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동화』였나, 계몽사 시리즈에서 나온 멋진 삽화의 그림책에 완두콩 5형제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게 어디쪽 이야기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그림동화는 아닐 것 같고, 안델센 동화쪽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콩 꼬투리 안에는 완두콩 다섯 형제가 있었습니다. 가장 자신만만한 건 첫째. 막내는 어리다고 무시당하는데다가 딱히 뭘 하겠다는 생각도 없었지요. 그러다가 꼬투리를 까던 식모가 실수로 놓쳐-서였나, 아니면 그 집 아들래미가 장난감 대포알로 완두콩을 선택해서였나-다섯 형제는 각기 모험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기돼지 삼형제와도 유사하게 앞의 네 형제들은 끝이 흐지부지되고... 막내만 제대로 살아남습니다. 다락방 창틀 아래에 자리를 잡고 거기에서 싹을 틔웠는데, 창가에 놓인 침대에서 항상 누워만 지내던 병약 소녀가 콩을 가꿉니다. 그리고 콩이 자라면서 소녀의 병도 희망과 함께 퇴치되어 건강해졌다는 이야기지요.

완두콩 덩굴은 없지만 병아리콩 덩굴은 있습니다. 여튼 토요일 밤에 완두콩을 까다보니 그 이야기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어머니가 사오신 콩 네 자루(대략 53000원?)를 깠더니 완두콩 한 말 서 되가 나오더랍니다. 맨 처음에 사온 두 자루의 콩이 하도 실하여 예쁘다, 예쁘다 했더니 어머니가 급 버프를 받으셔 두 자루를 더 사오셨지요. 하지만 그 두 자루의 콩은 또 잘고 시들고 덜 여물어서 어머니가 실망하셨습니다. 하지만 콩이 부족하던 때에-검은 콩을 거의 다 먹어서 남은 것이 없고, 팥도 그러함-완두콩이 들어왔으니 한동안은 밥에 완두가 들어가겠지요.-ㅠ- 강낭콩 나올 때까지는 그럴겁니다.

완두콩 까다가 벌레를 마주쳤을 때 G는 기겁했지만 저는 보고 토리노 난코(...)라면 키웠을거라고 생각했지요. 핫핫.;



여튼 토요일은 종일 돌아다녔고 일요일은 그 반동인지 더위에 지쳐서인지 종일 늘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젯밤도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자다 깨다 반복하길 여러 번하여 지금도 머리가 멍합니다. 카페인 섭취는 없었으니 낮잠이 문제일까요, 더위가 문제일까요.-ㅁ-;


게다가 이번 토요일은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하는 날..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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