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잼이라기보다는 유자 마말레드이고, 아버지 표현으로는 유자청 그냥 끓인 것에 가깝습니다. 끄응; 그냥 설렁설렁 끓였더니 껍질이 덜 무르긴 했더라고요. 뭐, 이정도도 제 취향이라 상관은 없습니다.-ㅠ-;


그러니까 몇 주 전, 어머니가 유자 필요 하냐 물으셨습니다. 고민하다 그렇다고 답하긴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유자를 사오셨더군요. 그리고는 그 날부터 언제 이거 쓸거냐고 계속 물으시는데, 주말마다 까맣게 잊어버리고 딴 짓을 하는 바람에 지난 주말에야 칼을 잡았습니다.

무게를 달아보니 유자 전체 무게가 1.3kg이었나. 1.2kg은 확실히 넘었습니다. 씨 무게가 빠진다고 해도 그렇게 많이 빠지지는 않겠지요. 그래서 대강 1kg 정도 설탕을 부으면 되겠거니 했는데, 집에 있는 라면 머그에다 설탕을 담았더니 650g이 한계더랍니다. 그러니까 부피로는 이미 500ml는 넘은 겁니다. 고민하다가 저거 붓고 혹시라도 모자라면 설탕 더 넣자고 하고는 유자를 썰기 시작합니다.

유자가 몇 개였더라. 대략 12-13개? 이미 유자의 수량은 기억 속에서 휘발되고, 남은 것은 4등분 해서 씨를 빼고 채쳤다는 기억밖에 없습니다.
별 생각 없이 무념 무상으로 썰었는데, 썰다보니까 어머니가 쓰시는 조림용 팬에 하나 가득 들어갑니다. 물론 사이사이에 설탕을 뿌리고, 빼놓은 씨앗을 잠시 담가두었던 물을 또 들이 부었습니다.



이건 거의 다 조릴 즈음의 모습.
붓다보니 설탕도 650g 다 안 쓰고 100g 가량은 남긴 것 같습니다. 그러니 1.1kg에 설탕 0.5kg이 들어갔다고 해도 틀리진 않을 겁니다. 정확하게 재지는 않았으니까요.


1리터 들이 꿀병으로 하나 반이 나와서 냉장고에 고이 보관하고, 일부는 출근하면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의 식단.
아침에 늦게 일어난 바람에 허둥지둥 아침도 못 챙겨먹고 나왔는데, 출근하면서 빵을 사왔습니다. 저 옆에 보이는 포장 빵은 강낭콩쌀빵. 파리바게트 건데 예상했던 그대로의 맛입니다. 1천원 치고는 꽤 괜찮더군요. 속에 설탕으로 조린 강낭콩 말고는 아무것도 안 들었는데도 그 달달함이 흰빵하고 잘 어울립니다. 가성비로 따지자면 오히려 스벅의 콩빵보다 나아요. ... 아무리 봐도 이거, 스벅 디스용 상품이 틀림 없어.;

하여간 저기 보이는 유자잼을 스콘에 듬뿍 올려 먹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유자잼을 그냥 퍼먹고 있더라고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이건 아니지 싶어 뚜껑을 덮고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사실 뜨거운 물 부으면 그냥 유자차로도 마실 수 있는데, 전 잼으로 먹는 것이 더 좋더라고요.-ㅠ-;


하여간 이걸로 올해 유자잼은 끝. 생강시럽은 만들지 말지 고민 좀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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