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따뜻한 차이. 우유에 요크셔 골드랑 설탕을 넣어 진하게 끓였습니다.)

무리한 식생활은 건강을 망칩니다. 물론 잘 알고 있지만 알고 있다고 실천(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어제 저녁 늦게 간식을 먹었습니다. 얻어먹는 간식이라 맛있었지만 사실 여러모로 안 먹는 쪽이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얻어먹었는데, 늦은 저녁이었고, 얻어 먹는 것이었고(마음의 빚;), 기름진 음식이었으니까요.-ㅁ- 무엇보다 늦은 시간에 먹었다는게 문제입니다. 덕분에 아침에 입맛이 없어 내내 안 먹고 있었고요.

게다가 오늘 아침 일찍 병원을 가야한다는 G가, 늦잠을 자면서 아침이 좀 꼬입니다. 부모님은 일찍 나가고 안계시고, 늦게 일어난 G는 난리 났다면서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그러면서 본인이 가야하는 병원을 못찾겠다고 나가서 전화를 다시 걸지 않나.. 이모저모 저마저도 정신없게 만들더랍니다. 오늘은 좀 느긋하게 티타임을 즐겨볼까 했는데 그리 되니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결국 스트레스에 폭주해서 점심을 과식합니다. 입이 깔깔하니 쿠키고 뭐고, 티타임을 위해 준비한 것은 싹다 뒤로 미루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잔뜩 먹게 되는군요. 그리고는 위가 가득 차도록 먹고 나서는 다시 운동을 나갑니다. 그것도 한낮에 말입니다.

운동 다녀와서부터 위가 굳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씩씩하게 걷고 나니 위가 부담이 되었나보지요. 단단하게 굳었습니다. 움직이지 않고 굳는 건 종종 있는 일인데 체하는 것과는 또 다른 반응입니다. 비슷하긴 하지만 이쪽은 약을 먹거나 하지 않아도 조금 기다리면 풀립니다. 물론 그 다음날까지 여파가 옵니다. 그 다음날도 위가 평소보다 잘 움직이지 않거든요.

수분 부족 상태에서 많이 걸은 것도 있었을테니 끊임없이 수분 공금을 해줍니다. 그리고 찬 음료보다는 뜨거운 음료를 붓습니다. 온몸에서 식은땀을 줄줄줄 흘리지만 내버려두고 버팁니다. 위가 굳은 상태고 물이 들어갔으니 누워 쉬지도 못합니다. 그저 마비노기만 붙들고 있습니다.(...)

그러기를 몇 시간이나 지나 지금은 좀 풀렸습니다. 여전히 위는 묵직하지만 그래도 아래로 내려간 느낌이 듭니다. 오랜만의 과식에 위가 반란을 일으켰나봅니다. 조심해야겠네요.

원래 제목은 위(胃)의 반란이었는데 한자를 넣다보니 저게 밥통 위로 나오지뭡니까. 그래서 홀라당 밥통의 반란으로 바꿨습니다. 넵. 반란중입니다. 그것도 지난주부터.

반란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는데 하나는 스트레스, 다른 하나는 섭식습관입니다. 앞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뒤쪽은 저녁으로 빵 먹었다가 홀라당 위가 살짝 멈췄다 말았다를 반복하고 위산 과다, 위액 역류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는 겁니다. 아마도 전자가 바탕이 된 가운데 후자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싶군요. 훗. 그런 고로 다음주에는 저녁 메뉴를 바꿔야 합니다.-ㅂ-;

비만 관련 프로그램에서 종종 다루는 이야기가 싼 음식의 칼로리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빈민층이 비만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라는 겁니다. 그걸 절감한 것이 저녁 문제입니다. 빵 하나로 적당히 먹으면 보통 1천원 아래입니다. 제과점 빵이 아니라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사다 먹는 빵이라 그렇게 싼거죠. 부피도 적당하니, 먹고 나면 포만감이 듭니다. 하지만 밀가루가 주 재료이니 위가 안 좋을 때는 밀가루를 가능한 피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다른 먹을 것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같은 값을 주고 그 정도의 포만감을 주는 것이 없습니다.(먼산) 떡도 소화가 그리 잘되는 편은 아니라 피하고, 흰 우유 한 팩으로는 포만감이 안 듭니다. 그러니 양산형 빵을 선호하는거죠. 싸고 포만감도 들고요. 하지만 저처럼 한 번 뜯으면 멈출 수 없는, 식욕억제난조형은 그게 문제랍니다. 어느 정도 포만감이 들면 먹는 것을 멈춰야 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먹을 때 글을 읽는 경우가 많아서 무의식 중에 입에 넣고 마는 겁니다. 앉아서 먹으니 포만감의 정도도 파악이 어렵고요. 
이런 이유로 어제는 일부러 저녁으로 딸기 우유 한 팩 뿐인데 자기 한 시간 전쯤에는 또 위가 말썽을 부리더군요. 스트레스가 원인인건 알지만 제거 불가능하단 말이닷.;ㅂ;


오늘 저녁 메뉴도 열심히 고민해야겠습니다. 밀가루 빼고, 카페인 음료 빼고, 밥 종류 빼고. ... 그러면 뭐가 남지요?




그러고 보니 몇 년 동안 11-12월의 위통은 계속, 꾸준히 말썽을 부리는군요. 기억이 맞다면 이 시기에 위가 말썽을 부리지 않았던 적은 거의 없었나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