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온 것은 아니고, 좀 되었습니다. 이제야 올리는 사진이라 그런 거죠.

벼르고 별렀던 유자입니다. 거기에 유자청도, 더 살까 망설이다가 그랬다가는 미친듯이 당수치 올라갈 것이 눈에 보여서 한 병으로 만족했습니다. 참 맛있는데, 실온에 두었더니 살짝 발효되는 모양새라 냉장고에 잘 넣어뒀습니다.

 

일단은 냉장고에 넣어뒀습니다. 주중에는 시간이 없으니 주말에 몰아서 만들어야겠다 싶었는데, 설탕을 안사왔지뭡니까. 아하하하하. 저게 몇 kg인지는 까먹었지만 씨앗 빼더라도 설탕 1kg은 써야 할거란 말이죠. 일단 유자청 다 먹을 때까지 놔둘까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마말레드 만들거니까 조금 수분 빠져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렇게 우겨봅니다.

뭐, 중요한 건 마말레드도 아니고 씨앗입니다. 유자씨를 발아시켜서 대량으로 화분을 만들려고요. 그러기 위해선 내년봄까지 플라스틱 컵도 여럿 쟁여야 한다는 겁니다. 스벅 tall 사이즈 정도면 싹티워도 괜찮을 겁니다.

 

 

이번 주는 상경 안하고 얌전히 집에 있을 요량입니다. 어차피 다음주에 연말 휴가를 몰아 받아둬서, 이번 주말은 느긋하게 있으려고요. .. 사실 느긋하면 안되지만, 괜찮을 겁니다, 아마도. 우울모드를 핑계로 잠시 뻗어 있을래요.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유자잼이라기보다는 유자 마말레드이고, 아버지 표현으로는 유자청 그냥 끓인 것에 가깝습니다. 끄응; 그냥 설렁설렁 끓였더니 껍질이 덜 무르긴 했더라고요. 뭐, 이정도도 제 취향이라 상관은 없습니다.-ㅠ-;


그러니까 몇 주 전, 어머니가 유자 필요 하냐 물으셨습니다. 고민하다 그렇다고 답하긴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유자를 사오셨더군요. 그리고는 그 날부터 언제 이거 쓸거냐고 계속 물으시는데, 주말마다 까맣게 잊어버리고 딴 짓을 하는 바람에 지난 주말에야 칼을 잡았습니다.

무게를 달아보니 유자 전체 무게가 1.3kg이었나. 1.2kg은 확실히 넘었습니다. 씨 무게가 빠진다고 해도 그렇게 많이 빠지지는 않겠지요. 그래서 대강 1kg 정도 설탕을 부으면 되겠거니 했는데, 집에 있는 라면 머그에다 설탕을 담았더니 650g이 한계더랍니다. 그러니까 부피로는 이미 500ml는 넘은 겁니다. 고민하다가 저거 붓고 혹시라도 모자라면 설탕 더 넣자고 하고는 유자를 썰기 시작합니다.

유자가 몇 개였더라. 대략 12-13개? 이미 유자의 수량은 기억 속에서 휘발되고, 남은 것은 4등분 해서 씨를 빼고 채쳤다는 기억밖에 없습니다.
별 생각 없이 무념 무상으로 썰었는데, 썰다보니까 어머니가 쓰시는 조림용 팬에 하나 가득 들어갑니다. 물론 사이사이에 설탕을 뿌리고, 빼놓은 씨앗을 잠시 담가두었던 물을 또 들이 부었습니다.



이건 거의 다 조릴 즈음의 모습.
붓다보니 설탕도 650g 다 안 쓰고 100g 가량은 남긴 것 같습니다. 그러니 1.1kg에 설탕 0.5kg이 들어갔다고 해도 틀리진 않을 겁니다. 정확하게 재지는 않았으니까요.


1리터 들이 꿀병으로 하나 반이 나와서 냉장고에 고이 보관하고, 일부는 출근하면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의 식단.
아침에 늦게 일어난 바람에 허둥지둥 아침도 못 챙겨먹고 나왔는데, 출근하면서 빵을 사왔습니다. 저 옆에 보이는 포장 빵은 강낭콩쌀빵. 파리바게트 건데 예상했던 그대로의 맛입니다. 1천원 치고는 꽤 괜찮더군요. 속에 설탕으로 조린 강낭콩 말고는 아무것도 안 들었는데도 그 달달함이 흰빵하고 잘 어울립니다. 가성비로 따지자면 오히려 스벅의 콩빵보다 나아요. ... 아무리 봐도 이거, 스벅 디스용 상품이 틀림 없어.;

하여간 저기 보이는 유자잼을 스콘에 듬뿍 올려 먹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유자잼을 그냥 퍼먹고 있더라고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이건 아니지 싶어 뚜껑을 덮고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사실 뜨거운 물 부으면 그냥 유자차로도 마실 수 있는데, 전 잼으로 먹는 것이 더 좋더라고요.-ㅠ-;


하여간 이걸로 올해 유자잼은 끝. 생강시럽은 만들지 말지 고민 좀 해야겠습니다.


작년 11월인가, 유자마말레드을 만들었습니다. 유자 7개인지 8개를 썼는데 씨가 엄청나게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씨앗은 고이 물에 불렸다가 절반은 싹이 나지 않을 것 같아 버리고, 나머지는 작년 겨울에 심었습니다. 스타벅스의 1회용 컵 중 500ml쯤 되는 것을 구해다가, 아래 구멍을 몇 개 뚫고 흙을 담으며 씨앗을 넣었습니다. 상당히 많이 넣었지요. 그리고 그 수많은 씨앗들은 겨울 동안 창가에서 햇빛을 받더니 아주 무럭무럭 자라 무성하게 싹을 틔웠습니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일단 집으로 들고 와서는 새 작업실에 놓았습니다. 마침 화분이 하나도 없던 곳이라 같이 있는 분들이 아주 좋아하시더군요.
(참고로 저는 여기서 막내입니다.-ㅂ-)

그리고 아침에 이런 작업을 했습니다.;
며칠 동안 벼르고 있다가, 스벅 화분을 엎어서 하나하나 뿌리를 분리해두었습니다. 일단 물에 담가 두었는데 언제 흙을 가져다가 테이크아웃 컵에다가 마찬가지로 심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작업실에 있는 분들이 하나씩 찜했으니, 마음에 드는 컵을 하나씩 가져가시겠지요.
어느 분이 가장 먼저 "유자 열렸어!" 소리를 하실지 궁금합니다.-ㅂ-; 내기라도 걸어 놓을까요.
마멀레이드, 마말레드, 마말레이드. 어느 것이 표준 표기인가 검색했더니 사전에 나오는 것은 마멀레이드입니다. 오렌지나 레몬 따위의 껍질과 과육으로 만드는 잼이라고 나오네요. 레몬 마멀레이드는 보았는지 기억이 가물하지만 대부분은 오렌지를 쓰는 것 같습니다. 레몬은 너무 시큼해서 그런건가요. 사람에 따라서는 레몬 마멀레이드도 좋아하겠다 싶긴 하지만 말입니다.

몇 년 째 벼르고 있는 작업 중 하나가 이 마멀레이드 만들기였습니다. 오렌지라면 언제든지 구할 수 있지만 제가 노리는 것은 유자였지요. 몇 년 전에 잼 만드는 책에서 유자 마멀레이드 만드는 법을 본 뒤로, 유자차를 쉽게 만들 수 있다면 유자 마멀레이드도 어렵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그 때쯤에는 어렸을 때는 손도 안대던 유자청도 맛있게 먹으니 유자 마멀레이드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딸기 프리저브를 만든지 몇 년 만에, 이번에는 유자 마멀레이드를 만들었습니다.

유자 마멀레이드를 만드는데 몇 년이나 되는 긴 시간이 걸린 이유는 간단합니다. 재료 수급이 어렵거든요. 설탕이야 어디서든 구할 수 있지만 유자는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마트에는 유자가 들어오지 않아요. 그러니 유자를 사고 싶으면 온라인에서 구입하거나 신세계 본점까지 가야합니다. 참고로 집에서는 이마트나 롯데마트나 기타 등등의 대형마트보다 신세계가 가기 편합니다.(심정적으로)

온라인에서는 최소단위가 5kg이라 대단위로 팔기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는데 우연히 별 생각 없이 신세계에 갔다가 유자가 있는 것을 보고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11월 말의 일이니 지금은 유자도 이미 들어갔을 겁니다.-ㅂ-;

구입한 주 주말에는 일정이 바빠서 정신이 없었기에, 한 주 묵혔다가 지난 주말에 만들었습니다. 집에 아무도 없으니 신나게 준비해서 만들었지요. 만드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한 시간이었습니다.




울퉁불퉁한 유자 일곱개. 중량은 900g이었습니다. 그러나 유자도 씨 무게가 만만치 않더군요.

유자를 반으로 갈라 즙은 팬에 넣고, 씨앗은 열심히 제거합니다. 원래 마멀레이드 만들 때는 씨앗도 물에 담갔다가 그 물을 같이 넣더군요. 펙틴 때문에 그런가 봅니다만, 그럴 시간이 없으니 씨앗은 그냥 빼둡니다.




썰다보니 설탕을 계량하지 않았더군요. 그런데 유자 전체 무게도 안 달았습니다. 어쩔까 하다가 포장에 중량이 나와 있을 거란 생각에 들여다 보니 900g이랍니다. 포장 무게도 있을테고, 씨앗도 있으니 그보다는 가볍겠지요.
잼을 만들 때는 무게의 100%를 넣어야 보존에 문제가 없는데, 그러면 분명히 달겁니다. 70%만 해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설탕 무게를 달았더니 국그릇에 담은 저 분량이 300g입니다. 300g까지 그릇에 붓는데 설탕이 왜이리 많아! 그래서 일단 300g을 넣고 상황 봐서 설탕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코팅 프라이팬. 저기 썰린 분량이 유자 반개일겁니다. 반개씩 썰어 넣으면서 그 위에 설탕을 뿌렸습니다. 한 번에 부으면 잘 안 섞일 것 같더군요. 그리고 설탕은 이전에 올렸던(링크) 마스코바도 설탕입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구입했지요. 사실 저건 비정제 설탕이라 잼이나 마멀레이드 만들기에는 적절하지 않지만 흰설탕 쓰기는 내키지 않더군요.




유자 일곱 개에서 나온 씨앗들. 많지요.-ㅅ-;




그리고 끓이는 사진은 없습니다. 냐하하;

코팅팬이라 눌어 붙을 것 걱정하지 않고 만들었습니다. 바닥에 물은 조금 부었고 유자 껍질이 적당히 말랑해질 때까지 가열했습니다. 그러다가 맛을 보니 달지 않더군요.; 그리하여 설탕 50g 추가. 총 350g이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했더니 1리터짜리 꿀병 하나 가득 나오네요.


제대로 맛은 보지 않았지만 유자 맛일겁니다.(아마도) 이제 이 유자잼을 빵이나 스콘에 곁들이기만 하면! >ㅅ<

1. 약 12시간 만에 복귀.-ㅁ-;


2. 상황은 끝났다. 잘 마무리 되었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고, 어차피 그 영역은 내 영역이 아니니까. 내 업무 영역 안에서는 별일 없이 끝났다. 하지만 나름 재미있었던 것이 있으니, 내일 누군가에게 문자 보내야지. 누구랑 누구랑 싸웠어요! >ㅁ< (...)


3. 봄과 초여름의 경계선에서 가장 좋아하는 꽃인, 조계사 앞 모란이 화사하게 피었다. 오랜만에 교보에 간다고 설렁설렁 걸어갔더니 흰 모란이 화사화사하게 피었더라. 저 꽃을 한 송이 꺾어 츠보미의 머리 위에 얹어 주....(탕탕탕!)
하여간 모란 중에서는 조계사 앞 화단의 모란을 제일 좋아한다. 향이 없는 것도 좋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향에 약하기 때문에 향이 진한 꽃은 어려워.; 이 흰 모란을 정말 좋아해서 나중에 모란을 키우면 꼭 이 흰 모란을 키워보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과연 그게 언젤까.


4. 3과 관련해서.
포인세티아도 대추 못지 않게 늦다. 그리고 아버지가 죽은 것 아니냐고 내게 묻던 앙상한 가지의 유코₁는 세 개의 가지에 세 개의 싹을 틔웠다. 죽었을거라 생각했던, 작년에 곰팡이 핀 가지에도 끝에 싹이 났다. 만세! 하지만 차나무들은 한 녀석을 빼고는 시들시들해. 아무래도 옆에다가 다른 씨앗을 심어봐야겠다. 혼자 자라서 외로운가봐.


5. 4와 관련해서.
새로 키우고 싶은 것은 역시 올해도 연꽃이다. 올해는 제발 성공하고 싶다고.-_-;


6. 하빌랜드의 판타지아 커피잔을 두고 고심중이다. 아냐, 아직 사면 안돼. 아직 올해는 많이 남았어. 재작년의 오베론 커피잔, 작년의 앵무새 접시에 이어 올해도 하나 구입한다 한들 아직은 시간이 넉넉해. 11-12월에 생각하자고.


7. 아이쭈님이 올려주신 사진을 보고 음식 솜씨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자 어머니 하시는 말씀.
"잘 하면, 일만 늘어."
아, 넵; 오늘의 일을 교훈 삼아...(먼산) 실은 오늘 있는 행사가 장소 제공만 내 담당이었음에도 온갖 잡일과 기타 등등의 일까지 다 해치웠..-_-; 담당자들이 '하지 않으셔도 돼요!'라고 했지만 성격상 놔두질 못했다. 결국 뒷 정리의 상당수는 내 몫?;
그래도 불고기라든지 갈비찜 같은 건 맛있게 만들고 싶어요.;ㅠ; 먹고 싶을 때 내 손으로 만들고 싶으니까.


8. 자, 이제 슬슬 보고서 초안 작성하러가자.-ㅂ- 이것까지 하면 마음 편히 쉴 수 있어! 오늘 구입한 NHK 오늘의 요리도 읽을 수 있어! (...)





₁ 유코 = 柚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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