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조리나 조리 음식들이니 요리에도 안 들어가지만 일단 만들어 먹는 이야기니까요. 어느 날 락식에서 주문했던 음식들이 다 도착해 찍었습니다. 레드홀릭의 젓가락 떡볶이는 1+1으로 두 개 구입해서 네 개 받았는데, 그 중 둘은 G에게 주고 제 몫으로 챙긴 두 개는 다 먹었습니다. 나중에 리뷰 올리고, 오늘 올리는 것은 우동.

비오고 스산한 날씨다보니 이전에 먹은 에비텐 우동이 떠올라서요.


에비텐이니 해석하자면 새우튀김인데, 새우가 올라간 우동이 아니라 국물에 적셔 먹는 마른튀김이 새우맛인겁니다. 아마 마른새우를 섞었을 거예요.






원래는 저 은박 포장 자체가 냄비 역할을 하는데 그걸 쓰는 게 더 번거로운 것 같아 냄비에 물 끓여서 투하했습니다. 거기에 별도 포장인 튀김을 올리면 금방 완성. 간간하지만 의외로 괜찮더군요. 하나에 2800원이던가. 그 정도 가격이었다 기억하는데 재구매 생각이 있습니다. 쓰읍...-ㅠ-



하지만 오늘 저녁은 회식. 속도 별로 편하지 않은데 고기라니.ㅠ_ㅠ 부디 살아남기를...ㅠㅠㅠ

이날은 마루가메가 먼저였습니다. 이전에는 차 다음 밥이었는데 이번에는 밥 다음 차라는 정상적인(?) 경로로 갔습니다. 아니, 양을 보면 정상적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네요.




제가 G보다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내내 굶고 있었을 G를 위해 밥을 사주었습니다. 하지만 밥값보다 차값이 더 나오긴 했지요. 괜찮습니다. 어차피 이정도는 왔다갔다 하니까요.(...)


가운데가 비어있는 쫀득한 어묵을 가리키는 치쿠와.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이걸 튀기니 더 맛있지요. 거기에 튀긴 반숙 달걀, 그리고 G는 명란주먹밥을 같이 주문했습니다. 사진은 이것 달랑 한 장 뿐이지만 설명하는데는 충분합니다. 지난번에 S가 먹는 것을 보고는 노리고 있다가 이번에 도전했지요. G는 니쿠타마-고기와 달걀이 올라간 찬우동을 시켰습니다. 그래서 따뜻한 국물을 따로 가져왔고요. 파나 국물, 튀김부스러기는 원하는 만큼 가져와 먹을 수 있습니다.


다시 먹어도 면은 괜찮지만 국물은 간간하고, 명란 주먹밥은 맛없는 명란과 맛없는 밥이 조화를 이루더군요. 다음에는 그냥 적당한 튀김과 면을 중심으로 주문하겠다 생각했습니다. 튀김은 잘 고르면 나쁘지 않으니까요.





배는 부르지만 그래도 시폰은 시킵니다. 이날의 칼로리는 ... 생각하지 않으렵니다. 맛있는 걸 먹으러 와서 스트레스 받을 일 있나요. 하하하하.

로네펠트의 티잔이나 티포트는 취향에 맞진 않지만 가끔 와서 쓸 때는 대접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알라딘의 램프 같은 넓은 포트는 보관하기 나쁘고 설거지도 쉽지 않지만 평소 쓰는 것이 아니니 괜찮습니다.





이번에는 저 크림의 정체를 정확히 들었습니다. 차이 크림치즈 무스라네요. 치즈맛이 나는 것 같긴 한데 뭔가 묘하다 생각했더니만 그런 복잡한 이름이었다니.;

스콘은 이번에 다시 먹으며 깨달았습니다. 여긴 빵 느낌에 가까운 포실한 스콘이더군요. 뭐, 그런 스콘도 나쁘진 않은데 G는 자기 취향이 아니라 하더이다. 그러고 보니 G의 입맛에 맞는 스콘이 어떤 쪽이었는지는 미처 못들었네요.





하여간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시폰입니다. 단 맛이 강한 편이지만 포실포실한 시폰에 달달한 크림이 어우러지니 맛있게 먹기 딱 좋아요. 저게 1만 2천원이지만 2인분은 넘는 분량이니 여럿이 와서 하나 시키면 딱 일겁니다. 그런 걸 G나 S나 저나 다 두 명이 가서 해치웠지만. 하하하하하.



코엑스에도 로네펠트가 생겼다고 들었는데 왜, 종로구에는 안 들어올까요...;ㅠ;

마루가메 제면은 이름만 들어보았습니다. 여러 튀김들을 입맛에 따라 추가해서 먹을 수 있는 우동집이라고요. 체인점이라 듣긴 했는데 밖에 나가서 외식할 때는 갈 일이 없던터라 지금껏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말에 다녀올 일이 있었지요.


홍대로 가려고 이동하다가 마루가메 제면이 눈에 띄었는데 사람이 많지 않더군요. 보고서 S와 사람 없네, 괜찮을까, 가볼까 하다가 그대로 들어갔습니다. 홍대로 가면 사람이 많아 먹을 곳 찾기도 쉽지 않겠다 싶었고 아예 먹고 가는 것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날이 싸늘하다보니 자루우동은 포기. 결국 국물이 있는 따끈한 것으로 골랐는데 S가 유부, 제가 오뎅이었습니다. 주문해서 받아 놓고, 그릇에다가 원하는 튀김 하나씩 올려 계산대에서 계산하면 됩니다.




오뎅우동과 채소튀김과 닭고기 튀김. 가라아게가 아니라 닭고기를 그대로 튀긴 겁니다. 다리살인지 가슴살인지는 기억이 희미합니다. 퍽퍽하지는 않았으니 아마도 다리살?





S는 유부우동에 닭튀김과 초밥. 여우투성이로군요. 거기에 튀김부스러기랑 파를 듬뿍 올렸습니다.



제가 주문한 것이 9500원. 튀김 하나당 1천원 남짓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우동에 튀김값을 더하니 그정도네요. S도 비슷하게 나왔을 겁니다. 양을 생각하면 가격은 적절하고, 거기에 원하는 튀김을 골라 먹을 수 있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튀김은 만든지 오래되어 약간 눅눅했고 닭튀김은 닭 특유의 냄새가 나더랍니다. 그건 아쉽더라고요. 그리고 국물이 평소 입맛보다 간간한 편입니다. 한입 먹고 나니 여기가 간이 강하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들은 것 같기도 하고요. 간간하지만 먹을 수 있는 수준이기도 했고, 국물을 안 마시면 괜찮습니다. 거기에 간장국이 아니라 소금국에 가까운 느낌이긴 했지만. 음. 그럼 간사이쪽 간인가요?


하여간 뜨끈한 국물과 적절한 양, 거기에 튀김이 마음에 들어 생각나면 또 갈 겁니다.'ㅠ'

Q. 아래 등장하는 사진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각 사진 간의 가장 큰 차이점을 밝히시오.






A. 찍은 날짜가 세 가지로, 서로 다른 날임.


풀이: 최근 카네마야를 세 번 방문하였다.


그래도 질리지 않는 것이 우동이란게 재미있군요. 훗훗훗.
카네마야는 간장맛이 강한 편이고 가미우동은 그보다는 맑습니다. 면발은 카네마야가 쫄깃 단단하고요. 튀김 방식도 사뭇 다릅니다. 그러니 취향대로 골라 드시길./ㅅ/
앞에는 북새통, 사이에는 슈아브랑 브레드05가 생략되었지만 사진 찍은 순서 상 가미우동과 카페꼼마만 묶어 올립니다.'ㅂ'
지난주 사진이고 사실 그 전에 찍은 사진들도 마저 올려야 하는데, 이번 주말에도 사진이 쌓을 것으로 확신하니 일단 사진 빨리 치울 겸 먼저 올려봅니다.

이날도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금요일밤부터 쏟아지더니 지난 새벽에 그랬던 것처럼 하늘에 구멍 뚫린 듯 쏟아 내리더군요. 점심 나절에야 조금 하늘이 피더니, 그 뒤에 점점 개더랍니다. 한참 덥다가 비가 내리니 차라리 비가 반갑더군요.
(그러나 어제 새벽에는 그 비가 그닥 안 반가웠고...;...)


북새통에서 만나 카네마야와 가미우동 중 어디를 갈까 하다가 더 가까운 쪽으로 가자 하여 가미우동으로 갔습니다. 날이 그래서 그런지 점심시간인데도 사람이 아주 많지는 않더군요. 줄서서 먹고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가케우동(온우동)과 닭튀김을 하려 했더니 가케-닭튀김은 세트가 안된다네요. 그래서 냉우동에 닭튀김 세트로 바꿨습니다. T님은 오징어튀김 세트를 시키셨지요.
세트를 시키면 저렇게 샐러드와 주먹밥(조미밥?)이 기본으로 나옵니다.




면을 삶는데 시간이 걸린다더니 오징어 튀김이 먼저 나옵니다. 간장 없이, 후추 섞은 소금만 나오지요.




그리고 닭튀김과 우동이 다 나왔습니다. 예이~!
뜨끈한 국물의 우동과, 차가운 장국에 비벼(?) 먹는 우동이 같이 나옵니다. 쫄깃쫄깃한 면발을 하나 하나 집어 먹다보면 어느 새 한 그릇이 다 빕니다. 가격은 카네마야보다 조금 비싼가 싶긴 한데, 양쪽 모두 좋아하니 어느 한 쪽이 좋다 말하기는 어렵군요.-ㅠ-


먹고 나서 길을 돌아 슈아브에 들러 마카롱과 푸딩을 산 다음 브레드 05에 갑니다. 거리는 꽤 멀지만 그래도 걸어갈만 합니다. 저 혼자 걷는다면 15-2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가서 빵도 이것저것 사고, 카페 꼼마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레몬머랭타르트랑 티라미수, 거기에 아메리카노랑 홍차라떼.

홍차라떼는 데운 우유에 진한 홍차 시럽을 부어 먹습니다. 차가운 것과 따뜻한 음료 둘다 있는데, 시럽이 워낙 달다보니 따뜻하게 마시는 것보다는 차갑게 마시는 것이 맛있겠다 싶네요.'ㅠ'




토치로 그을린 레몬머랭타르트. 근데 먹다 생각하니 전 머랭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거품 같은 느낌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아래의 레몬타르트 부분은 시큼새큼새콤하니 좋았습니다.-ㅠ- 집에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만들 수 있긴 있는데 번거로울 따름..; 레몬타르트는 굽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이쪽은 티라미수. 여기 티라미수는 에스프레소를 아주 듬뿍 적셨더라고요. 크림부분은 젤라틴이 들어갔는지 뻑뻑한 느낌이던데,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달달한 크림부분에 진한 에스프레소가 아주 잘 어울리는게 제 취향에 잘 맞습니다. 다른 곳에서 먹는 티라미수는 레이디핑거를 쓴 경우가 드물고, 이렇게 에스프레소를 많이 쓰지도 않거든요. 대개는 에스프레소 시럽을 얇은 시트에 붓으로 바르는 정도지요.



화제는는 역시 덕 높은 이야기들이었고, 거기에 더불어 이런 저런 일상 이야기가 오갔네요. 근 4시간을 같이 돌아다니다가 합정쪽으로 나가며 악토버 위치를 확인하고 그쪽 카페 골목도 찾았습니다. 이제 홍대 주변 카페 돌아다니기 반경이 더 넓어졌네요.>ㅆ<
언제였더라. G가 카네마야 제면소의 우동이 먹고 싶다 하여 둘이서 홍대에 다녀왔습니다. 이날 이것저것 할일이 많아 배부터 채우고 가자고, 가장 먼저 먹고 나서 움직이다보니 그날 첫 손님이더라고요. 11시 반쯤 들어갔을 겁니다.

가격이 살짝 올랐는데, 여기가 올랐다면 아마 가미우동도 오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격을 비슷하게 맞추고 있었으니까요. 오른 가격이 1천원 가량이었나. 대강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 다녀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홀랑 잊었지. 기억이 맞다면 냉우동 세트가 8500원, 온우동 세트가 6500원이었을겁니다.(맞나;)
어떻게 주문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그냥 양쪽다 세트로 주문합니다. 하나는 닭튀김, 하나는 새우튀김. 전 뜨끈한 국물이 땡겨서 온우동으로 했고 G는 냉우동을 주문했습니다.



이쪽이 G가 주문한 냉우동. 날달걀이 하나 같이 나오는데, 저 작은 그릇에 깨서 잘 풀어 냉우동 섞은 것에 넣고 다시 섞으랍니다. 먹는 방법이 복잡하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나름 이유가 있더군요. 그냥 장국만 섞고 먹는 것보다 맛이 훨씬 진해집니다.-ㅠ- 날이 더워지면 써먹지 못할 방법이니-아니, 올해는 조류독감이 없어 괜찮았지만; 겨울에도 어떨 때는 쓰기 어렵겠군요-더 더워지기 전에 한 번 더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제가 시킨 온우동은 단촐합니다. 커다란 그릇에 진한 국물, 그리고 파랑 건더기. 국물이 진하고 간간하기 때문에 평소 슴슴하게 먹는 제게는 이것만해도 족합니다. 김치나 다른 반찬 없이도 충분하더군요.

냉우동쪽의 면발이 조금 더 탱글하고, 온우동은 말랑말랑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저는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쪽을 더 좋아하는데다 우동은 뜨겁게 먹는 것이 좋더군요.-ㅠ- G야 움직이느라 더웠으니 냉우동을 시켰을테고 말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나온 닭튀김과 새우튀김.
닭튀김은 예전에도 생각했지만 육즙이 듬뿍 나오는 것은 좋은데, 뭔가 맥주를 부르는 맛입니다.; 보통 생각하는 가라아게의 튀김옷과는 거리가 있어요. 소금이나 장국 둘 중 내키는 것을 찍어먹으면 된다는데 그냥 찍지 않아도 간은 괜찮습니다. 물론 슴슴하게 먹는 제 입맛 기준이고요.;



...

그리고 점심 먹고 오후 나절에 이걸 쓰고 있다가 자기 염장에 말라가고 있는 건.....;.....
가끔 생각하는 것이지만 지나친 친절은 역반응을 부릅니다. 이날도 그런 면이 있었습니다.


어쩌다 가미우동에 갔는지 기억이 가물한데, 아마 G랑 같이 토요일 오후에 점심을 먹으러 움직이다 그랬을 겁니다. 둘이서 움직이는 것이니 걸어가지 말고 택시를 타자고 해서 신촌역 앞에서 홍대 앞으로 갔습니다. 보통 택시를 타면 G가 택시비를 냅니다. 저는 걸어가는 걸 좋아하고 G는 걷는 걸 질색하거든요. 따라서 목마른 쪽이 우물을 팝니다.(먼산)
가미우동이 영업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때라 사람이 없었습니다. 가장 안쪽에 자리잡고 앉자 사람들도 마구 늘어납니다. 메뉴판을 보고 어떤 것을 주문할지 고민하는데, 의견 통일이 안됩니다. 그래도 튀김이 먹고 싶다는데는 둘다 동의해서 모듬 튀김 하나와 따뜻한 국물 우동을 시키려고 합니다. 그러자 직원이 만류합니다. 양이 너무 많다나요. 둘이서는 못 먹을 양이랍니다. 다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우동과 튀김을 묶어 내오는 것으로 두 개 시켰는데, G가 시켜놓고는 투덜댑니다. 자기가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했다고요. 그러면 진작에 시킬 때 원하는 대로 먹지, 직원이 간곡히 만류했다고 그대로 따르는 건 뭡니까. 하지만 그 이야기 그대로 했다가는 싸움나죠. 그냥 주문 변경 가능하냐고 묻고는 모듬 튀김과 따끈한 우동을 시켰습니다. 바로 변경했던 것이라 가능했나 보네요.



따끈한 우동이 먼저 나옵니다. 국물은 제게 살짝 간간하지만 그래도 맛있습니다. 오랜만에 따끈한 우동을 먹었다 .. 고 쓰고 보니 그 얼마 전에 카네마야도 다녀왔군요. 핫핫핫.;

반죽부터 직접 만들어 빚기 때문에 우동면의 굵기가 제각각이지만 그래도 탄력 있는 것이 괜찮습니다. 게다가 국물 우동은 4천원이거든요.-ㅠ-




잠시 뒤 나온 튀김입니다. 고구마, 단호박, 당근, 닭고기, 오징어. 맥주 안주로 좋겠지만 저나 G나 밖에 나가서 술은 잘 안 마십니다. 그러니 그냥 맛있는 튀김 먹는다 생각하고 야금야금 집어 먹습니다. 가격은 2만원.


둘이 먹기엔 많을 거라더니 우동 하나에 모듬 튀김 한 접시를 싹싹 비웠습니다. 여자 둘이라 걱정했던 모양인데 저정도 양은 무난하게(...) 먹을만 하지 않나요. 여튼 튀김은 말그대로 한국식 튀김이고, 일본식 튀김을 생각했던 G는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하기야 메뉴 자체가 모듬 '튀김'이었으니까요.
여기의 가라아게도 딱히 일본식 닭튀김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고. 맛있으니 그냥 넘어갔지만 말입니다. 당근도 단호박도 고구마도 다 맛있습니다. 오징어가 조금 질겨서 베어먹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튀김이 땡길 때 한 번쯤 도전해볼만 하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마시고..^^;
오늘 눈까지 내리고 있으니 뜨끈한 국물이 땡기네요.
인클라우드라는 카페가 있었습니다. 홍대 다니기 시작한 시점부터 알고 있던 카페인데, 꽤 오래 버티더니 어느 날 공사를 시작하더군요. 문 닫는 건가 싶어 아쉽게 생각했는데 그 자리에는 카네야마 제면소라는 가게가 생겼습니다. 제면소라는 단어는 제일제면소보다 먼저 썼다고 기억합니다. 생긴지 좀 되었거든요.
오가면서 자주 보았는데 요즘엔 저녁을 챙겨먹는 일이 드물고, 홍대에서 밥 먹은 것도 꽤 오래전 일이라 안 가게 되더군요. 뭐, 외식 자체가 줄었으니 말입니다.(대신 간식은 늘었고...;...)

그러던 어느 날, 홍대에 나가는데 몸이 까라지는 느낌이 듭니다. 감기가 오려나 싶어 뭐라도 따끈할 걸 먹어야겠는데 뭐가 좋은지 감이 안 옵니다. 시간은 넉넉하지 않고, 그 짧은 시간 안에 밥을 먹고 돌아오려면 선택의 여지가 좁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양자택일 중 카네마야 제면소를 가보기로 합니다. 우동이 먹고 싶었는데 가미우동은 상수역에서 너무 멀었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지요. 상수역에서는 걸어서 그리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물론 제 기준입니다.; 제 걸음은 상당히 빠르니까요.


홍대 정문 오른편으로 보이는 꽃집 옆에 아래로 내려가는 골목이 있습니다. 골목을 따라 내려가면 모퉁이에 바로 카네마야 제면소가 있습니다.


혼자라고 하니 1인석 자리로 안내하는데, 최근 가본 밥집 중에서 1인석이 있는 곳은 처음이라 신기했습니다.

종류는 단촐합니다. 따뜻한 우동은 4천원, 찬 우동(자루우동)은 6천원. 주먹밥, 새우튀김, 가라아게 등 곁들이는 음식도 있습니다. 맥주도 팔던데 먹다보니 확실히 맥주랑 잘 어울리겠다 싶습니다. 날이 서늘하면 좀 그렇지만요.;

메뉴를 보고 한참 고민하다가 따뜻한 우동에 가라아게를 시킵니다. 튀김보다 우동이 먼저 나오더군요.



굉장히 단촐하지요. 진한 우동 국물에, 파랑, 뭐라 부르는 지 잊은 튀김가루랑.-ㅁ-;
색이 진한 것이 관동식이라고 했나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어디선가 우동 국물 색을 놓고 싸움 벌이는 이야기도 본 것 같은데 말입니다.(아마 맛의 달인인듯..)

국물은 진하지만 짜진 않습니다. 제 입엔 간간하지만 이정도면 괜찮은 수준이네요. 면발도 말랑말랑 탱글하니 좋고요.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게 마음에 듭니다.-ㅠ-




하지만 가라아게는 뭐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도 그런게, 사진으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라아게라고 하면 떠올리는 닭튀김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갈색이 진하게 났고, 한 입 베어물면 '내가 먹고 있는 것이 호프집 닭튀김인지 우동집 가라아게인지' 헷갈립니다. 아니, 하지만 맛있기 때문에 더 뭐라 할 수가 없습니다. 속 살은 야들야들하고 촉촉하며 육즙이 주르륵. 굉장히 부드럽고 맛있는데다가 적당히 간이 있어 소금을 더 찍지 않아고 그냥 먹어도 맛있을 정도란 말입니다. 당연히 맥주를 부르는 맛이지요. 평소에는 이런 생각 잘 안하는데 먹고 있는 동안 맥주랑 먹으면 참 맛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가라아게라고 하는 일반 범주에서는 벗어나지만 닭튀김으로 놓고 보면 겉은 바삭하고 촉은 촉촉한 것이 참으로 맛있습니다.-ㅠ-

저 다섯 조각이 3천원인데 조각 크기도 작지 않은 편이라 만족합니다.




쓰고 있는 동안 스스로 염장글임을 깨닫고 눈물짓고 있습니다. 으, 뜨끈한 우동이랑 갓 튀겨낸 닭고기..;ㅠ;
다음엔 오랜만에 가미우동 가봐야겠습니다. 가면 치쿠와 튀김을 먹겠지.-ㅠ-

어느 날 저녁, 아니, 정확히는 지난 주말 저녁, 아버지와 G는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보통 TV 채널 선택권을 제가 쥐고 있으면 채널 J나 채널 올리브를 틀어 놓는데 이날도 올리브를 틀어놓고 저는 자러 들어갔습니다. 게임을 하느라 TV에는 영 신경을 안 쓰고 있던 아버지. 10시가 되니 TV에서는 제면명가라는 프로그램이 시작합니다. 이날도 국수를 주제로 돌아다니더니 제일제면소에서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합니다. 대강 그런 이야기인 걸 알고 있었는데 일요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오늘 점심은 제일제면소'라고 아예 못 박아두셨군요. TV를 보고 국수가 굉장히 땡기셨나봅니다. 마침 제일제당센터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버스타면 한 번에 갈 수 있으니까요.

네 식구가 함께 나가는 것이니, 버스말고 차를 가져가자 해서 갔는데 본사 건물이다보니 주차장도 상당히 큽니다. 평일이 아니라 일요일이라 자리가 많았을지도 모르지만, 여튼 푸드코트에 들어가서 주문하고 주차도장을 받아오면 2시간은 무료랍니다.'ㅂ'

지하로 내려가 이리저리 둘러보니 일찍 들어가서 그런지 사람이 없고 한산~합니다.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목표인 제일제면소에 들어가 자리를 잡습니다. 국물과 국수는 메뉴판에 나온 여러 종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자세한 것은 제일제면소 홈페이지의 메뉴를 참고하세요.( http://www.cheiljemyunso.co.kr/ ) 국수는 우동, 소면, 메밀, 쌀면의 네 종류고 국물은 그보다 더 많습니다. 가격은 국물에 따라 달라지는군요.


 
기본 세팅. 젓가락과 숟가락은 통에 담겨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아마도;) 그리고 노란무절임, 김치가 나오고요. 단무지는 단무지인데 아삭아삭한 것이 아니라 오독오독한 것이라 무 절임이라 적었습니다.'ㅂ' 



 
제가 시킨 제일+우동. 가츠오부시와 다시마로 우렸다는 제일 국물에 우동면을 말았습니다.



 
G가 시킨 비빔 + 메밀.



 
어머니가 시킨 제일 + 메밀.



 
아버지가 시키신 쟁반 + 우동.
 

여기서 잠깐 이야기 하고 넘어가자면..-ㅁ-;
아버지는 쟁반 국수라길래 쟁반막국수 같은 스타일을 떠올리고 주문하셨습니다. 옆에 설명이 나와 있지만 쟁반이라는 이미지가 그런지라 넘어가신거죠. 나온 국수를 보고 당황하시길래 저랑 바꿨습니다. 같은 구도의 사진이 두 장인 건 그런 이유입니다. 얼음 위에서 도를 닦고 있는(...) 우동면과, 그 옆의 장국, 그리고 파와 고추냉이와 생강과 무. 생강은 취향이 아니라 빼고, 나머지를 다 넣어 섞습니다.

따뜻한 국물의 우동면은 괜찮았는데 쟁반우동(자루우동)은 조금 미묘합니다. 면은 단단하고 쫄깃하지만 살짝 날밀가루 맛이 났거든요. 가미우동 간 것이 꽤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가미우동은 이보다 조금 덜 단단했던 걸로 기억합니다.(혹은 비슷하거나) 하지만 가격은 가미우동이 더 싸죠.; 국수 만드는 걸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양쪽 모두 비슷하지만 저는 가미우동이 더 마음에 듭니다. 가격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요. 여기는 테마파크에 백화점 푸드코트 비슷한 느낌이라...; 

뒤에 보이는 건 유부초밥입니다. 따로 사진 찍어 놓은 것이 없군요.




이쪽은 튀김. 튀김도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입니다. 가격은 5천원으로 싸진 않지만 큰 새우가 한 마리 들어 있으니까요. 거기에 껍질콩, 고구마, 단호박 등이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먹어보고 싶었던 국수에는 꼬치오뎅 국수도 있었는데 시키지는 않았습니다. CJ프레시안의 더 건강한 어묵을 쓴 거라고 하니 집에서 만들어도 되겠다 싶어서..-ㅁ-; 하기야 가격은 이쪽이 더 쌀지도 모릅니다.

대체적인 맛은 무난무난합니다.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G가 시킨 비빔메밀국수였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G가 지적해서 기억났지만, 평소라면 이런 우동집에서 국물까지 남김없이 드셨을 아버지가, 우동 국물을 거의 그대로 남기셨더군요. G 말로는 느끼하고 약간 간간하고 약간 달았답니다. 아마도 여기에 썼을 재료는 거의가 CJ 산..(....)


그리하여..

<SYSTEM> 키르난은 제일제면소를 체험했습니다. 


『어제 뭐 먹었어?』2권에 나오는 카레우동을 만들기 위해 토요일에는 잔뜩 장을 봐서 들어갔습니다. 닭고기를 쓰려다가 같이 먹는 G가 닭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선호하니 카레용 돼지고기를 구입하고, 거기에 당근 하나와 곤약 한 덩이를 들고 갔습니다. 우동은 G의 주장에 따라 생우동으로. 저는 건면을 사다가 삶아 쓰는 것이 더 맛있지 않을까 했는데 '원래 레시피에서 생우동을 쓰니 생우동을 사와라'라고 하더군요.

위는 결과물이고 만든 방법은 책에 나온 것과 거의 같습니다. 괄호 안에 들어간 부분이 멋대로 들어간 부분이지요. 물론 나머지에도 멋대로 들어간 부분이 있으니 원래 레시피를 아시는 분은 확인해보세요.-ㅁ-;

(- 곤약은 손으로 뜯어서 뜨거운 물에 넣고 살짝 데친다.)
- 양파는 채썰어서 달군 냄비에 넣고, 다시마 한 조각을 넣은 뒤 물을 두 그릇 붓고 끓인다.
- 그 사이 당근과 감자는 손질해 반달 모양으로 썬다. 카레에 넣을 때는 큼직한 덩어리가 좋지만 익는데 시간이 너무 걸리니 얇게 썬다.
- 양파가 투명하게 보인다 싶으면 고기를 넣는다. 본 레시피에서는 거품을 건지라고 하지만 살코기인지라 건질 거품도 거의 없다.
- 당근과 물에 담가 전분을 제거한 감자 투하. 그리고 멋대로 교토간장을 넣는다.
- 익을 때까지 뚜껑을 덮고 내버려 두고, 곤약과 우동과 카레를 준비한다. 그 사이 설거지 완료.
- 당근이 익은 것 같으면 곤약을 넣고 카레를 적당히 넣는다.
- 잘 섞어주고 거기에 우동 넣기.
- 우동까지 잘 풀어졌으면 완성.

순서가 저도 조금 헷갈리는 부분이 있네요. 간장으로 간을 한 것이 어디쯤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ㅠ' 저기에 들어간 카레는 S가 사다준 일본식 카레-토로케루 카레 매운 맛일겁니다. 이름은 집에 가서 다시 찾아봐야겠네요.



음, 하지만 제 입엔 그닥이었습니다. 카레는 카레대로, 우동은 우동대로 먹는게 좋아요. 볶음 우동은 좋아하지만 저 카레우동은 먹으면서 아쉽던걸요. 무엇보다 데미그라스 소스 풍미가 나는 카레는 왠지 미묘해요..; 예전에는 일본 카레가 좋다 생각했는데 또 오뚜기의 노란 카레가 좋아지나봅니다.-ㅁ- 카레가 매운 맛이었으니 다음에는 우유를 부어서 순화시킬까 싶기도 하고.
여튼 뜨끈뜨끈한 우동을 배불리 먹고 있자니 기분도 풀리긴 하던데, 좀더 다듬어서 제대로 된 레시피를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관건은 어떤 카레를 쓰느냐, 얼마만큼 넣느냐겠네요.-ㅠ-




덧붙임.
이렇게 '제대로 된 레시피를 만들어 봐야겠네요'라고 적은 음식들이 더 있던 것 같은데..?; (말차라떼도 그렇고)
지난 교토 여행 때 간사이 공항에서 사온 생면 우동. 국수만 사왔는데 면발은 얇은 편이더랍니다. 가능한 빨리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그 다음 주말에 준비를 해서 끓였더랬지요.
우동은 3인분인데 먹는 사람은 둘. 그러다 보니 G가 우동 한 그릇을 떠올립니다. 우동 2인분을 주문했는데 면발 세 덩이를 넣어 삶는, 2인분이지만 실제로는 3인 몫의 우동. 지금 끓인 우동은 그런 우동입니다. 배경이나 분위기는 전혀 다르지만요. 하하하.-ㅁ-



다른 것 하나 없이 국물에 우동만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원래 이 국물은 우동 국물이 아니었습니다.-ㅠ-




오뎅! 어묵과 곤약! 유부 주머니! 삶은 달걀!

전골로 해먹고 싶어서 찾아보았더니 신세계 지하매장에서 일본에서 수입해온 오뎅전골용 묶음을 팔더군요. 국물내기도 들어 있어서 냄비에 소스를 넣어 끓입니다. 근처 마트에서 사온 곤약은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치고, 달걀도 삶아둡니다. 그리고 국물이 끓으면 껍찔을 까 둔 삶은 달걀이랑 곤약이랑 어묵이랑, 냉동실에서 꺼내 두었던 가래떡도 넣고 보글보글 끓입니다. 여기까지만 먹어도 배가 부르지만 잠시 쉬었다가 3시간 정도 뒤에, 배가 출출해졌을 때 우동을 넣어 위의 사진처럼 끓였습니다.


와아.-ㅠ-
이렇게 냄비에 넣어 직접 끓여 넣는 것도 참 맛있네요. 다음에도 다른 전골 재료를 준비해 끓여야겠습니다. 토마토 통조림을 넣어 토마토 국물을 준비한 다음, 고기를 넣어 데치고 양파나 달걀 등등을 넣어 먹는 전골 요리로 하고 맨 마지막에 파스타를 넣어 먹는 것은 ... 엽기일까요?
이것도 한참 전의 이야기.
오늘 날씨가 쌀쌀하다 보니 가미우동은 보기만 해도 춥습니다.-ㅁ-;



그래도 냉우동이 아니라 자루우동이니까 찍을만 하지요.
가장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는 우동집입니다. 홍대는 자주가니까 익숙하고, 먹으러 가자고 할 때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해서 부산 떨 필요가 없으니까요. 쉽게 말하면 익숙하다는 겁니다.

면발이 약간 오락가락하지만 그정도는 괜찮습니다. 가격도 나쁘지 않고 말이죠. 집 근처에도 맛있는 우동집이 있다면 좋을텐데, 아쉽게도 못 찾았습니다. 집에서라면 종로가 더 가깝긴 하지만 묘하게 종로보다는 홍대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심리적 요인일까요. 핫핫핫.




그리고 S랑 같이 갔던 쌩스 네이처 카페.
이건 오레오 라떼입니다. 말 그대로 오레오쿠키랑 우유랑 얼음을 믹서에 넣고 드르륵 갈았습니다.
달아요. 하지만 익숙하고도 재미있는 맛이짆아요.>ㅅ<




생긴 것은 미묘하지만 맛은 기대한 그 맛. 좀 달긴 합니다.




이건 빙수.
...
...
...

오늘 날이 추워서 그런지 보기만 해도 춥군요.
생스 네이처 카페의 우유빙수는 쑥떡이 나오더랍니다. 쫄깃한게 좋군요. 말랑한 느낌과는 또 다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억은 이미 날렸..-_-; 이게 언제적 사진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역시 오늘처럼 싸늘한 날은 카페라떼 한 잔! -ㅠ-
여행기는 밀리면 아니되어요. 그 사이 홀랑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뭐, 저야 보조기억장치*를 세 개 따로 관리하고 있으니 그럴 걱정은 덜하긴 합니다만, 생생한 정보를 전하려면 빨리 하는 것이 좋긴 하지요.


원래 3일째인 8월 3일은 호텔에서 뒹굴고 있을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정이 가장 크게 바뀐 것이 바로 이 날입니다. 어쩌다보니 타베로그를 검색하게 되어서, 아키하바라 근처의 가게를 두 군데 알아 놓았던 것이 문제였지요. 거기에 이날은 아키하바라를 돌아다니기로 했기 때문에 아침 9시 반에 호텔을 나왔습니다.

1. 타워레코드 방문.
아키하바라에 있는 레코드 가게 중 가장 큰 곳이라고 생각하는 곳이 타워레코드. 요도바시 카메라 7층에 있습니다. 9시 30분에 개점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춰 호텔을 나온겁니다. G의 이번 CD 목록은 구입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서 세 장은 끝내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스피츠 앨범이라도 구했으니 다행인가요. 하여간 타워레코드, 소프맙, 이시마루 등을 다 돌았는데도 스피츠 세 장과 야마자키 마사요시 한 장만 구할 수 있었습니다.

타워레코드에 가는 김에 보니 그 옆에 유린도(有林堂)라는 서점이 있길래 들어가서 조금 놀았습니다. 요즘 일본에서는 음식 에세이랑 고양이 에세이가 유행이군요. 한국에서는 대원씨아이에서 관련 책을 많이 내던데 말입니다.
아, 이이지마 나미의 LIFE가 한국에서 왜이리 비싸게 나왔나 했더니만 일본에서의 책 가격이 훨씬 더 비쌉니다. 1680엔. 하드 커버에 상당히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만들었습니다. 다른 책은 아닌데 왜 이건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2권도 나왔던데 빨리 번역되기를 기다릴렵니다.


2. 애니메이트.
아니메이트든 애니메이트든. 이번 목적은 타카 토니의 샤이닝 시리즈 화보집을 구입하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한 번에 찾아서 바로 구입했습니다. 이번에 구입한 화집은 이거 하나뿐이네요.
위층에 있는 피규어도 구경하러 갈까 하다가 고이 마음을 접고 돌아 나왔습니다. 어차피 살 것도 아니잖아요.'ㅅ'





그러고 나니 벌써 11시를 넘습니다. 타베로그의 맛집을 방문하려면 슬슬 움직여야 할 시간이지요. 그리하여 만세교(만자이바시)를 건너 진보쵸 쪽으로 걸어갑니다. 진보쵸는 주로 오챠노미즈를 통해 걸어다녔기에 제대로 찾아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찾기 쉽군요. 걸어다니다보면 금방 구조(?)가 파악되는 길입니다. 

걷다가 발견한 곳. 만자이바시를 건너다 찾았던가요.




저 앞쪽에 보이는 건물들은 아마 오차노미즈 쪽일겁니다.




다리를 건너 길을 끼고 돌았더니 이런 카쓰샌드집도 있습니다.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사람은 없더군요. 혼자 있으면 먹을 수 있는 양의 제한이 있어서 제대로 먹지 못한다는게 아쉽습니다.;ㅅ;



3. 점심식사는 우동

이렇게 걸어 목표하던 곳인 마루카(丸香)에는 11시 40분쯤 도착했습니다.
(타베로그 링크는 여기. 평점은 3.9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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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찾기는 어렵지 않아요.'ㅂ' 야스쿠니길을 따라 걷다가 맥도널드가 보이면 거기서 꺾어 올라가면 됩니다. 올라가다보면 저 멀리에 이런 간판이 보입니다.




마루카. 우동집입니다. 내부 사진은 촬영 금지라고 해서 음식 사진만 찍었습니다. 안에 들어갔더니 그...; 어렸을 적 수학여행 갔을 때 가끔 보았던 것 같은 커다란 나무탁자에, 순서대로 들어가 자리잡고 앉으면 되는 겁니다. 앞에는 양념들이 놓여 있고요. 메뉴판도 자리에 있어서 보고 바로 주문하면 됩니다. 뜨끈한 우동 위에는 다양한 부재료도 얹을 수 있는데, 저는 그냥 쓰케(つけ)를 시켰습니다. 자루우동이라 하지 않고 쓰케라고 하더군요. 양쪽의 차이가 뭔지는 저도 모릅니다.-ㅁ-




이렇게 나옵니다. 주문하고 나서 거의 바로 나오더군요. 11시 40분에 들어가서 바로 자리잡고 앉아 주문할 수 있어서 여기 인기 있다던데 왜 그런가 했더니 착각이었습니다. 제가 들어가 앉은 직후에 뒤에 줄이 길게 늘어서더군요. 그리고 제가 주문한 다음부터-제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 몫부터-늦게 나오기 시작합니다.; 정말 아슬아슬했네요.

나온 시각이 11시 55분이었는데 그 때는 이미 스무 명 정도가 가게 밖에 줄 서 있었습니다.

장국에는 파가 듬뿍. 그런고로 S냥에게는 보기만 해도 무서울텐데 말입니다. 위에 놓인 작은 그릇에는 생강 간 것이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우동은, 보시면 아시겠지만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합니다.
게다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 저거 한 그릇에 420엔입니다. 곱배기로 시키는 것도 가능한 모양이네요. 호오. 생각보다 가격이 쌉니다. 사실 카레우동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메뉴에 없는 것이, 겨울에만 나오나 봅니다. 하기야 날이 더울 때는 힘들겠지요.

살짝 날밀가루 냄새가 났지만 부드럽고 탱글한 것이 술술 잘 넘어갑니다. 후루룩 순식간에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사람이 많으니 느긋하게 먹는 것이 어렵지만 맛있게 한 그릇 잘 먹었으니까요. 4점에 가까운 점수도 이해가 갑니다.


4. 커피집 방문



그 다음에 간 곳은 커피집이었습니다. 이쪽은 따로 포스팅을 올릴 예정이므로 패스.'ㅅ'



1시 되기 조금 전부터는 슬슬 아키하바라로 걷기 시작합니다. 이번 여행의 목표 중 하나가, 아키하바라에서 오차노미즈 역으로 소부선 타고 갈 때 보이는, 길가에 있는 제방(?) 카페의 위치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가보지는 않더라도 어디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게다가 지하철 안에서는 사진찍기가 쉽지 않아서 한 번도 찍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걷다보니 니콜라이당이 보입니다. 오오. 그렇다면 오차노미즈가 코앞이군요. 그쪽에서 아키하바라로 가는 길에 보았으니, 여기서 왼쪽으로 꺾습니다. 그리고 계속 걸어갔지요.




그리고 드디어 발견. 우와와와왓! >ㅆ<

니콜라이당 건너편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계속 걸어 내려가다가 적당하다 싶은 시점에 왼쪽으로 꺾었습니다. 구글 맵에서 다리 이름을 찾아보니, 만세교 위쪽에 있는 창평교(昌平橋)라네요. 




이 다리 옆으로 이런 가게들이 있습니다. 아마 경양식집 .. 이거나 고급 음식점 느낌의 가게들이랑 카페인데, 들어가서 창가자리에 앉으면 물이 보이는 것이 참 시원하겠더라고요. 다음을 기약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조금 아쉽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분위기가 참 묘하단 말입니다.-ㅁ- 이런 곳을 발견하는 재미에 골목을 쏘다니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뒤돌아서 찍어보니 이런 곳이. 호오. 나중에 한 번 꼼꼼하게 돌아보고 싶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아키하바라입니다. 하늘이 참 맑았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더 덥다고 느낀 것이, 일본은 상대적으로 습도가 덜했습니다. 기온은 33도 정도라는데 뜨겁긴 하지만 참을만 했어요. 하지만 서울은 돌아오자마자 폭우에 가까운 소나기가 쏟아지기도 했고 말입니다.;;




다리를 건넜을 때 발견한 지도. 문화 산책 코스라고 되어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저 지도 대로 걸어보지요.'ㅂ'





그러고 나서 이시마루에 들어가 CD를 더 구하고, 그러고 호텔로 돌아가 가방을 내려 놓고 나왔습니다. 못 찾은 책이 있어서 마저 구한다고, 쇼센 북타워에 들어갔지요.
이날 아키하바라와 진보쵸를 중심으로 해서 꽤 많은 서점에 들어갔습니다. 오전에 갔던 유린도도 그렇고, 진보쵸에서 쇼센(書泉)이랑 그 옆의 산세이도에도 다녀왔습니다. 산세이도도 책이 꽤 많더군요. 취향의 책 배열은 유린도 쪽이었지만 말입니다. 아키하바라에서 갈만한 대형 서점이라면 역시 유린도와 쇼센인데, UDX에도 북퍼스트가 들어와 있다고 들었지만 가보진 못했습니다.




실은 이날의 일정이 불편하게 끝난 것은 업무 문자 때문이었습니다. 원고 마감이 8월 4일까지라고 문자가 날아왔더군요. 진작 보내줬으면 휴가 가기 전에 마감했을텐데! 미리 확인하지 않은 제 잘못도 있지만 말입니다. 어흑... 그래서 '휴가지라서 원고를 쓰기 위한 자료를 못구합니다'라고 했더니 범위를 넓혀 줄테니 다른 방향에서 찾아보라 하더군요. 결국 8시 반까지 원고 간신히 마무리 해서 올리고 뻗었습니다. 놀려고 들고간 노트북이 이렇게 도움이 되더군요. 다음 여행 때는 이런 일이 없도록 미리미리 업무 확인을 해야겠습니다.;;




* 보조기억장치 1: 일기장. 이번 여행에서는 여섯 '장' 썼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여섯 장하고도 한 쪽..?
보조기억장치 2: 여행 수첩. 시간 단위로 기록했습니다. 가계부 역할도 같이 하지요.
보조기억장치 3: 영수증. 이번에는 영수증을 주는 가게가 많지 않아서 생각보다 수량이 적었습니다. 이것도 정리해야하는데 말이죠.

사진도 보조기억장치에 들어가긴 합니다. 특히 일정 확인하기에는 상당히 좋습니다.
생협 모임 때의 일이니 이것도 조금 지난 이야기입니다.
어느 일요일에 홍대 가미우동 갔다가 가토에마미에 다녀오는 코스를 짜고는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가토에마미는 모종의 이유로 안가게 되었지요. 아마 한동안은 가지 않겠다 싶긴 하지만 1년에 한 번 꼴로 가는 가게인걸요.'ㅂ'

하여간 모인 장소는 가미우동. 3시까지 점심 영업을 하고 3시부터 5시까지는 쉰다는데 1시쯤 모이기로 했지만 이날은 서울시내 교통상황이 묘하게 안 좋아서 다들 모이니 1시 반쯤이었습니다. 점심 시각에 가장 사람이 많지 않을까 했는데 점심시간이 지나고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에는 대기하는 팀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 때가 2시쯤이었을텐데 일부러 사람 없는 때를 골라 온건가 싶은 생각도 들더랍니다.

하여간 사진부터 올리지요.


총 네 명, 1인당 하나씩 나온 주먹밥입니다. 위를 깨우는데 좋지요. 바로 우동이 들어가는 것보다는 가볍게 간식이 들어가니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참기름향이 좀 강해서, 기름냄새를 싫어하면 못먹겠다 싶기도 했지만 말입니다.(아버지가 기름냄새를 질색하시니 문득 그런 생각이..;;)




제가 시킨 것은 닭튀김과 자루우동의 세트입니다. 자루우동은 우동 면을 장국에 찍어먹는 것이지요. 메밀국수(자루소바)처럼 먹는 방식입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소스를 부어서 휘저어 먹는 것이랑 따끈한 국물의 우동을 시켰는데 저는 자루우동쪽이 좋더라고요. 면을 한 가닥 집어서 장국에 찍어 후르륵 먹으면 알맞습니다. 한 가닥의 길이가 딱 그정도더군요.

닭튀김은 일본식 튀김처럼 바삭하진 않지만 속살이 야들야들한 것이 참 맛있습니다. 자체에 간도 배어 있어서 소스를 찍어먹지 않아도 되고요. 장국에 찍어먹어도 괜찮더군요.+ㅅ+



가미우동이 있는 골목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이런 가게가 있습니다.
여러 의미로 무서운 가게라 저는 들어가지 않았는데 피규어나 작은 소품,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파산신의 지뢰밭일거라 생각합니다. 로고가 어디 것이랑 상당히 유사하지만 그게 재미있지요.



가게 맞은편에는 이렇게 테이블도 있는데 dark 2 shot에 주목하세요.

메뉴판도 그렇고, 참 포스와 다크로 가득찬 커피를 팔더군요.




이런 패러디 그림도 아무렇지 않게 있고 말입니다. 오드리 헵번 사진의 (x,y) 좌표를 (1,1)로 했을 때 (2,3)에 있는 그림은 참으로 무섭습니다. 그 오른쪽도 그렇고................;

언제 한 번 포스 넘치는 커피를 마시러 다녀와야겠습니다. 이날은 우동을 먹은 직후라 도저히 못 마시겠더라고요.



가토에마미 대신에 선택한 곳은 카카오붐. 초콜릿 사러 한 두 번 와본 것이 전부이고 음료나 간식은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시킨 것은 직접 만든 시럽을 쓴다는 체리에이드. 매실에이드와 마찬가지로 6천원입니다. 페리에가 같이 나오더군요. 휘젓는 막대 중간에는 체리가 박혀 있습니다.-ㅠ-

컵이 보덤 것이었다고 기억하는데(카페 뮤제오에서 봤습니다. 크바드란트였나..?) 저기에 페리에를 조심조심 부으면 용량이 딱 맞습니다.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들어가는군요. 대신 제대로 휘젓지 않고 한 번에 부었더니 아래 가라앉아 있는 체리시럽이 제대로 섞이지 않았습니다. 으흑. 섞이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더군요. 그렇게 진득한 시럽입니다.

하지만 맛은 미묘. 페리에의 기포는 상당히 굵습니다. 저는 가는 기포를 좋아하기 때문에 따갑게 닿는 느낌의 페리에는 좀 그렇더라고요. 수제 시럽인건 알겠지만 그래도 체리맛이 부족하달까, 약간 맨숭맨숭한 맛이었습니다.

이날 날이 더웠기 때문에 초콜릿 음료를 시키는 것보다는 나았지만 카카오붐에서는 초콜릿이 낫다는 생각입니다. 이 다음에 산 초콜릿은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그게 은근히 맛있었거든요. 견과류가 들어간 초콜릿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하지만 말입니다.-ㅠ-




가미우동은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한 번 더 다녀올까 싶습니다. 이번엔 붓카케를 할까, 자루우동을 할까 고민되네요.
면종류는 다 좋아합니다. 쌀국수도 좋고 잔치국수도 좋고 가락국수도 좋고 우동도 좋고 칼국수도 좋고 메밀국수도 좋습니다. 웬만해서는 가리지 않아요. 아, 파스타와 냉면이 빠졌네요. 냉면은 먹은지 오래되긴 했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찬 음식을 잘 먹지 않게 된 이후로-아이스크림과 팥빙수는 예외;-는 먹은 기억이 없네요. 국수는 차가운 것보다는 따뜻한 것을 좋아하니 더 그렇습니다. 이전에 강남에서 밀가루 맛이 그대로 나는 찬 우동을 먹은 뒤로는 찬 국수를 먹은 기억이 없습니다.

홍대 쪽에 괜찮은 우동집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벼르고 있다가 G랑 함께 가보았습니다.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마포 도서관 위치만 알면 바로 찾을 수 있거든요. 마포도서관 담벼락 아랫길에 있으니 말입니다.
(마포평생교육학습관이 정식 명칭이라지만 전 도서관 쪽이 더 좋습니다.ㄱ-)



위치가 아마 저기쯤일겁니다.'ㅂ';


메뉴는 단촐합니다. 몇 가지 안되는 메뉴 중에서 붓카케우동이랑 국물이 있는(이름을 잊었습니다;) 우동에 튀김이 딸려나오는 세트를 시켰습니다.


주문하면 주먹밥과 샐러드가 따라 나옵니다.



오리엔탈 소스라고 하나요? 간장, 기름, 식초(혹은 레몬즙) 등이 들어간 소스입니다. 아작아작 맛있게 먹습니다.



그리고 등장한 우동. 국물은 약간 달짝지근한 우동국물입니다. 맛은 괜찮은데 막상 시켜놓고 떠오른 것이 저는 국물을 잘 안마신다는 겁니다. 아하하; 그래서 우동은 맛있게 잘 먹고 국물은 조금만 먹고 말았습니다.




붓카케우동은 삶은 면에 장국을 부어 먹는 겁니다. 자루우동은 장국에다 찍어먹고 이쪽은 담가(?)먹지요. 국물이 면에 고루고루 묻고, 혹시 장국이 부족할 경우에는 추가로 더 주시는군요.
(단어를 찾아보니 ぶっかける는 마구 뿌리다, 세차게 끼얹다라는 뜻이군요.)


면발을 즐기려면 차가운 우동쪽이 낫겠다 싶은게 뜨거운 우동은 국물 때문에 먹는 사이에 조금 말랑말랑해집니다. 우동의 탄력이 줄어드는거죠. 차갑다면야 그대로 유지되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면발은 탱탱하고 쫄깃쫄깃하고요. 근래 북쪽에서는 맛있는 우동을 먹은 적이 없고, 홍대 쪽이라면 더 했지만 이 우동은 괜찮았습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요. 붓가케우동에, 일반우동 튀김정식을 합해서 15000원을 결제했거든요. 한끼로는 만족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앞에 주먹밥과 샐러드도 나오니까요.



튀김은 이쪽. 재미있는 것은 간장이 아니라 소금이 나온다는 겁니다. 소금에 찍어먹는 것도 재미있군요. 저야 소금없이 그냥 튀김만 먹었지만 말입니다. 새우랑 고구마, 당근 등이 나옵니다. 둘이서 먹었으니까 우동에 튀김까지 먹었지, 저혼자서 주먹밥, 샐러드, 우동에 튀김을 먹는 것은 무리입니다. 혼자가면 단품을 시켜야겠네요. 혹시 먹고 싶다면 닭튀김을 시킬지도..-ㅠ-



붓카케는 먹는 도중의 사진이 그리 아름답지 못합니다. 하지만 맛있다는 것을 아니까 괜찮습니다.-ㅠ-
다음에 가면 전 붓카케를 먹어볼래요. 아니, 자루우동이 더 맛있을까요.'ㅂ'
어느 날 갑자기 G가 말했습니다.

"우동이 먹고 싶어. 맛있는 걸로."

그리하여 알고 있는 우동집을 몇 찾아주고, 거기에서 고르다보니 가기에 가장 편한 강남에 있는 곳을 골랐습니다. 평도 괜찮고 해서 일요일 점심에 다녀오자고 했습니다.


그 즈음 날이 굉장히 더웠기 때문에 둘다 뜨거운 국물의 우동은 먹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냉우동 쪽으로 골라 주문을 했습니다. 이미 가기 전날에 이오리의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 메뉴를 보고는 대강 결정해두었습니다. 저야 당일날 봐서 먹고 싶은 걸로 골라 먹겠다고 했지만 G는 거의 결정을 해두었더라고요. 예상대로 음식점에 들어가서는 또 한참 고민했지만 말입니다.-ㅁ-



G가 고른 것은 낫토 붓카케(붓가케?) 우동입니다.



콩은 좋아하지 않으면서 낫토는 좋아하는 독특한 식성 때문에 일식집에 와서 낫토가 들어간 음식이 있으면 눈을 반짝 빛내면서 도전합니다. 그리하여 이번에도 낫토 붓카케를 시켰습니다. 삶아서 차갑게 한 우동면 위에 잘 휘저은 낫토와 달걀 노른자를 올립니다. 붓카케 우동은 우동면에 진한 장국을 부어 휘저어 먹는 것이니 여기에도 똑같이 진한 장국을 취향대로 뿌리고 잘 섞어줍니다.



제가 시킨 것은 텐뿌라(텐푸라?)자루우동입니다. 이름 그대로 튀김(텐푸라)가 함께 나옵니다.



사진이 살짝 흔들렸네요. 자루우동은 자루소바처럼 장국에 면을 찍어 먹는 겁니다. 컵에 보이는 것이 장국이고 여름이라 그런지 잘게 간 얼음 위에 면이 올려져 있습니다.



그 위에는 무순과 김을 뿌렸고요.



<system> 키르난은 딱딱한 면발을 경험했습니다.

이지만 나중에라도 이 집에서 자루우동이나 붓카케를 먹지는 않을겁니다. 다음에는 따끈한 국물이 있는 것을 먹어보고 싶은데, 평에 의하면 면발을 국물이 못 따라 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딱히 가서 먹을 이유도 없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저 면을 먹는 순간 밀가루의 향을 느꼈습니다. G도 그랬지만 전체적으로 면발이 딱딱합니다. 탱글한 수준을 넘어섭니다. 첫 손님은 아니었고 사람이 붐비는 것도 아니었는데, 게다가 7월 마지막 일요일이었으니 휴가철 직전이었습니다. 평소의 맛이었을거라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데 밀가루 냄새가 나고 면발이 딱딱했습니다. 게다가 얼음 위였지요. 면은 먹으면 먹을 수록 더욱 딱딱해집니다. 얼음이 없었던 G도 그랬습니다. 면이 딱딱하다고요. 비슷하게 나왔으니 같이 준비하고 삶았을테고 면발 삶은 정도가 같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설명이 길지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면이 조금 덜 삶아졌군요. 바쁘지도 않았는데 왜 그랬을까.-ㅅ-

맛있는 우동을 먹으러 왔는데, 평도 좋아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러면 아니됩니다. 기대한 만큼 절망도 깊고 그런 고로 다음에 올 생각은 그다지 없는 가게가 되었군요. 슬픕니다. 맛집은 환상으로만 두는 것이 좋았을까요.




하기야 애초 생각했던 분당 야마다야에 가서 먹었다면 먼 곳까지 일부러 갔는데 더 실망했다는 상황도 가능하니 뭐, 이정도로 끝나서 다행일까요. 하하....

지난 주말에는 분당 야마다야에 다녀왔습니다. 라고 하면 반쪽 설명이고, 실은 생협 모임이 분당에서 있었기 때문에 점심은 야마다야, 중간엔 정자동 카페, 저녁은 라 파스텔라에 갔습니다. 훗훗훗..

문제는 제 위 상태가 메롱이었다는 것. 먹긴 먹었지만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며 먹었기 때문에 음식들에게 괜히 미안했습니다. .. 50%의 과장이 섞여 있으니 적당히 걸러 들어주세요.


차를 얻어타고 갔기 때문에 다시 찾아가라고 하면 헤맬 것이 분명한 위치에 있습니다. 큰길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큰 길에서 언덕쪽으로 조금 들어가 있는 건물 뒤편에 있습니다. 아는 사람만 찾아가겠다 싶었는데, 이날은 12시를 살짝 넘겼음에도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대기 번호 1번을 받고 조금 기다렸다가 바로 들어갔는데 그 뒤로는 대기 손님이 확 늘어났습니다.

우동 단품은 7천원에서 8천원 정도지만 정식은 여기에 5천원이 추가됩니다. 구성을 보면 추가되더라도 한 번쯤은 정식을 먹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메뉴 구성이 이렇거든요.



제가 시킨 것이 붓자루우동 정식이었는데 정식에 딸려오는 것은 튀김과 롤 4개. 단품에는 롤이 2개만 나온답니다. 샐러드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후식으로 과일도 함께 나오고요. 여기서는 오렌지입니다.




커다란 그릇에 나오는 우동. 양이 상당합니다. 청자병에는 장국이 들어 있어서 면에다 장국을 뿌리고 고추냉이를 뿌리고 깨와 무와 파를 적당히 섞어서 휘휘 저어 먹습니다. 그러나 저는 소스를 뿌리면서 실수를 했습니다. 면을 살짝 휘젓는 정도로 끝났어야 했는데 낫토 휘젓는 것도 아니고 계속 휘저었더니 표면이 끈적해지더군요. 식욕 감퇴 효과를 절로 만드는 자태였습니다. 그래서 그 사진은 없고요.
저는 톡 쏘는 맛이 좋아서 고추냉이를 듬뿍 넣었는데 그런 것도 좋더군요. 탄력있고 쫄깃하면서도 탱탱하다보니 양이 많다는 생각은 못하고 계속 먹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저 많은 양을 어찌 먹었나 싶군요. 최근의 제 식생활에 대해서는 블로그에 거의 언급을 안했지만 이 정도 분량이면 아마 이틀 치 ...(먼산)


Kiril님이 시키신 야끼우동. 가다랭이포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이 정말 맛있어 보였습니다. 크흑...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다면 정말 행복했을텐데, 분당은 그러기에 너무도 멉니다. 이렇게 맛있는 우동을 먹었으니 이제 분식점 우동이 목으로 넘어갈까 걱정됩니다. 흑흑흑, 손으로 우동 면 미는 모습도 공개하던데, 그렇지 않아도 면발이 어떤 부분은 살짝 굵었다 가늘었다 하던데, 그 탄력을 느끼러 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정말 아쉽군요. 일단 이촌동에 있다는 맛있는 우동집 몇 군데를 가봐야겠습니다.
날이 추우니 따끈한 우동 국물이 더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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