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어디서 추천 받았더라.. 아마 B님, 아니면 C님의 블로그에서였을 겁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관련해서 이 책을 추천 받은 걸로 기억하는데, 처음엔 멋도 모르고 도서관에 신청했습니다. 신청해 받아 들고서야 이 책이 그래픽 노블, 넓게는 만화책이라는 것을 알았지요. 그림도 뭔가 익숙하긴 한데 그러면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데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흑백이나 채색을 입힌 것이 그림책 같은 느낌도 주는군요. 선이나 내용은 사실적이지만 부드러우며, 내용은 사실적이고 강합니다.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그곳에도 사람은 산다"가 되겠네요.
체르노빌 사고를 덮기에 급급해서 근처 사람들에게 문제 없다고 했던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결국 그곳의 사람들은 온갖 방사능 낙진을 맞아야 했을 겁니다. 그 당시 어렸던 아이들도 상당수 병을 얻었을 것이고요. 사고가 일어난지 몇 십년이 되었지만 아직 체르노빌은 안전한 지역이 아닙니다. 그래도 그 원전이 있던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사람들이 삽니다.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꾸리고 있더군요.
주인공이자 작가인 엠마뉘엘 르파주는 체르노빌로 그림을 그리러 들어갑니다. 앞부분에 나와 있는 설명(그림)을 읽으면 체르노빌이 소련에게 어떤 사고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네요. 그 당시, 철의 장막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체르노빌 사태는 밖에까지 퍼지지 않았지만 소련과 가까운 북구 유럽에서 방사능 물질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커집니다. 그리고 편서풍을 타고 방사능 구름은 유럽으로 흘러 듭니다. 유럽 전체에서 피해를 입은 셈이지요. 이로 인한 피해액이나 피해 상황은 아마 측정할 수 없었을 겁니다.
설명을 보니, 체르노빌 사태를 무마하려던 소련 정부의 시도가 사태를 키웠고, 그 때문에 고르바초프의 개혁, 개방이 힘을 얻어 소련이 3년 뒤에 붕괴되었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여기 우크라니아 아니었던가. 우크라니아는 소련 최대의 곡창지대로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후쿠시마의 일도 그렇게 다르지는 않지요. 아직도 동전의 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습니다. 이쪽이 어떤 의미에서는 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태평양에 방사능 물질들이 들어갔으니까요. 그 양이 상당히 많으니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한, 30년 정도 꾸준히 추적 조사를 하면 뭔가 보이겠지요. 조사를 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영향도는 알지 못하겠지만 말입니다.

이모저모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네요....


그러고 보면 일본에는 체르노빌 사태와 관련한 만화가 몇 편 나왔지요. 내용 폭로가 될 것 같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지만 시미즈 레이코의 옛 작품 중에 체르노빌 원전 사태를 배경으로 깔고 있는 것이 있고, 옛날에 해적판으로 보았던 피겨스케이팅(페어)을 배경으로 한 어느 만화가 또 체르노빌 사태를 깔고 있지요. 후자에 대해 좀더 이야기 하자면 남자 주인공이 백혈병에 걸리는 이유가 체르노빌 사태 때문이라고 나옵니다.'ㅅ'


이모저모 영향을 많이 주었지요...?


엠마뉘엘 르파주. 『체르노빌의 봄』, 맹슬기, 이하규. 길찾기, 2012. 2만원.


덧붙이자면 저는 원자력 발전에는 찬성합니다.
한국에게는 선택권이 없지요. 화력발전에는 한계가 있고, 수력발전은 환경파괴의 문제로 최근 계획되었던 여러 댐 건설 계획이 백지로 돌아갔습니다. 태양열이나 풍력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일본처럼 전기를 팍팍 아껴쓸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니 이렇게 쓰고 싶다면 그냥 원전을 세워야겠지요. 원전이 들어서면 주변 집값이 떨어지고 여러 문제가 생긴다지만.. 어쩌면 제가 이렇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제가 원전이 들어설 일이 없는 서울에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전 원전에 찬성합니다. 다른 대안이 없고, 시간이 없고, 적어도 원전을 움직이는 것은 인간이니 인간만 잘 조정하면 어떻게든 될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사람을 믿는 거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의 고리 원전 사태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 문제였지.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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