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정신을 넘어선 장잉정신..... 그리고 한 줄로 요약하면 "德中之德洋德也".

제가 본 곳은 http://kimtekeng.egloos.com/3116365 여기고,  반드시 사진을 보고 오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나서 영상을 보세요.ㄱ-;


어쩌다가 이 책을 찾았는지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아마 교보문고의 새로나온 책을 보다가 고른 것 같습니다. 일본의 어느 자그마한 가게의 이야기라 했거든요. 그래서 검색했다가 도서관에 있는 걸 확인했고, 엊그제 도서관에 간 김에 찾아 들고 왔습니다.

책이 작기도 하지만 읽기 쉬운 문체에 술술 넘어가는 내용입니다. 중간 중간 글자 색을 달리 하고 굵게 하여 강조한 부분이 있는데 이게 원서도 그런지, 번역자가 강조한 부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주옥같은 글이긴 하나 한국에서도 통용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작지만 튼튼한 가게는 한국에서는 많지 않거든요. 거기에 소품종 다량 생산으로 1년에 4억엔을 번다하니, 한국에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소품종까지는 가능하나 그렇게 많은 수익은 못 낼 것 같거든요.

일단 내용부터 소개하고 자세히 적어보지요.

도쿄 서쪽, 키치조지에는 오자사라는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파는 메뉴는 딱 두 종류. 모나카와 양갱만 만들어 팝니다. 크기가 1평 남짓한 가게에서는 판매를 주로 하고, 따로 공장이 있어 거기에서 과자를 만듭니다. 글쓴이이자 주인공인 할머니 이나가키 아츠코씨는 열 아홉-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바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노점이었답니다. 그것도 상시노점이 아니라, 시의 땅을 빌려 썼던 것이라 장사 시작하기 전에 기둥을 세우고 하여 노점을 조립하고, 장사가 끝나면 노점을 해체해야했답니다. 그 때는 집에서 만든 팥경단(당고)을 팔았다네요.
친가 외가 합하여 총 16명의 끼니가 그 장사에 달려 있었답니다. 맏딸로 아래로는 나이 차이 꽤 나는 동생들이 네 다섯 있고, 아버지의 사촌이나, 세살 차이 나는 숙부나, 모두 같이 살고 있었다네요. 하기야 그 때는 패전 직후였으니까요. 어디든 다 피폐했겠지요.
(그러니 그 때 한 번 뒤집어서 일본 정계 판도를 바꿨어야했어.-_- 히로히토를 그대로 놔둔 것이...)
숙부와 아버지가 만든 경단을 자전거에 싣고 와서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작은 공간에서 팔고, 그걸 3년 동안 하니 작은 점포를 얻을 수 있는 자금이 생겼답니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이 운영하던 점포를 협상하여 시세보다 높게 주고, 생활비까지 몇 년 간 대준다고 약조하여 얻은 것이 지금의 오자사 자리랍니다.
원래 아버지는 캐러멜 등을 만드는 가게를 운영했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캐러멜을 만들어 파는 건 고급형 가게들이었지만 그 때는 조금 달랐던 모양입니다. 여러 과자 회사에서 캐러멜을 만들면서 그런 작은 점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그래서 업종 변경한 것이 경단집이었다네요. 그에 대한 언급은 아주 상세하지는 않아서 아마 다른 이유도 있었을거란 생각은 듭니다.

오자사를 만들면서 경단은 메뉴에서 빼고, 양갱과 모나카를 만듭니다. 그것도 양갱은 상상하기 어려운 맛을 내는 모양입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하고, 찰지고, 입에서 사르르 녹고. 그게 어떻게 한 양갱에서 동시에 나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양갱은 먹기 어렵겠지요. 하루에 딱 150개만 생산할 수 있는데 한 사람 당 5개까지 살 수 있고, 그걸 살려면 번호표를 받아야합니다. 아침에 딱 50장을 배부한다네요. 그러니 새벽같이 일어나 가게 앞에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아야 그 양갱을 먹을 수 있는 겁니다.(먼산) 아니, 키치죠지라면 그 민치가스가 먼저 떠오르는데, 거기도 줄 엄청나게 서잖아요? 하지만 오자사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허허허; 줄을 서려면 이정도는 서야하는군요. 아니, 코미케도 이정도는 아닐 것 같아.;;

처음 양갱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하루에 150개 만들고 개당 가격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그걸로 어떻게 4억엔의 수익이 나나 했습니다. 머릿속에서 대강 계산해도 수가 안 맞더군요. 그렇게 생각했더니 양갱은 고품질 소량생산의 대표주자(?)로 소개한 것이고 주력 메뉴는 오히려 모나카인가 봅니다. 요즘엔 아예 인터넷으로도 주문을 받는다는데(링크) 주문 형식은 아주 간단하네요. 다음에 주문해볼까 싶기도 한데 끄응..;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읽어보시는 걸 권합니다. 할머니의 고생담이 담담하게 그려졌는데, 참 대단한 분입니다. 열 아홉에 장사를 시작해서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 힘든 양갱 만드는 일에도 도전했으니까요. 양갱은 집에서도 몇 번 만들어 본 적 있는데 오자사의 양갱과는 비교도 안되겠지요.;


제목에다 '하지만'이라는 걸 덧붙인 건 아무리 좋은 재료라 해도 저 썩을 동전 때문에(버럭버럭버럭!) 보면서도 걱정이 되더랍니다. 토카치든 어디든 이미 홋카이도의 팥도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잖아요. 지하수도 깊은 곳에서 직접 뽑아서 쓴다지만 걱정됩니다. 하아. 그래도 한 번쯤 먹어보고 싶은 양갱과 모나카네요. 양갱은 무리라해도 모나카는 일본 여행 가면 한 번 주문해볼까 합니다. 가능할라나.-ㅁ-;


아, 그래서 최종 결론.

티이타님, 빙고님, 첫비행님 .. 아니, 그 외에 다른 분들도 읽으시면 아마 제대로 낚이실 겁니다. 빙고님이나 첫비행님은 '양갱이랑 모나카가 먹고 싶어! 아니, 일본 여행 가고 싶어!'라고 부르짖으실테고 아이쭈님이나 티이타님은 아마도 꿩대신 닭이라고 한국에서 맛있는 양갱이나 모나카를 파는 곳이 어디 있나 검색하실 것 같습니다.
예상이라, 어디까지 맞을지는 모르겠네요. 후훗.


이나가키 아츠코. 『1평의 기적』, 양영철 옮김. 서돌, 2012, 14000원.

해팥이라 표기해서 틀린 것 아닌가 싶어 찾아보니 해팥, 햇팥 둘다 쓰는 모양입니다. 근데 전 사이시옷 들어가는 쪽이 익숙해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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