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먹어본 월병이라면 출처가 딱 세 곳인데, 하나는 마트이고 한 곳은 파리바*트이며 다른 한 곳이 도향촌입니다. 뭔가 수준이 상당히 다르다 싶지만 그러려니 넘어가지요.;


가끔 단 것이 땡길 때 마트에서 할인하는 1천원 월병을 먹으면 그건 만주와 크게 다를바가 없습니다. 파리*게트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거기도 그냥 단과자빵 수준이지, 특별한 맛은 아닙니다. 도향촌은 좀 많이 다르지요. 거기는 간단히 주워먹는 간식이 아니라 소중히 접대(...)하는 그런 고급 과자를 먹는 것 같으니 말입니다. 딱히 가격의 문제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아마도.;;;


하여간 도향촌에서 월병을 사기 시작한 뒤로는 다른 곳에서 월병 사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월병 먹을 일도 자연히 줄어드는데, 이번에는 도쿄에서 날아온 월병이 생겼습니다.






추석 연휴 때 받았지요. 굉장히 섬세한 문양이 새겨진 월병입니다. 월병 만드는 법은 이전에 『아빠는 요리사』에서 보고 알았는데, 저정도로 무늬를 새겨 찍으려면 굉장히 힘들었겠다 싶습니다. 게다가 얼핏보면 월병이 아니라 갈레트 같아 보일 정도입니다. 달걀물을 색색들이 아주 정성들여 발랐나봅니다.(먼산)
그래서 얼핏 봐서는 월병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라고요. 제가 주로 본 월병은 어떤 의미에서는 허여멀건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라 말입니다.




추석 끝난 그 주에 간식으로 들고 왔습니다. 왼쪽은 앙あん이라고, 앙금이 들어갔다는 걸 확연히 보여주는데 오른쪽의 포도덩굴은 잘 모르겠더랍니다.




베어물고 보니. 허허허허허. 이것 참;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설탕인지 꿀인지, 하여간 달달한 속에 다양한 견과류를 듬뿍 섞었습니다. 맛 자체만 놓고 보면 호떡과도 비슷한데, 그보다는 덜 걸죽하고 견과류가 훨씬 많이 들어갔습니다. 야금야금 꼭꼭 씹어 먹다보니 어느 새 홀라당 사라지고 없던걸요.;ㅠ;

앙금은 팥이었는데, 그쪽도 맛이 꽤 진합니다. 설탕 단맛은 아니었다고 기억하는데, 혹시 대추를 썼을까요. 아니, 이미 한참 전에(...) 먹은 거라 기억은 휘발되고 거의 안남았습니다. 맛있다는 기억만 확실하게 남아 있고요.


사다주신 분께 나중에 물어서 어디 제품인지 알아다가 사러가야겠습니다. 흑흑. 저만 홀라당 먹었지만 다음에는 가족들이랑 나눠먹어야지요. 근데 사오면 어머니께 살찐다고 야단 맞을지도..? -ㅠ-;


몇 주 전인가, 작은 홈플러스에 갔다가 월병을 개당 990원에 팔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싸다 생각하고 덥석 집어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리 싸진 않네요.

겉은 단단하다기보다는 폭신하고, 속도 그냥 보통의 앙금이니 밤만주랑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있다면 크기랑 가격차이 정도? 밤맛만주나 그 비슷한 종류가 낫겠다 싶더라고요.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가.-ㅁ-;
거기에 월병이라고 해놓고 모양만 월병이지 기대했던 타입의 월병이 아니라 더 실망해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제게 월병의 기준은 언제나 도향촌.(...) 이러니 만족할리 없지요. 그냥 만주라고 했다면 안 샀을거라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파리바게트의 월병도 이 비슷한 맛이었을겁니다.'ㅂ'


간식하니까 떠오르는데, 아직은 간식 금지입니다. 안 사는 건 아닌데, 보통 점심 때 끼니와 같이 먹는 편법을 쓰거든요. 그러니 케이크 같은 건 안 먹습니다. 만주나 달달한 빵종류를 먹는 거죠. 그렇다보니 아직 몇몇 빵집은 가본다고 벼르기만 했지 아직 가보질 않았습니다.

- 상수역 퍼블리크. 위치는 확인했으니 가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초코 타르트가 주 목적이고 에클레어는 덤입니다. G에게서 마카롱 사다달라는 부탁도 받긴 했지요.
- 롯데 본점의 반숙 카스테라. 이쪽은 아직 긴가민가. 언제 갈 일 생기면 사야지 하고 있고요. 가격은 6천원 선.
- 신세계 본점의 스위트 시나몬. 시나몬롤 하나에 3500원하는 걸 보니 지갑이 안 열립니다. 언제 먹을 수 있을라나.
- 모 빵집의 파운드 케이크랑 미니 치즈케이크. 이건 크리스마스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 때 날잡아서 구입해보려고요.+ㅠ+

하지만 지금으로선 먹는 것보다는 게임이 더 먼저...(어?;)
언젠가 프님이 이글루에서 '여기부터 여기까지 다 주세요!'를 도향촌에서 말해보고 싶다 하시더군요. 그리고 그것은 언젠가부터 제 꿈이 되었습니다. 비용의 문제 때문에 어디서나 다 해볼 수 있는 말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P5 오픈시간에 맞춰서 케이크 진열대 앞에 가면 해볼 수는 있습니다. 오픈 시간에 맞춰가면 케이크가 4종 정도만 있거든요. 그러니 종류별로 하나씩 다 주세요는 적어도 거기서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케이크의 경우엔 호불호가 있으니 다 주세요라고 하는 것이 로망이 되진 않더군요.
하지만 도향촌은 다릅니다.-ㅠ- 여기는 케이크와는 달리, 다 구입해서 쌓아 놓아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실온에서도 일주일 쯤은 거뜬하게 버텨내고 냉동했다가 먹어도 괜찮습니다. 그러니 '여기부터 여기까지 다 주세요!'라고 하는 것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습니다.(훗)

그리고 얼마 전, 부푼 꿈을 안고 시도를 하러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월병과 그걸 먹었을 때 부대낄 속을 생각하니¹ 도저히 견딜 수 없더군요. 그 말을 시전하기엔 아직 수련이 더 필요합니다. 1랭을 넘어서 마스터가 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겠지요.


"전부 다 주세요!"




아래는 그 쓰디쓴 경험-수련부족임을 깨달은 그 날 저녁의 사진입니다.
그래도 나름 신나서 찍었다니까요.-ㅁ-



좀 많이 샀더니 이렇게 쇼핑백에 주십니다. 평소에 4-5개까지는 그냥 비닐봉지에 담아주시고요.'ㅂ'




안에는 이런 것이 들어 있습니다. 앞에 보이는 것은 호도수. 상자가 꽉 차서 못 들어갔습니다.




상자에는 월병이 가득! 십경월병은 좋아하니까 특별히 두 개를 골랐습니다. (왼쪽 상단, 囍라고 박힌 것이 십경월병)




이것이 도합 27000원이었습니다. 비싸지만 만족도는 높지요.-ㅠ-

囍자가 박힌 십경월병은 속에는 앙금과 견과류, 건과류가 들어 있습니다. 하나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지요. 물론 위 용량에 따라 반응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오른쪽이 산동팔보. 앙금이 적고 속에 견과류 중심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말린 과일이 상대적으로 적더군요. 십경월병은 4500원, 산동팔보는 2500원. (이라고 기억합니다.)

십경월병 하단의 사각형은 화생수랍니다. 아몬드를 갈아만들었다는데, 아몬드 사브레와 닮았습니다. 그보다 더 기름지고 진한 맛이라게 다를까요. 하지만 사르르 녹는 것이, 커피랑 곁들이면 일품입니다.

그 위에 보이는 타원형이 마저수. 이건 참깨속이 들어가 있다는데 먹어보니 얇지만 짭짤한 것이 맛있습니다. 달고 짜긴 한데 짠맛이 조금 더 도드라지네요. 살짝 쫄깃한 느낌이 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 위로 보이는 태양같은 무늬의 월병이 장원병입니다. 이게 꽤 재미있던데요. 겉의 과자부분이야 다른 월병(십경월병이나 산동팔보)와 비슷하지만 검은 앙금이 아주 진한 맛입니다. 지금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대추가 들어갔다는데요, 그러니 이해가 확 됩니다. 마치 과자 사이에다 진한 양갱을 끼워 넣은 것 같은 맛이었거든요. 팥앙금에 대추앙금을 섞어 넣었다면 그런 맛이 나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진하기 때문에 녹차와 잘 어울릴 겁니다. 부모님께도 다음에 하나 사드리...고 싶지만 그러면 식이조절 중인 아버지는 조금 화내실지도?;

태공이 안고 있는 것은 호도수. 이것도 호두맛 사브레를 생각하시면 비슷합니다. 그보다 더 잘 부스러지긴 하네요. 이걸 컵에 두 개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죽이 된다는데 무서워서 아직 못해보았습니다. 아니, (괴식이 될까) 무섭다기 보다는 그냥 먹어도 맛있으니 뜨거운 물을 부어 죽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거죠.;

상단 맨 오른쪽에 있는 오인수, 그 왼쪽의 천층수, 태공 오른쪽의 수피는 아직 안 먹어봤습니다.-ㅠ- 천층수는 지난번에 먹어보긴 했는데 오븐에 살짝 데워 먹는 것이 더 맛있다는 말에 주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훗훗훗.



이리하여 일용할 간식이 생겼습니다.(오늘은 십경월병으로!)




¹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데, 도향촌의 십경월병은 두 개 이상 먹으면 속이 부대낍니다.(...) 물론 빈속에 두 개입니다.; 십경월병 외에 다른 월병도 섞어 먹든 아니든 한 번에 두 개 이상 먹으면 위에서 반란을 일으키더군요. 신물이 넘어오는 느낌이 살짝 있습니다. 제 위가 문제라는 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하하하하.

정월대보름 전날인지 전전날인지에 구입한 월병. 월병은 달과 연관된 간식이니 추석(중추절)과 대보름이 대목이랍니다. 여튼 정월대보름 전후로만 판다는 원소를 덥석 들고 왔으니, 저 한 상자에 20개가 들어 있습니다. 앞에 있는 것은 십경월병과 호도수. 호도수는 차마 물을 부을 용기가 나지 않아 그냥 차에 곁들여 과자로 먹었습니다.-ㅠ-




사진 초점이 날아가기도 했지만, 포장이 원래 저렇기도 합니다. 4×5 = 20. 반투명한 봉지에 하얀 경단이 나란히 들어 있습니다. 갓 사가지고 온 것인데도 만져보면 차가운데 냉동보관해서 그런 것 같더군요.




봉지를 열어보면 하얀 경간이 보입니다. 표면이 포슬포슬해보이는 것은 저게 찹쌀가루라 그렇고요. 반조리 상태이니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실온에 해동해서 끓는 물에 퐁당퐁당 집어 넣고 삶으면 됩니다. 사들고 와서 냉동고에 오래 넣어두어도 괜찮다 하고, 1년에 딱 사흘 파는 월병이라 그런지 그렇게 보관했다 먹는 사람도 많은가 봅니다. 오븐에 구워먹는 사람도 있다지만 삶아 먹으면 그건 사도!라고 외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삶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처음엔 냉동했던 걸 바로 꺼내 삶았더니 동동 뜨고도 한참 끓였는데도 속이 덜 익었더랍니다.(생협분들께는 그 점에 대해 사과를..OTL) 두 번째 시도에서는 에라 모르겠다 싶어 실온에 한참 내놓고는 삶는 것도 더 한참 삶았습니다.



다 삶은 것을 내어놓으니 저렇군요. 아... 초성체 남발하고 싶어라. 이글루도 아니고 볼록볼록 튀어나온 저 자태라니. 왠지 망치로 윗부분을 두들기고 싶어지네요.
하지만 생긴 것과 다르게 맛있습니다. 속은 흑지마수와 비슷하게 달달한 검은깨 앙금이 들어 있습니다. 겉의 경단은 간이 전혀 안되어 있는건지 맹한 맛인데 한 입 깨물어서 달달하고 고소하고 진한 속을 맛보면 순식간에 중화제(?)로 변합니다. 달달한 맛을 겉의 경단이 중화시키는 것이지요. 하나 둘 집어 먹다보면 접시엔 하나도 안 남아요. 그러니 다음에는 한 박스가 아니라 세 박스쯤 사야하나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내년 대보름까지 한 달에 3천원씩 모아두면 그 쯤이야 가뿐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요. 훗.
그래도 식이조절 생각하면 한 박스로 만족해야겠지요.



덧붙임.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맙시다.-ㅁ-;

(원소 자체가 달달해서 의외로 무미에 가까웠습니다. 다음엔 쿠로미츠-흑설탕 시럽을 만들어 뿌려볼까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정월 대보름 전날, 퇴근해서 후다닥 명동으로 향했습니다. 신세계 들러 빵 사고 지하보도를 통해 중앙우체국 앞으로 나와서 바로 골목안으로. 그러면 도향촌까지 그리 멀지 않더군요.

도향촌에서는 원소 한 상자와 다른 월병을 조금 샀습니다. 원소는 그대로 냉동보관했고 월병은 그 다음날 들고 와서 점심으로 먹었지요.-ㅠ-



원래 십경월병이랑 그 옆의 산동팔보를 구입하려 했는데 할머니가 말리시더군요. 산동팔보나 십경월병이나 거의 같은데 차라리 산동팔보 대신 천층수를 들고 가라고 말입니다. 그건 이미 먹었다 하니 그 다음으로는 호도수를 추천하시네요. 망설이다가 '두 개 넣어 끓는 물 부으면 죽이 된다는' 과자가 궁금해서 샀습니다.'ㅅ'

십경월병은 이미 한 번 올렸으니 호도수만 찍어봅니다.




포장이 독특하군요. 흰 종이로 감싸서 한 가운데서 접은 다음 둘둘둘 말았네요. 오오. 이런 것도 스킬이 필요해.





복숭아 桃가 찍혀 있는데 아마 도향촌 이름에서 따왔나봅니다. 재료의 이름을 따온 거라면 호두수가 되겠지만 이름 발음이 좋지 않아서 호도수라 넣은 것인가 싶기도 한데..

맛은 바삭바삭하게 부서지는 쿠키맛입니다. 버터향과는 거리가 좀 있고, 음, 고급스러운 옛날 과자 맛?
실은 먹은지 한참 되어서 이미 맛을 잊었답니다. 하하하.
하여간 할머니가 소개하신 것처럼 커피랑 함께 먹으면 푸근해질 맛이랍니다. 월병 구입할 때 고민하고 있자니 할머니가, "호도수 먹어봤어? 저거 커피 한 잔 타놓고 함께 곁들여 먹으면 정말 맛있지."라고 하셨거든요. 그 묘사에 낚여 구입했는데 가격 생각해도 이정도면 살만하고 종종 생각날 맛이더랍니다.



다만 월병 자체가 기름지고 밀가루를 주 재료로 한 음식이다보니, 거기에 그 당시 좀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먹고 난 뒤에 속이 좀 부대꼈습니다. 커피를 들이 붓는 생활이 이어지다보니 위가 파업하겠다고 협박하더군요. 그러니 속은 잘 달래가면서, 적당히, 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즐깁시다.ㅠ_ㅠ
제이님이 올린 월병 글 보고는 저도 후다닥 올려봅니다.'ㅂ'

며칠 전 문득 월병이 생각났습니다. 월병이 먹고 싶다는 생각만 했는데 월병으로 유명한 도향촌은 집에서도 그리 멀지 않지요. 그래서 저녁 운동 겸, G랑 홍대에서 만나기로 한 겸해서 명동에 나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날은 일이 좀 많았네요. An에게 연락 받은 것도, 회사에 핸드폰 두고 와서 어머니 핸드폰 빌려 나간 것도, 명동 들렀다가 홍대 간 것도, G랑 같이 쇼콜라윰의 간식을 산 것도 이 날입니다. 연휴의 연장 같은 느낌이라 부담없이 돌아다녔으니..-ㅁ-;


위치는 여기.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서울 중앙우체국 옆 골목은 중국대사관 앞으로 이어지는데, 그 골목에 있습니다. 이 골목만 찾아 들어가면 되니까 말이죠. 홈페이지(링크)도 있는데 주문도 가능합니다. 지금 저는 대보름 전후 3일만 판다는 모 월병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요.+ㅠ+





가격은 예전보단 올랐더랍니다. 가장 대표적인 월병이 십경월병(什景月餠)인데 4500원으로 조금 올랐습니다. 이전에 샀을 때는 4천원이었지요.(그리고 찾아본 블로그들에서도 4천원으로 써놓았으니 인상된지 얼마 안되었나봅니다.)





도향촌 들렀다가 간 곳이 쇼콜라윰이라, 쇼콜라윰의 과자도 함께 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 보이는 연녹색의 동그란 과자는 여행 때 선물로 사들고 온 토끼만주. 지난번의 깨만주와 같은 라인인데 말차맛인 이게 토끼 모양이 잘 보이더군요.
월병이 주제인 글이므로 토끼만주 근접사진은 접어둡니다.






하나씩 골라 담아봅니다. 맨 위의 막대모양과 맨 아래의 초콜릿 쿠키는 쇼콜라윰. 가운데 세 가지가 도향촌 월병입니다. 囍(희) 글자가 새겨진 것이 십경월병, 깨가 뿌려진 것이 흑지마수(黑芝麻수(酉+禾)), 왠지 뱅글뱅글 무늬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게 천층수(千層수(酉+禾))입니다. 홈페이지에는 나와 있는 수자가 윈도 기본 한자에는 없네요.


십경월병은 견과류, 말린 과일 등의 다양한 속이 들어 있는 월병입니다. 가격이 좀 비싸지만 딱 하나만 산다면 전 이걸 고릅니다. 맛이야 두말할 나위 없이 좋고..-ㅠ-




이게 천층수의 속입니다. 보면 파이결이 살아 있는 것이 참으로 기름져 보이는데, 막상 먹어보면 생각보단 덜합니다. 버터가 아니라 라드(돼지기름)를 쓸 것 같은데 라드로 만드는 파이결은 이렇군요. 거기에 저 검은 속은 팥앙금에 대추를 섞은 것이라는데 상당히 끈적끈적하고 답니다. 단맛이 가볍게 단 것이 아니라 음.. 흑설탕을 섞은 것 같달까요. 캐러멜 소스 같기도 한 진한 맛이 나는 속입니다. 그 깊은 맛이 어디서 나오나 했더니 대추네요.(홈페이지에서 찾아보고 이제야 알았습니다.-ㅠ-) 확실히 달달하면서도 진하고, 깊고, 쌉쌀한 맛이 뒤에 숨어 있는 듯한 맛입니다.




흑지마수는 조금 미묘. 백지마수보다는 흑지마수가 낫다고 추천하길래 이쪽을 골랐는데 속에는 검은깨 페이스트에 견과가 들어 있습니다. 달면서도 짭짤해요. 많이 달지도 않지만 달고 짜다는게 입에 익숙치 않아서 제 입엔 맞지 않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전종목(..) 제패를 해보고 싶은데 마침 대보름도 머지 않았으니 정월대보름 전후 3일에만 판다는 원소(元宵)도 구경할 수 있겠네요. 겨울에만 파는 지단고도 있고 하니 조만간 한 번 더 다녀올 생각입니다. 생각만 해도 행복하네요.///

그러니까 이것도 이 주 전 이야기입니다. 비가 마구 쏟아지는 속에 신세계를 포함해 그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간식들을 그러모았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도넛 공장의 코코아 음료는 홀랑 다 마셨고-은근히 포만감이 듭니다-남은 간식들은 집에 가져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명동 도향촌에는 처음 가보았는데 월병 맛을 제대로 보고 싶어거 가봤습니다. 어떤 걸 살까 고민하다가 어차피 자주 올 것도 아니고 하니 가장 비싼 것을 먹어보자 해서 4천원짜리로 골랐습니다. 이름은 잊었고요.
검은 아저씨 가게에서 산 마들렌도 같이 있지요. 신세계에 갔더니 검은아저씨 치즈케이크(쿠로오지상이었나..)를 파는 그 옆에서 마들렌 같은 과자를 같이 팔고 있었습니다. 개당 5백원이라 가격도 괜찮다 싶어서 샀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어느 새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월병은 아예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겨 두었습니다. 무사히 지킬 수 있었으니 이런 사진도 찍을 수 있었지요. 핫핫.

크기가 상당히 큽니다. 이전에 이 접시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여럿 있었으니 비교해보면 아시겠지만 두껍기도 하거든요.


비닐을 벗기면 이렇습니다. 월병을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이전에 올린 것은 파리바게트 것이니 이거랑 비교하면 안되겠지요. 후훗.



견과류가 듬뿍! 앙금도 듬뿍! 상당히 든든한 간식입니다. 대신 기름지고 달긴 하지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기왕이면 중국차를 곁들이고 싶었는데 중국차는 따로 없고, 비슷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랍상소총이나 얼그레이(이건 邪道지만;)랑 같이 먹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커피를 듬뿍 마신데다 홍차 우리는 것이 더 번거로우니 그냥 먹자가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지금 후회되는 걸 봐선 조만간 다시 월병 사러 갈 듯합니다. 그 때는 제대로 랍상소총 곁들여서 먹어보겠습니다.-ㅠ-

어느 날, 엄친딸을 두신 어머니 친구분이 선물로 주셨다는 월병이 저희집 식탁 위까지 올라왔습다. 식탁 위에 못 보던 과자가 있는데 자세히 보니 월병이더군요. G는 견과류도 싫어하고 앙금도 싫어하고 말린 과일도 싫어하니 월병에 손을 댈리가 없지요.-ㅂ-; 그래서 제가 낼름했습니다.

월병이니 기왕이면 중국차가 좋겠다 싶었지만 집에 중국차는 없습니다. 대신 랍상소총이 있지요. 강렬한 훈연향 때문에 아주 가끔만 마시는 차입니다. 나눠서 작은 병에 담아 둔 것이 있었는데 지금쯤이면 향도 꽤 날아갔을테니 괜찮겠다 싶어서 꺼내 보았습니다.


준비 완료. 유리병에 랍상 소총이 담겨 있고 옆에는 월병이, 그리고 차도 다 준비했습니다.



차를 조로록 따르고,


월병을 뜯습니다. 백과라고 새겨져 있군요. 백가지 과일-아마 많은 과일을 뜻하나 봅니다. 보통 월병은 중국에서 추석 전후에 먹는 것이니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는 것일테고, 그래서 저런 글자가 들어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린 과일이 들어가 있겠지 싶었는데 百果가 아니라 白果입니다. 속에는 견과류가 섞인 하얀 앙금이 꽉 차있습니다. 진한 향의 홍차와 잘 어울리는군요.


그리하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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