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r Gaertner님의 이글루에서 케이크 염장을 당한지 어언 몇 개월. 그나마 다른 케이크는 대체품이랄게 있긴 있는데 시폰케이크만큼은 대체품을 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특히 초콜릿 시폰케이크는 G가 생일케이크로 요구한 이후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며 찾아보았지만 딱 이거다 싶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초콜릿 시폰은 1*년전 크리스마스 때 원주 중앙시장 근처에 있는 파리바게트에서 1만원 내외로 구입했던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시폰 꽤 괜찮았어요.-ㅠ- 많이 달지도 않고 폭신하고, 초코 맛 듬뿍이라 뭔가 특별한 일이 있으면 그걸 구입해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마 초콜릿 시폰이 제게 특별하게 생각되는 것도 그 때문일겁니다.

여튼 크리스마스 전 주 주말에 G랑 같이 강남 신세계에 가서 케이크를 예약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미리 예약하면 10% 할인이라 덥석 집어 들었지요. 기존 나오는 케이크에도 초콜릿 장식 몇 개 얹어 놓고 크리스마스 케이크라 하고 있었는데, 10% 할인가가 24300원인가, 그정도였을 겁니다. 정가로 27000원. 원래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습니다.-ㅁ-



금요일에 휴가를 했던 G가 그날 신세계에 가서 찾아왔고, 금요일 저녁 제가 퇴근하고 이차저차한 일들을 처리한 다음 케이크를 꺼내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안계시고, 어머니는 일찍 주무시고. 저랑 G가 몰래(?) 꺼내 사진 찍고 케이크를 먹었지요. 실은 다들 체중조절중이라 이 시간에는 먹으면 안되는 거였습니다. 뭐, 특별한 날이니 그냥 넘어가죠.




케이크 박스도 꽤 신경써서 만들었더군요. 본누벨 서강현. 본누벨이란 이름으로는 압구정 본점을 포함해 몇 군데 매장이 있고, 롯데 강남점이랑 신세계 강남점에는 파티셰 이름을 덧붙여 낸 모양입니다.

검은색 상 위에 올려 찍었더니 사진이 이모양...


바닥판도 검정이라, 케이크가 그냥 상 위에 올라 앉은 것 같아 보이는군요.




케이크 바닥판이 검정이라는 증거사진.(....)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아닌 평소 때의 초코 시폰 데코레이션 사진은 der Gaertner님의 지난 여름 초코시폰 감상기(링크)를 참고하세요. 크리스마스 장식 몇 개 빼고는 별 차이 없지요.^^;




슥삭슥삭 잘라서 덥석 접시에 올려 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맛은....-ㅠ-


딱 기대한 만큼의 맛이었습니다. 물론 제 기준은 환상속의 그...대가 아니라 그 케이크라 비교하기가 쉽지 않지요. 그럼에도 괜찮았습니다. 색은 진해보이지 않지만 생각보다 초코맛이 잘 나고 폭신폭신 보들보들한 초코빵을 먹는 느낌입니다. 다만 시폰 특유의 쫄깃함(?) 같은건 조금 덜하네요. 패션파이브의 시폰케이크 쪽이 조금 더 쫄깃한 느낌입니다. 초코맛이 듬뿍 나고 크림은 살짝 과일류의 맛이 나는 것 같은 느낌인데, 그런 케이크를 홀랑홀랑 먹고 있자니 행복하지요. 이 때도 맛있게 먹었지만 이 다음날 커피랑 함께 더 맛있게 먹었으니, 저 크림은 우유크림 100%는 아닐 것 같더랍니다.보통 우유크림으로 데코레이션을 하면 그 날 안에 먹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크림이 녹고, 시트가 수분을 빨아들여서 퍽퍽해지게 마련이거든요. 젤라틴을 넣은 건지 어떤 건지 크림은 일요일에 다시 먹을 때까지도 괜찮았습니다.


초코시폰이 먹고 싶어지면 본누벨에 가서 사오면 되겠군요. 하지만 조각케이크가 없었다는 건 조금 슬프고..;ㅂ; 본점에는 있을지,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트로이의 시폰케이크랑도 비교해보고 싶네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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