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 커피라는 커피체인이 들어왔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 등장한 덕분에 유명세를 탔고, 그 덕에 한국에서 인지도를 얻은 모양입니다. 음, 이쯤되면 슬슬 '왠지 글 분위기가 삐딱선?'이란 생각을 하실텐데, 맞습니다.-ㅁ-; 제목에서부터 그런 분위기가 폴폴 풍기지만 다녀오고 나서는 클로티드 크림 외에는 갈 일이 없는 곳이라고 속으로 투덜댔거든요.


지하철 역에서 접근하기가 쉽지 않지만 버스로는 나쁘지 않습니다. 옛 한국일보사 자리에 쌍둥이나무 빌딩이 들어섰는데 그 중 경복궁에 가까운 쪽 1층에 있습니다. 경사가 져서 1층인지 지하1층인지 조금 헷갈리긴 하네요. 광화문 쪽에서 걸어들어가면 1층입니다.



동십자각 바로 맞은편에 있으니 찾기는 어렵지 않아요.


빵도 매장에서 직접 굽는 모양인데 종류가 여러가지 있습니다. 케이크까지 매장에서 만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케이크는 당근케이크, 초콜릿 레이어 케이크, 무스 치즈케이크랑 구운 치즈케이크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빵은 씽크브레드라고 해서 정육면체 모양의 빵이 여러 종류 있고요. 스콘은 한종류 뿐입니다. 참, 애플 턴오버도 있었지요. 스콘이 2500원이고 씽크브레드가 2천원, 그리고 다른 재료가 들어간 씽크브레드는 가격이 더 높습니다. 샌드위치도 뜨겁게 구운 샌드위치 포함해서 다양하게 있었지요. 케이크는 5천원 전후의 가격입니다.


커피는 조금 저렴하게 느껴집니다. 카페오레가 3300원이더군요. 카페라떼는 4천원이었습니다. 카페오레는 드립커피에 우유를 섞은 모양이고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섞은 건가봅니다. 가격차이가 나네요.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스콘을 고르고, 거기에 클로티드 크림을 추가합니다. 한 병(170g)에 14000원이나 하는데 무슨 맛인지 궁금하던차에 1500원을 더 내면 클로티드 크림을 곁들여 스콘을 먹을 수 있네요. 거기에 카페오레 작은 크기를 시킵니다. 집에서 가끔 카페오레를 만들어 마시긴 하지만 밖에서는 마실 일이 없으니 궁금하기도 했지요.




클로티드 크림은 저정도 나옵니다. 스콘은 단빵이란 느낌. 음, 집에서 만들어 먹었을 때처럼 켜켜이 층이 있는 스콘이 아니라, 스타벅스와 비슷하게 폭신폭신하고 달달한 퀵브레드입니다. 다만 이쪽은 스타벅스처럼 겉이 바삭한 과자 같은 느낌이 아닙니다. 과자 정도는 아니고 그보다는 약간 단단한 느낌..? 먹어보면 아실겁니다.(...)

스콘은 클로티드 크림을 발라 순식간에 해치웠습니다. 다만 포크는 안주나보네요. 접시에 저렇게 스콘과 크림만 달랑 나옵니다. 그래서 스콘을 쪼개 크림을 찍어먹었습니다.

카페오레는 최근 몇 개월간 마신 그 어떤 커피보다 맛없었습니다. 심지어는 한 달 묵은 커피콩으로 내린 커피보다도 맛없었습니다. 카페오레가 물이 많이 들어가니 좀 맹한 맛이 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건 마치, 흑연을 갈아 물에 타서 거기에 우유를 부은 것 같았습니다.(...) 흑연을 갈아서 물에 타서 먹어본 것은 아니지만 첫맛은 쓴맛이 나긴 납니다. 하지만 그 뒤는 맹탕. 게다가 우유도 맹합니다. 매*우유를 쓰던데 으으음...; 제 입맛이 서*우유에 길들여져서 그런지도 모릅니다.(하지만 날마다 마시는 우유는 저지방인데.ㄱ-)


결국 나중에 커피나 차를 한 잔 더 마실까 하다가 그냥 스콘만 하나 더 시켰습니다. 이건 맛있었거든요. 건포도가 듬뿍 들어가서 좋았습니다. 홍차보다는 커피에 더 어울리는 맛이라 생각하지만요.'ㅂ' 게다가 가격이 높으니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씽크커피는 공정무역커피를 쓰는 걸 강조하나봅니다. 근데 공정무역하면 떠오르는 환경친화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매장 내에서도 머그보다는 종이컵이 훨씬 더 많아 보였거든요. 사람이 많아서 저 직원들이 설거지까지 하기엔 어렵겠다 싶기도 하고, 거기에 공정무역과 환경보호가 항상 연계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머그를 가져오면 300원 할인해준다는데 그것도 환경보호의 일환이겠지요.

그리고 씽크커피에서 제일 마음에 걸린 점은 직원입니다. 가게 연지 얼마 안된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문하고 나서 직원들이 일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일이 손에 안 익어서 우왕좌왕하고 동선이 길게 늘어진게 눈에 보입니다. 주문하고서도 꽤 오래 기다려야하는데, 주문벨이 없어서 자기 주문품목이 나올 때까지 그 앞에서 지키고 서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이런 일도 있었지요.
어제 G가 씽크커피에 다녀왔습니다. 클로티드 크림이 괜찮았다고 하니까 마음이 동한거지요. 퇴근길에 스콘이랑 클로티드 크림 두 종을 사러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주문하고 한참 기다려 봉투를 받아 들고 나오는데 봉투가 가볍더랍니다. 이상하다 생각하고 봉투를 열었더니 크림은 없고 스콘만 달랑 있었다는군요. 도로 들어가 어떻게 된거냐고 묻자 봉투를 건넨 직원과 주문받은 직원이 서로 (아마도 작은 목소리로) 다투더랍니다.
"왜 클로티드 크림 안 넣었어."
"이야기 안했잖아."
대강 이런 분위기였나봅니다. 다시 한참을 기다려 플레인이랑 레몬 클로티드 크림을 받아서 나왔다는군요.



제 경험에 G 경험을 도합하니 그냥 다음에 클로티드 크림만 사러 가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스콘에 발라먹으니 그 진한 맛이 좋더라고요. 하지만 한 병을 다 사기엔 가격도 그렇고 죄책감도 드니 다음엔 아마 1500원 주고 작은 통에 조~금 받아 오지 않을까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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