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미조 세이지, <이누가미 일족>, 시공사, 2008, 11000원
아키타 요시노부, <마술사 오펜 1>, 대원씨아이, 2002, 5500원
매트 리들리, <The Red Queen = 붉은 여왕>, 김영사, 2006, 24000원


마술사 오펜부터.
오펜은 출간 당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은데다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애니메이션 쪽에서 먼저 음악을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애니 제목, 오프닝과 엔딩 음악, 소설 순으로 안 겁니다. 순서가 바뀌었지요. 제목만 알고 있다가 도서관에 오펜시리즈가 있길래 집어들었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취향이 아닙니다. 1권과 3권만 읽고는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는 고이 밀어 넣었습니다.
사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것은 이번에 오펜 소설이 연재중이란 이야기를 살짝 들었기 때문이지만..'ㅂ';
오펜이라는 캐릭터는 나쁘지 않지만 옆의 민폐 캐릭터들을 볼 때마다 화가 나는 것은 어찌 할 수 없더군요.


붉은 여왕은 이번이 두 번째로 읽는 겁니다. 이 책은 개정판이라고 알고 있는데, 예전에 매트 리들리의 게놈을 아주 재미있게 읽고는 붉은 여왕도 호기심이 생겨서 예전 판으로 읽어보았습니다. 예전에는 떡제본의 신국판 사이즈 책이었는데 지금은 책이 훨씬 두꺼워졌습니다. 판형은 조금 작아졌고요. 종이가 가벼워서 무게는 생각보다 가볍지만 그래도 원체 두꺼운데다 부피가 있어서 들고 다니며 읽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읽을만 했지요.
지금 다시 읽으니 제 생각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상당히 많아서 뒷부분은 날려가며 읽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읽다보니 Alice가 다시 읽고 싶어지던걸요.


이누가미 일족. 이전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꽤 죽어나갑니다. 김전일이 그렇게 할아버지 이름을 부르짖으면서 도 왜 계속 사람이 죽게 놔두나 싶었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할아버지를 빼 닮은 겁니다. 할아버지도 웬만큼 죽어나가야 사건 해결이 가능하더군요. 옛날 소설이다보니 정형화된 캐릭터가 나온다거나 상황도 신파에 가깝게 흐른다거나 하는데, 제목 때문에 목천이 주연을 맡은 모 드라마가 생각나더군요. 물론 줄거리는 상당히 다릅니다.;;
어쨌건 미인과 돈은 분쟁의 씨앗이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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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짧으니 책 두 권 더 넣지요.

타니 미즈에, <백작과 요정 8>, 학산문화사, 2008, 5900원
시노하라 미키(MIKI SHINOHARA), <영국요이담 Special>, 대원씨아이, 2008, 6천원


둘다 중간권만 덜렁 구입했습니다. 백작과 요정 8은 단편집, 영국요이담 Special은 외전입니다. 다른 이야기들은 전체 흐름에 따라 움직이겠지만 이 두 권은 외전이자 단편이라 따로 움직일 것 같아서 사전 조사차 읽었습니다.

영국요이담은 이 책이 처음으로 읽는 건 아닙니다. 예전에 파후에 실린 광고를 보고는 삽화가에 낚여서 원서로 1권만 사다보았던 겁니다. 그 때는 아직 메이퀸이니 뭐니 라이트 노벨이 많이 나와 있지 않아서 번역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NT 노벨만 있었거든요. 번역되어 나올 줄 알았으면 안 샀죠. 가격도 번역본이 저렴하고 말입니다.
하여간 읽어보고는 뒤통수를 여러 대 얻어 맞고 만신창이가 되어서 뒷권은 보지 않았습니다. Special은 1권보다 앞의 이야기고 표지만 봐서는 분위기가 굉장히 밝아서 안심하고 구입했는데 다행입니다. 정말 밝은 분위기였습니다. 다른 책도 혹시 그럴까 싶었는데 작가 후기에, 이 외전이 전체 분위기와는 동떨어져있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런 고로 다른 책들은 볼 생각을 접었습니다.
영국요이담은 소재는 요정이고 주제는 남자 기숙학교생활이지만 느낌은 호러입니다. 유령도 등장하고 피튀기는 이야기도 등장하고 대체적으로 암울한 이야기입니다. 결말이 해피엔딩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일단 괜찮게 끝나기는 하지만 이게 행복한 결말인지는 확신이 안 서는 타입입니다. 공포물을 좋아하고 요정이야기도 좋아하고 새드엔딩도 관계없다면 읽으셔도 좋습니다. 단, 스페셜편은 굉장히 반짝반짝 합니다.'ㅂ'

백작과 요정도 같은 요정물이지만 분위기가 확 다릅니다. 이건 소재가 요정이고 주제는 연애입니다. 페어리 닥터와 고용주인 백작의 관계가 참 .... 로맨스물 답습니다. 페어리 닥터는 둔하고, 백작은 바람둥이입니다. 백작은 이 여자, 저 여자, 마음에 드는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바람둥이지만 하도 바람둥이라 페어리 닥터에게 구애할 때마다 퇴짜를 맞습니다. 진심으로 대한다고 한들 다른 여자에게 대하는 것과의 차이를 둔한 리디아가 느낄 수 있을리 없지요. 맨날 뒤에서는 이렇게 좋아하는데라고 웅얼웅얼하지만 기본적으로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니 리디아가 진심으로 받아 들일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 리디아는 또 백작에게 마음이 기울고 있으면서도 저런 바람둥이한테 마음이 가서는 안돼라며 다잡고 있지요. 그래도 8권까지 오는 동안 꽤 진전이 있었던 모양이니 엔딩까지는 결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 몇 권에서 완결날지는 감도 안옵니다.
요정이야기는 여럿 나오지만 연애에 시선이 팔리다보니 상대적으로 빈약합니다. 시이나의 정령일기(이쪽은 만화지만)와 비교하면 그런 느낌이 더 강하네요. 장편은 또 어떨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이건 영국요이담보다는 짧으니-영국요이담은 본편만 16권 출간;-구입 시도는 해볼만 하겠습니다. 가능하면 "다 구입했다능~"이란 인증샷이 안 올라오길 바라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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