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삶은 것이 조금 남아 어제 저녁에 간식으로 먹었습니다. 우물우물 팥을 씹고 있다보니 톡톡 껍질이 씹히는 느낌이 좋더군요. 흐뭇하게 먹다가 양이 얼마 안남았으니 운동 다녀와서 팥을 더 삶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운동을 다녀와서 어머니께 팥 써도 되는지 여쭸습니다. 된다 하시는군요. 냉동실에서 팥을 꺼내 압력밥솥에 담으려는데 어머니가 흘낏 보고는 놀라십니다.

"그거 동부잖아?"
"응? 팥 아냐? 나 지난번에도 이거 썼는데?"

서둘러 타파웨어를 찾아 열었습니다. 어머니가 보시더니 팥인가? 아니, 동부인가 고민하시다가 동부라고 판정을 내렸습니다. 팥은 이보다 알이 작다고요. 삶긴 것은 크기도 보통 팥보다 크거니와 일자형이 아니라 중간에 굽었답니다. 동부와 팥이 구분이 잘 안되는데, 팥은 동부보다 크기가 작고, 동부는 팥과 강낭콩의 중간 정도입니다. 동부도 색이 여럿 있는지 모르지만 얼핏 보기에는 붉은 팥으로 보였습니다. 밖에 두어서 동부가 바짝 말라 있는 상태라 크기가 크다는 생각도 못하고 그냥 썼지요.(먼산)




다시 말해 지난번에 만든 것은 팥빙수가 아니라 동부빙수였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팥빙수..T-T
(팥빙수에게 더 미안한지 동부에게 더 미안한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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