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이야기는 까날님 이글루에서.(링크)

까날님 번개 인원이 오락가락한다는 건 들었는데, 바로 직전에 있었던 번개는 사람이 바글바글하더니 이번에는 아주 단촐했습니다. 고정 멤버를 제외하면 중간에 오셨다가 가신 사발대사님이랑, 저랑, 스킬님뿐. 덕분에 덕높은 이야기들이 많이 오갔습니다. 덕 높은 이야기라기에는 조금 애매한 것도 있었지요. 오키나와와 군대 주둔에 관련된 이야기라든지, 「아이언 스카이」에 관련된 이야기라든지.
아.
「아이언 스카이」는 꼭 보세요. 이 영화를 보다 말고 갑자기 이야기가 나치로 튀기도 했지만, 하여간 할리우드 밖에서도 이런 블록 버스터 + 패러디 + 오마쥬 + 블랙 유머 넘치는 영화가 있을 줄이야. 진짜 웃지 않을 수 없어요.ㅠ_ㅠ;
결말이 참으로 서글프지만, 참으로...;ㅂ; (게다가 핀란드 감싸주는 영화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우주 전쟁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흠흠흠.


하여간 본론으로 돌아가서, 문어와 소시지를 안주로 술을 홀짝이며 보았는데, 그 때 마신 술이 숙성 사케였습니다. 그러니까 일본술 말이지요. 보통은 숙성시키지 않고 그냥 마시는 걸로 아는데, 이날 마신 것은 술도가에서 직접 숙성시킨 거랍니다. 94년에 나왔다네요. 이 술이 만들어질 때 뭐하고 있는지는 그냥 넘어가고...; 자세한 설명은 위에 링크해둔 글을 참조하시어요.


술은 좋아하지만 즐기진 않습니다. 술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는 건 좋아하는데, 맥주를 제외하고는 나서서 술을 찾는 일이 드뭅니다. 소주는 두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술은 '술맛'이 난다면서 피합니다.; 그 '술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맥주야 뭐, 청량음료 느낌이고..(...) 하여간 이전에 마셔보았던 일본술, 사케는 대체적으로 쨍한 맛입니다. 소주처럼 혀를 자극하는 맛은 아닌데, 사케도 좀 강하게 혀를 자극하는 느낌이 있더군요. 물론 지금까지 마셔본 술 중에서 입 안을 가장 강하게 자극한 건 발렌타인 같은 거였지만, 사케도 대체적으로 그 술향이 강하게 납니다.
그런데 이건 조금 다릅니다. 쨍하게 혀를 자극하는 맛이 아니라, 그보다 더 둥글둥글, 동글동글하게 맛이 굴러가네요. 상당히 순해집니다. 숙성 시키는 동안에 알코올이 날아가 도수가 낮아졌다고는 하는데, 그 때문에 훨씬 마시기가 편합니다. 옆에 괜찮은 안주가 있다면 홀짝홀짝 다 마셔버릴 듯한 무서운 술이더군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술이 제가 평소 여행하는 경로와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지요. 그렇지 않았으면 다음 여행 때 한 병 들고 왔을지도 모릅니다. 하하하하.;ㅠ;


하여간 어르신, 생일 축하드립니다! (도망)




(설마하니 이렇게 덧붙였다고 다음 번개 때 벌주를 주신다거나 하시진 않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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