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북페스티벌은 아마 3-4년전쯤부터 알았을겁니다. 홍대에 자주 다니기 시작한 것도 그즈음이고, 그러다보니 홍대에 걸린 포스터를 보고 그런 행사가 있구나란걸 인식했을테니까요. 뭐, 다른 경로로 와우북에 대해서 알긴 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것은 작년부터일겁니다. 페스티벌은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와우북이 있는 때면 일부러 홍대에 가질 않았습니다. 페스티벌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사람 많은 곳을 다니는 것이 질색이기 때문이고, 특히 홍대는 사람 없는 곳으로만 골라 다니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처음으로 출판사 부스들을 둘러보며 창고정리 대방출(...)하는 것을 보았고 그 틈에 대량으로 도서 구입을 했다는 글도 보았으니 올해도 가볼까 싶었습니다. 작년에는 사고 싶은 책이 한 권도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올해는 또 어떨까 싶었고요.

올해 목표는 저보다 먼저 다녀오신 마스터의 제보를 받아 북스피어 부스에 먼저 들렀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책 4권을 구입한 다음, 다른 곳에 들러서도 이 모양이면 체력 보전은 머나먼 이야기다 싶어서 거기만 찍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날 친구와 같이 와우북을 보고 있던 G의 말에 의하면 뒤쪽 부스로 갈 수록 재미있는 것이 많았다는데 안 가길 잘했다 싶습니다. 갔더라면 아마 지난 주말에 집에서 끙끙 앓았을겁니다.
지난 토요일의 제 몸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감기가 올락말락하고 있었고, 수면 부족에다, 지하철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실수로 한 정거장을 지나쳐 내려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 한 정거장 차이라지만 꽤 크더군요. 갈아타려는 곳으로 왔을 때는 이미 체력이 바닥이라, G에게 전화를 걸어 대신 책을 사다달라 부탁할걸 그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G가 현금이 없답니다. 제가 직접 갈 수 밖에 없었지요.



허덕대며 먼저 북스피어 부스를 찾았는데 역시 마스터님께 들은대로 보관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책들을 3천원 떨이에 팔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고민을 하다가 선물용으로 미미여사 책 세 권을 구입하고 거기에 읽어보고 싶던 검은별도 같이 챙겼습니다. 총 네 권에 12000원.
(마술은 속삭인다는 제가 가진 책과 장정이 조금 다릅니다. 제가 가진 것은 겉커버가 분리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북스피어 부스에서 나왔을 때 제 손에는 쇼핑백이 두 개 들려있었습니다.
뭐냐면, 왼쪽의 쇼핑백은 사은품입니다. 계산하기 위해 책 네 권을 내밀었을 때, 계산하시는 직원분이 검은별을 보고 반가워 하시더니 아래에서 쇼핑백을 하나 더 챙겨주시더군요. 옆에서 (덩치 있는;) 남자분이 '그 쇼핑백은 선물만 담는거야?'라 웃으시며 이야기 하시던데 무슨 소리인줄 몰랐습니다. 받아 들고서야, 책 담은 쇼핑백이 하나, 사은품 담은 쇼핑백이 하나란 걸 알았습니다. 검은별에 딸려 오는 쇼핑백인가봅니다.



사은품이 뭔가 하면 판타스틱 1주년 기념이라 했던 틴케이스와 커다란 타올, 그리고 검은별 뱃지입니다. 가운데 있는 네스카페는 선물로 주신겁니다.>ㅆ< 집에 들고 와서 맛있게 잘 마셨지요. 후후후.
타올은 쓰기 아까워서 본래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쓰기 위해 보관중이고, 틴케이스는 G에게 넘겼습니다. 저보다는 G가 이런 걸 잘 쓰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제 방 베란다에서 뒹굴고 있는 트와이닝 캔도 G에게 주면 별종이 담는데 유용하게 쓰겠군요. 살짝 옆구리를 찔러야겠습니다. 후후후.


미미여사의 책은 한 차례 다 본 것들이라 검은별만 읽으면 됩니다. 그러고 보니 저 검은별이 누구인지 아는 걸로도 세대 판가름이 나지 않을까요.-_-; 아마 84년쯤을 기준으로 해서 가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건 S가 아냐 아니냐로 확인할 수도 있겠고요. G는 알고 있고, 그 위의 나이는 거의 다 알거라 생각하고. 하지만 20대 초반으로만 가도 검은별이 뭔지 전혀 모를 거란 생각입니다. 후... 이런 곳에서 세대 차이를 느끼는거죠.

이 이야기를 하면 좀 길어질테니 나중에 소설, 고전, 애니, 만화에 대한 세대차이에 대해 따로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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