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입니다. 구입하는 책 말고 만드는 책 말이지요.

올 상반기는 이래저래 정신 없는 일이 많아서, 공방에 다시 발걸음한 것이 11월 넘어서였습니다.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다니기 시작해, 그 전에 손대고 있었던 작업들을 손풀기 겸으로 완료했습니다. 지난 월요일에 작업을 마치고 G에게 넘겼지요.
블로그나 주변에 선물을 뿌릴만도 한데, 그냥 G에게 몽창 넘긴 것은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선물로 뿌리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라, 그냥 G에게 막 쓰라고 줬는데 공간이 부족해서 도로 제 책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이건 지난 주의 사진. 그 사이에는 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지요.


이 미니노트의 시작은 몇 년 전인데, 한참 전에 대량으로 콩코르지(紙)를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링크) 공방에서 주로 사용하는 종이고 자주 구입을 하기 때문에 그 때 쫓아가서 회색, 하늘색, 연어색(분홍색), 미색을 잔뜩 구입했지요. 기억에 B5인지 A4인지로 잘라서 왔는데, 기본이 4절이었나, 하여간 판형이 맞지 않아 가장자리 부분이 상당히 많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건 모두 접어서 저렇게 수첩으로 만들었습니다.
(근데 지금 사진 찾으면서 보니 콩코르지 색깔이 미제 군량인 건조 아이스크림 색이네요.ㄱ-)

문제는 그건데, 판지제본은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정도의 제본이라 쉽게 할 수 있음에도 계속 미루고 있다가 재작년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히는 올 초에 일을 그만두면서 그 때 싸들고 온 미완성 수첩들을 도로 공방에 가져 두어 손을 댄 것이었지요.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아마 그대로 상자 어드메에서 잠들어 있었을 겁니다. 썩지는 않지요. 일단은 건조한 곳에 보관을 하니..ㄱ-;


하여간 11월에 다시 공방을 나가고 보니 저게 눈에 밟힙니다. 다른 작업들도 있긴 하지만 한동안 놀았던 터라 손풀기 겸해서 판지제본 노트를 만들기 시작한 겁니다.
만들면서 "나는 왜 매번 대량생산만 하는 거냐"고 투덜거리긴 했지만 원래 성격이 그런 걸요. 몰아서 하는 일을 즐기나봅니다. 그리고 앞서 만든 대량생산은 월야채월 미니북(링크), 화지로 표지를 씌운 브라델 제본 미니북(링크), 그리고 그 두 번째(링크), 브라델 제본 무지개 파워(링크). 그리고 브라델 제본 이전에 만들었던 몇몇 1/2가죽 제본 책도 동시에 일곱권인지 여섯 권인지를 진행했습니다. 이야아. 지금 적고 보니 진짜 몰아서 만드는 군요. 버스도 아니고 왜이래?;



마지막 작업인 면지 자르기 진행중.




그리고 마무리 작업 완료. 이번에도 화지를 표지로 썼습니다. 왜냐하면 집에 있는 화지를 소비해야하거든요. 오른쪽 상단에 있는 두 수첩의 표지 종이는 포장지 비슷한 종이입니다. 샘플로 온 건데 써도 된다 하셔서 덥석 물었습니다. 살짝 올록볼록한 것이 재미있더군요. 나머지는 대부분 화지, 일본 종이입니다.

근데 워낙 수첩 자체의 마무리가 엉망이라, 11월부터의 뒷작업도 힘들었습니다. 하도 그래서 아예 새로 브라델 제본이든 판지제본이든 꼼꼼하게 마무리 작업할만한 것을 찾아볼까 싶은 정도네요. 성격이 꼼꼼한 편은 아니라, 조금 설렁설렁했던 것도 있고.


하여간 G의 주문대로 책을 만들어주거나 하는 것도 고려해봐야겠습니다. G의 요청은 언제나 같은 내용이지만 제대로 쓰는 걸 별로 못 본 것 같지. 하하하.ㄱ-;



마무리 작업하던 지난 월요일에, 붙여 놓은 면지를 하나하나 자르면서 오늘은 수확하는 날이라 하니 공방 선생님이 웃으시더군요. 수확 맞잖아요.-ㅂ-/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