지도 이만저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JR나라역에 도착한 것은 오후 1시 33분. 내리자마자 개찰구를 나옵니다. JR 패스를 가지고 있으니 들락날락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지요.-ㅂ- 개찰구를 나오면 바로 맞은편에 저렇게 Vierra라는 쇼핑 센터가 보입니다. 나라의 특산품을 모아 놓았는데, G는 작년 후쿠오카 여행에서 만났던 나라 특산물 중 캐릭터 상품에 홀랑 반해 사슴모양 클립을 사나 마나 고민하더랍니다. 저는 그 사이에 대불푸딩 위치를 찾아놓았고요.

오후라 그런지 푸딩 몇 종은 조금만 남아 있었습니다. 보면서 뭘 사나 생각을 하는데 여행 첫 쇼핑에 흥분한 G가 거의 대부분의 푸딩을 골랐습니다.(푸딩 종류 링크) 거기에 푸딩잼까지 더하니 총 4500엔. 가격을 지불하고 포장을 기다리는 사이, 아까 봐두었던 사슴무늬 마스킹테이프를 사나 마나 했는데 G가 클립사면서 사겠다며 홀랑 나가더군요. 그리하여 나라에서는 푸딩 잔뜩과 테이프와 클립을 사왔습니다.




이게 마스킹테이프입니다. 아래쪽은 금색, 위쪽은 흰색. 무늬는 둘다 사슴이고요. 가격은 무로 735엔.

참고로 말하자면 이번 여행에서도 모든 환율은 머릿속에서 10배로 계산했습니다. 왜 13.5나 15가 아니라 10이냐 물으시면, 1년에 한 번 가는 여행인데 이정도 소비는 해도 괜찮....지 않나요.; 여행갈 때는 넉넉히 환전해서 남겨오는 쪽을 선호합니다. 일본여행은 1년에 한 번은 꼭 가니 남겨두면 다음에 쓰면 되고요. 그런 이유로 엔화는 여행할 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엔화가 저렴할 때 미리 쟁여둡니다. 그 쟁여둔 엔화도 이번 여행에서 다 털어썼지요. 이제 다시 모아야합니다.





푸딩잼은 실온 보관이라 빠져 있고, 푸딩 뚜껑에는 작은 스티커가 붙어 있어 무슨 맛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제일 맛있는 건 커스터드 푸딩이고요,




몽블랑(사슴얼굴 파란 뚜껑)도 맛있고, 커피는 정말로 맛있습니다. 레어치즈는 신맛이 난다고 G는 먹다 말던데, 저는 그것도 꽤 괜찮았고요. 초콜릿은 오히려 평범합니다. 다만 사케맛은 뚜껑을 여는 순간부터 술향이 확 올라오는데, 딱 막걸리 느낌입니다.(...)




추천은 커피푸딩이랑 커스터드 푸딩이고요.  사진은 위의 파란 뚜껑에 이어지는 몽블랑 푸딩.

그리고 저기 보이는 커다란 것은 500ml 용량의 큰 대불푸딩입니다. 크기가 저만하면 구워내기도 힘들었을텐데 말입니다. 홈페이지에는 큰 것이 800엔이라는데, G가 영수증 확인하고 말하기로는 2100엔이라던가요. 나중에 다시 물어야겠군요.

푸딩 타입은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듯 실크푸딩-부드러운 푸딩에 가깝습니다. 저나 G나 행복하게 맛있게 먹었지요. 큰 푸딩은 크기 때문인지 부드러운 푸딩과 젤리 같은 푸딩의 맛이 동시에 납니다. 둘다 나니 그것도 신기하더군요. 하여간 이것이 이번 여행의 푸딩 종결자였습니다. 이렇게 왕창 산 덕분에 여행 기간 동안 푸딩은 더 이상 사지 않았습니다. 하기야 교토에서 푸딩 사는 일이 드물긴 하지만.-ㅁ-;


이렇게 하여 저랑 G는 나라에서의 퀘스트를 완료하고 교토역으로 돌아옵니다.
그러고 보니 간사이공항은 맑았는데 텐노지 쪽 가면서 비가 조금 내리는 것 같더니 나라에서는 폭우가 내렸습니다. 하지만 여행 기간 동안 우산을 펴든 것은 몇 번 없었네요. 교토는 이번이 세 번째지만 여름 즈음에 가면 강수확률 30%일 때도 가끔 소나기가 내리니 작은 우산이나 양산을 들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T님과 홍대에서 만나는 날, 슈아브에 가서 캐러멜을 사고 싶다 하시더군요. 몇 달간 이글루스 질을 전혀 하지 않았던 터라 검색해보고는 푸딩과 마카롱도 취급한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배가 되었습니다.



찾기 어려울까 했는데 굉장히 쉽더군요. 비스윗온과 카카오봄이 있는 골목에서, 서교초등학교 돌담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골목길이 보입니다. 헷갈리신다면 서교동 성당으로 올라(내려)가는 골목길에서, 서교동 성당 못 미처 있는 골목 분기점 모퉁이에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슈아브 왼쪽으로 올라가면 서교동 성당이,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서교초등학교 후문이 나옵니다.


지도에서는 이렇습니다. 찾기 참 쉽지요?(...)


가게 안은 자그마하지만 상품은 여러 종류 보이더군요. 한국에서는 자주 보지 못한 생캐러멜이 굉장히 다양한 맛으로 여러 종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생캐러멜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초콜릿은 좋은데 캐러멜만 먹는 것은 입 안에서 끈적하게 녹아내리는 것도 그닥 취향이 아니라, 다른 디저트와 섞여 있는 것만 찾습니다.
여기는 푸딩과 마카롱이 있으니 캐러멜을 사지 않아도 선택의 여지는 있지요. 가장 저렴한 기본 마카롱이 2천원, 가장 비싼 것이 2600원이었나요. 200원 단위로 가격이 올라갔다고 기억합니다. 푸딩은 3천원부터 시작합니다.




푸딩이 깔고 앉은 것은 냉장포장을 한 푸딩과 마카롱입니다.




푸딩 두 종과 마카롱 두 종을 구입하니 포장하기 딱 좋네요.
푸딩은 커스터드 푸딩과 캐러멜 푸딩이었나, 대강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카롱은 소금캐러멜 마카롱과 초콜릿 마카롱입니다.




마카롱 크기도 작지는 않은데, 크림층이 상당히 두껍습니다.




초콜릿 마카롱쪽도 마찬가지고요.
실온-이지만 더운 여름날;-에서 오래 두었기에 크림이 살짝 녹았나봅니다. 비닐에 크림이 묻었네요. 집에 와서는 바로 냉장고에 넣었고 그 다음날 아침에 먹었지요.

마카롱은 위의 뚜껑(?)에 해당하는 부분이 조금 두껍게 바삭합니다. 질기지는 않지만 위 아래도 부드러운 타입은 아닙니다. 그리고 크림 분량이 상당하고요. 특히 스타벅스에 비한다면야..ㄱ-;
맛은 답니다.
달아요.;
초콜릿이건 소금캐러멜이건 답니다. 초콜릿은 초콜릿과 캐러멜 맛이 나면서 달고, 소금캐러멜은 짭짤하면서 답니다. 옆에 커피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먹고 나서 달아를 외치며 포기했습니다. 아학.;ㅠ;


푸딩의 경우는 조금 더 미묘합니다. 캐러멜이 강한 푸딩을 좋아하기 때문에 저는 나쁘지 않게 먹었는데, 푸딩병이 플라스틱(PP) 병인데서 짐작은 했는데 젤라틴으로 굳힌 것 같더군요. 그러니 부드러운 푸딩 쪽은 아닙니다. 그리고 역시 달아요..-ㅁ-;

단 것과 캐러멜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도전해보실만한데,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조금 갈릴겁니다. 저는 먹을 때는 무난하다 생각했는데 차마실 때 간식이 필요하니 또 땡기네요. 제 평소 활동 지역(?)과는 거리가 있어 자주 가지는 못하겠지만요.(먼산)

G가 여행 가서 사온 먹을 것 중에는 크렘 브륄레도 있었습니다. 이거 쓸 때마다 고민되네요. 크렘까지는 동의하는데, 그 다음이 브륄레인지 브릴레인지. 표기법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프랑스어로 u를 읽는 것이 상당히 독특한데 이걸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표기가 달라지니까요. 저는 보통 위로 표기합니다.;



하여간 마트에 들어갔다가 홀려서 사온 모양인데, 푸딩이 아니라 크렘브륄레라는 점에서부터 머리가 아픕니다. 냉장 제품인데 뜯어보니 저렇게, 갈색 설탕이 있습니다. 포장지에도 써있지만 브릴레 위에다가 설탕을 뿌리고 토치로 가열해서 설탕을 캐러멜화 시켜 먹으라는 겁니다. 아니....; 집에 토치는 커녕 라이터도 없는데 무슨 재주로 가열을 합니까.

그리하여 가장 간단한 선택지-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먹는다를 고릅니다. 뜯어보니 뭐, 상상할 수 있는 그대로의 커스터드 크림이네요. 하지만 두 숟갈 떠먹고는 포기합니다. 너무 달아요.; 더 이상 못 먹겠다 싶어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캐러멜 시럽을 만듭니다. 동봉한 설탕을 냄비에 넣고 그대로 가열해, 지이이인하고 쓴 캐러멜 시럽을 만듭니다. 푸딩 만들 때 캐러멜 시럽을 몇 번 만든 적이 있어 망정이지, 만드는 법 몰랐으면 못 먹고 포기했겠지요. 허허;



설탕의 양이 많지 않아서 소스양도 적었지만 그래도 쌉쌀한 맛은 납니다.-ㅠ- 캐러멜 소스 맛으로 푸딩을 먹는 느낌이었지요. 고생해서 들고 오긴 했는데 보람은 그닥 없었습니다. G군. 이 푸딩 빚은 다음 여행 때 맛있는 푸딩으로 갚으리다.;


커스터드푸딩도 스콘 못지 않게 집집마다 만드는 법이 다르겠지만, 크~게 나누자면 단단한 것과 부드러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달걀과 우유의 비율에 따라 달라질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만들어보니 달걀 노른자의 비율이 더 큰 것 같더군요.

똑같이 달걀과 우유가 들어가는 커스터드 푸딩인데 단단한 푸딩(링크)보다 부드러운 푸딩이 달걀 노른자를 더 많이 넣습니다. 참고한 책은 Cafe Sweets인데, 몇 호인지는 잊었지만 팥앙금을 넣은 디저트랑 푸딩 특집이 실려 있습니다. 양쪽의 레시피는 서로 다른 공방에서 와서 그런지 계량 방식도 다르더군요. 단단한 푸딩은 달걀 몇 개라 했지만 부드러운 푸딩은 달걀도 아예 그램으로 따졌습니다.; 전란(흰자+노른자 합한 것)이 56g인가 들어가데요.-ㅁ- 달걀 노른자는 84g인가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부분은 집에 가서 확인하고 수정하지요.



아무래도 g단위로 따지는 것보다는 개수로 따지는 것이 편합니다. 물론 달걀 크기가 제각각이니 만들 때마다 푸딩 질감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달걀 계량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이번 레시피도 100% 완벽하진 않아서 다음에는 달걀 1개, 달걀 노른자 3개에 우유 230g, 설탕은 대략 40g, 연유 35g 정도로 맞춰놓고 만들어 볼렵니다.
그래도 G는 질감은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했으니까요.-ㅂ- 주말에 한 번 더 해봐야지.
아... 덕분에 냉장고에 푸딩은 늘어만 가고...;... 식이조절 중이라 제대로 못 먹는데 유혹만 늘어갑니다. 어흑.;


덧붙이면, 캐러멜 소스 만들 때는 흰설탕 쓰는 쪽이 좋습니다. 갈색 설탕은 색이 난건지 아닌지 도통 모르겠더군요.
G가 요즘 조금씩 음식 만들기에 손대고 있습니다. 도시락 만들기를 넘어 지난번에는 뮤즐리를 넣은 초콜릿을 만들었다더군요. 어떤 건지 궁금했는데, 일부를 남겨 들고와서 저도 맛을 봤습니다.


역시 빼빼로 데이의 상술을 그냥 넘어가진 못하고..
딸기 빼빼로 옆에 있는 것이 G가 들고 온겁니다. 이야기를 듣자하니 인터넷 쇼핑몰에서 패키지로 된 상품을 구입했다는군요. 뮤즐리랑 초콜릿, 포장용 비닐이 같이 들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 전에 만들었던 빼빼로도 그렇게 패키지로 된 것을 구입해서 만들었던데, 이런데서 저랑 G랑 차이가 나는군요.;
저는 재료비를 아끼겠다는 일념으로 보통 따로따로 재료를 구입해서 만듭니다. (하지만 성공률은 굉장히 낮음.-_-)




비닐포장이 되어 있어 속이 잘 안보이는데, 상상할 수 있는 그대로의 맛입니다. 오리온에서 나온 초코 후레이크의 속을 뮤즐리로 바꾸고-뮤즐리라고 하지만 초코 뮤즐리여서 초콜릿맛 시리얼이 섞여 있었습니다-ㅁ-하지만 G는 그보다 뮤즐리=오트밀과 견과류를 안 좋아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아서 한 두 개 먹고 말더군요;-초콜릿의 비중을 높이면 비슷할겁니다. 집에서 시도해도 괜찮겠다 싶군요. 내년 발렌타인데이때는 이렇게 만들어볼까요. 받는 사람이 좋아하느냐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아버지께 슬쩍 여쭤봐야겠네요.


그러고 나더니 그 며칠 뒤에는 푸딩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갑자기 왠 푸딩 그랬는데, 가끔 그렇게 뭔가 만들고 싶을 때가 있으니 그저 그러려니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인데, 본인이 푸딩 만드는 법을 미리 익힐 생각을 하지 않고 저를 사용했다는 겁니다. 뭐, 집에 '부드러운 병푸딩 레시피 있어'라고 말한 제가 잘못인가요. 아예 해석해서 건네주고 엎어져 잘 걸 그랬습니다.

문제를 조금 더 깊게 서술하자면,
- 제가 만들었던 것은 단단한 타입의 푸딩입니다. 우유푸딩 식감에 가까울지도 모르지요.
- 부드러운 푸딩은 그다지 제 취향이 아니라, 대강 훑어보고 말았습니다.
- 그리고 그 푸딩 레시피는 오븐에 굽는 겁니다. 저는 쪘습니다.
- 그리고 그 푸딩 레시피는 일어로 되어 있습니다.(...)

이이지마 나미의 푸딩 레시피를 찾아서 미리 숙지하라고 했건만, 대강 훑어보고 말았나봅니다. 하면서도 좌충우돌이더군요. 결국 부드러운 푸딩 만드는 법에서는 재료를 참고하고, 익히는 것은 이이지마 나미쪽을 참고했습니다. 이 때도 둘이서 열심히 다툰게, 저는 미리 재료 계량하면서 이런 저런 그릇에 나누어 담아놓는 것을 질색합니다. 설거지를 제가 하게 되거든요. 저는 중간중간 빈 그릇이 나오면 그 즉시 설거지를 해야하는데 G는 모았다가 합니다. 저는 잠시 손이 쉬고 있는 동안에 그릇이 쌓여 있는 개수대를 보면 가서 치워야합니다. 성격이 그런걸요.;
근데 G는 어차피 섞어버릴 우유랑 설탕을 따로 계량해서 담아둡니다. 만드는 법 1번에는 달걀에 설탕을 섞는다고 나오지만 2번에는 우유에 나머지 설탕과 연유를 넣고 살짝 데우라고 나옵니다. 그러면 저는 거기까지 봤으니, 설탕 계량은 달걀에 넣을 쪽은 달걀 그릇에 부어 놓고, 남은 설탕은 우유를 냄비에 담고 그 위에 쏟아 부을겁니다. 근데 이 아해는 그릇 하나에다가 설탕을 계량하고 따로따로 붓습니다. 우유도 냄비를 올려 그냥 계량하면 될걸, 컵에다가 담아두더군요.

하기야 익숙하지 않으면 그럴법도 하지...라고 속으로 열심히 달래면서-화를 누르며-만듭니다.

이 레시피는 푸딩국물(..)을 만들어 놓고 냉장고에서 1-2시간 재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저는 들어가 자기 시작했습니다. 저녁에 만들다 보니 저는 그 다음날을 위해 들어간거지요. 그랬는데 막 잠이 들려는 도중 G가 얼마나 어떻게 찌냐고 들어와서 묻습니다. 이이지마 나미의 책을 참고하라 했더니 찾긴 하는데, 원래 레시피가 오븐에 굽는 거라고 하니까 오븐을 사야하느니 어째야 하느니 투덜투덜 거립니다.
어이.;
집 전기세는 이미 누진세야. 거기에 오븐 달아 놓으면, 게다가 푸딩은 중탕으로 1시간이 기본인데 그렇게 돌리면 전기세가 얼마나 나올 것 같아?

그런 말이 목끝까지 올라오지만 자야합니다. 다른 말은 다 눌러놓고 '약한 불에서 15분간 찐다'고 하고는 다시 잠을 청합니다. 아.. 하지만 그 15분 뒤, 푸딩이 너무 익었다며 울상이 된 G가 다시 들어옵니다. 침대를 박차고 부엌에 나가보니, '중간 화구에서 제일 약한 불'로 맞춰 놓았더랍니다. 아무말 없이 제일 작은 화구를 켜고 불을 제일 낮춘 뒤 올려 놓고 15분 보다 짧게, 13분 정도 하라고 지시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확인해보니 그래도 너무 익었다고 하더군요.




이건 아마 첫 판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구멍이 뚫려 보이는게, 불이 높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ㅂ'

하지만 의외로 맛은 괜찮았습니다. 윗부분은 너무 익은 달걀찜과 비슷한 식감이지만 아래는 부드러운게, 확실히 부드럽고 진하고 (느끼한;) 푸딩이 맞습니다. 다른 건 다 빼고 제일 약한 불에서 찌는 시간을 조금 줄이면 괜찮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것도 레시피 조절을 조금 해서 이번 주말에 다시 (제가-_-)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G랑 같이 부엌일하면 종종 느끼지만, 제가 결혼하고 싶지 않은 이유의 상당부분은 G와의 집안일 다툼 때문이지요. 하하하하하하......(먼산)
신치토세공항에서 만난 카스테라랑 푸딩은 여행 마지막날 제대로 방점을 찍어주었습니다. 거기에 그날 아침 마신 스타벅스 카페라떼까지 포함한다면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했다고 자찬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핫핫핫; 그리고 카스테라와 푸딩은, 다음 여행 때 제 1순위로 다시 챙겨먹을 것이기도 합니다. 신치토세공항으로 들어간다면 2층에 잠깐 들러 사들고 움직이면 되니까요.

단, 위의 '극상'이라는 칭호는 제 입에 아주 잘 맞았다는 의미이지 다른 사람 입에도 잘 맞을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 점은 감안하셔야 합니다.-ㅁ-/


첫날 신치토세공항으로 입국하고, 스타벅스 매장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을 때 일행들의 시선은 모두 건너편에 있는 유리 안으로 쏠려 있었습니다. 매장의 부엌을 유리로 해두어 카스테라가 구워지는 장면을 그대로 볼 수 있었거든요. 커다란 업소용 오븐에서 커다란 카스테라 틀이 나오고, 거기에서 4절지 만한 크기의 카스테라가 꺼내 가장자리의 종이를 벗겨내는 모습은 몇 번이나 봐도 질리지 않더랍니다. 한참을 넋 놓고 바라보았지요.

그러다가 마지막 날, 다시 3층에 올라왔을 때 그 카스테라를 사갈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내선 청사 2층에서 뱅글 뱅글 돌며 쇼핑을 하다가 국제선 청사로 넘어가기 전이었지요. 근데 며칠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휙 들어옵니다. 매장 한 켠의 바와 의자, 그리고 이런 것이 말입니다.



"카페에서 드셔보세요. 홋카이도우유카스테라 + 우유 or 커피 500엔"
사진의 자태만으로도 이미 마음은 카페에 앉아 있습니다.-ㅁ-; 그리하여 그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 갑니다.




사진 정리를 잘못했지만 다시 하긴 번거로울 뿐이고.; 어지럽지만 내용만 확인하면 되니 그냥 올립니다. 거기에는 이런 자판기가 있어서 동전을 넣고 티켓을 뽑을 수 있습니다. 우유냐 커피냐, 그것도 찬 거냐 따뜻한 거냐를 고르면 됩니다. 단 커피는 아이스 없이 뜨거운 것만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차가운 우유와 카스테라 세트. 500엔입니다.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다가 앉습니다. 바 의자 뒤에는 가방을 넣을 수 있는 바구니가 있어서 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캐리어와 가방은 거기에 두고 사진기와 수첩을 꺼내 들어 앉았지요.

우유가 먼저 나오고 그 뒤에 카스테라가 나옵니다.




크림이 유리그릇에 담겨 나오는 것을 빼면 사진과 동일합니다. 차가운 우유와 생크림, 그리고 따뜻하게 데운 카스테라.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돕니다.




조명 때문에 좀 노랗게 보이지만 우선 우유부터 한 모금 마십니다.


헉!
지금까지 홋카이도에서 마신 우유 중 가장 맛있습니다. 어헉;ㅂ; 왜 이런 우유를 진작 못 마신거지! 왜! 차가운 우유가 달달하면서도 진하면서도 느끼하지 않게, 아주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우유만으로도 만족합니다.
그리고 카스테라는 한 조각 입에 넣은 순간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아주 어렸을 때 이야기인데, 그 때만 해도 집에서 카스테라든 빵이든 구워먹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지요. 어머니가 해주시던 가장 맛있는 간식은 찐빵이었습니다. 콩을 삶아 밀가루 반죽에 넣고, 부풀리는 것은 베이킹파우더-소다였을지도-로 한 간식입니다. 그럴진대 이웃집에서 딱 한 조각 얻어 먹은 달걀빵은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달걀 좋아하는 것은 다를바 없네요. 하여간 이 카스테라는 그런 옛 기억을 불러 일으키는, 달걀빵 맛이 나는 카스테라입니다. 고급버전이라는 게 다를 뿐이지요. 밀도가 높은 편이지만 나가사키 카스테라처럼 입자가 굵지는 않고, 그렇다고 또 가늘지도 않습니다. 거기에 폭신폭신하고 맛있는 달걀향이 감돕니다. 이름은 우유 카스테라지만 저는 달걀카스테라라고 먼저 생각했지요.




벽에는 이런 것이 걸려 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희망봉을 지나, 나가사키를 거쳐 홋카이도까지 오는 카스테라의 여정. 사망에는 밀과 달걀과 우유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제 눈치챕니다. 헉! 이거 츠지구치였어?




네.; 츠지구치 히로노부의 카스테라 집이었습니다.-ㅁ-; 그것도 2011년 7월에 막 문을 연 곳이네요.

한 상자에 1200엔이었나요. 사들고 와서 G에게 한 조각 잘라줬더니 옛날 달걀빵 맛, 혹은 집에서 만든 카스테라맛이라고 합니다. 전 이런 맛을 좋아해요.-ㅠ-



카스테라를 맛있게 먹고 국제선 출국장쪽으로 와서는 혼자 노닥거립니다. 아직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사람도 없고, 뒹굴거리기에 좋습니다. 그 김에 2층에서 3층으로 올라오기 직전에 구입한 푸딩을 꺼냅니다.




키노토야(http://www.kinotoya.com/)의 우유푸딩. 극상 우유푸딩이라는 말에 휙 낚이긴 했는데.




그보다는 패키지가 사람을 홀렸지요. 옛날 우유병 모양 그대로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생각에, 하나는 캐리어에 넣는 위험을 감수하고 챙겼습니다. 포장은 일단 이렇게 받았고, 나중에 캐리어에 넣을 때는 치즈무스를 구입할 때 받았던 은박 포장으로 둘러 쌌습니다.




크기는 대강 이정도입니다.

씰을 벗기고 뚜껑을 열면,


흰 속살이 보입니다. 우유푸딩이라더니 생각보다 덜 노랗군요.




숟가락으로 뜨면 이런 느낌입니다. 바닥에는 쌉쌀한 캐러멜 소스가 있고요.


근데 말입니다.; 이거 굉장히 맛있어요. 제목에도 극상이라 달았고, 푸딩 이름도 극상 우유 푸딩이지만 지금까지 먹어보았던 부드러운 푸딩 중에서 가장 맛있습니다. 여행 가기 전에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단단한 푸딩은 가장 취향의 레시피를 만들어 놓았는데, 이걸 먹는 순간 두 손 들었습니다. 부드러운 푸딩도 이렇게 느끼하지 않고 우유맛 듬뿍나며 맛있다는 말 외에는 아무 생각도 안 들 수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먹으면서 사길 잘했다, 하나 더 사서 캐리어에 챙기길 잘했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사온 푸딩은 그날 저녁 G가 먹었습니다. 애초에 부드러운 푸딩은 딱히 제 취향이 아님에도, 개당 420엔이라는 고가를 지불하며 산 건 G에게 주기 위해서였지요. 그 김에 저도 하나 맛보고요.
은박 봉투를 꺼냈을 때, 뚜껑이 밀봉형이 아닌데다 캐리어가 굴러다닌 덕에 캐러멜 소스가 샜지만 그래도 홋카이도에서 온 푸딩이라니까 G가 아무말 없이 먹더군요. 그리고 한 입 먹고 나서는 '헉, 진짜 맛있어'라고 부르짖는 걸 봤습니다. 음하하하하하! 어렵게 싸온 보람이 있네요. 그 옆에 있던 슈크림도 지금은 눈에 선하지만 그건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이 두 가지는 홋카이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간식으로 당당히 올리겠습니다.>ㅠ<


재료
- 설탕 40g, 물 두 큰술로 캐러멜 소스를 만들어 2큰술(혹은 그 이상) 사용
- 달걀 1개, 달걀 노른자 1개, 설탕 14g
- 우유(저지방으로 썼음) 110g, 설탕 10g

1. 캐러멜 소스를 만들어 그릇에 넣고 냉장고에 넣어 굳힘.
2. 냄비에 물을 붓고 찜기를 넣어 불에 올림.
3. 우유는 설탕을 넣고 살짝 데워 식힘. 체온 정도가 적당함.
4. 달걀은 실온에 두었다가 체에 여러 번 걸러주어 가능한 거품을 없앰.

5. 3과 4를 섞고 또 체에 거름.
6. 체에 거른 푸딩액을 1의 그릇에 붓고 2의 찜기에 올림. 이 때 뚜껑에 행주를 씌워 물이 그릇에 떨어지지 않게 함. 불은 제일 약하게 줄이고 10분간 찐다.
7. 10분 후, 약간 덜익은 것 같이 보여도 그릇을 꺼내 식힌다. 완전히 식으면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한다.

1-7까지의 과정이 달걀을 실온에 내놓는 것 빼고 30분이 안 걸릴겁니다.-ㅠ-




글래스락 사각 그릇을 썼더니 네모난 푸딩이 되었습니다. 정확히 1인분. 그리고 저는 이 푸딩을 먹고 나서 이제 푸딩을 사먹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감루를 흘렸습니다. 하하하하!





덧붙임.
진작 다른 브라우저를 열어볼걸 그랬네요. 크롬에서는 문제가 있지만 익스플에서는 문제없이 올라갑니다.-_-;


덧붙임2.

캐러멜 소스 만드는 방법입니다. 설탕 40g을 냄비에 넣고 가열합니다. 설탕이 녹아 갈색이 되면 잽싸게 불에서 내려 몸에서 가능한 멀리 떨어뜨려 놓고 물 두 큰술을 넣습니다. 물이 파바박 튀면서 설탕이 녹을텐데 냄비를 흔들어주면 시럽 완성입니다. 굳기 전에 가능한 빨리 틀에 넣고 살짝 식혀서 냉장고에 넣으면 푸딩용 캐러멜 소스 완성입니다. 일반적인 설탕 시럽은 물이랑 설탕이랑 같이 넣을텐데, 이건 설탕을 가열해서 거기에 물을 조금 섞는 겁니다.

갈색이라고 하긴 했지만 일본 책에서는 키츠네이로-여우 털빛 같은 황색을 말합니다. 덜 가열하면 시럽 맛이 덜하고, 색이 진하면 탄맛이 납니다. 전 쌉쌀한 걸 선호하는지라 조금 진하게 색을 내고요.

캐러멜 시럽은 조금 점성이 느껴지지만 완성된 푸딩은 푸딩액에서 나온 수분 때문인지 묽습니다. 그래도 쌉쌀한 맛은 그대로더군요. 만약 다른 시럽을 이용한다면 이렇게는 안될테고, 차라리 그냥 커스터드 푸딩을 만든 뒤 시럽을 붓는게 낫지 않을까 싶네요. ... 그렇게 되면 바닥 긁어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1. 파일첨부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군요. 덕분에 사진을 못올립니다.(더불어 글도..)

2. 가만히 있으면 괜찮지만 뜨거운 것을 섭취하거나 조금만 움직이면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이런게 여름이지요. 햇살이 반짝반짝하니 그것만으로도 좋습니다. 하지만 오후에 운동 나갈 생각을 하니 암담합니다.;

3. 금요일이 반짝반짝하니 기분도 좋지만, 주말은 비예보가 있네요.OTL

4. 주말에 설렁설렁 동빙고에 가려고 했더니 우유 수급 문제 때문에 괜찮을라나 모르겠습니다. 로열밀크티 빙수는 우유가 듬뿍 들어가니 걱정된단 말이죠.

5. 원유(乳) 가격이 3년만에 오른다고 하는데, 언론에서는 그 이야기만 합니다. 그리고 회사랑 축산농가랑 요구하는 비용이 배 정도 차이난다는 것만 계속 보여주지요. 그런데, 왜 '사료가 되는 옥수수가 폭등해서 사료값이 올라 원유가격도 오르고 그래서 우유값 올리겠음'이라는 말을 했던 우유 회사에 대해서는 아무말이 없는 겁니까?
숙부님 생각하면서 속에서 화가 확 치밀어 오르더군요.-_-+

6. 다시 업무모드. 점심 맛있게 드세요~. 


(사진은 식혜. 엿기름을 듬뿍 넣고 삭혀 아주 진한 맛이 나는 식혜입니다. 밥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삭혔다고 하더군요. 아마자케도 이런 맛일까요? 다음 여행 때는 필히 마셔봐야..-ㅠ-)

지난주도, 지지난주도 푸딩을 못 만들었습니다. 2주 연속 푸딩을 만들었더니 살짝 질린 것도 있고, 어머니가 집에 계시니까 그런 간식 만드는 것도 살짝 눈치가 보여서 말입니다. 원래 이번 일요일에 만들고 푸딩 레시피를 올리려고 했는데 결국 까맣게 잊고 넘어갔으니, 레시피부터 올립니다.;


만드는 분량은 수프 마실 때 쓰는 400ml 용량으로 추정되는 컵. 그러고 보니 저 야호메이 컵에 만들어도 괜찮겠네요. 우유팩으로 한다면 500ml 정도 용량에 반컵에서 그보다 조금 더 나올겁니다. 참조한 레시피는 이이지마 나미의 『LIFE』랑 『Cafe sweets』입니다. 재료 비율은 카페스위츠 쪽이고, 만드는 방법은 라이프를 참조했습니다. 원래는 오븐에 구워야 하는데 저는 그냥 쪘거든요.

재료: 달걀 1개, 달걀 노른자 1개, 우유 110g(취향에 따라 더 넣어도 됨), 캐러멜 소스용 흰설탕 40g + 물 2큰술, 일반 설탕 10g + 14g

설탕은 캐러멜 소스용으로 40g, 달걀과 섞는 14g, 우유에 들어가는 10g, 도합 64g입니다. 다만 캐러멜 소스는 원래 분량 대로 만드는 것이고 다른 것은 1/4로 줄인 것이니 캐러멜 소스는 남습니다.

① 캐러멜 소스를 먼저 만듭니다. 설탕 40g을 냄비에 넣고 약한불로 가열합니다. 본문에는 여우색이라고 하는데 설탕이 전체적으로 여우털색=엷은 갈색이나 밀크캐러멜 색이 나면 됩니다. 그리고 설탕이 끓어오르면 잽싸게 불에서 내려 찬물을 붓고 냄비를 흔듭니다. 그러면 찬물이 순식간에 뜨거운 물이 되면서 흔드는 사이에 바닥에 눌어붙은 갈색 설탕들을 녹입니다. 이 때 물이 튀니까 조심하지 않으면 델 수 있습니다.
캐러멜 소스를 만들 때는 흰 설탕을 썼습니다. 황설탕이나 흑설탕으로는 색이 변하는 시점을 맞추기 어렵겠더군요. 여튼 소스가 완성되면 컵에다가 소스를 2큰술 정도 떠서 담고, 냉장고에 넣어 굳힙니다.

② 찜기를 불에 올려 찔 준비를 합니다. 저는 냄비안에 찜기용 삼발이(?)를 넣고 물을 붓고 불에 올렸습니다. 뭐, 조금 뒤에 준비해도 관계는 없을 겁니다.'ㅂ' 그리고 냄비 뚜껑은 행주나 수건으로 감싸주세요. 푸딩 위에 물이 떨어지면 안되니까요.

③ 우유를 데웁니다. 110g 혹은 그보다 조금 많게(120g으로 하니 더 부드럽더군요) 우유를 냄비에 담고 설탕을 넣어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데웁니다. 단, 절대 끓이지는 말고, 사람의 체온 정도로까지만 데우는 겁니다. 설탕은 그정도만 해도 충분히 녹습니다.
(게다가 제가 쓴 설탕은 공정무역 마스코바도 설탕이라 입자가 고와서 금방 녹더군요.)

④ 차거름망이든 뭐든, 작은 체를 써서 달걀과 달걀 노른자를 그대로 거릅니다. 체에 2-3번 정도 걸러주면 섞지 않아도 알아서 달걀이 섞입니다. 이 때 설탕까지 넣어서 녹여주면 됩니다. 물론 저는 설탕이 잘 녹으니 이렇게 녹였지, 그냥 흰설탕을 쓴다면 차라리 우유에 한꺼번에 넣어 녹이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설탕을 왜 우유와 달걀로 나눠서 녹이는지는 묻지 마세요. 카페 스위츠 레시피에서 그렇게 만들더군요.-ㅁ-;

⑤ 달걀액에 데운 우유를 붓고(반드시 온도 확인!) 체에 다시 두 번 정도 걸러주고는 컵에 조심조심 담습니다. 체에 거른 다음에 잠시 두어 위에 뜨는 작은 거품들을 걷어낸 다음 다시 체에 거르면서 컵에 담아줘도 좋습니다. 여튼 거품은 가능한 나지 않게 하는 것이 매끈한 푸딩을 만드는 비결입니다.

⑥ 찜기의 불을 가장 작은 불로 줄여 놓고 푸딩컵을 올려 천으로 감싼 뚜껑을 덮고 10분하고 조금 더 찝니다. 15분을 했더니 겉이 우툴두툴하더군요. 12-13분 정도만 해도 충분할 겁니다.


식히고 먹으면 끝! -ㅠ-


설명을 자세히 써서 복잡하긴 한데 몇 번 만들다보면 뚝딱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비율은 취향대로 조정하셔도 될테고요. 그리고 캐러멜 소스는 설탕을 얼마나 가열하냐에 따라 아주 쌉쌀한(탄-_-) 맛에서부터 적당한 맛까지 취향대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단, 색이 지나치게 옅은 경우에는 캐러멜 소스가 잘 굳지 않기 때문에 푸딩물을 컵에 부었을 때 소스랑 푸딩액이 섞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소스가 굳은 걸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겠지요. 저야 대강 만들었지만.;


끄응. 쓰다보니 또 만들고 싶어지네요.-ㅠ-


이번 푸딩은 지난번보다 우유 비율을 조금 늘렸고 찌는 시간도 조금 짧게 잡았습니다. 찐 시각은 대략 15분. 하지만 꺼내놓고 보니 그보다 일찍 꺼내도 되겠다 싶더군요. 나와서 혼자 익는 시간도 있을 듯하니 말입니다.
늦게 꺼낸 덕분에 가장자리 모양이 고르지 않아요. 한데... 데.........

속안은 매끈매끈, 크림 같은 푸딩 그 자체였습니다.; 외려 이게 느끼하게 느껴졌을 정도라니까요. 아니, 달걀하고 저지방 우유-집에 이것 밖에 없었음-밖에 안 넣었는데! 그런데 느끼한 맛이 나다니! 아니, 그보다 이렇게 부드럽고 매끈매끈하다니!

그런고로 찌는 시간을 줄여서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완벽한 푸딩 만들기에 성공하면 한동안 푸딩은 안 먹을 겁니다. 이 기세라면 일본 여행 가도 푸딩 안 찾을 것 같군요.'ㅂ';;;

푸딩 질감은 확실히 모로조프랑 비슷합니다. 커스터드 크림을 떠먹는 것 같은 느낌을 낼려면 생크림도 들어가고 우유 비중이 높아져야겠지요. 어차피 그런 푸딩은 취향이 아니라 거기까진 안 갈겁니다. 그저 제 입에 딱 좋은, 쌉쌀하고 부드러운 푸딩이 만들어지면 되는 겁니다.>ㅠ<


다음에는 성공하든 아니든간에 일단 비율 공개 하겠습니다.'ㅂ'
제 입에는 나쁘지 않았지만 어디까지나 제 입 기준이고, 식감은 영 아니었던 푸딩 제작 + 시식기 올라갑니다.-ㅁ-;


갑자기 왜 푸딩이 만들고 싶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푸딩을 자주 먹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갑자기 매끈매끈하고 예쁜 푸딩이 만들고 싶어져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부산하게 움직였습니다. 분량은 딱 1인분. 재료 비율은 Cafe sweets 105호를 참고했습니다. 그 호에 팥앙금이 들어가는 단과자랑 찻집, 푸딩 소개가 있어서 집에 고이 모셔두었거든요. 푸딩 만드는 법도 일반 푸딩이랑 부드러운 푸딩 두 종류가 실려 있습니다. 부드러운 푸딩은 병에 담아 떠먹는 크림 같은 타입의 푸딩이고 일반 푸딩은 캐러멜 푸딩이라면 떠올리는, 후지산(...) 같은 모양의 푸딩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달지 않고 단단한 식감의 푸딩입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푸딩 만나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러니 만들어 먹을 수 밖에요.


가장 어려운 부분이 캐러멜 소스 만드는 것이 아닐까 했는데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흰설탕을 냄비에 넣고 가열하다가 끓어오르는 것 같으면 물 두 큰술을 넣고 불에서 바로 내립니다.(불에서 내리면서 물을 넣어도 되고) 냄비를 흔들면 바닥에 눌어 붙은 것 같던 설탕들이 물에 녹아서 그대로 소스가 됩니다. 그릇에 소스를 붓고 냉장고에 넣으면 끝.

달걀과 달걀 노른자를 준비해 설탕을 넣고 거품나지 않게 잘 풀고, 거기에 설탕을 넣고 데운 우유를 조용히 붓습니다. 단, 우유의 온도는 체온보다 조금 높은 정도로 해야 달걀이 익지 않지요.-ㅁ- 잘 섞어 준 다음 체에 걸러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그릇에 붓습니다.

그리고 한참 팔팔 끓고 있는 찜기에 넣고 찌면 끝.-ㅁ-;





그랬는데 모양이 이렇습니다.;
사진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기포가 생겼고, 너무 컸지요. 만들면서 우유가 적은가 싶었는데 그랬나봅니다. 달걀 비율이 높았고, 의외로 내부에 기포가 많았다는 것이 문제였고. 거기에 찜기에서 오래 있었던 것도 문제였습니다. 생각한 것보다 일찍 꺼내도 되겠더라고요.

푸딩 색이 겨자색에 가까운 것은 캐러멜 시럽 때문이 아니라 흑설탕 때문입니다. 캐러멜 시럽은 흰설탕으로 만들었지만 푸딩 본체에 들어간 설탕은 흑설탕입니다. 하지만 단 맛이나 전체적인 맛 비중은 괜찮았습니다. 특히 캐러멜 시럽은 딱 제 취향으로 쌉쌀하게 나왔더군요.(솔직히 말하면 태우기 직전이었다는 이야기.ㄱ-) 다음에도 이런 맛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튼 도전은 계속 됩니다. 다음에 만들 때는 우유 비중을 조금 늘려봐야겠네요. 그리고 체에 거르고 나서도 조금 더 기다려보고.


말차를 쓰는 디저트도 해봐야 할텐데..-ㅠ-
지난 8월 여행 때 MUJI에서 인스턴트랑 레토르트 간식을 각각 한 종씩 샀습니다.



오른쪽이 안닌도후(행인두부: 복숭아씨로 만든 젤리), 왼쪽이 흑밀(黑蜜=흑설탕 시럽)과 콩가루가 들어간 두유 푸딩입니다. 두유 푸딩이 레토르트, 안닌도후가 인스턴트이지요.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두유푸딩은 액체형태인데, 이걸 냉장고에서 1시간 이상 보관하면 걸죽하게 됩니다. 그걸 그릇에 적당히 담으면 되고요. 아니면 아예 그릇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떠서 먹어도 됩니다. 먹을 때는 흑설탕시럽과 콩가루를 뿌립니다.
안닌도후는 영어로는 아몬드 젤리인데, 틀리진 않습니다. 엄, 그러니까 이전에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아몬드씨에는 원래 청산 성분이 있습니다. 특히 시칠리아에서 생산되는 아몬드가 청산향이 강하다네요. 청산가리의 그 청산 맞습니다. 그래서 미국에는 이 아몬드가 수입이 안된다는데, 이걸로 만들어야 아몬드 젤라토가 제대로 맛이 난다고 합니다. 다만, 그런 아몬드가 없을 경우에는 대신할 수 있는 것이 복숭아 씨입니다. 복숭아의 씨는 호두처럼 단단한 껍질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깨면 안에서 아몬드 모양의 씨앗이 나옵니다. 그것도 은근히 청산향이 난다던가요. 그래서 어렸을 때 복숭아 씨는 먹으면 안된다, 건드리면 안된다고 들었습니다.'ㅂ'
시칠리아산 아몬드의 대체용으로 나온 것이 일반 아몬드랑 복숭아 씨랑을 섞어 쓰는 것이었으니, 복숭아씨를 써서 만든다는 안닌도후가 영문이름이 아몬드 젤리라 한들 크게 이상한 건 없겠지요.(아마도....)

이것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분량의 우유를 전자렌지에 넣고 데우고, 뜨거운 물을 준비해서 가루를 넣어 녹이면 됩니다. 물, 우유, 가루만 있으면 되는데 물탄 우유를 쓰느니 저지방 우유를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습니다. 뭐, 그거나 그거나지요.



이것이 안닌도후. 거뭇거뭇하게 보이는 것은 가루를 제대로 녹이지 않아 나타난 흔적으로 생각하시면 얼추 맞습니다.(먼산)




별로 손을 대고 싶지 않은 모습의 두유 푸딩. 끄응. 이 상태로 조금 맛을 보았는데 시큼한데다 맹한 맛이, '차라리 집에서 두유를 만들어 한천 넣고 굳히겠어!'라고 외치게 만듭니다.




이렇게 시럽과 콩가루를 넣으면 맛이 나아지긴 하는데 시럽맛으로 먹는게죠.-ㅠ- 콩가루랑 시럽이 아깝다는 생각이 팍팍 들었습니다.






<SYSTEM> 키르난은 무지의 디저트 두 종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맛은 별로 아니었고요.-_- 다음 갈 때는 카린토를 먹어보고 싶은데 이것도 겉모습이 조금 무서워서 걱정됩니다.;
이틀째의 간식은 상당히 많습니다. 가마쿠라 갔다가 니혼바시에 있는 미쓰코시 백화점에 다녀왔기 때문에 그렇지요. 여기 푸드코트가 좀 대단합니다.-ㅁ- 최근 여행 때는 거의 빼놓지 않고 가는데요, 다른 것보다 포트넘 앤 메이슨 매장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해로즈도 있기 때문에 홍차 쇼핑하기에 편리합니다. 게다가 우에노에 있는 카와치야의 홍차를 구입하고 여기를 들리면 그야말로 홍차라인. 긴자선을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편리할 수는 없습니다.



북구식 빵이라고 하던데 킨시쵸 역에 있는 호쿠오라는 빵집에서 샀습니다. 빵이 맛있어 보여 들어갔는데 분위기는 왠지 터미널에 붙어 있는 지역 빵집 같더군요. 한데 오랜만에 초코 코로네-초코크림 소라빵-을 보니 군침이 도지 뭡니까. 기억이 맞다면 아마 이게 단품빵으로는 유일하게 구입해서 먹은 걸겁니다. ... 그러고 보니 여행 동안의 식생활이 어땠는지 기억에 없어요! (헉..)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ㅂ'




그리고 이 아리따운 케이크.;ㅂ;
생각해보니 이게 이번 여행의 유일한 케이크였군요. 어머나. 진짜 이번 여행 왜 그랬을까.;

미쓰코시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사온 안젤리나의 몽블랑입니다. 그것도 작은 것이 아니라 큰 것으로, 한 개 가격이 787엔인가 그랬지요. 아, 하지만 충분히 그 가격주고 먹을만 합니다. 하지만... ㄱ-




아무래도 제 입맛이 변한 것 같더군요. 느끼해서 못 먹겠다는 생각이 문득. 아니 그보다는 배가 불러 못 먹겠다는 겁니다. 작은 걸 사올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작은 쪽이 밤크림과 속의 버터크림과의 균형이 잘 맞아서 더 맛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아니, 어쩌면 홍차나 커피가 없었기 때문에 먹기 힘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여행은 맛있는 커피도 못 마셨기에..
(아니, 이번 여행 왜 이래!)




1월 여행 때, 신주쿠 다카시마야 지하를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푸딩을 세 개 골랐습니다. 하나는 호지차 푸딩, 하나는 카구야인가, 그런 고풍스러운 이름이 붙은 푸딩, 다른 하나는 210엔짜리 싼 푸딩.
하지만 가장 맛있던 것은 가장 싼 푸딩이었습니다. 유리병이었다는 것만 기억하는 그 푸딩. 근데 찾아보니 꽤 유명한 푸딩이더군요. 모로조프의 푸딩이었습니다.

마침 미쓰코시 백화점에도 모로조프가 있어서 기본 커스터드 푸딩이랑 계절 한정이라는 백도푸딩을 먹어보았습니다.




대저 이런 사진은 반드시 염장샷이 따라야 하는 법.




푸링푸링한 푸딩의 모습입니다. 푸링!




깨끗하고 뽀얀 것이 참으로 먹기 아까운 자태. 아래에는 복숭아 시럽이 깔려 있습니다.




아. 입에 넣기만 해도 사르르르르르르르르.





라지만, 솔직히 말하면 역시 입에 안 맞았습니다. 왜 이러지. 입맛이 이리도 변했나.;

뭐, 밥 안 먹고 단 것만 줄창 먹어대고 있었던 것도 문제일 수 있지요. 단맛 역치값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것도 문제이고 말입니다.'ㅅ'




그래도 이것은 좋았습니다.
양과자점 웨스트의 과자입니다. 예전에도 몇 번 언급했지만 전 잼이 올라간 과자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파리바게트에서 파는 베로나도 좋지만, 한 번 뜯으면 손을 멈출 수 없는데다가, 최근 건강상의 문제로 식이조절에 들어갔기 때문에 먹을 수 없는 그대지요. 이번 여행에서는 식이조절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으니 이런 것도 살 수 있었고요.

정식 이름은 빅토리아랍니다. 보고서 마구 웃었는데, 이름마저도 취향이라 이겁니다. 후후후. 홍차가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이번 여행에는 홍차가 빠졌습니다. 커피는 아주 조금. 평상시 섭취량보다도 적었습니다. 해로즈 티룸이라도 다녀올 걸 그랬나 조금 후회했지만 식이조절이 발목을 잡아서 포기했습니다. 게다가 스콘이라고 하니 왠지 속이 니글거리는 것이.....
(이번 여행 왜 이래!)

하여간 차는 없었지만 새콤달콤한 잼에 바삭한 쿠키, 그 아래의 스폰지 시트까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대량으로 사놓고 먹는 것보다는 이렇게 가끔 하나씩 사다 먹는 쪽이 좋군요.-ㅠ-



삼선교에 있는 나폴레옹 제과점.
하천 복구 공사 때문에 그 대각선 길 건너(성북동 방향)으로 옮겼는데 이전보다 더 크고 깨끗합니다. 새 빌딩으로 이사한 걸로 기억하거든요.




근처에 살면서 거의 발을 안 들였는데 최근에 몇 번 가보고는 마음에 들어서 구경하러도 가고 케이크 사러도 가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도 지나는 길에 들렀다가 G가 이런 것을 발견했습니다.

푸딩.


종류가 네 종인가 있던데 그 중 기본인 커스터드 푸딩(인지 바닐라 푸딩인지)을 샀습니다. 저게 한 병에 4천원인데 용량은 파리바게트 푸딩보다 조금 많은 듯합니다. 크기를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 일단 저 사각형 유리컵만 해도 1천원 나오겠다라는 농담을 하고 있었지요. 대량 주문하면 그보다는 싸겠지만 파리바게트, 파리크라상, 패션파이브의 푸딩병보다는 비싸지 않을까요. 묵직합니다.




아래쪽에는 캐러멜 시럽이 깔려있습니다. 많이 깔려 있는 것은 아니고 딱 쌉쌀한 정도. 뚜껑을 열면 그 안에는 검은색 점이 알알이 박혀 있습니다. 바닐라씨겠지요.-ㅠ-

근데 말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었습니다. 4천원이나 하는데 맛있으려나 싶기도 했지만 저나 G는 이쪽에 패션파이브 푸딩보다 높은 점수를 매겼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날 낮에 패션파이브에 가서 푸딩을 먹었는데 이쪽이 더 달아요. 제 입에는 나폴레옹 푸딩의 단맛이 취향입니다.
그리고 그쪽이 좀 더 크림에 가깝다면 이쪽은 그보다는 조금 굳어 있는 느낌입니다. 가격은 그리 아름답지 않지만 집에서는 P5보다 훨씬 가깝고 다니기도 좋지요. 물론 교통편이 나쁘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그건 제게만 해당됩니다. 집에서 여기를 가려면 버스정류장이 어중간하거든요.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는거나, 그냥 걸어가는 거나 비슷한 상황이라 그렇습니다.

구운과자쪽의 가격이 비싸서-2천원 이상-아직 티타임이나 커피타임 때 곁들이는 과자로는 못 먹어봤지만 언젠가는 먹을 수 있겠지요. 그러니까 일단, 식이조절 성공하면 언젠가...;


(사진은 조만간 소개가 올라올 청계천 근처 카페 Ciao espresso의 와플)


오늘은 어제보다 덜 춥습니다. 내일은 또 오늘보다 덜 춥겠지요.

라고 쓰고 보니 어제 봤던 어떤 책의 구절이 떠오릅니다. 알래스카의 곰에게 인생을 배웠다는 허구성 제목을 달아 놓은 어떤 책. 하지만 책 내용은 정말 취향이라 종종 찾아봅니다. 월든 느낌에 가까울거예요.

어쨌건 그 책은 로빈슨크루소처럼 일기형식입니다. 다른 곳이라면 이미 벚꽃도 졌을 5월쯤인가에 알래스카에 들어갔는데 거긴 아직 호수의 얼음도 안 녹았습니다. 어허허. 그런 곳의 12월 일기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12월 초였는데, '오늘은 영하 6도다. 아직 봄도 오지 않았는데…(중략)'
제가 이 부분을 읽은게 엊그제, 영하 8도를 달리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거기라면 능히 그런 말이 나올만 하지요. 왜냐면 그 전전날인지 전날은 영하 36도, 그 하루 전은 37도였습니다. 그런 날씨니 영하 6도면 아주 따뜻한 겁니다. 그러니 지금의 저도 따뜻한 것이라고 잠시 세뇌를…?


그건 그렇고 제목이 왜 저렇냐면, 오늘 교보에 가서 G에게 저런 칭찬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Cafe Sweets 최근호-정확히는 105호의 표제를 보고 뜨악했습니다. 별 생각 없이 며칠 전 교보문고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일서 중 베스트셀러 목록으로 올라 있던 것을 보았거든요. 제목이 새로운 단맛의 차와 팥앙금 디저트에 주목! 인데, 푸딩 특집이 같이 들어 있던 겁니다. 하지만 이미 품절이더군요.

오늘 교보 일서란에 들른 김에 훑어 보다가 그게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105권은 역시 품절일뿐이고. G에게 푸딩 특집이 있다 했더니 홀랑 넘어가서 품절이란 말에 좌절하더랍니다. 저도 아쉬운 눈으로 돌아서려고 했으나, 그 순간 눈에 들어온 딱 한 권.-_-; 105호입니다. 으허허. 표지에는 달달한 팥앙금과 푸딩이!
그냥 돌아섰다면 못 구하고 넘어갔을 것을, 제 눈과 제 손이 구했다며 G가 감격하여 부른 것이 저거랍니다.

평소에도 이러고 놉니다.;

그 언젠가, 1만원을 채우기 위해 고심하다가 유기농 딸기잼을 구입했습니다. 파리바게트에서 파는 잼 중에서는 가장 비쌉니다. 기억이 맞다면 7천원.


이거 완전 수입이더라고요. 가격상 한국산이 있을 것 같진 않았지만 뭐. 그날 같이 구입한 것은 우리쌀식빵인가, 하여간 덩어리로 파는 식빵입니다. 요즘은 잘라놓은 식빵보다 손으로 찢어 먹는 식빵이 더 좋아요.
아래 보이는 것은 잼칼입니다.



슈퍼 등에서 판매하는 잼은 아주 오랜만에 사보았는데 그럭저럭 합격권입니다. 제 입맛에는 굉장히 많이 달지만 그래도 설탕 맛만 나지는 않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잼은 식빵을 뜯어내서 거기에 듬뿍 올려 먹는 것이 최고입니다. 식빵에도 그렇지요. 발라먹는 것보다는 올려 먹는 쪽이 더 맛있습니다.-ㅠ-




이 사진은 그 며칠 뒤, G가 파리크라상에서 먹어보고는 맛있다 하여 다시 구입한 푸딩입니다. 개당 3500원이니 P5보다는 조금 비싼가요? 마지막으로 갔을 때-5월 초-개당 3천원 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푸딩병은 이쪽이 조금 더 귀엽습니다. 포장이라고 하면 냉매를 담아 은박 포장지에 싸줍니다.



왼쪽이 딸기, 오른쪽은 로열푸딩이었을겁니다
앞의 하얀 부분에다 메시지를 적어서 선물로 주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근데 정작 맛은 미묘합니다. 바닐라빈도 톡톡 터지고 커스터드 푸딩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저는 P5의 푸딩이 더 좋습니다. 쌉쌀한 캐러멜 소스와 진한 커스터드, 그리고 그 위의 조금 가벼운 푸딩 부분이 어울리는 느낌이 좋거든요. P5의 푸딩은 세 층 모두 진한 맛이지만 함께 먹으면 그것도 환상인데, 이쪽은 맛이 약하다고 해야하나, 그런 강한 자기 주장이 없습니다. 가까우니 푸딩이 생각나면 가끔 먹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푸딩이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안드니까요.
딸기맛은 더 에러인게 위의 딸기 부분은 젤리입니다. 젤라틴으로 굳힌 모양인데 역시 아래의 푸딩층과 따로놉니다. 같이 먹으면 이도저도 아닌 맛이 되네요.

엊그제 갔을 때 자몽 푸딩이 있던데 딸기푸딩처럼 위에 자몽젤리가 올라가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손이 가진 않네요. 전 푸딩은 바닐라 커스터드 푸딩이 제일 좋습니다.>ㅆ<

첫비행님도 만드셨다는 요시나가 후미 레시피의 우유젤리를 저도 만들어보았습니다.-ㅂ- 정확한 명칭은 우유 젤리가 아니었을건데 이름이 뭐였는지는 홀랑 잊었습니다. 보통 우유젤리(푸딩?)을 만들 때는 젤라틴을 넣지만 이건 한천을 넣어 굳힌겁니다. 일본에서 여름에 많이 먹는 간식이라 들었는데 만들기도 간단합니다.

잠깐 짚고 넘어가자면, 젤라틴의 주재료는 동물성 단백질이고 한천은 해초류-그 중 주로 우뭇가사리를 사용합니다.

어쨌건 밑준비를 해야겠지요. 재료는 우유, 한천에 위에 뿌려 먹는 검은 꿀(쿠로미츠=黑蜜)이지만 그런 건 무시합니다. 흑밀 만들기가 번거로우니 집에 있는 재료를 적절히 활용해봅니다.



▲ 그런 이유로 동원된 것이 저 팥. 물새컵에 팥을 넣고 냉동실에 잠시 넣어둡니다. 그럼 팥이 굳겠지요. 그래야 한천을 녹인 우유를 부었을 때 팥물과 섞이지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아니면 조심조심 부어서였는지 아니면 한천이 금방 굳어서였는지, 완성된 푸딩을 보니 윗부분은 뽀얀 흰색인 것이 거의 섞이지 않았습니다.




▲ 저건 남는 우윳물을 부어둘 생각이었고 이번 우유곤약 제작은 이 틀이 중심입니다. 실리콘틀인데 예전에 여기에다 초콜릿을 만들어 붓겠다고 사왔지요. 하지만 집에서 초콜릿 만들 일은 1년에 한 번도 안되는지라 재작년에는 이 틀로 양갱도 만들어봤습니다. 은근히 예쁘게 나오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만들겠다고 생각한 순간에 바로 떠오른 것이 바로 이 틀입니다.



▲ 한천은 미리 계량해둡니다. 전자저울이라 정확하게 그램을 달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흑. 비율은 우유 600ml에 4g으로 300ml만 넣었기 때문에 한천도 2g만 넣습니다.(만.... 기억에 의하면 4g을 계량한 듯? -_-a 하지만 모종의 사태로 인하여 결과적으로는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하여간 사진은 4g.)


▲ 우유는 냄비에 넣고 데웁니다. 그리고 여기에 한천 투하! (이 과정에서의 실수담은 밑에 있습니다) 그냥 우유와 한천만 들어간다면 검은꿀을 곁들이지 않았을 땐 맛이 맹할 것 같아 여기에 꿀을 듬뿍 한 숟갈 넣었습니다. 300ml에 꿀 한 숟갈. 한 큰술보다는 조금 적게 들어갔을거라 생각합니다.
한천이 잘 녹았다면 틀에다 부어야지요.


▲ 붓습니다. 하지만 이거 흘리지 않고 붓기가 은근히 힘들군요. 어허허허. 그래도 어찌어찌 틀에 잘 부었습니다. 틀에도 한 가득, 물새 포트에는 남은 우윳물을 몽땅!


▲ 생각보다 팥물이 안 올라왔습니다. 색이 지저분해질까봐 노심초사했는데 괜찮더군요.



▲ 그리고 실리콘 틀에 굳힌 우유곤약들입니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그 다음날 꺼냈는데 오래 두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한천이 제대로 안 녹아서 그런건지 부서졌습니다. 아쉽더군요. 하지만 옻칠한 나무사발에 담아두었더니 색 조화가 멋집니다. 조명이 안 좋아서 여기선 다 어둡게 찍혀서 말입니다.



일단 겉모습은 잘 나왔지만 치명적인 실수가 몇 가지 있었습니다. 아놔........; 

1. 계량의 실수. 위에도 적었지만 분량을 반으로 줄이면서 한천은 본래 분량 그대로 4g을 달았습니다. 다시 말해 한천이 본래 들어가야하는 분량의 배가 들어간겁니다.

2. 그럼에도 생각보다 식감이 괜찮았던 것은 다른 경로로 저지른 바보짓 때문입니다. 우유를 미리 데워놓고 한천을 넣었는데, 한천을 불려 넣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겁니다. 원작에서는 한천을 바로 넣었는데 예전에 양갱만들 때는 한천을 불려 넣었다고 기억하거든요. 물론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하여간 가루 한천을 넣은 시점이 우유가 끓어오르기 직전이라 위에 우유막이 생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천은 뜨거운 용액과 만나지 못하고 우유단백질에 싸여서 제대로 녹지 않았습니다. 아놔. 결국 틀에 붓기 전에 체로 걸러야 했는데요, 그 때 걸러진 한천이 상당한 양이었습니다. 정확히 계량했지만 한천이 녹지 않아 실제 우유곤약에 들어간 한천양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요약: 한천을 불리지 않고 넣어서 우윳물에 제대로 녹지 않았음)

3. 그리고 바보짓의 극치. 팥을 넣은 우유곤약과 틀에 넣은 우유 곤약 모두 실온에서 잠시 두어 열을 뺀 다음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은 기록적으로 날이 따뜻했습니다. 그런 고로 그 며칠 뒤, 팥을 넣은 우유 곤약을 들고와 먹을 때 이상한 맛이 난다고 느꼈습니다. 우유는 괜찮았는데 팥에서 시큼한 맛이 나더군요. 그대로 폐기했습니다.
(요약: 만든지 오래된 팥을 실온에 방치해서 상함)

위의 실수 때문에 제대로 음미할 수 없었으니 이번 주말에 다시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도 실리콘 틀은 꼭 이용해야지요. 다만 딸기우유나 커피우유를 써서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란 생각은 상상만으로 묻어두려고 합니다. 분명 저 혼자 먹게 될텐데 아무리 우유를 좋아한다고 한들 혼자서 저걸 다 먹느니 그냥 우유 한 팩을 마시겠습니다. 하하;


주말쯤 제대로 된 제작기를 다시 올려보겠습니다.

다카시마야에 타마고야가 있었다면 일본에서 푸딩 먹기는 아주 간단하게 끝났을 겁니다. 하지만 타마고야가 사라진 이상, 다른 집의 푸딩이 제 입맛에 딱 맞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고 거기에 일본에서 푸딩 유행이 끝난건지 지하 식품매장을 열심히 돌아다녀도 맛있어 보이는 푸딩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세탄 지하에서 아주 다양한 종류의 푸딩을 파는 가게가 있긴 했는데 그냥 손 떼고 퇴각했습니다. 여행 다닐 때 눈에 들어오는 먹거리는 그 때 집지 않으면 영원히 못 만날 가능성도 있으니 아마 그 푸딩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확신이 안섭니다.

어쨌거나.
하네다 공항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여기저기 쑤시고 돌아다니던 와중-아주 옛날에 들었던 피에르 마르콜리니의 매장을 찾는 것도 목적 중 하나였지만 없었습니다. 철수했나봅니다;-눈에 띄는 선물용 과자가 있었습니다. 도쿄 바나나와 같은 곳에서 나왔나본데 도쿄 타마고란 것이 있더라고요? 이름은 여러 차례 들었으니 맛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최소 단위가 5개 구입 세트입니다. 짐이 많으니 남겨서 들고 오는 것은 질색인데 그렇다고 둘이서 5개를 나눠 먹는 것은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 때 그 옆에 있는 다른 간식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름하여 고마타마고. 달걀 모양의 검은색 푸딩이랍니다. G가 그걸 보더니 맛이 궁금하다며 하나를 덥석 집어 드는군요. 한 손에 덜렁 덜렁 들고 앉아 먹을 곳을 찾아 움직이다가 자리를 발견했습니다. 테이블이 비어 있더군요. 룰루랄라 자리를 향해 가던 도중 파스텔 매장을 발견합니다. 파스텔 푸딩은 먹어본지도 오래되었고 여기는 딱 기본의 맛을 내니까라며 G를 먼저 자리잡으라고 보내 놓고 하나를 구입합니다. 그리고 그 테이블을 내놓은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구입합니다. 테이블 바로 앞의 매장은 키하치였거든요. 아이스크림 선데를 구입해 왔습니다.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군요. 맛있다는 이야기는 2003년부터 들은 것 같은데 왜 이제야 먹게 되었는지도 참 신기합니다.-ㅁ-;0


푸딩을 찾아가는 길고 긴 여정 끝에 만난 간식들입니다.
하늘색 로고의 투명 뚜껑이 파스텔, 그 옆의 독특한 상자가 도쿄 타마고와 같은 집 식구인 고마 타마고. 앞 쪽이 딸기 아이스크림 썬데입니다.



아래는 콘 플레이크를 깔고 딸기를 직접 갈아 만든 퓨레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섞고 맨 위엔 딸기로 장식했습니다. 초콜릿 바나나 선데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G가 선데는 당연히 딸기라고 해서 주문했습니다. 사실 딸기가 제철이 아니라 조금 걱정하긴 했지요.



하지만 걱정할 필요 따위는 없었습니다.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은 훗카이도산 우유를 쓴다고 했나요. 우유맛 그대로인 아이스크림은 입에서 사르륵 녹으며 천상의 길로 안내를 하고 더이상 다른 아이스크림은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에 새콤한 딸기 퓨레와 함께 행복을 만끽하며 선데를 먹습니다. 키하치 아이스크림이 맛있다고 하도 그러길래 실망할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던 겁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이 이정도라면 훗카이도의 다른 아이스크림은 또 어떨지 기대됩니다.


고마 타마고 푸딩. G가 이걸 산 이유는 케이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뚜껑을 열면 저렇게 접힌 숟가락이 나옵니다. 숟가락을 들고 푸딩을 먹을 준비를 마칩니다. 그리고 저 탱글탱글한 표면으로 숟가락을 찔러 넣고 한 숟갈 떠서 먹으면..



응? 아래에 검은 소스가 있습니다? (이상 G의 반응;)
그러니까 아래 쿠로고마=검은깨 소스가 깔려 있고 그 위에 파스텔 푸딩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 달걀 푸딩이 있습니다. 문제는 저 검은깨 소스 입니다. G는 검은 색 음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검은 콩도 좋아하지 않고 팥도 좋아하지 않고 검은 깨는 물론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럴 진대 검은깨 특유의 고소한 맛이 나며 입안을 약간 까끌까끌하게 만드는, 달콤한 검은 깨 소스는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G에게 검은 깨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짭짤한 깨고물을 만들어 인절미 고물로 먹는 것이겠지요. 그런 고로 검은 깨 푸딩은 한 숟갈 먹고 아래의 검은 깨 소스를 보는 순간 두 손을 들었습니다.


파스텔 푸딩. 아래는 캐러멜 소스가, 위는 커스터드 푸딩이 있는 딱 푸딩 맛의 푸딩입니다. 푸딩맛이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그 맛 그대로입니다. 부족한 푸딩수치를 채워주었지요.-ㅠ- 그리고 검은 깨 푸딩에 케이스만 보고 속았던-이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G는 고마가 뭔지 전혀 몰랐습니다. 일어를 모르면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요;-G는 이 푸딩을 먹으며 입을 달랬습니다.

저야 검은깨 푸딩도 나쁘지 않았고 파스텔 푸딩도 좋았고 키하치의 아이스크림 선데도 좋았습니다. 그렇게 말은 해도 검은깨 푸딩이나 도쿄타마고나 앞으로 사와서 먹을 일은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고소한 맛도 있고 검은 깨도 들어가 있지만 부모님께 선물로 사오기에는 지나치게 답니다. 신기한 것을 가져온다고 하면 또 괜찮겠네요.






뜬금없는 소리지만 이제 폭탄을 투하할까 말까만 결정하면 됩니다.'ㅂ' 투하여부는 이번 주 내로 판가름 나겠네요.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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