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은 순서에 따라 간다면 이 사진이 아니라 재료 상태의 레몬이 올라와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혐오감을 느낄만한 사진이라 아래에 접어 둡니다. 그게, 곰팡이가 피었거든요.....OTL







이 모든 것은 제 게으름이 문제입니다. 1월 말에 도착한 레몬은 세 개만 꺼내 레몬케이크를 만들고는 그대로 뻗어서 본가 베란다에 놓여 있었습니다. 튼튼한 상자에 잘 보관되어 있어서 괜찮겠거니 생각하다가 엊그제 문득, 이대로 괜찮은 건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던 겁니다. 그게 지지난 일요일이었지요.

그리하여 그 일요일에, 레몬을 상자채로 자취방에 가져가기로 하고는 잘 챙겼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사무실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저 상자를 열었더니 갑자기 검푸른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악!

그대로 뚜껑을 덮고는 화장실로 들고가 박박박박박박 문질러 씻었습니다. 두 번에 걸쳐 박박박박박박 문질러 씻은 다음, 양동이에 레몬을 넣고 퇴근시간까지 담가두었습니다. 그리고 내버려뒀다가 수거해서 들고왔더랬지요.






레몬은 다시 한 번 박박박 문질러 닦고 해체 준비를 합니다. 미리 레몬 마말레드 레시피를 확인해보니 레몬을 채 썰고 끓였다가 껍질이 말랑해지면 설탕을 넣고 다시 끓이는 거랍니다. 펙틴을 위해 씨앗을 면보에 넣어 같이 끓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면보나 가제는 집에 없으니 일단 씨앗은 골라내고 끓여봅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역시 자르는 거죠.





레시피 중에는 레몬을 세로로 길게 갈라서 부채꼴로 썰라는 것도 있었는데 저는 그냥 적당히 채쳤습니다.'ㅠ'






다만 레몬이 오래되어 수분이 날아간 덕에 썰기도 쉽지 않더랍니다.-ㅠ-






원래 물을 붓고 같이 끓이는 거라, 물을 부어놓고 채썬 레몬을 계속 투하합니다. 레몬 쓸 일이 그리 자주 있는 것은 아니라 비교하기는 쉽지 않지만, 자르는 동안 껍질이 얇은 레몬이 꽤 많았습니다. 흰 부분이 두껍지 않더군요.






그리고 끓이기. 비율 같은 건 생각 안합니다. ... 그래서 제가 만드는 음식은 꽤 높은 확률로 괴식이 됩니다. 이번에는 재료 자체가 단순해서 실패할 확률은 낮았지만, 그래도 실패.







의외로 금방 무릅니다. 씨앗은 모두 걸러버렸고 끓는 동안 나오는 씨앗들도 열심히 걸러냅니다. 냄새는 시큼시큼시큼.

설탕은 집에 있는 1kg 팩의 남은 걸 모두 털어썼습니다. 대략 700-800g쯤. 정확한 분량을 넣지 않았던 데다, 레몬은 원래 3kg 정도였던 걸 3개 꺼내 썼으니 1kg은 훨씬 넘을 겁니다.






그리고 나온 총 용량. 음. 아무리봐도 설탕이 부족했네요. 대략 2리터 가까이 나온 셈인데, 설탕이 1kg도 안되었으니 확실히 적었어.....






그 다음날 직접 먹어보니 과연. 십니다. 셔요. 쓴맛도 치고 올라오지만 평소 먹는 걸 생각하면 이정도는 버틸만 한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맛보여주려면 최소 설탕 500g은 넣어야 할 겁니다. 지금 상태라면 베이킹에 레몬 부재료로 투하하더라도 설탕을 따로 넣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덕분에 점심 때마다 신맛은 제대로 봅니다.-ㅠ-a



하여간 다음에는 이걸 써서 케이크를 구워볼까요. 핫케이크 반죽에 섞으면 그것도 나름 괴이한 맛이 날 것 같은데...?



관련글: 시나노 골드는 익혀야 제맛입니다(http://esendial.tistory.com/7479)



시나노 골드 몇 개를 시범적으로 조려 먹어보고는 홀딱 반한 뒤, 나머지도 조리겠다고 벼르다가 그 며칠 뒤에 조렸습니다. 따라서 이 사진은 굉장히 옛날 사진. 한 달도 더 묵은 사진일 겁니다. 이번에는 설탕을 더 넣었는지 단맛이 더 돌긴 하던데, 어느 쪽이건 아이스크림이랑 먹으면 퍽퍽 줄어들만한 맛입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이 없으니 꿩대신 닭. 이건 언제 적 사진이더라. 하여간 EF파운드와 다른 건포도빵을 같이 놓고 거기에 사과조림을 올렸습니다.

사과조림으로 몽땅 만든 것은 원래 사과파이를 만들려고 한 것인데, 파이지를 사오거나 만들거나 둘 중 하나를 해야하는 탓에 뒤로 밀렸습니다. 이 상태를 보아하건데 1월 중순 경 레몬이 도착하면 그 때 다시 꺼내들고 만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레몬 도착하면 레몬위크엔드케이크나 마들렌을 굽겠다고 벼르고 있으니, 레몬이 도착했을 때 체력이 괜찮다면 그 때 같이 만들지도 모릅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고 실천 가능성은 하늘에 달렸습니다. 그날의 체력은 어떠할 것인가! =ㅁ=




시나노골드가 조금 많이 비싸지만 그래도 익혀 먹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익힌 사과 좋아하시는 분들은 사세요!

(그래야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 사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ㅠ_ㅠ)



그렇다고 해도 제 입에 완벽하다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 입에도 완벽하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게다가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거든요. 400g 잼 두 병과 배송비를 더해 2.8만입니다. 비싸죠. 참고로 비슷한 크기의 복음자리 딸기잼은 두 병에 5천원 떨이판매로 샀습니다. 직전에 먹던 딸기잼이 복음자리의 달달한 딸기잼이라 이게 더 맛있었는지도 모릅니다만.



구입처는 농사펀드. 1차 펀딩 때 구입했고 지금 2차 펀딩이 진행중입니다.(https://farmingfund.co.kr/products/1423)



요즘 점심은 빵을 가져다 놓고 거기에 잼을 발라 먹는데 가장 좋아하는 것이 딸기잼입니다. 그래서 복음자리 딸기잼을 가져다 먹었다가, 지난 2월에 펀딩 보고는 주문했습니다. 3월 중순에 도착했고요.

복음자리 잼은 약간 젤리 같이 굳어 있지만 이건 그보다 묽습니다. 그래서 바르기 좋고요. 그리고 먹어보니, 딸기의 신맛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아주 좋아요! 가격이 비싸서 더 사먹을까는 고민되지만 그래도 참 맛이 좋습니다. 어흑.;ㅠ;


지금 2차 펀딩 시작한 걸 보고 더 집어올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집에 둔 다른 병 하나를 뜯고 그 다음 생각을...

잼만드는 책은 이것저것 많이 봤습니다. 한국책도 여럿 보았지만 일본 책도 여럿 보았지요. 이번에 본 JAM은 지금까지 본 잼 만드는 책 중에 초보자들이 보기 가장 적절한 책이더랍니다. 재료도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것이고 만드는 법도 간단한데다 사진도 큼직하게 여럿 실어 놓았습니다. 게다가 가장 기본인 딸기잼이랑 딸기 프리저브부터 복잡한 홍차우유잼이나 커피 잼, 토마토잼 같이 특이한 것도 많이 있습니다. 사실 당근사과잼 같은 것은 만들어 먹을 생각이 전혀 없지만 포도잼은 도전해보고 싶더라고요. 요즘 수입 포도도 많으니 시도를 해볼까 싶습니다. 그게 아니면 나중에 캠벨포도가 나오면 그걸로 진하고 진한 남보라색의 잼을 만들어 볼까 싶기도..-ㅠ-


캐러멜잼 만드는 법에서 캐러멜소스 만드는 법이 제가 아는 것과 조금 다르긴 한데 그정도는 문제 없지요. 복숭아잼이라든지 레몬꿀잼, 석류잼도 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생각만.=ㅁ= 종류별로 다 만드는 것은 일이 아닙니다. 그건 스트레스 풀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보관할 곳이 없다는 것이고, 냉장고 자리 차지를 할 것이며,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레시피를 보면 상온보관이 가능한 1대1 비율이 아니라 최소한으로 단맛을 줄인 것이거든요. 그러니 반드시 냉장보관... 냉장고가 작은 지금은 절대 무리입니다. 게다가 재작년에 만든 유자마말레드도 아직 다 안 먹었거든요. 크흡. 맛있지만 이거 자주 먹으면 식이조절에 안 좋습니다.;ㅠ; 아무리 설탕을 줄였다지만 잼 많이 먹는 건 좀....;




그러고 보면 팥잼도 있더라고요? 앙금보다는 훨씬 묽은 타입인데 이거라면 요거트 같은 데 섞으면 맛있겠습니다. 이것도 『꿈의 궁전 피콜로』에 나왔더랬지요.



JAM잼. 도도, 2014, 14800원.


저자가 따로 없긴 한데 요리랑 스타일링은 김수경이, 그리고 사진은 김명훈이 찍었다고 나옵니다. 출판사에서 기획해서 만든 것이 아닌가 싶네요.'ㅂ'


가끔 이해할 수 없는 물건을 선물로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왜 동남아에서 영국잼을 사온걸까요.(먼산) 일본 여행 가서 중국제 상품 사오는 것이야 종종 발생하니 그럴 수 있다지만... 아니, 뭐, 한국에서도 지방 여행 갔다가 중국제품 사오는 경우가 종종 있고, 그런 것은 OEM의 개념에서 이해할 수 있다지만 이건 조금 다릅니다. 음, 영국산 잼이거든요.






손수건을 풀면 그 안에 본누벨 미니잼과 비슷한 크기의 작은 잼 네 개가 들어 있습니다. 선물한 사람은 딸기잼이 제일 맛있었다 하던데 여기 세트에 딸기잼은 없더군요. 파인애플, 핑그 구아바, 탠저린 마말레드, 라임과 진저 마말레드라는데 본인 말로는 호텔 조식에 나온 딸기잼이 제일이었다네요. 시장에서 판다고 해서 사러 갈까 했지만 발견 못하고 돌아오는 길에 면세점에서 보고 바로 샀답니다.-ㅠ-;



중요한 건 사온지 한참 되었는데 아직 개봉 안했다는 것. 요즘은 집에서 도통 빵을 안 먹거든요. 거의 떡입니다. 연말에 선물 받은 떡이 잔뜩이라 냉동실에서 꺼내먹다보니 빵 먹을 일이 드뭅니다. 점심에 베이글 먹으면서 잼 곁들이는 일도 상당히 드물고요. 요즘은 그냥 빵은 빵대로 먹는 일이 많아서..'ㅠ'; 다음에 언제 핫케이크라도 만들어야 하나봅니다. 하핫;

폴리 호베스라는 이 작가는 성장소설에 가까운 청소년소설을 쓴답니다. 밑바닥에 가깝게,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꽃피우는 이야기가 주인가봅니다. 이 소설도 그렇습니다. 다만 이 아이들이 꽃 피우는 곳이 아주 척박한 환경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저는 이런 소설은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주인공은 래칫. 이상한 아버지한테 이상한 이름을 받을 뻔 하지만 어머니의 기지로 그나마 평범한 이름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머니가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면 안됩니다. 자신의 모든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퍼붓는 것이 아닌가 싶은 모습을 보입니다. 딸은 어머니에게 굉장히 애착을 가지고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는데, 어머니는 뜬금없이 자신의 친척 할머니에게 딸을 보냅니다. 죽기 일보 직전이 아닌가 생각되는 두 할머니는 그리즐리가 출몰하는 숲 한가운데, 낡은 저택에서 지내며 21세기의 마지막 마녀가 아닐까 싶은 모습을 보입니다. 근데 그게 또 래칫에게는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거기에 이상한 소녀가 하나 뛰어들고, 래칫 어머니와 어머니의 남자친구가 들어오고. 거기에 이런 저런 풍파가 오갑니다. 솔직히 이 책은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결말을 안보고 달렸는데 그러길 잘했습니다. 마지막 20쪽 덕분에 이 책은 그럭저럭 볼만한 이야기가 되었으니까요. 그렇습니다. 해피엔딩입니다. 하하하하..;ㅂ;

아니, 해피엔딩을 넘어서서 어떻게 보면 동화적인 결말을 맺습니다. 어머니만 바라보는 해바라기형 은둔형외톨이가 될 뻔한 래칫은 간신히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삶을 찾습니다. 그 계기가 된 것은 또 블루베리잼입니다. 그 잼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 건 쌍둥이 할머니들이고요. 비정상적인 아버지 아래서 비정상적으로 어머니를 잃고, 비정상적인 삶을 이어온 할머니들인데 그 할머니들은 오갈 곳 없던 두 아이를 훌륭하게 키웁니다. 이건 양육이라기보다는 식물키우기의 느낌에 가깝습니다. 때가 되면 물만 부어주고 신경쓰지 않는. 그런 무관심이 두 아이가 스스로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더라고요. 참 묘한 소설입니다. 제 취향에 맞지는 않는데 마지막의 20쪽이 책에 대한 전체 평가를 바꾸었으니 말입니다.


폴리 호배스.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 최세희 옮김. 돌베개, 2012, 1만원.


집에 소장할까 말까 망설이는 책입니다. 사실 소장할까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그 20페이지가 은근 취향이었다는 건데, 아마 이 비슷한 시기에 읽은 다른 책 한 권이 잼만들기와 연관된다는 점에서 그런 마음이 드나봅니다. 그 책에 대한 리뷰는 다음 글에서.:)


같은 방을 쓰시는 분이 어느 날 뜬금없이 '잼 먹을래?'라고 물으신다. 주시면 감사히 먹겠다 답하고 어떤 연유인가 되물었더니 대추야자 이야기부터 꺼내신다.

그 얼마전 아는 사람에게 처치곤란인 대추야자에 대해 들으셨단다. 그 사람도 대추야자란 것을 선물로 받은 모양인데, 낯선 생김과 맛 때문에 손이 가지 않아 묵혀 두고 있다고 말이지. 그리하여 대추야자는 방 동료에게 넘어왔고 이 분은 대추야자의 씨를 도려내고 설탕과 함께 폭폭 끓여 맛있는 대추야자잼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그리하여 대추야자잼이 방에 들어왔다. 작은 병으로 두 개 들어왔는데, 들고 오시면서 아예 하얀 소금 크래커도 같이 가져오셨다. 여기에 잼을 올려 먹으면 맛있단다. 한 조각 두 조각 그리 먹는데, 먹는 도중에 홀라당 반한 같은 방 동료가 잼 병 하나를 들고 가고, 다른 하나는 고이 방에 두었다.

대추야자의 맛은 대추의 맛을 조금 더 달고 뻑뻑하게 만든 것 같으나, 만든 분이 말한 것처럼 팥앙금 같기도 하다. 가끔은 먹다가도 겨울철 호빵의 그 달큰한 항금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유기농 설탕을 넣고 그것도 양을 줄여 단맛을 억제했다는데 그 단 맛은 묘한 감흥을 불러 일으켜 순가락을 놓지 못하게 하니...-ㅠ-



그리하여 대추야자가 코스트코에서 얼마나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는 이야기다.
유자잼이라기보다는 유자 마말레드이고, 아버지 표현으로는 유자청 그냥 끓인 것에 가깝습니다. 끄응; 그냥 설렁설렁 끓였더니 껍질이 덜 무르긴 했더라고요. 뭐, 이정도도 제 취향이라 상관은 없습니다.-ㅠ-;


그러니까 몇 주 전, 어머니가 유자 필요 하냐 물으셨습니다. 고민하다 그렇다고 답하긴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유자를 사오셨더군요. 그리고는 그 날부터 언제 이거 쓸거냐고 계속 물으시는데, 주말마다 까맣게 잊어버리고 딴 짓을 하는 바람에 지난 주말에야 칼을 잡았습니다.

무게를 달아보니 유자 전체 무게가 1.3kg이었나. 1.2kg은 확실히 넘었습니다. 씨 무게가 빠진다고 해도 그렇게 많이 빠지지는 않겠지요. 그래서 대강 1kg 정도 설탕을 부으면 되겠거니 했는데, 집에 있는 라면 머그에다 설탕을 담았더니 650g이 한계더랍니다. 그러니까 부피로는 이미 500ml는 넘은 겁니다. 고민하다가 저거 붓고 혹시라도 모자라면 설탕 더 넣자고 하고는 유자를 썰기 시작합니다.

유자가 몇 개였더라. 대략 12-13개? 이미 유자의 수량은 기억 속에서 휘발되고, 남은 것은 4등분 해서 씨를 빼고 채쳤다는 기억밖에 없습니다.
별 생각 없이 무념 무상으로 썰었는데, 썰다보니까 어머니가 쓰시는 조림용 팬에 하나 가득 들어갑니다. 물론 사이사이에 설탕을 뿌리고, 빼놓은 씨앗을 잠시 담가두었던 물을 또 들이 부었습니다.



이건 거의 다 조릴 즈음의 모습.
붓다보니 설탕도 650g 다 안 쓰고 100g 가량은 남긴 것 같습니다. 그러니 1.1kg에 설탕 0.5kg이 들어갔다고 해도 틀리진 않을 겁니다. 정확하게 재지는 않았으니까요.


1리터 들이 꿀병으로 하나 반이 나와서 냉장고에 고이 보관하고, 일부는 출근하면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의 식단.
아침에 늦게 일어난 바람에 허둥지둥 아침도 못 챙겨먹고 나왔는데, 출근하면서 빵을 사왔습니다. 저 옆에 보이는 포장 빵은 강낭콩쌀빵. 파리바게트 건데 예상했던 그대로의 맛입니다. 1천원 치고는 꽤 괜찮더군요. 속에 설탕으로 조린 강낭콩 말고는 아무것도 안 들었는데도 그 달달함이 흰빵하고 잘 어울립니다. 가성비로 따지자면 오히려 스벅의 콩빵보다 나아요. ... 아무리 봐도 이거, 스벅 디스용 상품이 틀림 없어.;

하여간 저기 보이는 유자잼을 스콘에 듬뿍 올려 먹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유자잼을 그냥 퍼먹고 있더라고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이건 아니지 싶어 뚜껑을 덮고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사실 뜨거운 물 부으면 그냥 유자차로도 마실 수 있는데, 전 잼으로 먹는 것이 더 좋더라고요.-ㅠ-;


하여간 이걸로 올해 유자잼은 끝. 생강시럽은 만들지 말지 고민 좀 해야겠습니다.
『기네스 펠트로의 자연주의 식탁』, 『요리보다 쉬운 영국식 홈메이드 잼 100』을 최근 읽었습니다. 읽었다기보다는 훑었다가 더 어울리겠네요. 보통 요리책은 마음에 드는 음식만 찍어서 자세히 보고, 나머지는 대강 훑기 때문입니다. 근데 둘다 보다보니 C님을 위한 저격 .... ... ... ... 정말 그렇습니다.

일단 기네스 펠트로는 이전에 모 음식채널에서 방송한 스페인 기행 관련한 프로그램을 보고서는 대강 이런 책이 나왔겠(혹은 나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같이 다녔던 요리사가 마리오 바탈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앗 뜨거워!』에서 성격 나쁜 요리사로 등장합니다. 하여간 이 책은 줄리아 터선이라는 다른 요리사가 도움을 주었다네요.

책에 따르면 원래 기네스 펠트로는 음식을 좋아한답니다. 아버지의 영향이라는데, 책 여기저기에 아버지 이야기가 많이 나오네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만드는 음식이 많고, 대체적으로 마크로비오틱 음식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비건에 가깝고요.; 애들 둘이 비건에 가까운 모양입니다. 그래서 보시면 C님이 시도하실만할 것이 많아요. 그리고 만드는 법이 자세합니다. 아무래도 채식계, 마크로비오틱 음식이 많아서 초보자가 접근하기에는 장벽이 높지만, 그래도 설명을 잘 해놓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거 I님도 좋아하실 책이군요. 니스풍 샐러드...-ㅠ-

홈메이드 시라차 핫소스라는 것도 나오는데 마늘이랑 할라피뇨를 넣어 만든 매운 소스인가봅니다. 재미있네요.

그리고 앞부분에 특수한 재료들-스펠트 밀가루, 보릿가루, 메밀가루 등등-이 없을 경우 대체품도 안내합니다. 그러니 재료가 없다고 당황하는 일도 적겠네요.

제일 해보고 싶은 것은 마카로니치즈, 채소구이, 아버지의 전설의 팬케이크, 엄마의 단골 브런치 브레드푸딩, 퍼지 초코 브라우니, 홈메이드 초코 핫퍼지.

.. 적고 보니 이거; 취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군요. 절대 저런 음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런 음식은 전체 중에서도 굉장히 일부....; 그러니까 딱 제 취향대로 고르면 저렇습니다.-_-;

그리고 홈메이드 루트비어 플로트 만드는 방법도 나옵니다. 루트비어 플로트가 뭐냐하면....(까날님 링크)
저는 사먹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만드는 방법도 있더군요.; 사사프라스 추출액이란게 필요하답니다. 이걸 입수하는 것이 관건이겠네요.


영국식 잼만드는 법은 번역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워낙 베리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에 맞춰 번역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네요. 상당수는 로즈힙이니, 엘더플라워니 라고 원어를 적었지만 말입니다. 그쪽이 알아듣기 편하긴 하지요.
독특한 잼이 많은데 재미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책의 원제가 『Fruits of the earth』예요. 과일로 만드는 여러 저장식품과 가공식품을 소개하는데, 잼jam, 젤리jelly, 마말레드marmalade, 커드curd, 코디얼cordial, 시럽, 처트니chutney, 피클pickle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앞부분은 필요도구랑 요령을 소개하는데 상당히 괜찮습니다. 특히 요령은 과일을 어떻게 끓이고, 설탕을 얼마나 어떤 걸로 넣고, 얼마나 졸이고, 어떻게 테스트해서 결정하고 등등의 중요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잼뿐만 아니라 젤리, 마말레드, 커드, 코디얼, 시럽 만드는 요령도 앞부분에서 기본기를 자세하게 다룹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편에서는 굉장히 단촐하게 소개합니다. 기본기를 익혀야 다음의 만드는 방법을 따라갈 수 있겠더군요. 믹스잼이 많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과일 하나만 넣는 것이 아니라, 남은 과일들을 몰아 넣는다든지, 배잼에다가 초콜릿을 섞는다든지 하는 것도 나오네요. 그리고 자몽커드.; 이것도 한 번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버터너트 생강커드는 아마 C님이 홀리실만한...-ㅂ-;
코디얼이나 젤리는 만드는 방법이 쉽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간단한데, 과일을 물과 설탕을 넣고 졸여서 그걸 젤리백이라 부르는 가제손수건으로 거릅니다. 조금 복잡하긴 해요.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만들어서 여름에 탄산수에 섞어먹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이걸 얼려서 빙과로 만드는 것도 나오는군요.

오드비(증류주;)에 빠진 체리, 양파 마말레드, 호박 처트니, 레몬절임은 이것저것 연상하게 만드는군요. 앞의 둘이야 B님이나 C님이 좋아하시겠다 싶어서 그런 거지만; 호박 처트니는 앤이 가정방문 내내 대접받은 호박절임이지 않을까 싶고, 레몬절임은 제이미 올리버가 좋아해마지 않는 거니까요. 30분 레시피에서 자주 쓰더군요. 집에서도 만들 수 있긴 하지만 시간이 꽤 걸립니다. 코스트코에서 레몬을 한 상자 샀다면 레몬차랑 이걸 같이 담가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하여간 두 책 모두 나쁘지 않았습니다.ㅂ-


귀네스 펠트로. 『귀네스 팰트로의 자연주의 식탁』, 박대정 옮김. 앨리스, 2013, 2만원.
글로리아 니콜. 『요리보다 쉬운 영국식 홈메이드 잼 100』, 김학영 옮김. 솜씨, 2013, 13800원.

가격을 보니 으으으으음.; 역시 물가상승률이란..ㅠ_ㅠ


그러나 탄수화물 과다 식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니 좀 줄여야할텐데 말입니다. 일단 방 창고(!)에 몰래 숨겨둔 센베 1kg이나 어떻게 좀 처리를...;....


하여간.
사진은 호밀빵입니다.
호밀빵이나 천연효모빵은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닙니다. 빵에서 시큼한 냄새가 나는 건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효모빵은 독특한 향이 나는 게 취향이 아니라 그렇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빵이 식빵인 걸 생각하면 호밀빵 같은 거친빵이나 곡물빵을 피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고요. 그러고 보니 식빵을 제외하고 가장 좋아하는 빵은 파리 바게트의 건포도 바게트나 무화과 브레드 같은 달달한 빵입니다. 빵 자체가 단 것보다는 말린 과일의 달달함이 있는 빵이 좋네요. 초콜릿 식빵은 가끔 간식으로 먹는 정도고요. 그 외에 요즘에 홀딱 반해 있는 건 쿄베이커리의 건포도 식빵. G나 B님께는 절대 추천하지 못할만큼 건포도가 알알이 박혀 있는 빵입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호밀빵을 좋아하진 않지만 가끔 먹는 건 괜찮습니다. 저건 G가 사온 호밀빵이었는데 100% 호밀은 아니고 밀가루랑 섞었을 겁니다. 한남동에서 사왔다고 하니까 아마 앞서 올린 빵가게 아티장 베이커스 것이 아닐까 싶네요.'ㅂ'
저녁에 사온 빵은 베란다에 놓아두었다가 오븐 토스터에 넣어 살짝 구웠습니다. 빵 밀도가 높고 묵직한 것이, 구워서 딸기잼을 듬뿍 올려 먹으니까 정말 맛있더군요. 으으으. 결국 혼자서 빵 한 봉지를 홀라당 다 먹었습니다.ㅠ_ㅠ

딸기잼은 어머니 친구분의 동생이 딸기 농장을 하셔서, 거기서 만든 거라 하던데 제 취향에는 조금 달지만 잼은 이정도가 좋아요. .. 말은 이리해도 제가 만드는 딸기잼은 설탕이 본재료 무게의 50-70% 선이라, 굉장히 안 답니다. 하하하; 남이 해주는 거야 뭐, 거기에 입맛을 맞춰야 하니까요.


커피 홀짝홀짝 마시면서 글 쓰고 있자니 힘듭니다. 으..;ㅂ; 간식거리 어디 없나 찾아 먹어야겠네요.;ㅂ;
마멀레이드, 마말레드, 마말레이드. 어느 것이 표준 표기인가 검색했더니 사전에 나오는 것은 마멀레이드입니다. 오렌지나 레몬 따위의 껍질과 과육으로 만드는 잼이라고 나오네요. 레몬 마멀레이드는 보았는지 기억이 가물하지만 대부분은 오렌지를 쓰는 것 같습니다. 레몬은 너무 시큼해서 그런건가요. 사람에 따라서는 레몬 마멀레이드도 좋아하겠다 싶긴 하지만 말입니다.

몇 년 째 벼르고 있는 작업 중 하나가 이 마멀레이드 만들기였습니다. 오렌지라면 언제든지 구할 수 있지만 제가 노리는 것은 유자였지요. 몇 년 전에 잼 만드는 책에서 유자 마멀레이드 만드는 법을 본 뒤로, 유자차를 쉽게 만들 수 있다면 유자 마멀레이드도 어렵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그 때쯤에는 어렸을 때는 손도 안대던 유자청도 맛있게 먹으니 유자 마멀레이드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딸기 프리저브를 만든지 몇 년 만에, 이번에는 유자 마멀레이드를 만들었습니다.

유자 마멀레이드를 만드는데 몇 년이나 되는 긴 시간이 걸린 이유는 간단합니다. 재료 수급이 어렵거든요. 설탕이야 어디서든 구할 수 있지만 유자는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마트에는 유자가 들어오지 않아요. 그러니 유자를 사고 싶으면 온라인에서 구입하거나 신세계 본점까지 가야합니다. 참고로 집에서는 이마트나 롯데마트나 기타 등등의 대형마트보다 신세계가 가기 편합니다.(심정적으로)

온라인에서는 최소단위가 5kg이라 대단위로 팔기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는데 우연히 별 생각 없이 신세계에 갔다가 유자가 있는 것을 보고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11월 말의 일이니 지금은 유자도 이미 들어갔을 겁니다.-ㅂ-;

구입한 주 주말에는 일정이 바빠서 정신이 없었기에, 한 주 묵혔다가 지난 주말에 만들었습니다. 집에 아무도 없으니 신나게 준비해서 만들었지요.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한 시간이었습니다.




울퉁불퉁한 유자 일곱개. 중량은 900g이었습니다. 그러나 유자도 씨 무게가 만만치 않더군요.

유자를 반으로 갈라 즙은 팬에 넣고, 씨앗은 열심히 제거합니다. 원래 마멀레이드 만들 때는 씨앗도 물에 담갔다가 그 물을 같이 넣더군요. 펙틴 때문에 그런가 봅니다만, 그럴 시간이 없으니 씨앗은 그냥 빼둡니다.




썰다보니 설탕을 계량하지 않았더군요. 그런데 유자 전체 무게도 안 달았습니다. 어쩔까 하다가 포장에 중량이 나와 있을 거란 생각에 들여다 보니 900g이랍니다. 포장 무게도 있을테고, 씨앗도 있으니 그보다는 가볍겠지요.
잼을 만들 때는 무게의 100%를 넣어야 보존에 문제가 없는데, 그러면 분명히 달겁니다. 70%만 해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설탕 무게를 달았더니 국그릇에 담은 저 분량이 300g입니다. 300g까지 그릇에 붓는데 설탕이 왜이리 많아! 그래서 일단 300g을 넣고 상황 봐서 설탕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코팅 프라이팬. 저기 썰린 분량이 유자 반개일겁니다. 반개씩 썰어 넣으면서 그 위에 설탕을 뿌렸습니다. 한 번에 부으면 잘 안 섞일 것 같더군요. 그리고 설탕은 이전에 올렸던(링크) 마스코바도 설탕입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구입했지요. 사실 저건 비정제 설탕이라 잼이나 마멀레이드 만들기에는 적절하지 않지만 흰설탕 쓰기는 내키지 않더군요.




유자 일곱 개에서 나온 씨앗들. 많지요.-ㅅ-;




그리고 끓이는 사진은 없습니다. 냐하하;

코팅팬이라 눌어 붙을 것 걱정하지 않고 만들었습니다. 바닥에 물은 조금 부었고 유자 껍질이 적당히 말랑해질 때까지 가열했습니다. 그러다가 맛을 보니 달지 않더군요.; 그리하여 설탕 50g 추가. 총 350g이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했더니 1리터짜리 꿀병 하나 가득 나오네요.


제대로 맛은 보지 않았지만 유자 맛일겁니다.(아마도) 이제 이 유자잼을 빵이나 스콘에 곁들이기만 하면! >ㅅ<

하지만 이 글을 올리면서 참으로 찔리는게, 받은 것이 어언 *년전 일이거든요.(먼산)
아껴먹겠다고 두었다가 이미 유통기한(상미기한;) 지난 뒤에야 뜯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맛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사와요.;

키릴님이 여행 다녀오시면서 선물로 챙겨주셨는데 받아 들고는 아주 행복했던 기억이 지금도 떠오릅니다. 밤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구황작물은 다 좋아하지만-그러고 보니 친구 KY는 구황작물이 싫다 하였어.ㄱ-..-그 중에서 으뜸은 밤입니다. 그 다음은 밤고구마고요. 단호박보다는 늙은호박이 더 좋고 감자는 햇감자를, 옥수수는 찰옥수수를 좋아합니다. 여튼 밤은 대부분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해요.



丹波栗. 丹波는 옛 지명이랍니다. 교토랑 효고현 주변을 부르는 말이라는데, 그 지역의 밤이라는 것이니 그냥 '공주밤'과 비슷한 맥락이겠다 생각하면 되겠지요. 병 크기는 상당히 작습니다. 귀여워서 한 번 더 반했지요. 핫핫.





뚜껑을 열어보니 잼인지 페이스트인지, 하여간 젤리 비슷한 덩어리가 들어 있습니다. 설탕이 꽤 많이 들어갔나보군요.




슥슥 잘 비벼(..) 떠보니 과일잼하고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페이스트, 혹은 커드. 버터는 들어가지 않았을테니 커드는 아니지만 농도는 그보다 조금 더 진합니다. 페이스트로 보는 것이 맞을지도요?
(다시 말해 이걸 쓰면 몽블랑을 만들 수 있...+ㅠ+)




빵에다 발라봅니다. 코스트코의 디너롤인데, 여기에 발라 한 입 물어봅니다.


....


아, 조심해야겠네요.
이거 잘못하다가는 한 끼에 한 통을 홀랑 비울 수도 있겠습니다. 이러면 안되지.
그리 달지 않은데도 밤크림의 부드러운 맛이 입맛을 돋웁니다. 이거 생크림에 섞어서 시폰케이크에 발라먹으면 마파람에 게눈감추듯, 순식간에 사라질겁니다. 으으, 쓰다보니 동하네요. 다음번에 시폰케이크 사오면 살짝 발라서 먹어봐야겠습니다.-ㅠ-
근데 다음 여행 때 이거 사오면 그 무게만큼 제 뱃살이 늘어날까 두려우니 어쩔까 고민됩니다. 한 병 사와서 기쁜 일 있을 때 핑계대며 한 통을 홀랑 다 먹는다거나..?;


0. 지난번 모임에서 잘못 알려드렸는데; 저 노란 잼은 클라우드 베리(FIKA에서 팔고 있음)로 월귤인 링곤베리하고는 다른 것이더군요. 집에 와서 다시 찾아보고는 알았는데 올린다고 해놓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ㄱ-; 살구잼 비슷한 느낌에 달달하니 좋지만 씨가 씹히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피하세요. 라즈베리나 딸기 씨앗이 아니라 단단한 씨앗이라 입 안에서 걸립니다.^^;


1. 추석 연휴 첫날, G랑 같이 코스트코에 가서 사온 물건엔, 따로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레이튼 교수와 악마의 상자」가 있었습니다. 발매될 줄 몰랐는데, 영화관에 갔다가 광고하는 것을 보고는 바로 구입 결정하더니만 마침 코스트코에 물건이 있어서 바로 샀습니다. 온라인에서 사면 추석 연휴로 도착이 늦어질테니 보일 때 사는 것이 낫지요.
그리고 어제 엔딩을 봤습니다.-ㅁ- 보너스 문제 말고, 맨 마지막 문제를 풀 때 저도 옆에 있었는데 문제 해결 방법이 참...ㄱ- 아주 우연하게 풀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세 문제는 다른 사람(양덕ㄱ-)의 해답을 보고 풀었지요. 그 세 문제 빼고는 다 본인이 풀었습니다. 저장과 불러오기를 계속 반복하며 풀었으니 가능했지요.(...)


2. PS3로 메루루의 아틀리에 시작도 해봤는데, 조이스틱으로 움직이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저장이 가능한 부분까지만 진행하고는 손 놨습니다. 과연 다음에 언제 이어서 할 것인가..


3. 소에지마의 화집을 구입했기 때문에 페르소나 3의 구입 가능성이 올라갔습니다. 페르소나 3의 공략집인지 화집인지도 가격이 저렴하니 조만간 구입할 것 같고. 화집은 꽤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10월 넘어가자 마자 구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에지마 시게노리의 화집을 구입하면서 바케보노가타리 블루레이 마지막도 같이 샀으니 이제 절판 걱정은 없습니다. 음하하하하!


4. 빙고님과의 덕이 충만한 이야기에서 나왔던 이야기.
그림만 두고 보자면 슈레이 코유(珠黎こうゆ)『알리키노』의 선은 정말 무섭죠.-ㅈ-; 물론 모리 카오루 같은 사람도 있긴 하지만, 『신부이야기』나 『알리키노』는 그림 느낌(방향?)이 상당히 다릅니다. 모리 카오루가 옷걸이와 옷과 장신구와 문양을 그리기 위해 만화를 그리는데 반해, 『알리키노』는 어떻게 하면 더 섬세하고 더 가늘게 그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만화를 그립니다. 만화책은 『알리키노』만 3권까지 나와 있고 그나마도 한국 일본 모두 절판입니다. 최근에는 거의 삽화작업만 하는 모양이네요. 하지만 최근 그림은 취향이 아니군요.;
보고 싶으시다면 다음에 뵐 때 책이나 복제 원화집(e-hon 링크)을 들고 가겠습니다. 작가 이름으로 검색하시면 알리키노 책 표지도 보실 수 있을거예요.


5. 어제 글에서 썼던 대로, 어제 홧김에 환생했습니다. 이제 남자로 다시 돌아왔네요. 외모가 당장에 안 보인다지만 남자인 쪽이 앉아 있을 때의 자세도 그렇고, 더 취향입니다. 여자는 무릎을 세워 앉는데 전 그런게 질색이거든요.;;
어제 좀 G15 진행을 하다가 속이 터져서 말입니다. G15의 주제가 베니스의 상인인데, 셰익스피어의 희곡 내용을 상당히 바꿔두었습니다. 거기에 게임 퀘스트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서..-_-; 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렸네요. 끝까지 가지도 않고 지금 일단 던져두었습니다. 마비노기 제네레이션을 지금 3개 정도 동시에 하고 있는 듯..?;


6. 그렇지 않아도 자금부족에 시달리는데...(이쯤 되면 만성 자금부족)
라퀴진의 카페 오너 코스에 살짝 꽂혔습니다. 24주 과정, 1주일에 3시간(오후) 과정에 216만원이라는데, 이거 다닐만 할까요? =_=a 라퀴진은  음식 관련 책 낸 것으로 이름만 들어봤지 그 외의 정보는 거의 없거든요.
관련 코스는 Cafe owner course(링크)입니다.
발단은 간단합니다. 모처의 영국인과 대화하다가 마말레드 이야기가 나온거지요. 둘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쉬운 먹거리에 대한 화제를 많이 꺼내게 되는데 거기에 마말레드도 따라 나왔습니다. 패딩턴부터 시작해 구글에서 이런 저런 이미지를 찾아서 영국에서 보편적으로 먹는다는 기성품 마말레드에 대해서도 들었습니다. 그게 발단이 되어 올 여름 여행을 다녀온 다음 선물 교환을 했지요. 그리하여 집에 영국에서 날아온 마말레드가 한 병 들어왔습니다.



패딩턴 그림이 들어간 로버트슨(아마도)의 골든 슈레드 마말레드. 홍차 티백도 몇 개 받았습니다.+ㅠ+ 이건 G에게 줬을거예요.

그리고 그 며칠 뒤, 이 마말레드를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 신촌을 다녀왔습니다.(....) 그날 일정이 좀 복잡하긴 했는데, 여튼 신촌 김진환 제과점에 가서 식빵을 사왔습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오픈 시간에 가깝게 가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빵을 사올 수 있더군요.




거대한 식빵과 작은 마말레드. 옆에 있는 건 사과 한 조각~.




뚜껑을 열어보고 좀 당황했습니다. 껍질은 거의 안 보이고, 젤리에 가까운 모양새였거든요. 하기야 기성품인데..;




........
음.
선물로 준 사람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영국인의 미각에 대해 또 한 번 깨달았습니다. 오렌지 향이 아주 살풋나는, 펙틴 혹은 젤라틴을 듬뿍 넣은 젤리를 빵에 발라 먹고 있는 느낌이더군요. 의외로 G는 괜찮다면서 좋아하던걸요. 제 입에는 '차라리 유자청을 빵에 발라 먹겠다' 싶었으니 뭐..;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ㅠ-


왼쪽 접시는 이전에도 사진 찍어 올렸지만, 애플파이입니다. 처음엔 맛있게 잘 먹던 G는 도중에 GG를 치고 말더군요. 뒤로 가면 갈 수록 느끼하다나요. 하기야 홍옥처럼 사각사각 달달 새콤한 것이 아니라 조금 퍽퍽한 느낌입니다. 한국에서는 홍옥을 써서 사과파이를 만들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이전에 보니 마트에서 대략 1주일 정도만 놔두었다가 치우더랍니다. 그 시기가 아니면 살 수도 없어요. 작년에 봤을 때 사서 사과잼 만들어 둘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잼을 자주 먹는 집이 아니니 두면 냉장고에서 한세월을 머무릅니다.-ㅂ-;

 오른쪽 아래 괴식으로 보이는 무언가는 몇 번 블로그에 올라왔던 카레인데, 색이 저렇게 나왔습니다. 얼핏 봐서는 하야시라이스 같은 진~한 갈색인데 원래는 그냥 보통의 일본카레색입니다. 한국 카레처럼 노란색은 아니예요. 병아리콩과 잘게 썬 당근과 양파와 잘게 썬 셀러리가 들어갔지요.

사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오른쪽 상단의 잼병입니다. FIKA에서 사들고 온 월귤잼입니다.
월귤잼에 대한 로망(...)은 옛날 옛적에 생겼습니다. 집에 있었던 동서문화사의 메르헨 전집에는 스푼 아주머니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게 배경이 북구지요. 시도 때도 없이 꼬마 요정 크기로 줄어드는 스푼 아줌마는, 어느날 '팬케이크가 먹고 싶다'라는 투덜투덜아저씨의 요구에 월귤을 따러 갑니다. 팬케이크에는 월귤잼을 꼭 써야 한다나요. 하지만 월귤잼을 따러 가는 도중에 몸이 줄어듭니다. 어렵게 어렵게 월귤을 따서 집에 와서는 월귤잼을 만들고, 팬케이크를 산처럼 쌓아 올립니다.

한줄요약: 동화 때문에 월귤잼이 무슨 맛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하여 이번에 월귤잼을 사보았는데, 맛은 평범하고 무난합니다. 먹어보면 음, 잼. ... 진짜 그렇습니다. 잼맛입니다.; 그리 달진 않고, 비유하자면 살구잼보다 조금 덜달고 새콤하다고 해야하나요. 맛있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점이 있는데 저 씨앗이 꽤 큽니다. 블루베리도 그렇지만 저것도 씨앗이 잘 안 씹혀요. 딸기 씨앗이나 키위 씨앗은 톡톡 터지면서 씹히는데 저건 질깁니다. 그런 고로 먹다보면 월귤 씨앗이 불편하다고 투덜거리게 됩니다. 그래도 맛있다니까요.-ㅠ- 


한동안 빵에 발라먹을 잼이 부족할 일은 없겠네요. 딸기잼이 다 떨어져서 이제 뭘 발라 먹나 했더니 월귤잼이 생겼으니까요. 훗훗훗. 사준 G에게 감사를! 


1. 주말동안 신나게 FIKA에서의 먹부림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끝냈으니, 이제 한 동안은 가지 않아도 되겠다 싶어요. G는 피카의 먹거리보다는 북바인더스의 색연필에 더 반했습니다. 조만간 사러 가겠더군요.; 얼마나 사오려나. 저도 덕분에 지갑이 얇아졌습니다.;ㅂ;


2. 여튼 FIKA 방문 덕에 G에게서 퀘스트를 하나 받았습니다. 이달 중으로 끝내는 것도 가능하긴 할텐데, 빨리 해치워볼까요? -ㅁ-;


3. 잼이 1+1 행사를 하는 중이라 잽싸게 월귤잼 한 병(+한 병)을 샀습니다. 자아. 과연 맛은 어떠려나.


4. 이번 주가 7월 중에서는 가장 힘들 주간입니다. 잘 버틸 수 있어야 하는데.
.. 갑자기 외치고 싶어지는군요. "생존 전략!" (...)


5. 일단 결재는 내일 올리고. 오늘 올려야 하는 결재는 대강 마무리 지었으니 내일 것은 내일. 지금 해야하는 것은 금요일의 회의에 맞춘 프리젠테이션 준비.-ㅁ- 괜찮아요. 한 시간 반 정도쯤이야..^-T


6. 7월은 다얀의 생일이라 백천사(하쿠센샤)에서 내는 일러스트관련 잡지 『MOE』에서도 다얀 특집을 냅니다. 최근에 나오는 그릇들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다행이더군요. 취향이었다면 지금쯤 털렸을...; 그러고 보니 『101번째 아리스』에 등장하는 다얀의 이름도 와치필드의 다얀에서 따온 거라 합니다.-ㅂ- 이중 (지름) 펌프질이네요.
여튼 이번호 『MOE』를 보고 다얀에 대한 모에심이 깊어져서 아직 다 구입하지 못한 다얀의 이야기들도 모으기로 결심했습니다. 2011년 하반기의 교보 플래티넘 자격 유지는 다얀이 해주겠네요.^-T 그런고로 조만간 구입해야하는 다얀 목록이 올라갑니다.(자, 프님, 긴장하시라능!)
앞서도 몇 번 이야기 했지만 이번 여행 때 마침 이케부쿠로 토부백화점에서 훗카이도 특산물전을 했습니다. 정보를 입수하고는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배치도를 확인하고, 나오는 가게 목록을 뽑아서 먼저 챙길 곳만 정보를 뽑았습니다. 제게 있어 가장 먼저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곳은 아리스팜(http://www.arisfarm.com/)입니다. 아주 옛날 옛적 이글루에서 놀 때 알게 된 곳이고, 제게 자급자족의 낭만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보여준 곳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이라도 직장 접고 훗카이도 날아가서 거기서 생활하고 싶은 생각이 20% 정도는 있습니다. 없진 않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그러기엔 제가 너무 늙었습니다. 몸이 늙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늙은 것이 문제지요.ㅠ_ㅠ

아리스팜의 운영자(인지 어떤지, 지금 상황은 정확히 모릅니다)인 후지카도 히로시씨에 대해서는 대학교 때 알았습니다. 1990년에 나온 책, 「땅의 노래 바람의 꿈」(디자인하우스)을 읽고 처음 접했지요. 제가 이 책을 구할 당시에도 상당히 오래된 책이라, 지금은 없는 종로서적에서 한 권 있는 것을 구입했다고 기억합니다. 그 때 처음 아리스팜에 대해 알았고 그 다음에 이 농장의 이름을 들은 것은 엉뚱하게도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이었습니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에서 자신의 책 보관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서재의 책상을 언급하면서 아리스팜의 책상이 튼튼하더라는 말을 했지요. 읽으면서 '여기서 아리스팜 이름을 듣는구나'라며 웃었습니다.

그 뒤에 아리스팜의 이야기를 들은 것은 쿠켄에서였습니다. 몇 년 전, 박현신씨가 쓴 칼럼에 훗카이도의 블루베리 농장이 소개되었지요. 호텔도 겸하고 있다는 곳이 바로 아리스팜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오늘도 훗카이도 단독여행 때 그 호텔에 가서 머물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마냥 꿈만은 아니겠지요. 언젠가는 꼭 갈겁니다.+ㅅ+
(10년 계획에 추가할 항목이....;;;..)


구구절절 말이 길었는데 그런 이유에서 아리스팜의 잼을 사왔습니다. 한국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카시스잼을 사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먹어보고 나니 잘했다 싶습니다. 블루베리는 달달한 것이 제게는 새콤한 맛이 강한 카시스가 좋습니다. 기왕 먹을 것, 맛있게 먹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프렌치 토스트를 구웠습니다.




프렌치 토스트는 달걀물에 하룻밤 재우는 것이 맛있다고 하니 시도를 했는데 이게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달걀물을 만들어 그냥 접시에 두고 랩으로 덮으면 냉장고 냄새가 밸 것 같아서 일부러 락앤락에 식빵을 넣고 거기에 달걀물을 넣었습니다. 파리바게트 헬로키티 식빵을 사서 크기가 작았으니 가능했지요. 하지만 락앤락에 너무 딱 맞아서 달걀물이 제대로 안 배었더랍니다. 아랫부분은 푹 젖었는데 식빵 두 장이 맞닿은 안 쪽은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위에 놓인 식빵은 상대적으로 덜 배었습니다. 우유가 부족했나 싶기도 하더군요. 달걀과 동 부피, 혹은 그 두 배 정도는 넣었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배가 고플 때 구워서 한참 구워야 하는 것을 에라 모르겠다, 조금 덜 익는 걸 먹으면 어때란 심정으로 빨리 꺼냈습니다. 그렇게 굽고 나니 아래에 있던 식빵은 촉촉하게 달걀물이 배인데다 반숙 같이 부들부들하고 사르르 녹더랍니다. 그리고 위에 있던 식빵은 아직 결이 살아 찢어 먹는 맛이 있고요. 아우. 한 번에 두 종류의 프렌치 토스트를 맛본 느낌입니다. 메이플 시럽이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엊그제도 코스트코 가서 살까하고 들여다보다가 1.8리터에 41000원도 넘게 하는 걸 보고는 눈물을 삼켰습니다. 환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메이플 시럽 가격은 떨어지질 않는군요.

그래서 메이플 시럽 대신 카시스잼을 놓고 먹었습니다. 애초에 프렌치 토스트를 구운 목적의 절반도 리뷰였지요. 나머지 반은 프렌치 토스트가 먹고 싶었다는 것.



직접 만든 잼. Home made가 아니라 Kitchen made라는게 독특합니다. 집에서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농장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적은걸까요. 종이는 고무줄로 고정했습니다.



병에도 카시스라고 찍혀 있군요. 여러 종류의 잼을 사도 헷갈릴 일은 없겠습니다. 그 병에 다른 것을 담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카시스를 검색하면 까막까치밥이라고 나오는데 어떤 열매를 말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까막까치밥이라면 신이현의 「알자스」에도 나오는데 굉장히 신 열매라는군요.



집에서 만든 잼의 느낌이지만 마구 으깨지는 않았습다. 과육이 살아 있는 것을 보니 그냥 끓이기만 했나봅니다.
달지도 않으니 설탕도 덜 들어갔을테고 그러니 가능한 빨리 먹어야지요.-ㅠ-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 먹고 나서 나머지는 다 맛있게 잘 구워서 잼 발라 먹었더랍니다. 후후후~.

그 언젠가, 1만원을 채우기 위해 고심하다가 유기농 딸기잼을 구입했습니다. 파리바게트에서 파는 잼 중에서는 가장 비쌉니다. 기억이 맞다면 7천원.


이거 완전 수입이더라고요. 가격상 한국산이 있을 것 같진 않았지만 뭐. 그날 같이 구입한 것은 우리쌀식빵인가, 하여간 덩어리로 파는 식빵입니다. 요즘은 잘라놓은 식빵보다 손으로 찢어 먹는 식빵이 더 좋아요.
아래 보이는 것은 잼칼입니다.



슈퍼 등에서 판매하는 잼은 아주 오랜만에 사보았는데 그럭저럭 합격권입니다. 제 입맛에는 굉장히 많이 달지만 그래도 설탕 맛만 나지는 않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잼은 식빵을 뜯어내서 거기에 듬뿍 올려 먹는 것이 최고입니다. 식빵에도 그렇지요. 발라먹는 것보다는 올려 먹는 쪽이 더 맛있습니다.-ㅠ-




이 사진은 그 며칠 뒤, G가 파리크라상에서 먹어보고는 맛있다 하여 다시 구입한 푸딩입니다. 개당 3500원이니 P5보다는 조금 비싼가요? 마지막으로 갔을 때-5월 초-개당 3천원 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푸딩병은 이쪽이 조금 더 귀엽습니다. 포장이라고 하면 냉매를 담아 은박 포장지에 싸줍니다.



왼쪽이 딸기, 오른쪽은 로열푸딩이었을겁니다
앞의 하얀 부분에다 메시지를 적어서 선물로 주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근데 정작 맛은 미묘합니다. 바닐라빈도 톡톡 터지고 커스터드 푸딩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저는 P5의 푸딩이 더 좋습니다. 쌉쌀한 캐러멜 소스와 진한 커스터드, 그리고 그 위의 조금 가벼운 푸딩 부분이 어울리는 느낌이 좋거든요. P5의 푸딩은 세 층 모두 진한 맛이지만 함께 먹으면 그것도 환상인데, 이쪽은 맛이 약하다고 해야하나, 그런 강한 자기 주장이 없습니다. 가까우니 푸딩이 생각나면 가끔 먹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푸딩이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안드니까요.
딸기맛은 더 에러인게 위의 딸기 부분은 젤리입니다. 젤라틴으로 굳힌 모양인데 역시 아래의 푸딩층과 따로놉니다. 같이 먹으면 이도저도 아닌 맛이 되네요.

엊그제 갔을 때 자몽 푸딩이 있던데 딸기푸딩처럼 위에 자몽젤리가 올라가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손이 가진 않네요. 전 푸딩은 바닐라 커스터드 푸딩이 제일 좋습니다.>ㅆ<
잼은 보통 1년에 한 번 정도, 재료가 있고 내킬 때 만듭니다. 딸기잼(이라기엔 딸기 절임에 가까운)도 그랬고 사과잼도 그랬지요. 작년에는 만든 기억이 없으니 1년에 한 번도 안될지 모릅니다. 사실 예정대로였다면 작년 늦가을에 만들 잼이 있었는데 재료 수급 시기를 놓쳐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렇군요. 모 재료를 엊그제 보고 이걸로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잊지말고 사다놓아야겠습니다. 언제 만들지는 미정.-ㅂ-; 왠지 그건 와플을 구워서 먹어야 할 것 같아 말입니다.


지난 글에도 올렸던 복분자잼은 작년 여름 끝무렵에 부모님이 사다가 얼려두신 것을 꺼내 만들었습니다. 그런 것이 냉동실에 들어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엊그제 냉동실에 아이스크림을 숨겨두려다가(...) 알 수 없는 비닐봉지 뭉치를 보고는 얼린 복분자가 집에 잔뜩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당시 주스 만들어 먹겠다고 한 번에 먹을 분량씩 나누어 담았지요.'ㅂ'



왼쪽은 흑설탕, 오른쪽은 냉장고에 두어 녹인 복분자 뭉치입니다.




중량은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하하하; 그저 설탕을 50-60% 가량 계량하여 넣었다는 것만 기억납니다. 복분자 위에 설탕을 뿌리고는 실온에 잠시 놔둡니다. 아직 날이 덥지 않으니 밖에 잠깐 놔둔다고 해서 상하거나 하진 않겠지요. 하지만 여름이라면 발효되어 술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합시다.



설탕을 뿌려 놔두면 복분자에서 즙이 나와 설탕을 녹입니다. 설탕과 한 덩어리가 된 복분자를 싹싹 긁어 냄비에 넣고 약한 불에 올립니다. 어차피 저만 먹을 것이니 적당히 만들어도 괜찮아요.(...)



딸기라면 끓이다가 색이 빠지고 다시 돌아오는 것이 보일텐데 이건 훨씬 붉은 색이니 도통 알 수가 없군요. 그저 시럽이 적당히 졸아들었을 때 불에서 내렸습니다. 과육은 어느 정도 남아 있어도 상관 없겠다 생각했습니다.



잼을 담을 통은 뜨거운 물로 소독을 해서 말려둡니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양도 적은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더군요.



담으니 이것 박에 안됩니다. 만든지 일주일이 되지 않았지만 이제 한 번 먹을 분량만 남았을 따름. 금방 먹게 되더군요. 게다가 저 혼자 먹고 있는 잼이라...(먼산)



만드는 도중에야 깨달았던 사실. 제목 그대로 복분자로 잼을 만들 때의 주의점입니다. 씨말입니다. 딸기는 씨를 그냥 씹어 먹기 때문에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복분자의 씨는 굉장히 단단합니다. 포도씨보다는 작지만 더 단단하고 부서지지 않는 타입이라 먹다보면 씹는데 열중해서 맛이 느껴지지 않을 지경입니다. 주스 만들 때도 일부러 씨를 걸러 만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하도 오래 전 일이고 어머니가 만드신거라 저는 전혀 손대지 않았기 때문에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집에서 만든 요거트에 넣어서 저 혼자 먹고 있습니다. 먹을 사람이 저 밖에 없는 거죠.; 씨가 씹히는 것을 제외하면 맛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설탕을 적게 넣어서 제 입맛에는 딱입니다.>ㅠ<



만드는 도중 거품을 조금 걷어냈습니다. 거품도 검은색이라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약간은 걷어냈지요. 그걸 유리컵에 담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복분자 우유를 만들기 위해! 하지만 색이 조금 많이 괴이합니다.ㄱ-
이 컵을 들고 G랑 어머니께 맛보겠냐고 제의했다가 (과장 포함해서;) 차디찬 외면을 받았습니다. 훗.



잼을 만들었던 냄비에도 우유를 부어보았는데 저런 연보라색 우유가 됩니다. 저지방 우유라 색이 약간 투명하다고 해야하나, 묽게 느껴지긴 하는데 그래도 꽤 괜찮았습니다. 색이 문제일뿐 맛은 좋더라고요. 하지만 가장 맛있는 것은 복분자 잼을 넣은 요거트! 새콤달콤하니 맛있습니다.-ㅠ- 역시 색이 보라색이라 문제이긴 하지만...;



복분자가 통째로 들어가면 씹는 맛이 있어 좋긴 한데 씨가 걸리니 다음에는 씨를 걸러내고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번거롭지만 씨만 하나하나 다 발라볼까도 생각하고 있고요. 스트레스 지수가 요즘 상승하고 있어서 이렇게 만들어보고 싶은게 늘어만 갑니다. 식이조절 중인데 이래도 되나 싶지만..; 주말에 시간이 나면 또 해봐야지요~.
최근의 포스팅법은 예전과는 좀 다릅니다. 주중에 찍은 사진은 주말에 모아서 한 번에 편집하며, 편집이 완료된 사진은 블로그에 제목을 달고 사진만 올려 놓고 비공개로 저장합니다. 그리고는 그 중 내키는 대로 선택해 하나하나 내용을 채워가며 올리지요. 이렇게 하니 사진을 따로 들고 다닐 필요도 없고 어떤 글을 쓰려고 했는지 까맣게 잊어 글이 늦어지는 일도 덜합니다. 사진이 들어간 글들은 그런 고로 빠른 포스팅이 가능하지만, 그런 것이 없는 책관련 글들은 늦어집니다. 그리고 건너뛰는 경우도 많고요. 주말동안에 읽은 책이 세 권이고 그 전에 읽은 책도 한 권 있다는 것이 뒤늦게 떠오른데다, AQUA와 ARIA 리뷰도 쓰지 않았다는 것도 이제야 기억났습니다. 언제쯤 책 리뷰를 제대로 올릴 수 있을까요.


하여간 지난주에 B에게 선물로 받은 유기농 흑설탕 딸기잼입니다. 딸기 2kg에 설탕은 800g 가량 들어갔다고 기억합니다. 제가 만들면 설탕 비율이 이보다 더 줄어들겠지만 저장성을 생각하면 이정도는 넣어야합니다. 적게 들어가면 냉장고안에서 딸기술이 만들어집니다. 냉장고 7월은 딸기잼이 익어가는 시절~ 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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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시장에서 판매하는 작은 유리병 하나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크기는 P5의 푸딩병 사이즈와 동일합니다.'ㅂ' 아마 120ml 쯤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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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에 바르면 이런 느낌입니다. 왼쪽의 붉은색은 집에서 가져온 딸기잼, 오른쪽이 B가 만든 딸기잼입니다. 과육을 으깨지 않았기 때문에 덩어리가 져 있습니다. 거기에 흑설탕이 들어가서 색도 굉장히 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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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
제 입에는 좀 달고, 좀 뻑뻑했(많이 굳었)지만 그래도 맛있습니다. 딸기잼은 역시 식빵에 발라먹어야 제맛이예요!


小川聖子, <コンフィチュ-ルレシピ 125>, グラフ社, 2007

엊그제 교보문고에서 훑어 보고는 살지 말지 한참 고민하다가 집을 수 밖에 없었던 책입니다. Confiture(콩피튀르)라고 하면 프랑스어로 잼입니다. 그냥 잼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구입하려고 고민하던 것은 여기 실린 마말레드 레시피에 홀딱 반했기 때문입니다. 과일 종류는 한정되어 있지만 과일의 품종별로 하나씩 다 잼을 만들어가며 비교를 해두었더군요. 사과도 홍옥, 부사, 츠가루, 그리고 이름도 어려운 여러 사과들로 조금씩 방법을 바꿔가며 만듭니다. 오렌지나 귤도 마찬가지고요. 아아. 집에 있는 포도잼과 딸기잼을 떠올리면 손대면 안되는 상황인데...; 그래도 마말레드는 꼭 만들어보렵니다.;ㅅ;

올해도 딸기 프리저브를 만들었습니다. 대강 만들어서 루비빛 딸기시럽을 짰던 재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책을 참고해가며 본격적인(?) 딸기 프리저브를 만든겁니다.

설탕을 사용한 과일의 저장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잼일겁니다. 과일 분량과 동일하게 설탕을 넣고 과육을 으깨는 방법으로 만들지요. 이와는 좀 다르게 과일의 형태를 살려서 만드는 것이 프리저브입니다. 프리저브에 대한 이야기는 대학교 1학년-98년 경에 들었지만 실제 제작한 것은 대학 졸업한 뒤였고, 제대로 된 제작은 올해가 처음이라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아, 그러고 보면 지난번에 제작한 홍옥잼도 프리저브에 가깝습니다. 과육을 으깨기는 했지만 완전히 으깬 것이 아니고 형태를 남겼으니까요. 프리저브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어느 정도 형태를 살리는지가 다를겁니다. 30% 가량만 통과육으로 둔다는 사람부터 30%만 으깬다는 사람, 전혀 으깨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으니 말입니다.

저는 홍옥잼 만들 당시 참고했던 잼책에 나온 대로 과육을 100% 살려서 만들었습니다.

먼저 재료 계량을 해야겠지요.

딸기는 씻어서 꼭지를 딴 뒤 크기가 크면 여러 조각으로 나눠둡니다. 기왕이면 작은 딸기를 써서 통채로 모양을 살리는 것이 예쁘겠지요. 설탕도 준비합니다. 설탕을 뿌리기 전, 계량을 0으로 초기화한 사진입니다. 사용한 사진은 브라질산 유기농 흑설탕입니다. 보통 흑설탕은 굵은 결정 입자로 나와서 그런지 이쪽은 그걸 그대로 갈아낸 것처럼, 가는 설탕입니다. 슈거파우더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중에서 파는 설탕보다는 곱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잘녹더군요.


완성된 잼의 모습입니다.
흑설탕을 써서 색이 굉장히 진하지요. 작은 병 3개는 어제 친구들에게 돌렸고 통에 담긴 것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집에 남은 딸기(냉동고에 들어가 있습니다)들을 써서 한 차례 더 만들 생각입니다.
참! 딸기와 설탕 비율은 원래 손질한 딸기 300g 당 설탕 150g입니다. 이렇게 하면 약 280ml가 나온다고 하는군요. 저는 700g에 287g(집에 설탕이 조금 밖에 안남아서;)으로 맞췄습니다. 2:1이 안되지만 이정도 달기만해도 제게는 충분합니다. 흑설탕이 동량의 설탕보다는 덜 달다고 하는데 그걸 감안하면 2:1로 해도 충분히 달겁니다.

그럼 걷어낸 거품의 용도를 보겠습니다.
책에도 언급되어 있더군요. 모양을 위해 거품을 걷어내지만 거품이 실제로는 굉장히 맛있답니다. 따로 모아두었다가 준비한 우유에 듬뿍 붓습니다.

아아. 색도 예쁩니다!

그리고 맛도 아리따웠습니다.
많이 달지 않으면서도 새콤한 딸기 맛이 그만이군요. 원래 프리저브로 만들려고 했던 것도 딸기 우유를 위한 시럽 제조가 목표였던 것이고요. 후훗. 그리고 이 프리저브는 어제 딸기 주코토용 딸기 무스를 만들 때도 들어갔습니다. 생크림 반 컵(120ml 가량)을 휘핑해서 딸기 프리저브 2큰술 가량을 섞으면 좋습니다. 기왕이면 딸기를 듬뿍 넣는 것이 맛있고요.

자아. 슬슬 졸릴 시간입니다. 카페라떼 한 잔 만들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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