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동글동글한 초콜릿은 듀시스님께 받은 허쉬 초콜릿입니다. 유통기한이 얼마 안남았다고 걱정하셨는데 그 이틀 뒤에 정확히 다 없어졌습니다. 하하하.;


1. 날씨가 오락가락 한 것이 춥네요. 감기 걸리면 안되는데, 수면 부족 때문에 또 몸이 노곤해서 늘어져 있습니다. 아까 하나 마감한 것도 영향이 컸을테고요.;

2. 최재천 씨의 신작 『통섭의 식탁』  앞부분을 펼쳐 들었다가 저자의 말을 보고 뜨끔했습니다. 그 직전에 '요즘 책을 재미 위주로만 읽는다'고 썼더니만 바로 이런 글이 보이더군요.

(중략)
독서를 취미로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하는 독서도 때론 필요하리라. 하지만 취미로 하는 독서가 진정 우리 삶에 어떤 발전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조금 공허해진다. 우리의 눈은 삼차원 입체를 보도록 진화한 기관이다. 그런데 누군지는 몰라도 최초로 책을 발명한 양반이 이차원 평면으로 디자인하는 바람에 거의 모든 사람의 눈이 다 망가지고 말았다. 눈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취미 독서를 해야하는지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독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씨름하는 게 훨씬 가치 있는 독서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었는데 술술 읽힐 리는 없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책 한 권을 뗐는데 도대체 뭘 읽었는지 기억에 남는 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기왕에 읽기 시작한 그 분야의 책을 두 권, 세 권째 읽을 무렵이면 신기하게도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차츰 내 지식의 영역이 넓어지는 가슴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하략)

중간만 떼어다 붙이면-그러니까 첫 문단 맨 마지막 문장부터 세 문장만 딱 걸어 놓으면 오해할만하나 내용이 아닌가 싶지만 두 문단을 다 읽어보면 나름 납득이 됩니다. 하지만 100% 동의는 하지 않습니다. 제게 독서는 일이 아니라 휴식이기도 하거든요. 추리소설은 휴식이지만, 여러 보고서나 학술논문들은 일입니다. (그러니 재미가 없지;) 일로서의 독서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눈이 나빠지더라도 취미로서의 독서를 계속 하고 싶습니다. 당분 섭취를 하지 않아도 30분에서 1시간 만에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면 나름 괜찮지 않나요? 하기야 효과만을 따진다면 30분 산책하는 것과 비슷할지도.; 날씨를 타지 않는 건 좋지만 말입니다.
서문에서 다치바나 다카시랑 공지영씨랑 김난도씨를 언급하신 덕에 망설였지만....; 그 앞서 있는 다른 표현 때문에 궁금하긴 하네요. 언제 날 잡고 읽어봐야지.-ㅂ-


3. 시노다야, 로야토야
둘다 가봐야 하는 집이나 아직 가질 못했습니다. 물론 얼마전 철저하게 음식 관리하겠다고 선포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런 소릴 하냐마는....; 한쪽은 저녁시간에 갈 수 있는 집이고, 한쪽은 일요일에는 하지 않는데다 몇 번 허탕쳤지요. 무엇보다 요즘에는 홍대에 뭘 먹으러 돌아다니질 않으니 말입니다. 다닌다면 요즘엔 주로 종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꽉 찬데다 일요일은 집에서 쉬고 있으니 나가질 않지요.-ㅂ-; 그러니 언제쯤 갈 수 있을라나.


4. 교토와 홋카이도
앞서 은퇴하면 홋카이도에 가고 싶다고 적었는데, 아직 홋카이도의 겨울을 겪지 않아 하는 말입니다. 겪어보면 생각이 다르겠지요. 강원도 살 때도 하루에 버스가 세 번 다니는 지역에 사는 사람도 봤고, 눈이 몇 센티미터만 내려도 바로 대중교통이 두절되는 곳에 사는 사람도 있었으니, 그보다 더한 겨울을 보내는 홋카이도에서는 두말하면 잔소리일겁니다.
하지만 교토를 여행지로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외에도 교토가 아니라 홋카이도를 은퇴지로 꼽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게 가장 큽니다. 돈 문제죠.(...) 교토는 도심입니다. 오사카와 가까우며 옛 수도였지요. 뭐, 솔직히 오래된 도시이긴 하지만, 그래도 집값은 비쌀겁니다. 안 사봐서 얼마나 하려는지 모르겠네요.; 은퇴하면 작은 텃밭을 가꾸고 싶어하는지라 집에는 기왕이면 그런 텃밭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땅콩집으로 한다고 해도 교토에다 집을 사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겠지요. 상대적으로 홋카이도는 저렴할거라 생각합니다.(아마도) 그러니 비용 문제상 교토가 아니라 홋카이도를 선택한 것이고요. 하하하.
이유를 하나 더 들자면 은퇴의 모범이 타샤 할망이라 그렇습니다.(....) 그 규모로 정원을 가꾸려면 홋카이도여야하죠. 단풍나무 시럽 만들고 과일나무 심고.... 아니, 타샤 할망이 아니라 머릴러인가?
1. 별 생각 없이 신청한 일요일의 아르바이트. 사실은 아르바이트 신청 상황이 어찌되나 물어보러 갔다가 담당 부장님의 반짝반짝 눈빛 공격에 못 이겨 신청하게 되었지만 미처 생각 못했다. 근무시간이 11시간. 중간에 쉬는 시간 약 2시간이랑 점심시간 1시간 빼도 살벌한 근무시간이다. 그거 빼면 딱 8시간인 셈인데, 8시간 근무라해도 평소 8시간 근무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계속 서 있거든. 서서 꼼짝도 못하고 있어야 하는 일이다. 근무 시간표를 보고는 아연 실색해서, 그 다음주 업무랑 개인 사정 기타 등등은 어찌 해야하냐 싶다.-_-; 아마 그거 지나고 나면 몇 주간은 꼼짝도 못하고 뻗어 있겠지. 그 주의 일들은 전 주에 미리 해두어야겠다.


2. 게으름 피우지 말자. 욕심이 많다면, 그래서 다 하고 싶다면 불평하지 말고 게으름 피우지마.
근데 이렇게 자기 최면해도 쉽지는 않아.; 시오노 할머니 말대로 24시간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건 정말 피곤하거든.(먼산)


3. 책 구입과 보관 장소 사이의 문제.
사고 싶은 책은 많지만 한 번 읽고 방출하는 것을 생각하면, 의외로 소설쪽만 고르게 된다. 도서관을 본격적으로 이용하게 되니 더하기도 하고. 소설은 빌리기 어렵지만 일반 인문 서적이나 사회 서적이나 과학 서적 등은 오히려 빌리기 쉽거든. 그러니 빌려 보지 않는 책을 중심으로 산다.
1년에 삐~만원의 책을 사는데 그 중 집에 남는 건 10%도 안된다. 뭔 낭비냐 싶기도 하지만, 게다가 어떤 관점에서는 구입하는 책들이 대부분 사람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이 안되는-그러니까 자양분이 전혀 안되는 그런 책뿐이잖아? 갑자기 다치바나 다카시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이라는 책 제목이 떠오르는 군.;
하여간 바닥에 굴러다니는 책도 그렇고, 방출 여부를 고민중인 책도 그렇고 다시 정리를 해야한다. 정말로 어딘가에 서재 하나 만들고 싶지만 만든다고 해서 고민을 하지 않는 건 아냐. 언젠가는 다시 또 어떤 책을 버려야하나 고민하게 돼. 지금 고민하나 그 때 고민하나 마찬가지다.


4. 은퇴하면 다 싸들고 홋카이도에서 유유자적하며 살겠다고 하니 J가 붙잡더라.
(이 J는 블로그에서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을 것임;)
홋카이도보다는 규슈가 낫지 않냐고.
거기가 따뜻하긴 한데, 나이 먹어서 살기도 좋겠지만 난 더운 것이 싫어. 추운 것도 싫지만 묘하게 홋카이도에 대한 로망이 있단 말이지. 거기서는 단풍 시럽도 만들 수 있을테고 감자 같은 구황작물(!)도 재배하기 좋고. 물론 은퇴할 때까지 썩을 동전의 뒤처리가 마무리 될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그리고 그 사이에 간사이든 간토든 대지진이 나면 홋카이도에도 엄청난 사람들이 유입되겠지.

왜 강원도가 아니라 홋카이도냐고 묻는다면, '강원도는 살아봐서 알지만 홋카이도는 아니니까'라고 답하겠다. 아마 은퇴하기 전에 작은 집이라도 한 채 마련한다든지 해서 몇 달 살아보지 않을까.

어쨌건 돈 모아야해, 돈.-ㅅ-;


5. 자아. 업무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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