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에 대한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기는데, 이이지마 나미가 참여했다는데다 지난 여행 때 관련 책을 한 권 사왔습니다. 남극의 셰프 레시피 북인데 한국에는 번역서가 나올 것 같지 않더군요. 그래서 덥석.
여러 장면에서 등장한 음식 만드는 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영화 찍는 과정에서 왜 이런 음식을 골랐는가에 대한 설명도 잘 나와 있더군요. 그 새우튀김도 나옵니다.;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주먹밥이고요. (도서 링크)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영화가 개봉한 것은 좀 된 일입니다. 제한 개봉-일본영화제에서 상영 했다고 기억함-이었기 때문에 맞춰 보기가 어려워 DVD를 내내 기다리고 있었지요. 이제나 저제나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불쑥 예약에 들어가지 뭡니까. 그리하여 잽싸게 주문해 지난주에 받아서 지난 주말에 보았습니다. 평소 제가 DVD와 책 묵히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초 스피드로 진행한 셈이지요.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보신다면 영화는 볼만합니다. 음식을, 특히 일본 음식을 좋아하신다면 더욱 더. 보고 있노라면 은근히 배가 고파지는 영화입니다. 저는 다행히 일요일 아침을 먹으면서 보았기 때문에 자극을 덜 받았습니다.-ㅠ-




디지팩 케이스인데, 뒷면은 이렇습니다.
남극의 지도이고, 그 안에 있는 일본의 기지가 네 개 인데 배경이 되는 곳은 그 중 가장 내륙에 있는 돔 후지 기지입니다. 일본은 네 개나 있군요. 한국은 이제 두 번째 기지를 건설하려는 중인데 말입니다.

돔 후지는 내륙에 있는 것도 그렇고, 후지산보다 고도가 높다고 합니다. 3800미터라 했나요. 그래서 물도 낮은 온도에서 끓고 산소가 부족해서 운동도 쉽지 않답니다. 음식 만드는데 애로사항이 꽃피겠습니다.-ㅁ-;



아, 이게 뒷면이었나. 그럼 저 위의 사진은 뭐더라?

다른 것보다 펭귄 그림이 참 귀엽지요. 게다가 달걀프라이.-ㅠ-
하지만 돔 후지는 내륙에 있기 때문에 펭귄이 없습니다. 곰은 있냐 물으시면....(먼산)




열면 이렇고,




다 열면 DVD가 두 장 들어 있습니다.
가운데 있는 DVD가 본편, 맨 오른쪽에 있는 것은 부가영상입니다. 제작 다큐멘터리 같은게 있어요. 이쪽은 아직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제작 다큐멘터리 쪽에 관심이 없다면 그냥 다음에 나올 일반판을 기다리시는 것도..^^; 저야 음식만드는 장면도 나올까 싶어서 일단 구입했는데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책이 따로 나온 것을 보니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보고 싶던 영화니까 빨리 구입했고요.






덕분에 이달도 카드값이..(먼산)
게다가 교보에 주문했던 모 일서가 도착했다능...(가격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더이상 미뤘다가는 언제 쓸지 모를 것 같아 생각난 김에 씁니다.^^;

지난 주말에 안경을 보았습니다. 전작 카모메 식당을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던지라 이번 영화도 꽤 기대가 컸지요. 그리고 그 기대값을 했습니다. 훗훗훗.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보는 것을 중단하고 먹을 것을 찾으러 갔습니다. 중간에 등장하는 아침식사들이 왜이리 맛있어 보이는지! 하루 한 알의 매실절임(우메보시)은 행복이라는 말에 그 시큼한 우메보시를 먹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니까요. 정말 다들 맛있게 먹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가장 먹고 싶은 것은 팥빙수입니다. 이날 영화를 보면서, 전날 팥을 삶으려다가 귀찮아져서 내버려둔 것을 후회했습니다. 사쿠라씨가 만드는 팥빙수는 별다른 고명 없이도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그저 유리 그릇에 팥을 좀 담고 거기에 얼음을 굵게 갈아 올린 뒤 시럽을 끼얹기만 했는데도 말입니다. 재료는 정성들여서, 그리고 간단한 몇 가지의 재료만으로 맛을 낸다는 점에서 밀탑의 빙수와도 일맥상통하는지 모릅니다. 물론 밀탑보다도 재료가 더 간단하지요. 일본의 빙수는 원래 얼음에 시럽만 뿌려먹지 않습니까.

어쨌건 조만간 밀탑을 찾아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흑, 안경의 아침식사를 떠올리기만 해도 심하게 배가 고픈걸요.ㅠ_ㅠ


오기가미 나오코, <카모메 식당>, 2007

2007년도 출시된 DVD입니다. DVD의 경우 맨 뒤의 연도는 상영년도가 아닌 출시년도를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언제나 처음이라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그리고 G의 경우에 이 DVD는 처음이기에 아주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카모메(갈매기) 식당은 G가 구입한 첫 DVD이며, 그렇기 때문에 DVD 구입은 하지 않았던 G의 테이프를 끊어 주었습니다. 테이프를 끊었으니 이제는 계속 구입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다음 DVD가 무엇이 될지 모르겠지만 제 솔직한 심정은 마구 증식하는 DVD를 보게 될까 두렵습니다.

지난 주에 갑자기 G가 제게 말했습니다. 카모메 식당을 구입해달라고요. 영화건 애니건 지금까지 DVD는 손을 대지 않았던 이 녀석이 왠일인가 싶었지만 지르라면 질러드려야죠. 게다가 식당입니다. 먹는 장면을 무척 좋아하니 저도 귀가 솔깃했지요. 도착한 것은 지난 주중이었고 본 것은 주말입니다. 주말에 거실 컴퓨터를 차지하고 앉아서 중간에 한 번도 안 끊어 먹고 죽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보고 났더니 마스터님이 관련 포스팅을 했던 기억이 나서 조금 뒤져보았습니다. 카모메 식당의 2부-마스터님의 설명으로 정정. 2부가 아니라 같은 감독의 다음 영화랍니다-에 해당하는 영화가 한 편 더 있었군요. 아직 DVD는 발매되지 않았지만 작년 여름에 상영한 모양입니다. 보지 못해서 조금 아쉽지만 DVD가 나오면 G 옆구리를 슬며시 찌를 것이니 괜찮습니다.

식사 후에 보시는 것이 좋지만, 토요일 오후, 점심도 건너 뛰고 만사 귀찮아서 늘어 있을 때 본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아니면 평일 저녁에 다이어트로 식사를 건너 뛰고 보신다면 환상적으로 몰두할 수 있습니다. 식당이 처음에는 손님 하나 없이 조용하지만 커피부터 시작해 난데 없이 등장한 시나몬롤-시판하는 시나몬롤은 이런 모양이 아니라 거의 달팽이 껍질을 그냥 놓은 것 같은 모양입니다. 중간을 누른 모양은 본 기억이 없습니다-부터 시작해 연어 정식, 고기 정식, 오니기리까지 사람을 홀리는 음식들이 차근차근 나옵니다. 단 번에 맛있는 음식으로 한 방 날리는 것이 아니라 소소하게 작은 것부터 보여줘서 어느 새 영화에 몰두해 군침만 흘리고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겁니다. 감독님이 정말 멋진 수를 쓰십니다.

그릇이나 인테리어나 2006-7년도 사이에 일본에서 불었던 북구풍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배경이 그렇기도 하거니와 취향도 딱 그렇습니다. 지난번에 Passion 5에서도 비슷한 느낌의 컵을 보았지만 원색의 대비가 화려한 줄무늬 그릇도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넓은 접시도 냄비나 프라이팬, 식당의 열려있는 주방과 그 인테리어, 원목의 식탁과 의자까지 그대로 잡지 화보에서 떼어온 듯하지만 살아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갈매기 식당이 제 취향에 100% 맞는 것은 아닙니다. 북구풍 인테리어는 삭막하다고 해야하나, 너무 깔끔해서 제 취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커다란 원목 테이블이 좋긴 하지만 그 곳의 나무들은 너무 하얗습니다. 소나무를 살짝 그을려서 갈색을 내는 정도가 취향이지요. 하지만 주방 기구들은 정말 부러웠습니다. 연어를 구워내는 장면에서는 모니터에 손을 집어 넣어 꺼내고 싶은 생각도...;


총 상영시간이 102분입니다. 슬렁슬렁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 새 식당 이야기에 푹 빠져 있게 됩니다. 그리고 요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요. 아우. 점심 시간을 앞두고 이런 글을 쓰고 있자니 힘듭니다.
다들 밥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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