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독서라고 적고 싶었지만 과장하는 느낌이라 한 발짝 뺐습니다.'ㅂ'

이전 작 『죽을 때 후회하는 25가지』나 『감동을 남기고 떠난 열 두 사람』과는 방향이 조금 다릅니다. 앞서의 두 책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심이라면, 『남은 생 180일』은 완화의료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옵니다. 흔히 한국에서는 호스피스라고 하는데 죽음을 앞둔 암환자나 난치병 환자가 더이상 치료는 받지 않고 통증을 완화하는 의료만 받는 것입니다. 몸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완화하며 편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의료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간단히 설명하기는 어렵고, 책을 다 읽을 때쯤이면 이 완화의료가 어떤 것인지 아실겁니다.

죽음에 대해, 특히 암환자의 죽음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요즘처럼 암환자가 가족 중 혹은 친척 가운데 한 명 이상 있는 때에는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말기 암 환자가 받는 치료의 부담이나, 완화의료에 대한 오해 등을 상세하게 적고 있거든요. 물론 개인의 선택이지만, 저는 제가 암이나 다른 이유로 인해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받고 싶지 않습니다. 살아 있는 것도 아닌, 의식 없이 육체만 기능하는 상황이 몇 달 간 계속되는 것은 저 답게 사는 것과는 거리가 있으니까요. 뒤에 남을 사람들에 대한 배려랑은 거리가 먼, 제 욕심입니다. 그냥 자력으로 호흡하고 의식을 유지하다가 고이 가고 싶습니다.
음, 유언장을 써야하는 이유가 늘었네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한다고 미리 밝혀야 할테니까요.-ㅂ-;

이 책을 읽다보면 완화의료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밝게만 본 것은 아닌가 싶은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에서도 완화의료를 받기란 쉽지 않다니까요. 전체 의료인 중 수백 명만 완화의료 혹은 호스피스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 실제로 그런 연수를 받고 훈련을 받은 사람은 그 중에서도 소수랍니다. 한국에서는 종교 관련 기관 몇 군데서만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고 알고 있고요. 그러니 한국에서는 만나기 더 힘들테고...

하여간 말기 암 환자의 용태나 죽음 과정에 대해 상당히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책이니 한 번쯤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특히 쥬빌란님이 보시면 .. 각별하실듯..? ;;;;



오츠 슈이치. 『남은 생 180일』, 황소연 옮김. 21세기북스, 2012,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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