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미 스기노라는 유명한 파티셰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미 할아버지라는데, 저는 이런 파티셰가 있다는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긴자 쪽에 작은 가게를 하나 두고 운영하시는 분이라는데 몰랐어요. 그렇게 유명하신 분인줄 말입니다.; 여튼 듀시스님이 이데미 스기노(파티셰 이름 및 가게 이름)에 다녀오신 뒤 선물로 홍차를 조금씩 나눠주셨습니다. 이름하야, Lotus. 연(蓮)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가장 좋아하는 꽃을 연꽃이니, 연꽃 홍차가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그 다음날 당장 마셔보았습니다. (물론 일하면서)



옆의 작은 카드는 명함 같은 겁니다. 뒷면에는 위치가 나와 있더군요. 찾기는 어렵지 않으나 먹기는 어렵습니다. 오후 2시를 지나면 케이크는 거의 품절 상태라네요. 오픈이 11시인데, 10시 반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답니다.
주력 품목은 무스류 케이크. 다행히 저는 무스는 취향이 아니었는데, 무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조차 반하게 만드는 맛이라니 호기심이 생깁니다.




찻잎은 이렇습니다.

수색은 따로 찍어두지 않았는데 기문 베이스가 아닐까 합니다. 살짝 갈색빛이 도는데다 맛도 그랬거든요.-ㅠ-
거기에 향을 맡아보면 굉장히 달큰~한 향이 올라옵니다. 아카시아와도 다르게, 약간의 풀냄새를 동반한 달콤한 향. 그렇지만 묵직하지는 않고 가볍지만 꿀향과도 비슷한 그런 향입니다.

맛은 향홍차 답게 기문 맛에 향만 그렇기 때문에 약간의 괴리감이 있지만 심하지는 않아요. 오오. 이거 은근히 재미있는 걸요. 달콤한 향이 나기 때문에 달달한 과자보다는 담담한 과자가 잘 어울릴 것 같은 그런 홍차입니다. 녹차 연꽃차나 꽃차 연꽃차도 마셔본적 있지만 그런 것과는 또 분위기가 다르더군요.



그리고 나중에 들어서 알았지만 이데미 스기노는 옛날 옛적에 나온 나카지 유키의 『꿈의 궁전 피콜로』에도 등장했답니다. 주말에 별 생각 없이 책을 다시 뒤져보았는데 쿠보 카이리(주인공)이 케이크를 먹으러 혼자 가는 걸로 등장하더군요. 나오는 케이크도 실제 있었을거라 생각하지만 책이 워낙 오래된 것이라 지금도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딴 이야기 잠시 하자면, 저 책의 번역 상태는 참...OTL '아르그레이' 외에도 지적해야하는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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