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적다보니 뭔가 운율이 맞는 기묘한 느낌이..=ㅁ=

집은 경기도도 아니면서 판교 현대백화점에 자주 드나드는 것 같은데, 느낌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G와 약속 잡아 만날 때는 여기로 잡거든요. G도 판교 현백이 가까운 건 아니지만 저보다는 훨씬 가깝고, 그 김에 G는 식사도 여기서 해결하곤 하니까 편한 모양입니다. 엊그제도 G에게 연말정산용 노트북 가져다주면서 현대백화점에서 만났거든요.


이날은 여행 때 G가 부탁한 물건을 전하러 만났습니다. 여행선물 외에 부탁한 것은 CD들. 이건 로손으로 직배송되었던 터라 무리없이 받아 줄 수 있었습니다. 그 때도, 그 다음에도, 지금도 말하는 거지만 가장 어려운 물품은 P의 물품이었습니다. 뭐, 지불만 제대로 해주신다면 전 상관없어요. 어차피 쇼핑 대리 만족이니까.=ㅁ=;


잡다한 여행 선물은 지퍼백에 담아 건넸고 포키가 아니라 Sukky라 적힌 물건이랑, 어른의 포키, 간사이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무지개포키까지 챙겨 주었습니다. 정작 부탁한 물건은 훨씬 부피가 적지요. 면세점 물건을 포함해도 말입니다.



11시 반쯤 신승반점 앞에 도착했는데 예전에도 줄 길게 선 걸 보았지만 점심시간까지 시간이 넉넉하다 생각했는데도 사람이 많더군요. 밖에 줄서서 기다리는 걸 보고 저도 얼른 줄서서 기다렸고, G가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하자마자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G도 평소 여기 오고 싶어했는데 항상 줄이 길어서 못 들어갔다네요. 탕수육이 괜찮다고 하여 탕수육과 짬뽕을 주문했습니다. 저 사진은 주문 후의 풍경입니다.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 나온 탕수육.





삼선인지 아니면 그냥짬뽕인지 기억은 못하지만 G가 알아서 주문한 짬뽕. 전 다른 곳에 신경을 팔고 있어서 G가 주문하는 것을 제대로 듣지 못했습니다. 어차피 항상 그렇듯 더치페이를 하거든요. 시켜먹은 것의 반값을 냅니다. 이날은 제가 1만원을 냈는데 아마 둘 합쳐 2만원 넘게 나오지 않았나 추정합니다. 아니, 더 나왔을 것 같아요. G가 이모저모 미안한 것이 있어 더 냈을 것 같고.






짬뽕의 면은 무난한 편입니다. 국물도 무난합니다. 자극적이거나 입에 확 감기는 그런 맛은 아니고 오히려 평소 시켜먹는 짬뽕에 비하면 이쪽은 슴슴하고 심심한 편입니다. 그러니까 무난하지만 이 때문에 일부러 찾아올 그런 맛은 아닌 겁니다. 탕수육도 비슷했는데 이쪽도 쫀득하면서 바삭한 튀김옷이나 신맛이 도드라지지는 않는 그런 맛의 소스였는데 두드러지게 맛있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냥 무난.


그리하여 한 번 경험한 것으로 만족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현대백화점에서 중식이 먹고 싶을 때는 찾아가겠지만 일부러 갈만한 그런 맛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걸려서 말입니다.-ㅠ-;


0. 동글동글한 초콜릿은 듀시스님께 받은 허쉬 초콜릿입니다. 유통기한이 얼마 안남았다고 걱정하셨는데 그 이틀 뒤에 정확히 다 없어졌습니다. 하하하.;


1. 날씨가 오락가락 한 것이 춥네요. 감기 걸리면 안되는데, 수면 부족 때문에 또 몸이 노곤해서 늘어져 있습니다. 아까 하나 마감한 것도 영향이 컸을테고요.;

2. 최재천 씨의 신작 『통섭의 식탁』  앞부분을 펼쳐 들었다가 저자의 말을 보고 뜨끔했습니다. 그 직전에 '요즘 책을 재미 위주로만 읽는다'고 썼더니만 바로 이런 글이 보이더군요.

(중략)
독서를 취미로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하는 독서도 때론 필요하리라. 하지만 취미로 하는 독서가 진정 우리 삶에 어떤 발전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조금 공허해진다. 우리의 눈은 삼차원 입체를 보도록 진화한 기관이다. 그런데 누군지는 몰라도 최초로 책을 발명한 양반이 이차원 평면으로 디자인하는 바람에 거의 모든 사람의 눈이 다 망가지고 말았다. 눈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취미 독서를 해야하는지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독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씨름하는 게 훨씬 가치 있는 독서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었는데 술술 읽힐 리는 없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책 한 권을 뗐는데 도대체 뭘 읽었는지 기억에 남는 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기왕에 읽기 시작한 그 분야의 책을 두 권, 세 권째 읽을 무렵이면 신기하게도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차츰 내 지식의 영역이 넓어지는 가슴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하략)

중간만 떼어다 붙이면-그러니까 첫 문단 맨 마지막 문장부터 세 문장만 딱 걸어 놓으면 오해할만하나 내용이 아닌가 싶지만 두 문단을 다 읽어보면 나름 납득이 됩니다. 하지만 100% 동의는 하지 않습니다. 제게 독서는 일이 아니라 휴식이기도 하거든요. 추리소설은 휴식이지만, 여러 보고서나 학술논문들은 일입니다. (그러니 재미가 없지;) 일로서의 독서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눈이 나빠지더라도 취미로서의 독서를 계속 하고 싶습니다. 당분 섭취를 하지 않아도 30분에서 1시간 만에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면 나름 괜찮지 않나요? 하기야 효과만을 따진다면 30분 산책하는 것과 비슷할지도.; 날씨를 타지 않는 건 좋지만 말입니다.
서문에서 다치바나 다카시랑 공지영씨랑 김난도씨를 언급하신 덕에 망설였지만....; 그 앞서 있는 다른 표현 때문에 궁금하긴 하네요. 언제 날 잡고 읽어봐야지.-ㅂ-


3. 시노다야, 로야토야
둘다 가봐야 하는 집이나 아직 가질 못했습니다. 물론 얼마전 철저하게 음식 관리하겠다고 선포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런 소릴 하냐마는....; 한쪽은 저녁시간에 갈 수 있는 집이고, 한쪽은 일요일에는 하지 않는데다 몇 번 허탕쳤지요. 무엇보다 요즘에는 홍대에 뭘 먹으러 돌아다니질 않으니 말입니다. 다닌다면 요즘엔 주로 종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꽉 찬데다 일요일은 집에서 쉬고 있으니 나가질 않지요.-ㅂ-; 그러니 언제쯤 갈 수 있을라나.


4. 교토와 홋카이도
앞서 은퇴하면 홋카이도에 가고 싶다고 적었는데, 아직 홋카이도의 겨울을 겪지 않아 하는 말입니다. 겪어보면 생각이 다르겠지요. 강원도 살 때도 하루에 버스가 세 번 다니는 지역에 사는 사람도 봤고, 눈이 몇 센티미터만 내려도 바로 대중교통이 두절되는 곳에 사는 사람도 있었으니, 그보다 더한 겨울을 보내는 홋카이도에서는 두말하면 잔소리일겁니다.
하지만 교토를 여행지로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외에도 교토가 아니라 홋카이도를 은퇴지로 꼽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게 가장 큽니다. 돈 문제죠.(...) 교토는 도심입니다. 오사카와 가까우며 옛 수도였지요. 뭐, 솔직히 오래된 도시이긴 하지만, 그래도 집값은 비쌀겁니다. 안 사봐서 얼마나 하려는지 모르겠네요.; 은퇴하면 작은 텃밭을 가꾸고 싶어하는지라 집에는 기왕이면 그런 텃밭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땅콩집으로 한다고 해도 교토에다 집을 사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겠지요. 상대적으로 홋카이도는 저렴할거라 생각합니다.(아마도) 그러니 비용 문제상 교토가 아니라 홋카이도를 선택한 것이고요. 하하하.
이유를 하나 더 들자면 은퇴의 모범이 타샤 할망이라 그렇습니다.(....) 그 규모로 정원을 가꾸려면 홋카이도여야하죠. 단풍나무 시럽 만들고 과일나무 심고.... 아니, 타샤 할망이 아니라 머릴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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