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지름을 부르는 이야기입니다. 이번엔 오븐 지름과 책 지름이지요.-ㅁ-;



i님도 블로그에 쓰셨지만 돌아오는 날, 마치 친정어머니가 상경하는 딸래미에게 음식 보따리 안겨주는 것처럼 C님께 쿠키보따리를 받았습니다. 티타임 때 아주 흥겹게 집어 먹었던 시나몬 사브레(사진 상단)와 메이플 쿠키(소용돌이 모양), 코코아 사브레, 그리고 쇼트브레드를 말입니다. 쇼트브레드는 T님이 사오신 거였고 나머지 셋은 직접 만드신 겁니다. 메이플 쿠키는 C님 블로그에도 이전에 다른 모양으로 만든 것이 올라왔고요.




부서지지 않게 소중히 들고 와서 업무 시작전, 호젓하게 티타임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감탄했지요.


아직 「과자의 유래 사전」을 주문하지(읽어보지) 않아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사브레의 유래는 모래알처럼 파삭하게 부서지는 것에서 유래했다 들었습니다. 아메리칸 쿠키는 반죽을 떠서 굽지만 사브레는 반죽을 만들어 냉장보관했다가 잘라 굽지요. 거기서 식감 차이가 날 것이라 생각하는데, 대체적으로 지금까지 먹은 사브레는 아메리칸 쿠키 스타일보다 덜 기름지다 뿐이지 아주 맛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달랐습니다.-_-; 지금까지 내가 먹은 사브레는 무엇이었단 말이냐고 좌절할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식감이 확연히 다릅니다.
이전의 사브레들은 조금 단단하다는 느낌이었지만 이건 단단하지만 이로 깨물면 파삭하고 모래알처럼 부드럽게 흩어집니다. 아니, 부드러운 쿠키는 아니지만 한순간에 부서지는 그 느낌이 부드럽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여튼 사브레라는 이름이 아주 잘 어울리는 맛있는 쿠키였습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재현하고 싶어지지요. 그래서 책이랑 오븐이 사고 싶어진겁니다. 다행인 것은 가격이 훨씬 비싼 오븐 쪽은 제가 구입할 가능성이 한없이 0에 가깝다는 겁니다. 독립하기 전에는 가스오븐렌지를 살 가능성이 없거든요. 전기오븐 타입이라면 있습니다. 큰 것은 아니지만, 간단히 구워 먹을 수 있는 전기오븐(오븐 토스터)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가스오븐이어야 이 맛을 재현할 수 있다고 박박 우기고 있으니... 아니, 뭐, 사실 솜씨 문제가 절반 이상일 거란 점도 인식하고 있지만 이런 땐 도구 탓을 하는 쪽이....(응?)

위에 가스렌지가 달린, 커다란 가스 오븐이 있으면 이 바로 뒤에 따라 올라올 저녁 메뉴도 손쉽게 만들어 낼 수 있고요.;ㅂ; 오븐 크기가 크니까 닭 한 마리 넣어 굽는 것도 어렵잖게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책을 사고 많이 연습하고 도전해서 솜씨를 키워야지요. 순 솜씨 200을 넘겨 솜씨 좋은 타이틀을 따면 저도 저런 사브레를 만들 수 있을까요. 핫핫핫.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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