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할 때, 단 것이 필요할 때. 그런 때 길가다가 고디바를 만나면 이렇게 외칩니다.

"심봤다!"

...진담으로 믿으시는 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그 때 고디바 매장은 정말 가뭄의 단비처럼 보였습니다. 전날 일정이 바빴던 지라 피로가 덜 풀렸고, 숙소에서 삿포로 역까지 갔다가 미츠코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던 도중₁이었으니까요. 가방에는 무기로 써도 충분한 프라이팬도 하나 들어 있었고 말입니다.
스타벅스에 들어갈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눈 앞에 고디바가 보이니, 스타벅스보다는 고디바가 우선입니다.



저 노랑간판이 보이시지요? 노랑간판이라고 하기보다는 금빛 간판이라고 하는게 더 잘어울릴 겁니다. 여튼 위치는 아래의 구글어스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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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구청사(아카렌가) 정문에서 아주 가깝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유리건물 1층이거든요.
지나가다가 고디바 로고를 보고는 들어갈까말까 했는데, 초콜릭서(고디바 일본 홈페이지 링크)를 먹으면 그게 이름그대로 완전회복포션 역할을 해줄 것 같아 홀랑 넘어갔습니다. 그리고는 다크초콜릿데카당스도 아니고 원래 예정했던 화이트초콜릿말차도 아니고, 한정이라는 화이트초콜릿 얼그레이를 시킵니다. 얼그레이라는 말에 홀렸다 해도 틀리지 않아요.-ㅠ-; 화이트초콜릿 레몬크림도 있지만 레몬과 화이트초콜릿의 조합은 건드리기 조금 무서웠습니다. 이것도 8월 31일까지의 한정이지요. 한 잔에 560엔. 비싸긴 합니다.




내부는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넓기도 하고요. 천장이 높아 더 넓게 느껴지는 것도 있을 겁니다. 여튼 크림을 올린 화이트초콜릿 얼그레이 초콜릭서를 받아들고는 혼자서 히죽히죽 웃었습니다. 태공의 얼굴이 음흉(?)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겁니다.




맛은 기대하던 그대로. 얼그레이 찻잎를 넣었다기 보다는 얼그레이의 베르가못향을 넣은 것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향이 진합니다. 위에 올라간 갈색 가루는 얼그레이향 쿠키크럼블이고요. 빨대로 전체를 휘휘 저어서 섞어 먹으면 행복한 맛이 납니다. 진한 크림의 맛, 거기에 달달한 화이트초콜릿, 그리고 그런 단맛을 잡아주는 얼그레이의 향 + 맛. 아아아. 정말 행복해요.;ㅠ; 하지만 이게 8월 31일까지의 한정 메뉴라는 걸 떠올리면 또 언제 마실 수 있을지 알 수 없을 뿐이고.

덕분에 체력회복을 해서는 기노쿠니야까지 무사히 걸어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기노쿠니야까지는 딱 두 블럭밖에 안되지요. 하하하.;



₁이화사거리에서 혜화로터리까지 갔다가 마로니에 공원까지 내려와서는 다시 혜화로터리로 가는 거리보다는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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