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뭐, 이쯤되면 어장 관리는 아닙니다. 한나 본인 입으로 노먼과 결혼할 수 없는 이유를 "다른 남자에게 가슴이 뛰기 때문에"라고 하고 있고, 다시 말해 결혼은 노먼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편도 읽다보면 마이크에게 심장이 뛰는 장면이나 질투하는 장면이 한 둘이 아니고요.
직설적으로 말해서 노먼만한 남자는 없습니다. 그러니 한나에게는 노먼이 최고입니다. 하지만 그런 한나가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다른 남자 운운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결혼할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_-; 그걸 알면서도 매번 한나가 벌이는 헛짓거리(..)에 광분하고 있으니.. 이런 류의 소설을 싫어하신다면 접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몇 편 째인지 세고 싶지 않을 정도로 어장관리 중이니까요. 물론 마이크의 어장관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먼이야 이전에 한 번 약혼했던 여자가 있었을 뿐이고, 그 여자도 그리 질은 좋지 않았는데, 마이크는 사별한 뒤 그 특유의 페로몬을 여기저기 뿌려대고 있으니까요. 이 모든 것은 작가의 설정이고, 노먼은 결혼하기 좋은 남자, 마이크는 연애하고 싶은 남자이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이번 편에 대한 감상은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다음편 내놔!

그도 그런 것이 이야기가 다 안 끝났습니다. 이전에 몇 편이었더라, 하여간 그 편도 결말부분에서 다음편에 이어지는 무언가를 내보였는데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전체 이야기가 다 끝나지 않았어요. 몇 편 전에서 어머니가 재혼을 발표했는데 이번 편에서도 무던히 속을 썩이네요. 아마 다음 편은 어머니의 결혼식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만. 그 이야기가 끝나면 이제 제발 한나의 결혼 이야기도오오오오.ㅠㅠ 시리즈는 결혼하고서도 이어질 수 있단 말입니다!
(하기야 그렇게 되면 육아까지 나오겠...;...)


조앤 플루크. 『블랙베리 파이 살인사건』, 박영인 옮김. 해문출판사, 2014,

당연한(?) 이야기지만 블랙베리 살인사건의 트릭 따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번 편의 주요 사건은 한나가 폭풍우에 휘말렸다는 것이고, 아직 빠져 나오지 못했다는 겁니다. 읽고 나면 한동안 차가 무서울 겁니다.ㄱ-;
감상 한 줄 요약: 이제 그만....OTL


레이크 에덴, 조앤 플루크의 쿠키단지 시리즈 최신 시리즈입니다. 영어권에서도 아직 다음 권은 나오지 않았네요.

이번 책이 16번째 책이라는데, 보다보면 도대체 언제까지 질질 끌거냐는 소리가 튀어 올라옵니다. 지난 권에서 웬만큼 정리되고 슬슬 진도 나가나 싶었는데 안 나갑니다. 대신 엉뚱한 사람이 진도를 빼더군요. 혹시라도 이 커플과 합동결혼식을 올린다며 나서지 않을까, 그렇다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희망을 걸어보지만 희망 고문이 될 거라는 건 저도 압니다. 그 커플이 결혼식을 할지 어떨지 모르지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두 세권은 더 이야기를 끌 수 있겠네요.
이쯤되면 레이크 에덴 시리즈는 그냥 레시피가 실린 소설로 보고 말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제발, 결혼 시키라니까요? 한나의 의지박약도 10권 넘게 끌고 왔지 않습니까. 본인 입으로도 왜 그 사람하고 결혼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하지 않았습니까.-_-+


하여간 그 이야기는 넘어가고.
이번 권은 앞서 나온 『시나몬 롤 살인사건』과도 이어집니다. 가끔 이렇게 연결되는 권이 있는데 이번 권도 거의 이어져서 이야기가 진행되더군요. 앞서 해결되지 않았던 사건이 여기서 하나 해결되고, 사망플래그가 뜬 인물도 이번 권에서 사망합니다. 드디어.-_-; 하기야 그 것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잘 보았다 생각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이번 권에서 처음으로 한나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습니다. 그것도 제1용의자로요. 그 때문에 마이크에게 삐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제발 그만좀 해.OTL

레드벨벳 레시피를 어떻게 풀어낼까 궁금했는데 신기한 재료가 몇 가지 들어가더군요. 가장 궁금한 건 커피 쿠키인데, 이건 나중에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당밀이 들어간 쿠키도 앞서 만들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홀랑 잊고 있었습니다. 집에 당밀도 있으니 이번 추석 연휴에 시도해볼까요.



...
말은 이리 해도 분명 다음 권 나오면 불평하면서 또 집어들겁니다. 하하하.;ㅂ;


조앤 플루크. 『레드벨벳 컵케이크 살인사건』, 박영인 옮김, 해문출판사. 2013, 14000원.

꾸준히 시리즈를 내주는 해문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크흑;
영어판으로 읽어도 그럭저럭 읽겠지만 한글판의 속도는 못 따라오니까요. 게다가 번역자가 꾸준히 해준다는 것도 다행입니다. 그리고 책 내용 분량에 비하면-특히 일본소설들에 비하면 분량 당 가격이 못 따라오죠.;
최근에 읽은 책들 목록입니다. 하도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대부분은 간단 감상이군요.

보통 요리책은 한 권 골라서 마음에 들면 그 출판사로 검색을 합니다. 요리책을 여러 권 내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저자 검색해도 걸릴 가능성은 낮고, 대신 출판사 검색을 하면 비슷한 유형의 책은 나오니까요. 그렇게 해서 보게 된 책이 소풍에서 나온 책이나 이끼북스, 동녘라이프에서 나온 책입니다.

아래 적은 책 중에서는 『고베 밥상』을 먼저 보았습니다. 대출일이 제일 빠른 걸 보니 그렇네요. 그냥 무난하게 일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고베쪽 음식을 중심으로 했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이미 까먹었고요.;

그 비슷한 시기에 본 것이 『인생을 담은 도시락』. 요즘에 도시락 책이 많이 나오다보니 거의 비슷비슷하게 여겨집니다. 이쪽은 아이와 자신의 도시락을 싸면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무난하게 도시락 수필로 읽어도 차이는 없겠네요. 반찬 돌려먹기 방법도 나오고요. 실생활의 경험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괜찮습니다.

『티 스토리텔링』은 읽다가 포기. 일본식 다도를 월별로 다루고 있는데, 1월에는 무슨 무슨 절기가 있고 어떤 꽃이 피며 어떤 재료가 나오고 어떤 세시 음식(화과자)를 먹으며 그에 따른 세팅은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자세히 적었습니다. 1월 읽다가 포기한 것은 일본어를 잘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그랬고요. 사진도 생각보다 많지 않은게 아쉽습니다.

『최고의 간식』은 감자와 고구마와 단호박을 재료로 다양한 간식을 만드는 내용입니다. 세 가지 재료를 좋아하신다면 볼만 합니다. 몇 가지 땡기는 것이 있었지만 아...;ㅠ; 시간이 없을 따름이고...;ㅠ;

『다아시 경의 모험』은 행복한책읽기에서 나온 『셰르부르의 저주』의 이전판입니다. 번역자도 동일하지만 번역이 딴판이네요. 저는 『다아시 경의 모험』 번역이 더 마음에 듭니다. 이쪽은 라틴어도 몇 군데 같이 적고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셰르부르의 저주』가 무난하고 범용적으로 읽기 좋습니다. 오랜만에 읽으니 좋네요.-ㅁ-

『Joanne Fluke's Lake Eden Cookbook』이야 두말할 나위 없고. 『당근케이크 살인사건』까지 나온 레시피를 담았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책 한 권이 나오는 군요.; 추가된 레시피도 있고 바뀐 것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보면서 쿠키 만들고 싶어서 손이 부들부들..;;




성민지. 『고베 밥상: 맛있는 일본 가정 요리』. 동녘라이프, 2011, 14800원
사사키 산미. 『티 스토리텔링』, 이진수, 노근숙 옮김. 이른아침, 2012, 35000원
요리노 마사미. 『인생을 담은 도시락』, 박승희 옮김. 한스미디어, 2012, 13500원
랜달 개릿. 『다아시 경의 모험』, 강수백 옮김. 시공사, 1995, 6000원
안세경. 『최고의 간식: 감자 고구마 단호박』. 동녘라이프, 2011, 14800원
Fluke, Joanne, 『Joanne Fluke's Lake Eden Cookbook: Hannah Swensen's Recipes from Cookie Jar』. Kenshington PC, 2011, 24790원(교보기준)


자아. 다음에 볼 책 두 권도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다 놓았으니 맛있게 잘 읽으면 되겠네요.
전작 『악마의 케이크 살인사건』(아마도 데빌스푸드 케이크를 의미한듯)의 결말부를 보고는 내 다시는 안보리라며 절규를 했는데 『시나몬 롤 살인사건』이라는 말에 홀랑 낚였습니다. 아니, 무엇보다 결말을 확인하고는 마음 놓고 보았습니다.-_-; 물론 이렇게 될 것을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확인하고 마음 놓고 보는 것이 좋잖아요?

이전에 한 번 언급했지만 다음 작품은 『레드 벨벳 컵케이크 살인사건』입니다. 『시나몬 롤』은 다음 작품이랑 이야기가 바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는데, 아직 해결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몇 가지 있어서 말입니다. 설마 이걸 수습하지 않고 다음 작품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꺼내려나?

실은 『레드 벨벳』의 내용을 확인하고 『시나몬 롤』을 집어들었습니다. 『레드 벨벳』은 처음 분위기로 이야기를 돌리려는지 피해자가 삐~거든요. 그 때문에 호기심도 생겼고 질색하는 B여사가 그래도 고개를 들이민다기에 전작부터 차근히 읽어보자 싶었습니다.

이하는 내용 폭로이니 읽으실 분들은 넘어가시어요.


시나몬 롤 레시피는 맨 앞에 나오는데 생각보다 특이합니다. 반죽에 커피가 들어가네요. 그렇지 않아도 이번호 쿠켄을 보고 번으로 만드는 시나몬 롤은 시도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이 레시피도 꽤 마음에 듭니다. 시나몬은 좋아하지 않지만 한번 시도해볼까요.

사실 제일 신기한 레시피는 아보카도 쿠키였는데... 도전하기가 겁납니다.;
아래 목록에 적지 않은 책 중 고양이 오스카와 초록캡슐의 수수께끼는 따로 다룰 예정입니다. 그만큼 재미있었다는 거죠.

「슈크림 살인사건」. 예상대로의 번역제목입니다. 원제는 크림퍼프 살인사건. 슈크림이나 크림퍼프나 같은 디저트를 말할테니까요. 근데 원서가 더 재미있는 것 같은 느낌은 왜? 특별히 번역의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애플 턴오버 살인사건(애플파이 살인사건으로 번역될듯)은 원서 빌려다 놓고 아직도 손 못댔습니다. 엔딩 부분 때문에 열받아서...-_-;

「내 마음의 크리스마스」는 계절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뭐, 가볍게 읽을만한 이야기입니다. 잭 캔필드가 기획한 닭수프를 크리스마스 배경으로 뽑았다고 생각하셔도 무관해요.; 대체적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야기. 하지만 마음이 포카포카따끈따끈해지는 이야기이니 기분 전환용으로 보시면 좋습니다.

「다관에 담긴 한중일의 차 문화사는」좀 미묘. 다관 사진을 보고 홀랑 집어 들었는데 뭔가 빠졌다는 느낌? 어중간한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상당히 기대하며 빌렸던 책이라 아쉽네요. 그래도 사진만 봐도 충분히 지름신이 올만하니 다관 좋아하는 분들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기담: 열두 가지의 거짓, 열두 가지의 진실」은 보다 덮었습니다. 아사노 아츠코=아사노 아쓰코로 「배터리」의 작가라 궁금한김에 집어 들었는데 앞의 몇 편 읽다가 도저히 버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려놨습니다. 연작 단편 비슷한데 상당히 사람의 마음을 후벼파는, 동화풍의 이야기입니다. 기담에 관심이 있어서 집어 들었다가..ㅠ_ㅠ 게다가 엔딩이....ㅠ_ㅠ

「요이야마 만화경」은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ㄱ- 딱 이 작가 느낌. 앞서 본 「유정천 가족」이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하고도 이어집니다. 특히 밤은 짧아~하고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군요.
같은 작가 책을 여러 권 보면서 생각하는 거지만 완전히 세계관(배경)이 일치하진 않습니다. 아귀가 딱 들어맞지 않아요. 여기들어가면 퍼즐 조각 모양이 이렇게 되고, 저기 들어가면 퍼즐 모양이 또 저렇게 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러니 직접적으로 추천하기엔 좀.
아, 가미가쿠시를 연상시키는 것도 있습니다. 이번 책도 배경은 당근 교토고요.

「스페인은 맛있다」는 가볍게 맛있게 재미있게 볼만한 스페인 음식 책입니다. 스페인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기도 하고 조리법도 나와 있어요. 배고플 때 보면 꽤 힘들겁니다. 간단히 설명하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다는게 솔직한 평입니다. 이 당시 손이 안가서 오랫동안 방치하다가 집어든 책인데 책 읽는 진도가 상당히 빨리 나가던걸요. 맛있게 잘 보았습니다.

「티 러버's 소울」은 비슷한 시기에 기획으로 나온 초콜릿이나 커피 시리즈와 비슷합니다. 차를 마시는 이야기가 주인데 녹차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이 홍차인데, 솔직히 기대하고 있던 것은 홍차 포트와 홍찻잔, 그리고 티푸드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소수이고 대부분은 티백이네요. 어흑.;ㅂ; 하기야 미국에서 모은 이야기이니 그런 종류의 차이야기는 드물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차를 마시고픈 욕구를 팍팍 자극하니, 이걸 읽고 나서부터 내내 차를 퍼 마시고 있습니다.
책에 실린 레시피중 포도당차라는 것이 있는데 레시피가 진짜 무섭더군요. 하도 달아서 포도당을 공급하는 느낌이라는 의미에서 그리 이름이 붙었는데, 2리터의 포도당차를 만들 때 립톤 티백 4개인가 6개에 설탕이 한 컵입니다. 미국식 컵이니 240ml. 우유팩으로 하나하고도 조금 더 들어갑니다.ㄱ- 삼다* 생수병 하나에 설탕이 그만큼이라닛. 우어어어어어; 마시고 나면 입술이 끈적끈적해진다는 것이 이해갑니다.;

「얼간이」는 좀 미묘. 이건 「메롱」에 이은 미야베월드 2막입니다. 북스피어에서 나왔지요. 이번의 번역자는 김소연씨가 아니라 이규원씨입니다. 배경이 시타마치-서민거리라서 그런지 앞쪽에 역주가 여럿 있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거슬렸지만 그게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겠더군요. 에도시대 서민생활이 그대로 드러나 있으니 역사소설 읽는 느낌으로 봐도 좋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불만은 맨 뒤. 미소년과 어리버리 아저씨의 사건 해결쯤으로 보았는데 미소년이 그 한~참 뒤에 나오더군요.(훌쩍) 머리를 막 틀어올린 애송이와 어리버리 아저씨의 콤비 플레이를 기대했건만..;ㅂ; (...)
혼조 후카가와 시리즈와 연계되어 있기도 하고 분량이 상당하기도 하니 미야베 미유키라는 이름은 빼놓고, 에도시대를 배경으로한 이야기를 본다 생각하시면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결말이 흡족하게 와닿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그러니 그건 염두에 두세요.




조앤 플루크. 「슈크림 살인사건」. 해문출판사, 2010, 12000원
미야베 미유키. 「얼간이」. 북스피어, 2010, 14000원
헬렌 스지맨스키. 「내 마음의 크리스마스」. 나무처럼, 2006, 1만원
잭 캔필드 외. 「티 러버's 소울」. 바롬웍스, 2009, 13000원
정동주. 「다관에 담긴 한 중 일의 차 문화사」. 한길사, 2008, 22000원
모리미 도미히코. 「요이야마 만화경」, 권영주 역. 문학수첩. 2010, 11000원
아사노 아츠코. 「기담: 열두가지의 거짓, 열두가지의 진실」, 권남희 역. 아고라, 2009, 1만원
김문정. 「스페인은 맛있다」. 예담, 2009, 15000원


검색하다보니 미미여사 책이 또 나왔군요. 윽. 이걸 사, 말아..;

해가 끝나고 해가 시작된지도 어언 열흘. 그간 읽은 책들의 목록은 엄청났지만 블로그에 글을 올릴 심적 여유가 없었더랍니다. 모종의 이유 때문인데 ... 그런 것인데... (생략)

어쨌건 더이상 미뤄두었다가는 도저히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분량이 늘어나겠다 싶어서 날잡고 신나게 써봅니다. 다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위주로 쓰는 것이라 전부는 아니겠지요. 다른 곳에서 빌린 책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니 말입니다.


라고 까지 쓰고 이전에 읽은 책들을 모아 쓴 것이 언제적 일인지 살펴보니 12월 5일. 웃음도 안나옵니다. 도대체 몇 권에 대한 리뷰를 몰아 써야 하는 겁니까! ;ㅁ;


근데 생각해보니 그 때가 한창 바빴을 때고, 그 즈음으로 열흘 가량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으니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네요. 하여간 정리해봅니다. 언제나처럼 책 목록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만 정리하는데도 왜 이리 많은지 말입니다. 이러다가 서계는 일기가 아니라 월지가 되겠습니다. 그래도 써야지 덜 잊을 것이고, 재미없는 책에 대한 기록도 남길 수 있으니 꾸준히 써야지요.

목록중에는 안 보고 넘긴 책도 몇 있습니다. 제목만으로는 별 문제 없어보이는 「드라마 인 도쿄」. G에게 먼저 보라고 넘겼는데, 보다 말고 재미없다고 제게 넘기더군요. 그래서 저도 안 봤습니다. 간단히 내용을 들으니 글 쓴 사람이 프로젝트를 짜서 출판사를 섭외해 비용협찬을 받아 쓴 책인가봅니다. 하기야 황소자리에서는 「카페 도쿄」 등 지역별 간단한 여행안내서를 쓰고 있으니 그 일환이라고 봐도 되지만, 그런 식으로 쓴 책 치고 마음에 드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유럽 치즈 기행은 제가 구입한 여행 관련 책 중 최악으로 꼽히며-이쪽은 무작정 가서 쓴 기록이고 출판사 지원은 없다고 기억합니다-UGUF의 도쿄생활도 출판사 믿고 책 샀다가 분노했던 책 중 하나입니다. 「도쿄 만담」은 그보다는 조금 낫지만 저는 재미 없어서 도중에 손을 놨습니다. 꽃보다 남자 드라마판과 관련해 에비스 시계탑을 찾았다든지, 홍차왕자의 분위기에 맞춰 지유가오카의 이야기를 쓴다든지 하는데, 저는 별 재미가 없더라고요. 하도 여행 관련 책을 많이 봐서 식상해진건지도 모릅니다. 다녀온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지만 확신은 안 섭니다. 그러니 일본여행을 자주 다녀오셨다면 위의 두 책은 가볍게 보고 넘기거나 아니면 손대지 않는 쪽을 추천합니다.

반대로 제목만 봐서는 비슷하지만 다른 분위기의 책도 있습니다. 「일본의 작은 마을」. 책을 대강 넘겼을 때는 그저 그런 책이 아닌가 싶었지만 내용을 직접보면 확 다릅니다. 이전에 올린 적 있는 「47빛깔의 일본」과 닮은 책입니다. 도쿄나 규슈 등은 이미 가보아서 다른 지역을 가보고 싶다거나, 조금 독특한 작은 마을을 가보고 싶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냥 넘겨보아도 꽤 좋고요. 사실 대강 훑어봤을 때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가마쿠라에 대한 소개가 있어 집어 들었던 겁니다. 하지만 가마쿠라보다 다른 지역이 더 마음에 들더군요. 일본 각지의 작은 마을에 다녀온 이야기가 있고, 마을의 특징적인 부분이라든지 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간략히 나와 있습니다. 이런 책은 오히려 여행 초심자보다는 자주 다닌 사람들에게 괜찮겠지요. 가보고 싶은 마을이 여럿 생겨서 곤란할 수 있으니, 스트레스로 인해 여행 지름신이 강림한 상태에서는 가능한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떻게든 항공권 끊어서 달려갈지도 모르니까요.

「핀란드 디자인 산책」은 꽤 오래 기다린 책입니다. 예약이 꽉 차 있어서 한참을 기다려 받아본 책인데 그렇게 기다려서 받아본 보람이 있습니다. 핀란드 교육이 뜨기 시작할 때쯤 나왔던가요. 하여간 핀란드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많고 디자인 교육, 건축 디자인, 소품 및 인테리어 디자인등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핀란드 문화, 사회생활, 사회구조 등에 대해서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역시 부작용이 있습니다. 핀란드의 여러 그릇제품이 눈에 들어와 지름신이 강림할 가능성이 높으며, 핀란드를 포함한 북구 유럽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항공권을 결제할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역시 읽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살짝 덧붙이자면, 이딸라 타이카에 대한 지름신이 살짝 가신 시점에서 저 책을 보았더니 이딸라 컵에 대한 지름신이 다시 오셔서 지금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이딸라 타이카는 한국에서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요.T-T 구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라, 환율이 수직상승한 뒤에는 아예 가격을 보지도 못했습니다. 부엉이 데미타스잔 세트.;ㅂ;

하지만 무엇보다 여행 관련해서 무서운 책이 한 권 있으니, 김영모씨의 「스위트 로드」입니다. 정말 무섭습니다. 40일간 오키나와를 제외하고 규슈부터 훗카이도까지 올라가며 빵집을 순례한 기록인데, 일본 현지 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것을 이렇게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실제로 각 지역 제과협회장을 만나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모양입니다. 이모저모 살펴보니 아마 일본어는 하시지 않나 싶네요. 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기념식 등에 참석했다거나, 다른 제과장들과 대화할 때도 언어적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 걸 보면 일본어가 능숙하거나 통역이 뛰어났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하여간 유명하거나 특이한 빵집이나 과자집에 대해 모아 놓은 여행 안내서로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 책을 여행가기 전에 보면 한 곳이라도 방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니 문제죠. 도쿄 주변지역보다는 다른 지역의 빵집이 더 근사해보이거든요. 다른 곳은 몰라도 훗카이도의 빵집은 꼭 가고 싶더랍니다.
빵집 안내서라 앞으로 어떻게 변동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구입을 조금 망설이고 있지만 구입해도 돈이 아깝지 않을거란 생각입니다. 거기에 각 빵집을 안내하면서 홈페이지를 같이 넣은 것도 좋았고요. 정보 접근하기가 좋더라고요.

「런던 미각」은 런던을 주변으로 한 지역에 대한 맛집 순례기 정도로 보면 됩니다. 호수지방도 다루고 있으니 그냥 가볍게, 런던 여행 가기 전에 보면 좋겠다 싶습니다. 현재 가장 로망도(?)가 높은 여행 지역이 런던이라, 가볍게 읽었습니다. 글 전체적인 분위기나 사진 분위기나 나쁘지 않더군요.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서 확실하진 않은데, 클로티드 크림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이야기가 있어 고개를 갸웃했더랍니다.-ㅂ-;


그럼 이번엔 먹는 쪽 이야기.
이동진의 「아이러브 커피 앤 카페」는 가볍게 볼만한 책이지만 걸리는 부분이 여럿 있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커피지식과 맞지 않는 곳이 있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더군요. 한 권으로 읽는 카페 운영서를 표방하고 있지만 카페 운영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텐데요. 그냥 커피 + 카페 입문서로 가볍게 보고 다른 책으로 부족분을 메우는 것이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커피나 홍차나, 제과도 그렇고 제빵도 그렇고 가능한 많은 책을 보고 비교하는 쪽이 좋더군요. 한 권에서 얻은 지식으로는 정확한 앎을 얻기가 어렵더랍니다. 그러는 저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은 못합니다.; 봐도 봐도 모르겠더라고요,

「더치오븐 퍼펙트북」은 지름신 소환책입니다. 보실 때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마도 아이쭈님이나 첫비행님이 보시면 십중팔구 지름신이 오실테니 꼭 카드와 지갑과 통장잔고에 대한 단속을 하고 보세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더치오븐을 써서 여러 음식을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더치오븐은 간단히 말하면 실외용 무쇠솥입니다. 실외 캠핑할 때 쉽게 쓸 수 있는 뚜껑달린 무쇠 냄비지요. 이걸 더치오븐이라 부르는 것은 뚜껑도 굉장히 무거운데다 불 속에 넣을 수 있어서 오븐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랍니다. 실외에서 쓰는 것에는 냄비 아랫부분에 작은 다리가 달려 있고, 실내에서는 그런 것 없이 냄비처럼 맨들한 것도 있습니다. 슬로우쿠킹이라 부르는 푹 끓이기 + 굽기가 가능해서 쓰기 좋지만, 무쇠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방심하면 녹슬거든요.
더치오븐 외에 스킬렛(무쇠로 된 작은 프라이팬) 등도 안내하고 있고, 관리법이나 기타 등등에 대해서도 잘 나와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팬으로는 만족하지 못해서 르크루제 같은 법랑 무쇠냄비를 쓰다가 이것도 성에 안차면 그 다음이 그냥 무쇠팬이라던데. 그러니 아이쭈님과 첫비행님은 꼭 주의하면서 보세요. 보고 지르시면 글로 써주시길 부탁드립...(퍽!)

「유럽 그린푸드 스타일」은 채식을 중심으로 한 음식과 채소가 듬뿍 들어간 음식을 안내합니다. 그런고로 첫비행님이 좋아하실만한 책이라고 봅니다.  「Easy Breakfast & brunch」의 번역서인 「유럽 브런치 스타일」을 보고 나서, 이 책을 낸 출판사에서 어떤 책을 냈나 검색하다가 걸린 책입니다. 수프를 포함해서 굉장히 다양한 채식 식단이 나오더군요. 저야 콩이 들어간 수프가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네스트로네라든지는 완전 채식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지요. 책 편집은 앞서 소개한 「유럽 브런치 스타일」과 유사합니다.
「Easy Breakfast & brunch」는 「유럽 브런치 스타일」의 원서입니다. 원서는 어떨까 싶어서 빌렸는데 번역서를 본지 오래되어 홀랑 잊었습니다. 다시 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생각보다 쉽게 읽히네요. 후후후~.


그럼 이제 소설만 남았네요. 「인형, 탐정이 되다」는 인형사 사콘을 떠올리게 하는 얼개입니다. '나'는 유치원 교사이고 우연한 기회에 어느 인형사를 알게됩니다. 그리고 같이 사건에 얽혀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거죠. 가볍게 보는 일본추리소설입니다. 4편의 연작 단편이 있는데 주인공인 인형사 본인에게도 조금 문제가 있어서 그거도 또 하나의 수수께끼가 됩니다. 그러니까 사콘처럼 둘이 어떻게 만났는가, 어떻게 그런 관계가 형성되었는가는 이번 권에는 아직 없습니다. 뒷권이 나왔으니 조금씩 이야기가 진행되겠지요.

당근케이크는 두말하면 잔소리죠. 지난번에 원서 읽으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을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음훗훗. 하지만 당근케이크보다는 그 다음에 나올 크림퍼프가 더 기대가 되네요. 이게 크림퍼프로 나올지, 슈크림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플럼푸딩은 최신간입니다. 역시 검색하다가 잡히길래 잽싸게 도서관에 신청해서 보았습니다. 지금 검색해도 이보다 최신간은 없네요. 이번 배경은 크리스마스인데, 사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폭탄을 장치하고 맨 마지막에 불이 붙는 것을 보았다는 느낌이예요.OTL 그러니까 다른 권들과는 달리, 뒤에 여운을 남겨두었더랍니다. 이런 이야기는 질색인데! 그 폭탄이 어떻게 폭발할지 걱정되는걸요. 이에 따라 N과 M과 ...(이하 생략)
적다보니 이전에 만났던 로드인가 하는 녀석은 이니셜이 설마 L?
플럼푸딩은 원래 영국푸딩이고, 플럼이 들어가지도 않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푸딩과도 거리가 멀지만 한나가 만든 플럼푸딩은 이름만 같은 전혀 다른 푸딩입니다.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닐 것 같네요. 푸딩은 뭐니뭐니해도 캐러멜 소스의 커스터드 푸딩이 제일 좋습니다.-ㅠ- 거기에 플럼푸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은 유키 카오리의 영향이 큽니다. 


대강 적긴 했는데 책의 공주는 노래한다나 제가 개인적으로 구입한 책에 대한 리뷰, 만화책 리뷰는 다 빠져 있습니다. 집에 가서 다시 검토하고는 맞춰 써야겠지요.
그래도 간신히 다 쓰긴 했습니다.;

조앤 플루크, 「당근케이크 살인사건」.해문출판사, 2009, 11000원
「Plum Pudding Murder」. 2009
아비코 타케마루, 「인형, 탐정이 되다」.최고은, 북홀릭, 2009, 10000원
조수현, 「드라마 인 도쿄」. 황소자리, 2009, 14000원
정숙영, 「도쿄만담」. 중앙북스, 2009, 13000원
서순정, 「일본의 작은 마을」. 살림, 2009, 12000원
장미성, 「런던 미각」.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13800원
안애경, 「핀란드 디자인 산책」. 나무수, 2009, 15000원
김영모, 「스위트 로드」. 기린출판사, 2009, 17000원
이동진, 「I love coffee & cafe 아이러브커피 앤 카페」. 동아일보사, 2008, 12000원
헤르만 헤르츠버거, 「건축수업」. 효형출판, 2009, 18000원
나카야마 지카코, 「더치오븐 퍼펙트북」. 진선북스, 2009, 15000원
테사 브렘리, 「유럽 그린푸드 스타일」. 이끼북스, 2008, 16000원
Blake, Susannah, 「Easy Breakfast & brunch」. 2007

그러니까 마비노기식으로 말하자면,

<SYSTEM> 키르난의 식욕이 30 증가했습니다.
쯤?

지난 주말에 열심히 마비질을 했는데도 시스템 메시지가 어떻게 뜨는지 홀랑 까먹어서 저거 적는 데도 헷갈렸답니다.-ㅂ-;
식이조절할 때는 하루만 지나도 먹고 싶은 음식들이 주변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춥니다. 가끔은 탱고일 때도 있고요. 어제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었더니 신나게 탱고를 당겨주네요. 거기에 스트레스 푼다고 레이크 에덴 시리즈를 붙들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레이크 에덴은 하도 읽다 못해 최신간은 사다볼까라는 생각마저 들고 있습니다. 으허허; 하지만 레이크 에덴 시리즈가 나온 것을 모르고 도서관에 원서 신청해서 빌려다 봤습니다.OTL 도서관에 원서 신청할 때만 해도 책이 안나와 있었습니다. 그래도 원서로 완독했으니 다행이죠. 레시피는 이번에 나온 당근케이크보다 그 뒤인 크림퍼프가 취향입니다. 크림퍼프 뒷 권이 나왔나 찾아봐야겠네요.
...라고 쓰고 검색해보니 이번엔 플럼푸딩입니다.OTL 도서관에 주문해야겠네요. 근데 지금 보니 출간일이 2009년 11월입니다. 어허허. 운이 좋았다고 해야하나요. 오늘 검색 안 했더라면 올해 내내 모르고 넘어갔을 수도 있는데요.

이번주에는 초콜릿을 대량 구매할까 말까 고민입니다. 가격이 너무 올라서 발로나 코코아 1kg과 탄자니아 초콜릿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4만원이 훌쩍 넘어갑니다. 근데 브라우니가 만들고 싶어진거라 어쩔 수 없군요. 만드는 김에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걸로 해볼까 싶기도 한데. 솔직히 맛은 그냥 그렇죠. 지난번에 한 번 만들어보긴 했는데 식감이 그닥 취향이 아니더랍니다. 브라우니 자체만 먹는 것보다는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 퍼지 소스나 캐러멜 소스를 듬뿍 올려 먹는게 낫지요. 어쨌건 사긴 사야하나 싶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크림퍼프 살인사건에 등장하는 브라우니 플러스 만드는 법을 어제 내내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지요. 하하하.


사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건 허기를 조금 달래보려고 그런겁니다. 말이 씨가 된건지 아래 밥통의 반란이란 글을 쓰고 났더니 위가 본격적으로 반항하기 시작합니다. 스트레스 원인을 제거하는 것은 내년이나 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그냥 잘 달래는 수 박에 없지요. 하여간 식이조절 들어간데다 위까지 말썽이니 먹고 싶은 음식의 방향도 싹 바뀌었습니다. 빵보다는 수프, 국물요리보다는 건더기가 많은 자작한 요리가 좋아요. 그래도 날이 추우니 칼국수도 먹고 싶고..-ㅠ- 주말에 부모님은 안계신다 하니 그 틈을 타서 외식하러 나갈까 싶기도 하고..-ㅠ- G가 몇 주 전부터 맛있는 일본 라면이 먹고 싶다 하는데 딱 이곳이다 싶은 곳이 떠오르질 않네요. 그게, G의 '맛있는 일본 라면' 기준은 채널 J에서 하는 THE 라멘입니다.-_-; 일본 라면 먹고 싶다고 노래부르기 시작한 것도 저거 보면서 였으니까 상당히 기준이 높습니다. 그런 고로 맛있는 일본 라면 먹기는 뒤로 밀릴 수도 있겠네요.

한동안 신나게 홍차 마시다가 요즘에는 잠시 멈췄습니다. 날이 추워지니 설거지가 힘드네요. 그러니 설거지가 훨씬 간편한 커피를 위주로 마시고 있습니다. 그래도 하루 한 잔 밀크티를 꼬박꼬박 마시지요.

신세계에서 79주년 기념 세일을 하면서 정가 7만원인 알피의 1리터 보온물병을 46000원에 팔던데 살까말까 아주 조금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커피를 담으면 또 설거지하기가 번거로우니 참겠습니다. 나티브 코코아 9600원짜리는 조금 고민해야겠네요.



(사진이 쿠키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래에도 올라간 여의도 미스도의 도넛)

월요병에 과식까지 겹쳐 식곤증을 못 견디겠길래 옆방에서 커피를 얻었습니다. 장에 아이스커피와 맥심모카골드가 있는데, 얼음 넣어 마실거니까라며 일부러 아이스커피믹스를 집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후회막급. 지난번에도 한 번 마셨다가 장렬하게 달아서 좌절했는데 똑같은 과오를 반복하다니. 학습능력이 없는겐가 싶습니다. 흑흑.
그냥 모카골드 아이스로 마실걸 그랬네요.


간식에의 열망을 책으로 풀 때도 있습니다. 조앤 플루크의 쿠키단지(Cookie Jar) 살인사건 시리즈를 열심히 돌려보는 것도 대리만족입니다. 다양한 쿠키와 다양한 디저트를 보며 맛있겠다고 군침만 삼키는 거죠. 게다가 한국에서는 절대 구할 수 없을 간식들이 상당수니 효과는 꽤 있습니다. 가끔 반작용으로 파리바게트의 딸기잼 쿠키를 혼자서 한 통 다 비우고 속이 안 좋다고 불평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그 대리만족의 열망이 지금은 원서강독에까지 이르렀습니다.-_-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책도 봐야하는데 그건 옆에 놔두고 아직 한국에 번역이 들어오지 않은 크림 퍼프(슈크림) 살인사건을 원서로 보고 있거든요. 크림 퍼프는 굽는 시간이 길다는 것을 빼면 나름 마음에 들어서 크림만이라도 만들어볼까 하고 있습니다. 물론 만든다면 레시피는 절반 이하로 줄여야죠. 초콜릿 푸딩에 들어가는 달걀 노른자가 9개에 우유 두 컵, 크림 두 컵을 쓰라는데 그렇게 많이는 만들 필요가 없지요. 그리고 초콜릿 푸딩 레시피는 다른 것으로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ㅁ- 나중에 언제 시간 날 때 레시피도 정리를 해야하는데, 작년에 달력 정리하면서 홀랑 날려버린 경험이 있어서 책자로 만들려고요. 단, 언제 만들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하하.

홍대에 Passion5가 생긴다고 해서 기대중입니다. 빨리 완공되면 조만간 포스팅 올릴 어느 케이크를 마음 편하게 구해 먹을 수 있겠지요. 한강진이 집에서 더 가깝긴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홍대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되면 홍대는 제과점 격전지가 되는건가요? 입지는 P5가 유리하지만 후발주자니 자리잡을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죠. 그리고 얼마나 맛을 유지할 수 있는 가도 관건이고요.
(아. 위치. KFC 맞은편, 파리크라상+파스구치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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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 목. 덧붙임.
아래 댓글로 나풀나풀님이 지적하신대로 KFC 맞은편, 파리크라상+파스구치 자리에는 파리바게트 카페가 들어옵니다. 제게 P5가 들어온다고 이야기 해주신 분은 "옛날 파파이스가 있던 자리"라고 하시는데 그게 하도 오래전 이야기라 다들 어딘지 감을 못잡더군요. 저도 이야기 듣다가 홍대 주변에서 P5가 들어올만한 자리라면 거기가 아닐까 싶어 짚었다가 헛짚었습니다. 하하하;
하여간 그분이 '옛날 홍대 파파이스 있던 자리에 P5 들어온다'고 (보셨다고) 하셨으니 그 위치만 파악하면 되는거죠. 근데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포카치아의 티라미수. 녹아 있을 때는 또 어떤 맛일까요.-ㅠ-)


어제의 일입니다.
일주일하고 조금 더 전에 구입했던 시폰케이크의 끝은 참담했습니다. 절반은 맛있게 잘 먹었지만, 나머지 반은 G의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가 잠시 방치되어 곰팡이가 피었거든요. 시폰케이크에 눈독 들이고 있던 아버지가 곰팡이가 피든 말든 먹겠다고 하셔서 그거 치우느라 꽤 고생했습니다.(먼산)
그래서 금요일에 또 얼그레이 시폰케이크를 사러 Passion5에 다녀왔지요. 갔다가 엉뚱한 것에 홀렸다는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다루기로 하고..-ㅁ-;

Passion5에서 한남동쪽으로 나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건물 바로 옆, 주차장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가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거기로 내려가서 골목을 따라 걸어가면 한남대교를 넘어와 옛 단국대 앞을 지나는 큰 길로 나올 수 있습니다. 나오는 길이 딱 양쪽 육교의 중간이라는 것이 아쉽지만 그 길을 따라 걸으면 한남동쪽 버스 정류장에서 P5까지는 5분 남짓입니다. 빙글 돌아가는 것보다 훨씬 가깝죠.
어제도 그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골목이 끝나가고 큰 길과 만나는 지점에 거의 다가왔을 때, 그 끝부분은 오르막입니다. 찻길과 인도를 구분하기 위한 낮은 펜스가 있어서 인도 쪽으로 걸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순간 뭔가 곁눈에 잡힌 것이 있었습니다. 휙 고개를 돌려보니 고양이가 있습니다. 어머나. 어머나. 게다가 이 녀석 아직 새끼고양이입니다. 곁에 어미가 없긴 한데 울진 않고요. 대략 2-3개월? 그쯤 되어 보입니다. 여러 색이 섞인 털이긴 한데 이런 털을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진한 고동색인데 거기에 귤색 털이 무늬로 확연히 구분되지는 않게 섞여 있습니다. 가지각색 털가죽? 그런 느낌일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그 녀석. 참 묘합니다. 처음에 어미고양이를 부르는 것처럼 한 번 울더니, 제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마주봅니다. 하지만 역시 무서운 건지 슬금 슬금 뒤로 물러나, 플레이트-그 뒤쪽은 공사장인지 함석판 같은 물결무늬 판으로 벽을 둘러쳤습니다-안쪽으로 몸을 밀어 넣습니다. 그리고 얼굴만 빼곰이 내밀어 저를 바라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그 눈인데, 밝은 노랑색입니다. 눈을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더니 곰곰이 생각하는 사이에 팍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어허허허허허허허허허. 저녀석 다 커서 기립하고 가죽 장화를 신고 허리에 칼을 둘러차고 나서, 손에 모자를 들면 딱 어울립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 아니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목소리를 맡은 슈렉의 장화신은고양이 말입니다. 눈이 딱 그렇습니다. 서로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왠일인지 반데라스가 아니라 포로리의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나 때릴거야?"

하여간 새끼고양이의 눈에 홀딱 반했더랍니다. 지금 쓰면서도 피실피실 웃고 있다지요.



조앤 플루크의 레이크 에덴 시리즈를 또 읽다가 모이셰(Moiche라는 철자더군요) 이야기가 등장하는 바람에 생각나 끄적였습니다.-ㅂ-;


그러나 사진은 사루비아 다방의 팥빙수. 녹차색 떡이 들어 있지만 말차가 아니라 우유가 뿌려져 있으니 녹차빙수가 아니라 팥빙수입니다.



지금 막 딸기 쇼트케이크 살인사건을 다시 읽었더니만 이런 부작용이 오는군요. 게다가 스트레스를 받았더니 그에 대한 후폭풍이 이렇게 몰려 오고 있습니다. 쳇쳇쳇. 신종플루 따위 정말 싫어요!
하여간 제목에 쓴 대로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길다란 바에 초콜릿 가나쉬를 듬뿍 올리고 거기에 견과류를 얹은 거라든지, 아니면 큼직한 초콜릿칩을 듬뿍 넣은 초콜릿 쿠키라든지. 하지만 그보다 더 먹고 싶은 것은 건포도와 아몬드를 듬뿍 넣은 비스코티입니다. 초콜릿을 바른다면 더 좋고요. 거기에 우유도 좋지만 만들어서 하룻밤 재워둔 발로나 코코아를 뜨겁게 데운 것. 먹고 싶은 쿠키는 견과류가 들어간 것이고 음료는 초콜릿 혹은 코코아가 들어간 것이니 뇌를 활성시키는데 도움이 되겠지요. 지금 카페인 과다로 조금 어지러워 그렇습니다.

오늘 저녁에 시간 되면 비스코티 한 판을 구워서 내일 들고 출근해야겠습니다. 코코아도 저녁 때 만들어서 재워둘까나....


(한국에도 쿠키단지 같은 과자집이 있다면 좋을텐데요. 하지만 쿠키단지의 레시피는 보기만 해도 혈당치가 오릅니다. 먹지 않아도 알 수 있어요. 저 쿠키들은 분명 제 입맛에 맞지 않을거예요. 못 먹는 포도가 시다는 것은 딱히 아닙니다. 정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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