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주생활이 상당히 다르다고 느낀 것은 여행 때 본 풍경들 때문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면 한국은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데 일본은 조금 다르더군요. 열차를 타고 지나친 풍경들도 일본에서는 단독주택이 훨씬 많더랍니다. 그리고 주택지를 가도 한국의 원룸집이나 다세대주택과는 다른, 가족이 살고 있을 것 같은 집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같은 단층주택이라도 옥상이 있도록 위를 평평하게 만드는 한국집에 비해 일본집은 팔작지붕이 많더군요. 2층이나 다락방 공간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비포앤애프터』라는 건축프로그램을 봐도 일본은 단독주택이 훨씬 많죠.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겠지만 『행복이 가득한 집』에 실리는 집들은 거의 아파트입니다. 아파트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개조할 것인가가 많습니다. 도시에 거주한다면 더더욱 아파트 거주 세대가 많겠지요.



이 책은 아파트를 거부하고 단독주택에 사는 걸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2012년에 나온 책이고, 조사는 그 전에 이뤄졌을 거고, 소개된 가족들이 단독주택에 살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앞일 것이니 2010년 전후일거라 봅니다. 소개된 지역 중에 가회동이나 서촌이 있는데 아마 이런 집들은 2008년 전에 들어갔을 겁니다. 2008년이 서촌 집값이 본격적으로 폭등한 시기라고 기억하거든요. 삼청동이 뜨고, 가회동이 뜨고, 북촌이 뜨고. 그리고 서촌이 뜨고. 그러니 아마 그 때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이 주변에 단독주택을 살만 했을 겁니다. 지금은 가격 알아볼 엄두도 안나네요.


하여간 책에서는 마당이 있고 햇볕이 잘 들고 안에서 '놀 수 있는' 단독주택을 선택한 사람들이 나옵니다. 서울이 아니라 경기쪽에 사는 사람들도 있고 뒤에는 일본의 단독주택 업체가 한국에 들어올 준비를 한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가볍게 한 번 훑어 보고 나면 단독주택도 나쁘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 가족이 살 때 말입니다. 혼자서 단독주택을 살기에는 아직 시스템이 덜 갖춰졌다 봅니다. 책 뒷부분에 나오는 일본 사례처럼 아직 단독주택 전문관리업체도 없고, 방범 등도 조금 불안하니까요. 거기에 혼자서는 단독주택을 구입하거나 지을만큼의 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상당수가 건축 비용만 해도 3억은 생각해야하고 대지는 별도니까요. 설계비는 건축비용의 10%고, 대략 3천에서 그 이상 잡아야 할 겁니다. 싼 경우도 없지 않아 있을 텐데 마음에 드는 집을 짓기 위해서라면 설계비용도 아끼지 말아야겠지요. 게다가 감리도 맡길 수 있잖아요?


다음에 올릴 책과 비슷한 시기에 보다보니, 서울말고 차라리 지방에 집을 지을까라는 욕심도 생깁니다. 어디까지나 생각만이고, 아직은 지방에 살 용기는 없네요. 워낙 서울에 익숙하다보니.ㅠ_ㅠ;




유은혜. 『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 동아일보사,  2012. 18000원.


서로 다른 책 두 권입니다.
『홈메이드 라이프』,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최근 이것저것 뒤적인 책이 많아서 리뷰가 밀렸습니다. 게다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두 권 더 있지.... 으헉.;ㅂ;


『홈메이드 라이프』는 읽다 보니 앞서 리뷰를 올린 『저녁 7시, 나의 집밥』(링크)과 분위기가 닮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먹어왔던 이런 저런 음식들에 대한 추억을 먼저 풀어 놓고 그 뒤에 만드는 방법을 적는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저녁 7시, 나의 집밥』은 책 전체적인 흐름이 저자 본인의 시간적 흐름보다는 계절적 흐름에 가깝고, 『홈메이드 라이프』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음식들이 등장합니다.
몰리는 재혼인 아버지와 초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이복형제들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집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간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자라면서는 다른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다 도중에 진로를 완전히 바꾸고 그 덕분에 장차 남편이 될 남자친구를 만난 뒤에는 채식이 등장합니다. 그렇다보니 앞부분은 디저트, 후반부는 음식을 주로 다룹니다.
(그렇다보니 제가 베껴놓은 레시피도 거의가 앞부분 위주더군요.;)

책에 소개된 음식에 대한 추억들이 세세하고 맛있는데다가 레시피도 그럭저럭 자세합니다. 물론 이걸 따라 만들기에는 상당한 내공이 필요할 거라 봅니다. 행간이 조금 비어있어요. 몇 가지는 만들어 보려고 따로 적어놓았는데 그 중 디저트가 아닌 것은 에드 프렛웰의 수프 하나네요. 이것도 채소가 듬뿍 들어간 수프라, 미네스트로네와 상당히 닮았습니다. 고기가 안 들어갔으니 마녀 수프에 가까울지도 모르지요.
아, 그러고 보니 감자 샐러드도 있네요. 버그(아버지)의 감자샐러드, 블루베리 라스베리 파운드케이크, 바나나빵, 쾨르아라크렘, 프렌치토스트, 크리스마스 쿠키 몇 종은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만.. 과연 언제쯤? 'ㅅ'

아마 T님이나 C님이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는 건축 관련 책하고 같이 리뷰를 올리려고 했는데, 그 책 읽는 속도가 느려서 이렇게 올리게 되었네요. 지금 읽는 것은 『유럽 문화사』라, 다 읽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고로 기다리기 어렵습니다. 아마 일주일은 꼬박 걸릴거라 예상합니다...(먼산)

이 책은 셰어하우스라고 엘리 맥빌이나 프렌드 등의 미국 드라마에서 종종 등장하는 형태의 주거 방식을 소개합니다. 일본에서는 꽤 많이 퍼진 모양인데 한국은 아직 도입단계에 가깝습니다. 이런 독특한 형태의 주가 방식이 있다고 소개한 걸 모 잡지에서 최근에 보았거든요. 한국에서도 저변이 넓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을 보류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브 컬쳐 분야에 있어서는..(응?)

하숙과는 다른 개념인게, 하숙은 방이 별도로 있고 집주인이 식사를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숙인은 집주인 의존적인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셰어하우스는 세입자들이 적극적으로 공용 공간을 공유하며 삶을 공유(셰어)합니다. 개인공간은 침범하지 않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하며 공용공간에 대한 청소, 식사문제 등 집을 관리하는 문제는 공동으로 대처하고 일을 나눕니다. 그러니까 같은 공간에서 따로 또 같이 사는 방식이라 보아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사실 적다보니 제일 먼저 떠오른 셰어하우스의 사례는 셜록 홈즈와 왓슨이군요. 특히 BBC 버전은 그야말로 셰어하우스.....; 뭐, 서양에서는 주로 플랫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 같지만 말입니다.

한국에서도 소극적 형태의 셰어하우스가 없진 않을 겁니다. 셰어하우스라고 하기보다는 앞서 다른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룸메이트를 구하지요. 방이 둘 딸린 전세집을 구한 뒤 방 하나를 다른 룸메이트에게 월세로 주는 형태가 되기도 하고, 큰 방 하나를 나눠서 같이 쓰기도 하고요. 이런 경우는 주거 비용을 줄이는 것이 제1목적일겁니다.
하지만 셰어하우스는 취미나 활동을 공유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런 형태의 셰어하우스가 일본에서 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기도 하고요. 외국어 공부를 위한 셰어하우스는 입주 규칙이나 생활 규칙이 더 까다고운 것 같고요.

공동 육아를 위한 셰어하우스도 가끔 보긴 합니다. 파주였나, 하여간 경기도 어드메에는 셰어하우스보다는 집합주택에 가까운 형태로 공동 육아, 생활을 위한 공간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이보다 적극적인 형태로 아예 주방과 거실을 공유하는 다세대 셰어하우스의 사례가 있더군요. 여러 가구가 거주한다는 의미의 다세대가 아니라 어린 아기부터 아이들, 미혼 청년, 부부, 노인 등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이 거주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예전의 대가족 제도와도 비슷한 효과를 내겠지요.


셰어하우스를 하기 전에 어떤 형태의 생활 공유가 자신과 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체크 항목도 있고, 셰어하우스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꽤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장점 중에서는 삶이 간촐해진다는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짐정리에는 공간이 좁은 것이 최적이지요.ㄱ-; 살림을 확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더랍니다. 셰어하우스가 아니라 하숙이나 전세, 월세를 구할 때 필요한 조건들도 상세하게 나와 있으니 도움이 됩니다. 독립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한 번 읽어보면 좋겠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구입하거나 독립을 앞둔 올해 말쯤 다시 읽어볼 생각입니다.+ㅅ+
(이러다가 독립 못하면 그것도 나름 골치가..-_-)



몰리 와이젠버그.『홈메이드 라이프』, 박찬원 옮김. 앨리스, 2013, 15000원.
니시카와 아쓰코.『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배가혜 옮김. 푸른지식, 2014,13800원


『홈메이드 라이프』에는 몇 군데 오타나 오기가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판형이 크다는 것도 단점에 해당되겠지요. 조리법이 나온 책은 펼쳐놓고 보면서 하기 마련인데, 책이 두껍고 무거워서 참고하며 보기 쉽지 않습니다. 그건 좀 아쉽고, 115쪽에 설탕이 두 번 등장한다는 점-뒤쪽의 설탕은 소금의 오기일 겁니다-, 241쪽의 식상-식성의 오기-는 여기 적어둡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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