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 노빅, <테메레르 2 : 군주의 자리>,  노블마인, 2007


노블마인이 웅진의 임프린트였던가요. 하여간 대형 출판사의 임프린트라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책 제대로 잘 뽑는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온다 리쿠의 책중 몇 권이 여기서 나오기도 했으니 말이죠.
책 표지 주소를 뽑기 위해 교보문고 들어갔다가 회원 평점을 보고 기겁했습니다. 회원평 31개, 별점 다섯 개. 평이 10개를 넘어가면서 별 다섯 개가 나온 것은 거의 못봤습니다. 신간이나 서적 검색하면서도 한 두 개 회원 평이 달려 별 다섯 개가 있는 것은 자주 봤지만 평도 많고 별도 많은 것은 드물어요. 별 넷까지는 찾으면 많은데 다섯 개란 것은 그만큼 평이 좋다는 것이겠지요.

가상역사 판타지임에도 용의 존재가 굉장히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갔다는 것, 그리고 그걸 잘 섞어서 나폴레옹의 대륙정복에 대한 전투신과 전개 상황을 묘사했다는 것이 높은 별점의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전쟁사를 아주 잘~ 연구하고, 군대나 그 때의 계급, 그리고 전투부대 배치 상황을 다 확인한 다음에 그 사이사이에 공군을 집어 넣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만큼 연구가 필요했던 것이고 그것이 굉장한 효과를 낳았으니 말입니다. 만약 전쟁 묘사나 군대 배치 등의 군 관련 묘사에서 어디 한 군데라도 삐끗했다면 군사 매니아들이 별을 깎았을겁니다.-ㅂ-

아아. 하지만 2권에는 그런 군사 배치에 대한 이야기는 좀 적습니다. 주 무대는 중국이라고 봐도 되거든요. 물론 절반 이상은 중국까지 가는 그 힘든 여정 이야기지만 책이 넘어가는 속도는 굉장히 빠릅니다. 560페이지나 되는 테메레르 2권을 읽는데 아침 출근시간 + 저녁 퇴근시간 + 귀가 후 독서시간으로 충분했습니다. 다 읽고 나서도 한참을 히죽히죽 웃다가 마침 어제 아침 도착한 3권을 꺼내들고 잠시 뒷부분만 보겠다는게, 맥락이 이해가 안가 뒷부분 20% 가량을 죽 읽어내려갔습니다. 막판의 꼬마용 정말 귀여워요! ;ㅂ; 템레르가 가끔 철 없고 막나가는 형이라면 막판의 꼬마용은 제대로 막내입니다. 그래도 막내의 비행사가 누구기에 망정이지 랭뭐시기였다면 난리 났을겁니다. 이건 다음번에 제대로 읽고 다시 리뷰 쓰겠습니다.

2권에서 나온 중국에 대한 묘사는 서양이 보는 동양의 모습이 이런 것인가 싶어 읽는 내내 웃음이 나왔습니다. 약간은 유토피아적 이상향이랄까요. 하지만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관련된 이야기도 나오곤 하니 완벽한 이상향만은 아닙니다. 그저, 로렌스가 느낀 것처럼 용과 인간이 동등한 입장에서 생활하는 곳이니까요. 1권에서는 영국 공군에서의 용들도 꽤 자유롭게 지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관점 자체가 아예 다릅니다. 용을 지능을 가진 가축으로 생각하는 유럽쪽과, 인간과 동등한 위치에 놓고 생각하는 동양쪽. 3권을 읽어봐야 터키쪽의 용들은 어떤지 알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2권에서 다루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노예제도입니다. 이것도 이후에 터질 것 같은데 영국에서의 노예금지제가 언제 시행되었는지는 옥스포드 영국사를 찾아봐야겠습니다.

테메레르-템레르는 1권에서 등장한 우편배달용, 볼라티우스(애칭 볼리)가 혀짧은 소리로 테메레르를 부르는 말이죠^^-를 읽다보니 유럽사, 유럽 전쟁사에 대해 다시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 이전대의 영국 왕 가계도는 거의 달달 외우고 있는데 앤여왕 이후의 가계도는 맹탕이라니까요. 여기도 다시 확인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엘리자베스 여왕과 관련된 언급은 굉장히 웃겼습니다. 반사적으로 엊그제 본 엘리자베스가 떠올랐어요. 영국 왕실에 엘리자베스란 이름을 가진 여왕은 그 당시엔 딱 한 명 밖에 없었으니 그 분일건데 말이죠. 음훗훗~



테메레르는 판타지, 전쟁사, 유럽사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누구든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ㅂ' 조만간 1-2권도 질러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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