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쯤이었나. 우미노 치카의 『3월의 라이온』이 BUMP OF CHICKEN과 합작한다 하더군요. 흔히 말하는 콜라보레이션말입니다. 협업이라 해야하나 합작이라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합작이란 단어를 골랐는데, 온라인 싱글과 만화책 부록 CD의 두 종류로 나온다고 하더랍니다.


과거형인 까닭은 이미 발매되었기 때문이고, 그 당시에는 구입 여부를 두고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어차피 『3월의 라이온』은 G가 좋아하는 만화지 제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 고이 기억 저편으로 보냈습니다. 도로 꺼내 든 것은, 교보문고 광화문 점에 혹시 『마법사의 신부 3』 한정판이 있나 찾아보러 갔다가 서가에서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이거랑 오피셜 팬북이 들어와 있더군요. 오피셜 팬북은 그 집 줄무늬 고양이 얼굴이 박힌 동전지갑이었는데 들고 다닐 수 있는 물건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물론 사전에 G에게 전화해 살래?라고 물어보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 그렇게 떠넘겼건만, 이 친구는 제게 책값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습니다. 하하하하하. 삐~년 지기의 우정이라니. 하하하하.-_-


제목은 파이터. 분명 CD인데 음악은 딱 한 곡 들어 있습니다. 싱글 CD도 아니고 거참 크다 싶지만 상관은 없지요. 듣고 싶으시다면 유튜브를 이용하셔도 되겠지만, BUMP OF CHICKEN의 홈페이지에 아예 『3월의 라이온』 뮤직비디오판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왜 이 책을 좋아하지 않느냐고 물으신다면, 『허니와 클로버』 때 하도 크게 뒤통수를 맞아서 일단 완결이 날 때까지는 평가를 유보하기로 했다고 답하겠습니다.

드디어 9권. 후기에도 나왔듯이 허니와 클로버의 권수가 머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고, 지금 분위기 봐서는 앞으로 10권은 너끈히 더 나갈 수 있을 겁니다. 과연 20권 안에 이야기가 끝나려나?

초반의 우울한 이야기는 어디로 갔는지, 요즘의 이야기는 밝습니다. 물론 항상 밝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앞을 보고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지난 권에도 그랬지만 이번 권도 새로운 장기 기사들이 등장하면서 그 사람들의 어렵고 힘든 상황, 하지만 그 상황을 어렵게만 보지는 않는 시각이 보입니다. 이번 권이 특히 그랬네요. 한참 동안을 눈앞의 벽과 내내 싸워서 내내 패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걸 보고 안타깝고 안쓰럽게 여깁니다. 그리하여 또 패배했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뭐라 말해야할지 고민합니다. 근데 당사자는 아주 편안하게 이야기 합니다.
새로운 길이 열렸다. 새로운 것이 또 보였다. 그래서 같이 이야기 하기로 했다.
허허허허허허.
당사자들에게는 또 다른 세계가 열린 것이었군요. 당사자가 아닌 이상은 모를 이야기였습니다.


하여간 이번 권을 보고 나니 새알심이 듬뿍 들어간 맑은 팥죽이 먹고 싶더랍니다. 다음 여행 때는 파는 곳을 수배해야겠어요.-ㅠ-


우미노 치카. 『3월의 라이온』9, 서현아 옮김. 시리얼(학산문화사), 2013, 8000원.

다 읽고 나서 8권 정주행. 이번에도 새알심이 확 땡기더랍니다. 으으으으. 밀크티에다가 띄워 먹는다니...;ㅠ;
가끔 이모저모 이런저런 상황에 휘둘릴 때, 혹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무료함에 미칠 것 같을 때, 자기 자신에게 끝없는 절망을 느끼면서 정말 삐~하고 싶을 때 꺼내 보는 책들이 몇몇 있습니다.
기분 전환용 책으로 「아리아」나 「카페 알파」를 꺼내보기도 하지만, 오늘 같은 날에는 도움이 안됩니다. 그런 때는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가 벗어난 케이스를 찾는 거지요. 예전에는 나리타 미나코의 「알렉산드라이트」나 「사이퍼」를 챙겨보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파파 톨드 미」8권에서 나오는 일종의 외전, ALICE CAFE나 「허니와 클로버」 6권부터 시작되는 자아찾기를 봅니다.

오늘은 자아찾기™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그 앞부분을 찾아보다가(6권) 이런 대사를 맞닥뜨렸습니다.


p.81
(교수님의 대사)
무슨 고민이라도 있나? 괜찮아. 괜찮아. 답이 나오지 않을 때는 잠자코 손을 움직이는 것이 최고지. 집에서 머릴 싸매고 있든 누군가에게 답을 청해보든, 알 수 없을 때는 알 수 없는 거야. 그런데 신기하게도, 온마음을 다해 손을 움직이다 보면, 완성된 100개째 접시 위에, 그 답이 얹혀져 있는 경우가 있지.
정진하게.


넵.; 정진하겠습니다.


p. 161
하구미는 '자신이 얼마나 나아갈 수 있는지'를 스스로 확인해 보고 싶은 거야. 하지만 '얼마나 나아갈 수 있는지'는 자신외의 세계에 부딪쳐 그 방향으로 측정하는 방법도 있지. (중략) 난 생각해. 그건 양쪽 다 옳은 거야. 중요한 건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것을 '변명거리'로 삼지 않는 거야.


심장에 대못이 박혔................................................;ㅂ;



정진하고 변명하지 않겠습니다.;ㅁ;

그런 의미에서 공방은 잠시 쉬고, 미뤄두었던 다른 일들을 꺼내 들겠습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음....; 바느질?; 미친듯이, 정신을 놓고, 홈질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천이 없으니 조금 미루었다가 올해 안에 대작 하나를 완료하겠습니다.(먼산) 가능할지는 저도 모릅니다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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