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자체는 확실합니다. 어제 오전에 쿠켄출판사-베스트홈에 전화를 걸었다가 알게 된 겁니다. 정기구독 문의를 하러 전화를 했더니 3월호부터 쿠켄 휴간이라 합니다.;ㅅ; 이전에 GEO 휴간할 때도 그랬고 HOW PC 휴간할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굉장히 아쉽습니다. 좋아하는 잡지고 꾸준히 챙겨보고 있었는데 이리 되다니요.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복간되기를 기원합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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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리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홀랑 잊어서 이제야 올린다니까요.-ㅅ-; 저는 이만 델피니아 다시 읽으러갑니다.



2010. 3. 5 수정 : 2009년 9월부터 복간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서점 앞에서 추석 차례상 차림 관련 쿠켄을 보고도 수정하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ㅁ-;

쿠켄과 행복이 가득한 집을 같이 보다면 기사가 같은 내용을 다루는 것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레스토랑이 신규 오픈이나 리뉴얼 등의 기사로 등장하는 것도 종종 있고요.
(대체적으로 이들 잡지 기사의 뒷북이 신문 기사입니다. Passion 5는 두 달 가량, 일본의 카페 이야기는 한 달 가량의 차이를 두고 신문기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이번 쿠켄에서 다룬 일본 먹거리 여행처럼 잡지 쪽에서 뒷북(?)을 치는 경우도 있긴 하군요.)


행복이 가득한 집을 보고 나서 쿠켄을 보다 보니 굉장히 익숙한 음식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혹시 이 음식 레시피 베낀 거야?라고 생각하고 만든 곳을 확인하니 아닙니다. 같은 기사의 다른 버전이라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행복이 가득한 집에 실린 기사 제목은 <광주요, 나파 밸리 VIP를 서빙하다>이고 쿠켄에서는 '네 명의 요리사, 설 상차리다'라는 기획의 일환으로 가온의 <설음식 식도락 코스>를 내놓은 겁니다. 가온은 광주요에서 운영하는 한식당이름입니다.

이 두 기사를 함께 이야기 하려면 행복이 가득한 집의 기사 먼저 설명을 해야합니다. 기사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2년 전,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간 광주요 조태권 회장은 나파밸리의 어느 와이너리 소유주를 만나서 "2년 후에 한국 음식을 이곳 나파밸리에서 선보이겠다"라고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2년 동안 메뉴 개발, 음식을 담을 그릇 개발, 현지 식자재와 재료 체크 등을 합니다. 2년 동안의 준비 끝**에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 소유주와 와인 메이커들을 초청해 광주요 파티를 열었습니다. 제가 이 기사에 관심을 가진 것은 맨 마지막 부분. 건배주가 되었다는 화요 때문입니다. 광주요에서 만드는 전통 소주인 화요를 얼리면 그라파 처럼 농도가 짙어진다는데 이것을 방울잔***에 담아 마셨다고 합니다.

소개된 요리도 반할만 합니다. 메인요리에 들어갔다는 백김치도, 홍계탕 죽도, 후식으로 나온 밤초와 약차, 그리고 한국 소주까지 모두 한국적이지만 또한 외국인들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음식들입니다. 그리고 그 음식들이 담긴 그릇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깔끔하지만 어떻게 보면 밋미살 수 있는 하얀 그릇이 아니라 한국적인 느낌의 도자기 그릇들. 이것도 다 이 파티를 위해 제작한 겁니다. 기사를 보는 내내 군침을 삼키고 감탄했던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거기에 손님들이 들고 왔다는 와이너리 최고의 빈티지 와인들을 들고 왔다 하니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 간단한 레시피는 쿠켄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약차와 밤초와 만두구이, 그리고 메인 음식들도 말입니다. 홍계탕 죽이 없는 것은 좀 아쉽지만 그래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그 음식들을 보니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아니, 그것을 넘어서서 이번만큼은 이 한식당에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
양 잡지의 이단 옆차기를 맞고 저 멀리 날아가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흑흑흑..
정 안되면 화요랑 방울잔 만이라도 구해보렵니다.

참고 - 행복이 가득한집 2008년 2월호 p.272-275, 쿠켄 2008년 2월호 p.66-71, 허시명의 주당천리 p.245~



* 나파밸리가 어디 붙어 있는지도 정확히 모릅니다.; 그저 여기가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와인산지라는 것은 알고 있고 기사에 등장한 몇몇 와인들의 이름이 낯익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따름입니다.

** 쿠켄에 실린 기사에는 이것이 Korean Cusine and Culture였다고 합니다. 2007년 10월에 있었고요.

*** 방울잔 이야기는 앞서 소개한 책인 <허시명의 주당 천리>에도 등장합니다. 저자가 2005년의 주류박람회에서 처음 술병을 보고 취했고 잔을 보고 반했으며, 그 술병이 화요임을 알았다고 말입니다. 굽이 있는 술잔인데 아래 굽부분에 도자기 구슬을 넣어 방울잔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당연히 소리가 나겠지요. 사진은 <허시명의 주당천리> p. 246. 보면 지름신이 오실겁니다.

창간호부터 시작해 띄엄띄엄 가지고 있던 요리잡지 Cookand을 드디어 처치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3-4일쯤 전입니다. 저녁 때 날 잡고 저 잡지들을 분해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 드디어 기회를 잡고는 어제 최근 잡지부터 해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스크랩할 것이 많지 않다 했지만 그래도 두 시간 걸렸나봅니다. 최근 잡지야 자를 것들이 좀 있었지만 예전 것들은 잡지 분위기도 굉장히 다른데다 레시피가 최근 것만큼 자세하지 않아서 훑어보기만 하고 넘어간 것도 많습니다. 베이킹 관련 자료들을 모으기 위해 산 것도 꽤 있는데 그런 것이야 지금은 다른 책들을 찾아보아도 되고요. 특히 일본어를 읽을 수 있게 된 뒤로는 지평이 넓어졌습니다. 아, 가장 최근에 산 쿠켄은 2002년도. 그 이후에는 도서관에서 쿠켄을 구독했기 때문에 제가 따로 사지 않았습니다.
어쩐지...;
글 쓰고서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최신 잡지가 없었던 건 그런 이유였군요.;;

99년 잡지들을 뒤적이면서 지금은 없는 분들의 칼럼을 보고 숙연해지기도 하고(강인희 교수님) B 말마따나 촌스러운 광고들을 보고 웃기도 하고, 요 몇 년 간 이름도 듣지 못한 맛집 정보를 보고 쓴웃음을 짓기도 하고요. 아, 최근에 제가 다녀온 목란은 압구정에 있을 때 쿠켄에 실렸습니다. 작년에 맛집 비평을 연재한 스스무씨는 아내인 오정미씨와 함께 주말 브런치 기획 연재를 하기도 했군요. 재미있습니다. 취침시간에 쫓겨 대강 훑긴 했지만 재미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그 무거운 잡지들을 끌고 B를 만나 집 앞 스타벅스에서 재 스크랩을 했습니다. 99년부터 2002년까지의 쿠켄들, 약 30권..? 그 정도를 B가 스크랩하도록 도운 것이었지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차근차근 훑어 보면서 마음에 드는 기사를 찾고 싶어했을건데 B 역시 시간에 쫓겨 나중에는 후루룩 훑기만 했습니다. 체력만 되었어도 조금씩 B네 집으로 날라다 줬을 건데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 그렇게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오늘 들고 가라하기엔 권이 너무 많았고요. 카트에 싣고 끌고 가는데, 잡지 무게 때문에 팔과 허리가 저려올 정도였습니다.;; 무게를 달아볼걸 그랬나봅니다. 사진이라도 좀 찍어두고요.



안녕, 과월호 쿠켄. 재활용품 있는 곳에 내놨더니 너만 쏙 사라진 것을 보면 누군가가 들고 들어갔나보다. 부디 다른 곳에서 또 스크랩되고 다시 재활용 되기를.'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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