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글 안 쓰고 사진만 적당히 저장해두었더니 비축분이 떨어졌습니다.-ㅁ-; 부지런히 써서 이번 연휴 동안에 다 올리는 것이 목표이니 오늘부터 사흘간은 글이 폭주할거예요.;;

카페 인디펜던스를 갔다가 다음에 찾아간 곳은 아브릴이라는 털실집이었습니다. 사실 '찾아간'이 아니라 '가려고 한'이라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입니다. 왜냐면, 헤맸거든요. G가 가고 싶어한 곳이라 알아서 챙겨두라고하고 지도를 넘겨줬는데, 이 아해, 제가 네비게이션인줄 알고 확인도 안하고 있다가 짧은 한자실력으로 보더니 저~기 저~ 위에 있다는 겁니다. 한참을 헤매다가 제가 지도를 받아 들고 확인했는데 큰 길 위쪽이 아니라 아래쪽이더군요. 두 블럭 위에서 헤매고 있었습니다. 30여 분을 헤매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이쯤이겠다 싶은 곳을 찾았는데 눈 앞에 요지야 카페가 보입니다. 그래서 덥석 들어갔지요.

덥석 들어갔다고 적긴 했는데 요지야 카페 산조점에 간 건 앞서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 파르페를 좋아하는 G. 이번 여행 때 교토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파르페를 먹지 못했다고 투덜거림. 하지만 겨울이라며 춥다고 하지 않았나? 기온츠지리도, 기온코이시도 가기 싫다며?;

2. 아침에 은각사에서 철학의 길로 걸어 내려 오다가-하도 오래 글을 쓰는 바람에 저도 잊고 있었지만 이날은 은각사>도지>기온>산조의 순으로 이동했습니다-요지야 카페에 가려고 했는데, 카페가 3월인가까지 공사랍니다.-_-; 혹시라도 요지야 카페 철학의 길 점을 가실 분은 참고하세요. 하여간 그런 이유로 요지야 카페를 가지 못했습니다.

3. 점심을 먹고 움직였다고는 하나, 모르는 길에서 가게를 찾는다고 헤매다 보면 기운이 빠집니다. 단 것으로 기력 보충할 필요가 있었지요.

위치는 아래의 구글 맵을 참고하세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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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확대해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카페 인디펜던스 바로 근처입니다.-_-;




요지야 카페를 발견하고 들어가자는 도중, 그 건너편에 있는 가게를 하나 발견합니다. 요지야 카페 창가쪽에서 찍은 이 사진 오른쪽으로 보이는 가게인데 과자를 팔더군요. 수제쿠키라는데 지나가다가 눈이 휙 돌아갔습니다. 쿠키 하나하나가 손바닥만해서 언뜻 봐도 군침이 돕니다. 어쩔까 하다가 들어갔다가 G가 애플파이랑 쿠키를 충동구매했지요. 느낌은 한남동 쪽에 있는 수제쿠키집 같은데 직접 구운 쿠키와 타르트, 케이크를 팝니다. 눈이 휙 돌아가는 건 족히 2리터는 되어 보이는 커다란 유리병에 쿠키가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전시가 사람의 눈을 휘어 잡는거죠.^^;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파르페 두 개와 말차라떼를 한 잔 시킵니다. 요지야 카페 철학의 길 지점에서는 말차 카푸치노를 시키면 그 유명한 얼굴 모습을 재현해주는데 여긴 라떼만 있습니다. 아쉽긴 해도 지난번의 카푸치노도 맛있게 마셨으니 이번에도 주문합니다. 단맛과 쌉쌀한 맛의 비율이 제 입엔 이정도가 딱 좋습니다.




나중에 집에서도 재현해보고 싶은 이 비율..-ㅠ-
뒤에 보이는 초콜릿은 서비스로 나온 유자 초콜릿입니다. G는 한 입 베어 물더니 그대로 얼굴을 찡그리더군요. 유자향이 담뿍 나는 초콜릿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저야 별 생각 없이 먹었지만 직접 사서 먹을 거냐 물으신다면 고개를 저을 겁니다. 선물용으로는 재미있겠더군요.




사진이 어둡게 찍혔네요. 하나는 和파르페고 하나는 말차파르페였던가요.'ㅂ'




맛이야 생각하는 그대로의 맛입니다.
크림은 설탕을 넣지 않고 휘저은 생크림. 그 아래 적절한 달기의 단팥, 녹차 아이스크림, 단맛이 나지 않는-쓴 맛 그대로의 말차젤리, 단밤과 흰 경단(白玉: 시로타마).




비슷하지만 이쪽은 콩가루(きなこ) 아이스크림에 젤리는 호지차(ほうじ茶: 일본에서 많이 마시는 반 발효차의 하나) 젤리입니다.



가격이 700엔이던가요. 그 즈음 합니다. 체인점 느낌이라 별 부담없이 들어가 가볍게 일본 디저트를 즐기고 나올 수 있고요.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하네다 공항점에 있는 고사리떡 파르페입니다. 하지만 교토쪽에는 이게 없는 모양이군요. 나중에 하네다 공항에 가면 꼭 다시 먹어보리라 생각하지만 언제쯤 갈 수 있을까요.-ㅠ-

요지야 카페도 클리어 했으니 다음엔 어떤 카페에 가서 맛있는 파르페를 먹을까요~. 맛있는 집을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덧붙임. 영수증을 찾아보니 말차밀크가 580엔, 和파르페가 550엔, 말차 파르페가 600엔입니다. 말차밀크가 은근히 비싸군요...;
야사카 신사 앞에서 내려 이모저모 구경하며 죽 걸어내려왔습니다. 기온에 갔던 것은 기온 츠지리에서 말차를 사려고 했던 것이고, 무사히 구입했습니다. 어떤 말차인지는 다음에 올리지요.
점심을 뭘로 먹을까 고민했는데 『교토 카페 시간 2011』에서 가장 맛있게 보였다는 카페 인디펜던트를 가보고 싶다는군요. 하지만 책은 숙소에 있고, 위치를 모릅니다. 그러니 다시 EGG가 활약할 시간이지요.

이모저모 뒤져서 찾아보니 시조와 산조 사이 어드메 골목에 있는데 자세한 위치는 아래 지도를 참고하세요. 저도 찾아가면소 조금 많이 헤맸습니다.; 찾고 보니 그리 어렵지는 않더군요. 요지야 카페 산조점도 이 근처에 있습니다. 독특하게 생긴 건물 지하에 카페가 있는데, 맞은편에는 툴리스가 자리잡고 있으니, 툴리스를 찾는 것이 편할지도 모릅니다.

여튼 쉽게 찾으려면 카페 인디펜던트가 있는 '길' 이름을 알아서 찾아가는 것이 좋아요.-ㅁ-





건물은 대강 이런 모습 ... 이라지만 입구만 찍었네요.;




다른 용도로 쓰던 건물을 개조한 것이라던가요. 학교라던가, 아니면 그 비슷한 용도의 건물인데 들어가보면 그런 공공기관의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런치메뉴인 파스타를 노리고 갔는데 파스타는 다 떨어졌답니다. 고민을 하다가 그날의 메뉴와 고기가 들어간 비빔밥 비슷한 메뉴를 시켰습니다. 메모한 것을 보니 제가 먹은 메뉴만 적어놓고 G가 먹은 것은 전혀 안 적었네요. 이런..;

반지하는 아니고, 천장이 높은 편이라 벽 윗부분에 창이 나 있고, 거기에 여러 식물을 키우더군요. 음, 지하에 있는 홍대 클럽 분위기보다는 조금 발랄하다고 해야하나. 벽이나 바닥에 가능한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테이블은 나무탁자로 6-8인석입니다. 두 명이서 가서 6인석을 차지하고 앉기가 조금 미안했지만 점심시간이 꽤 지난 시점이라(1시 반) 손님이 많지 않았습니다. 손님이 많을 때는 자연스레 합석해야할테고요.




런치메뉴에는 수프가 딸려 나옵니다. 양파수프인데 상당히 짭니다. 뜨거운 국물이 땡기니 홀짝홀짝 마시긴 했지만 소금이 듬뿍 들어간 양파수프 맛이네요.




이게 G의 메뉴. 미소(일본식 된장)가 들어간 고기 뭐시기였는데 반숙 달걀의 자태가 너무 아리따워서 찍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빔밥 같은 음식이더라고요. 파도 듬뿍 들어있으니 S는 난색을 표할 메뉴인데 이것도 좀 간간하긴 합니다. 대체적으로 간이 세다는 느낌이예요. 하지만 달걀만 봐도...-ㅠ- 만드는 방법은 대강 알았으니 나중에 시도해봐야지요.




이게 오늘의 한 접시 메뉴입니다. 닭고기와 무를 함께 조리고 거기에 상추가 들어간 샐러드, 가지호박(아마도) 조림을 담았습니다. 닭고기에 뿌려진 가루가 전혀 안 맵게 보여서 뭔가 했더니 파프리카 가루인가봅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맛있게 먹었지만 앞서 적었던 것처럼 대체적으로 간이 셉니다. 배가 어느 정도 찬 뒤에는 음식이 식을 즈음이라 짠맛이 더 강하게 느껴졌고요.-ㅁ-; 맛있으니 괜찮지만 음...; 다음에도 방문할 거냐 물으면 망설일겁니다. 하기야 교토의 맛집은 많고 아직 가봐야 할 곳도 잔뜩 있으니 한 번 간 곳을 그 다음에도 가려면 더 자주 가야겠지요.(...)
파스타가 궁금해서 다음에 한 번쯤 더 가지 않을까 싶지만 혼자서는 가기 미묘하지요. 지하층이라 아늑한 분위기가 나지만 해를 좋아하는 저는 오래 못 있을겁니다.^^;
이야기의 발단은 G입니다.
이전에 G의 지인이 간사이 여행을 다녀오면서 선물로 양갱을 사다준 적이 있거든요. 검은깨양갱이었는데 달달하니 맛있어서 차와 함께 잘 먹었습니다. 그랬는데, 정작 선물을 사온 본인은 이 양갱을 입에 대보지도 못했답니다. 아마 자기몫 없이 선물로만 돌려서 그랬나봅니다. 그래서 이번에 G가 여행간다는 이야기를 듣자 그 양갱이야기를 꺼냈답니다. 백화점 지하매장에서도 찾을 수 있을거라 했으니 찾아보기로 하고 도착한 날 이세탄 지하매장을 뒤졌습니다.
...
다른 곳에서 부탁받은 말차쿠크다스(...)는 있는데 이 양갱은 안보이네요. 포장이 독특해서 헷갈릴 일도 없는데 말입니다. 돌아봐도 안보이니 그 다음에는 시조 다카시마야를 간 김에 들러보았습니다. 여기도 없네요. 버럭 화를 내려던 찰나, G가 마지막 남은 하나를 들고 왔다며 양갱을 슬며시 꺼냅니다. 뒷면을 보니 판매처 이름과 함께 주소가 적혀 있는데 시조(四条)래요. 헐. 바로 이 근처네요. 일단 검색은 해보자며 EGG를 꺼내 켜고 아이폰으로 검색해보았습니다. 위치가 어디있는지 지도를 보니 대강 감이 잡힙니다. 기온에서 시조 가와라마치로 넘어올 때, 오리강을 건너 바로 있더군요. 그리하여 홀랑 방문했더랍니다. 저야 다카시마야 앞에서 출발했으니 동쪽으로 죽 걸어가면 되더군요.

물론 목적은 양갱만이 아니었습니다. 『교토 카페시간 2011』을 보니 2층에 카페도 있어 G가 먹어보고 싶어했던 일본 전통 디저트도 팔고 있더군요. 아예 그 김에 가자 싶어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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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상점, 2층은 카페입니다. 1층에서 다양한 맛의 양갱을 구입하고 다른 과자들을 구경한 다음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지야를 제외하고, 일본식 디저트를 파는 전통카페는 처음 가보았네요.'ㅂ'

메뉴판을 받아들고 고민하다가 G는 단팥죽 세트(아마 시루코しるこ였을겁니다), 저는 말차세트를 시켰습니다.




곱게 저은 말차, 그리고 작은 화과자 하나. 겉은 약간 건조하면서도 파삭한-모나카의 겉 껍질에 달달한 팥앙금이 들어 있다 생각하시면 얼추 맞습니다.




이쪽이 G의 세트. 차랑 단팥죽이 함께 나옵니다. 옆에 있는 것은 짭짤한 다시마입니다.




뚜껑을 열면 이런 모습입니다. 안에 구운 떡이 하나 들어 있군요. 




단팥죽은 으깨거나 갈아서 만든 걸죽한 것이 아니라, 그냥 팥을 삶아 거기에 설탕을 넣어 약간 걸죽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팥이 맛있으니 불평이고 뭐고 나올 일도 없지요.-ㅠ-



말차세트가 700엔. 단팥죽 세트도 그 근처-850엔은 안 넘을 겁니다.^^; 정확히 얼마인지는 G에게 물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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