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사회에 막 발을 들여 놓을 무렵의 일입니다. 타행송금 무료라는 모 계좌에 홀딱 반하기도 했고, 언제 뽑아도 출금 수수료가 무료라는 것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요. 그리하여 외국계 은행이 되든 말든 신경 안쓰고 있었습니다. 타행송금 무료가 비록 e-클릭 통장에서만 가능하게 되었지만 계좌를 하나 더 만드는 것으로 약간의 수고스러움을 감내하며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묘한 일이 발생합니다.

6시 반이 조금 넘어서, 제일은행의 ATM기를 찾아가 출금을 했습니다. 그런데 맨 마지막의 안내 화면에 뜨는 수수료 600원. 설마하니 여기가 SC제일은행 ATM이 아니었던건가라고 생각하며 두리번 거리고, 지금 뭔가 잘못된건가 생각하며 고민을 하다가 기기 옆에 있는 수수료 안내문을 봤습니다.

"마감후(6시 이후) 출금 수수료 600원"

..............

분명 지난 토요일에 출금할 때까지만 해도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날 동생 부탁으로 제일은행을 찾아가 출금했을 때까지만 해도 분명 수수료가 없었으니까요. 머릿 속을 아무리 뒤져봐도 ATM 수수료와 관련된 메일은 받은 적이 없습니다. 하나은행이건, 제일은행이건 자기들 상품 안내문은 꼬박꼬박 잘 날아오는데 말이지요. 메일링 리스트에 가입해 두었기 때문에 스팸 수준도 일부러 가장 낮음으로 체크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메일이 안왔을리는 없다고요.

혹시 해서 역시 SC제일은행을 쓰고 있는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가장 최근에 출금한 시간이 오후 5시라 확인을 못했답니다. 마감 후라는 것이 6시로 설정되어 있으니까요.

어차피 제일은행은 점포수도 적고 집 근처에도 은행이 없어서 일부러 멀리까지 다니고는 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치는군요. 타행송금 무료는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모양이지만 이게 언제 바뀔지는 모르는 겁니다. 이번 일처럼 소리 소문 없이 수수료를 물리면 이용자는 당할 수 밖에 없지요.

덕분에 용돈 통장을 KB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_-+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